중·소형 교회 성장, 교육 선교가 대안이다②
난타 찬양으로 공교육의 벽을 허물다
“찬양을 노래라고만 생각하던 우리 아이가 달라졌어요”. “찬양곡집을 찾아보는 습관이 생겼어요”. “우리 애는 성격이 눈에 띄게 밝아졌죠”.
찬양 난타 프로그램 ‘리틀칼라’를 꾸려가는 자녀를 둔 한강교회 엄마들의 말이다. 이 모임은 내년부터 종교적 색채를 빼고 공교육에서 창의적 체험활동(이하 창체) 시간에도 진행될 예정이다. 지난해엔 중국 광저우 한인교회의 초청을 받아 공연도 했다. 그리고 3년째 지역 주민을 교회로 초청해 정식으로 찬양 난타와 일반 난타 작품을 선보이고 있다.
# 난타로 찬양하는 ‘리틀칼라’
‘난타 연주를 통해 즐거움과 리듬의 색을 아이들에게 입히자’라는 뜻이 담긴 ‘리듬과 함께 찬양난타'는 2008년 5~6명의 아이들이 모여 출발했다. 주변에서 “아이들이 재미있어한다더라”는 입소문이 나면서 지금은 교회 안팎으로 30여 명의 아이들이 활동한다. 학생들은 초등학생부터 중고등학생들이다. 엄마들도 함께 나와 난타를 하기도 한다. 이 가운데 몇몇은 교회를 다니지 않았지만 친구 따라 난타를 하다가 교회에 나오기 시작했다. 학교에 가지 않는 토요일(놀토) 오후가 되면 아이들은 연습 장소로 삼삼오오 모인다. 이렇게 모이면 2시간 동안 어울려 리듬을 익히고, 찬양을 부르며 난타를 한다. 공연이 있을 땐 5시간 정도 연습한다.
‘리듬과 함께 찬양난타’의 가장 큰 효과는 자녀들이 세상 노랫말이 아닌 찬양을 좋아하게 됐다는 점. 또한 창의적으로 난타 작품을 만들고 발표하면서 자신감도 얻는다. 함께 모여 찬양을 부르고 난타도 하다 보니 찬양이 예배로만 머무는 것이 아니라 온몸으로 찬양하게 됐다. 찬양이라면 입을 꾹 다물고 소극적이었던 김민규(서울 중경고 1) 군은 “난타가 재미있다 보니 찬양까지 좋아졌다”고 말했다.
방효빈(서울 신용산초 3) 군은 교회를 다니기 시작했다. 효빈 군은 “놀토 때 친구가 난타하러 간다고 해서 한 번 따라가서 해봤는데 무척 재밌었다. 그날 이후에도 난타가 계속 하고 싶어 교회에 또 나왔다”고 말했다. 이현수(서울 신용산초 3) 군의 어머니 김현미(41) 씨는 “컴퓨터 게임만 좋아하는 줄 알았던 아이가 난타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하며 에너지를 쏟아붓는다”며 “어려운 동작을 유연하게 하고 리듬감을 쉽게 익히는 아들의 모습에 놀랐다”고 말했다. 송영화(45) 씨는 “아이가 놀토만 되면 교회에 가서 난타를 한다기에 의아했다”며 “한 번은 함께 찾아가 난타를 같이 해 보았는데 스트레스도 풀리고 찬양을 통해 리듬감도 익힐 수 있었다”고 말했다. 그리고 송 씨는 다음 날 아들과 함께 교회 예배에 출석했다.
아이들의 성격도 밝아졌다. 최유빈(서울 신용산초 4) 양의 어머니 박성자(39) 씨는 “수줍음이 많던 아이가 성격이 몰라보게 달라졌다”며 “밝아진 아이를 보니 마음이 좋고 난타 공연에서도 주인공급의 배역을 맡았을 정도”라고 말했다.
# 윈윈(Win-Win)하는 공교육과 교육 선교
한강교회 김형민 전도사는 “예전에는 교회의 문화 문턱이 높아 다른 문화의 진입이 어려웠다”며 “교회는 세상 문화를 걸러내, 사람들이 문화를 찾는 데 있어 교회 안으로 찾아오게 되는 곳으로 만들어야 한다”고 말한다.
