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말라야 안나푸르나 등정 중 숨진 박영석 대장을 기리는 동상 건립이 모교 동국대 불자 동문들의 원력으로 추진됩니다.
박 대장의 뜻을 이어 안나푸르나 설산 학교들을 10년 넘게 후원해온 동국대 선후배 불자 모임이 네팔 현지를 찾아 동상 조성 등 본격적인 추모 사업을 모색했습니다.
네팔 포카라에서 이현구 기자입니다.
< 리포터 >
히말라야 안나푸르나의 눈 덮인 봉우리가 모습을 드러낸 아침.
해발 2천미터 언덕 캠프에서 동국대 재학생들이 박영석 등반대장의 20년 지기 셰르파와 마주했습니다.
박 대장이 13년째 잠들어 있는 설산 기슭을 걸어서 올라온 동문 후배들이 추모의 마음을 모읍니다.
[상계 셰르파 / 박영석 등반대장 산악 가이드]
“박영석 대장님은 여전히 한국에서 살아있으신 것 같아요”
[최문정 / 동국대 식품생명공학과 불교학생회장]
“박영석 대장님을 위한 어떤 활동이 있는지에 대해 여쭙고 싶습니다”
[상계 셰르파 / 박영석 등반대장 산악 가이드]
“볕이 들어서 돌아가신 흔적이라도 발견되면 사찰에 가서 불교 방식으로 기도하겠습니다”
이 젊은 불자들의 네팔행은 안나푸르나 설산 학교들을 10년 넘게 소리없이 지원해온 동문 선배 이황 대표와의 의기투합 속에 이뤄졌습니다.
후배 박영석의 숨결이 인재양성으로 되살아나길 서원해온 이황 대표는 코로나 사태가 가라앉자 곧장 안나푸르나로 달려왔습니다.
[이황 대표 / ㈜ 동식원 대표, 동국대 식품생명공학과 72학번]
“안나푸르나에 있는 애들이 공부할 수 있도록 장기적으로 지원해주는게 박영석의 정신이 아닌가 하는 생각으로...”
박영석 등반대의 산행 음식물까지 도맡았던 상계 셰르파는 가장 존경하고 따랐던 고인의 후배들이 끓여준 '한국 라면' 선물에 또한번 눈시울이 붉어졌습니다.
이들은 산 아래 도시 포카라의 국제산악박물관으로 이동해 박영석 전시관 앞에서 간소한 추모의식으로 동상 건립을 발원했습니다.
[이장건 / 동국대 연극영화과 대학원생, 백상컴퍼니 대표]
“도전과 동시에 어려운 사람들을 돕는 것도 박영석 선배님은 잊지 않으셨죠. 박영석 선배님이 실천하고 증명해주셨던 정신과 끝없는 도전은 동국대학교후배들에게 동문들에게 많은 귀감을 주었고 앞으로도 박영석 선배님과 같은 마음과 행동으로 자신들의 길을 가고 훌륭한 결과들을 내는 동국대학교 동문들이 많아지길 바랍니다”
박영석 동상은 네팔 포카라 국제산악박물관 마당을 필두로 안나푸르나 계곡 마을, 서울 동국대 교정 등 세 군데에 조성한다는 계획입니다.
세계 최초 산악 그랜드슬램에 빛나는 고인의 업적과 신이 담긴 장학금으로 학업을 잇고 있는 네팔 학생들도 추모식에 함께 해 의미를 더했습니다.
[서비따 버리야르 / 포카라 피엔대학 1학년 학생]
“박영석 추모 장학금의 뜻을 새겨서 한국에 가서 공부하고 싶고, 또 어려운 환경에서 열심히 공부하는 네팔 아이들을 돕고 싶습니다”
때맞춰 안나푸르나에서는 한국 산악인 4명이 박영석 대장의 시신을 찾기 위한 수색을 9년 만에 재개했습니다.
동국대 산악부 출신의 세계적 탐험가를 기리고 도전정신을 후학들에게 전하는 일에 모교 선후배 불자들이 종교를 넘어 앞장서고 있습니다.
BBS뉴스 이현구입니다.
(영상 편집 = 남창오 기자)
출처 : BBS NEWS(https://news.bbs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