한강교회 ‘리틀칼라’ 난타팀 송미경 선생은 교회뿐 아니라 외부 난타교육 현장에서도 인기 스타다. 찬양 난타는 아니지만 흥겨운 리듬과 다양한 도구로 쉽게 난타 수업을 하고 있다. 조명을 끄고 야광스틱으로 퍼포먼스를 하기도 하고 난타 스틱 끝에 응원도구인 술이나 재미난 요소들을 달아 진행한다. 조별로 직접 곡을 정하고 난타 동작을 만들어 발표하는 시간을 갖기도 했다. 분유통, 생수통, 냄비 뚜껑도 난타 도구가 된다.
한 학기의 짧은 난타 수업이 끝나면 아이들은 난타를 더 하고 싶어 송미경 선생을 만나러 교회에 찾아온다. 찬양을 바탕으로 했던 ‘난타’ 수업이 밖에선 자연스레 체험 교육으로 자리 잡았다. 이처럼 교육 선교 프로그램 중 하나였던 찬양난타는 기본 바탕인 찬양에서 기독교적인 색채를 뺀 동요, 난타 연주곡으로 바꾸면 공교육에서 얼마든지 창체 수업이 된다.
# 난타 통해 비전 찾는 주부들
“난타 프로그램은 난타 전문인이 아니어도 쉽게 지도할 수 있다. 집에만 있는 주부나 자신의 재능을 기부하고 싶은 이들이 난타 집중강의를 통해 공교육 현장에서 난타 교사로 활동하기 위해 준비하고 있다”고 한강교회 교육국 송문정 교육목사는 말한다.
처음 한강교회는 공교육 창체 수업 현장에 기독 신앙을 가진 전문 교수나 교육센터 강사들을 섭외해 지역 사회 선교를 도모하려 하기도 했다. 하지만 내 지역이 아닌 다른 지역이라 그런지 시간 때우기 식 강사가 많았다. 그래서 직접 전문 강사를 키워 훈련시켜 초보부터 전문가에 이르는 ‘창체교육 선교사’를 양성하기 시작했다. 반응도 좋았다. 교회 봉사로만 그치던 평신도들이 자신감을 찾고 교회 안팎으로 재능을 기부하는 사례가 늘었다.
한강교회는 학기마다 2회씩 찬양 집중 강의를 열고 있다. 북 연주 자세와 타법, 파트별 연주법, 작품 짜기, 조별 활동 및 소공연 등 강의를 모두 수강하면 난타 리듬 연주법 및 작품을 배우며 작품 짜는 방법을 배운다. 이 외에도 공교육 창체 수업에서 쓰이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수업할 수 있는 강의도 함께 진행한다.
다가오는 2011년도 신용산초등학교의 창체 난타 수업은 집중강의를 온전히 수강한 회원들의 힘으로 준비되고 있다. 이미 강의 자료를 꼼꼼히 준비해 학교 측에 제안했다. 난타 도구와 의상도 회원들이 직접 만들었다. 난타 공연장에 찾아가 난타를 관람하기도 하고 난타와 관련된 자료도 모았다. 좋은 반응을 얻은 난타 수업은 4년째 진행되고 있다.
지난 여름방학 ‘리틀칼라' 난타팀은 함께 소공연을 가졌다. 어려운 리듬이 많이 쓰였지만 모두 함께 어우러져 연습해 공연을 무사히 마쳤다. 하기 쉽지 않은 동작들은 대학 시절 댄스 동아리활동을 했던 박정자(37) 집사가 나선다.
힘에 부치는 부분이 있으면 인맥을 총동원해 ‘재능 기부’를 요청한다. 지난 수업을 준비할 때는 난타 퍼포먼스 강사이자 뮤지컬 지도교사 송미경 씨가 무료로 난타 동작을 가르쳤다.
다가오는 가을학기에 찬양 난타 집중강의가 열린다. 7시간씩 2회 진행되는 난타 강의는 오는 17일과 24일 한강교회에서 20명 선착순으로 진행된다.
일반 교회 봉사가 아닌 자신의 달란트를 사용해 봉사하는 주부들 등 많은 평신도들이 새로운 비전과 자신감을 찾고 있다. 더불어 지역 사회까지 확장되어 쓰임 받고 있다. 교육 선교는 교회 안팎으로 누구나 쉽게 참여할 수 있다. 자신의 달란트로 비전을 발휘하고 선교도 하는 평신도들의 모습 속에서 중·소형 교회들의 희망을 기대해 보자.
(기독교연합신문 2011년 09월 06일 김목화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