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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여름 햇살이 나뭇잎 사이로 얼룩진 그늘을 만들어낼 즈음, 도심에서 멀지 않은 곳에 8만 5천 본의 식물이 숨을 고르는 공간이 있다. 도로 하나를 건넜을 뿐인데 새소리와 흙냄새가 공기를 가득 채우는, 그런 전환의 순간이 이곳에서 기다린다.
강원특별자치도립화목원은 산림청이 ‘가족과 함께 꼭 가봐야 할 수목원’을 주제로 선정한 ‘2026년에 꼭 가봐야 할 수목원 10선’에 이름을 올린 춘천의 대표 공립수목원이다. 연간 약 14만 명이 찾는 이 수목원은 우리나라 공립수목원 중 1호로 지정된 곳이기도 하다.
1996년 조성을 시작해 1999년 문을 연 뒤 27년간 식물 자원을 축적해온 만큼, 단순한 나들이 공간을 넘어 생태 교육과 유전자원 보전이라는 두 가지 가치를 함께 품고 있다.
춘천 사농동에 자리한 12만㎡의 숲
수생식물원 / 사진=강원특별자치도립화목원
강원특별자치도립화목원(강원특별자치도 춘천시 화목원길 24, 사농동)은 120,476㎡ 부지 위에 조성된 도심 인접 수목원이다.
1999년 5월 20일 개원 이후 2012년 7월 산림유전자원관리기관으로 등록됐으며, 이후 국립수목원으로부터 산림생명자원관리기관으로도 지정돼 단순 관람 시설을 넘어선 연구·보전 기관의 위상을 갖추게 됐다.
춘천 시내에서 멀지 않아 접근성이 좋으면서도, 산자락을 따라 조성된 지형 덕분에 계절마다 다른 식물 경관이 층층이 펼쳐지는 것이 이 수목원만의 강점이다.
희귀·특산식물 165종류를 품은 생태 보고
사계식물원 내 생태관찰원 / 사진=강원특별자치도립화목원
화목원이 보유한 식물은 총 1,827종 약 85,000본으로, 초본 889종·목본 606종·선인장류 137종으로 구성된다.
특히 산솜다리, 모데미풀, 노랑만병초, 홍월귤 등 희귀식물 129종류와 금강봄맞이, 금강초롱꽃, 개느삼 등 특산식물 49종류를 함께 보전하고 있으며, 두메닥나무·제비동자꽃·등대시호·금꿩의다리 등 기후변화취약식물 136종류를 위한 별도 보존원도 운영 중이다.
이처럼 생태적으로 예민한 식물들을 현지 외 보전 방식으로 수집·분석·증식하는 기능이 화목원의 핵심 역할이며, 이는 일반 도시 공원과 분명하게 구분되는 지점이다.
9개 주제원과 숲해설 프로그램이 만드는 체험의 깊이
메타세쿼이아 숲 / 사진=강원특별자치도립화목원
반비식물원·암석원·토피어리원을 포함한 9개 주제원과 메타세쿼이아 숲, 수생식물원, 어린이정원, 분수광장, 벚나무길 등 다양한 공간이 120,476㎡ 부지 곳곳에 배치돼 있다.
산림박물관에서는 강원 지역 동식물과 산촌생활을 주제로 한 상설전시관·기획전시관·3D영상관을 둘러볼 수 있어 아이와 함께 방문하기에도 적합하다.
3월부터 11월까지는 숲해설 프로그램이 운영되며, ‘만개(滿開)의 꽃’, ‘참나무라는 우주’, ‘초록이 내쉬는 숨’ 등 주제별 코스로 회당 40명 이내 규모로 진행된다. 목공예 체험(3-10월, 화-토 운영)도 별도로 마련돼 있어 방문 목적에 따라 일정을 구성할 수 있다.
입장료 1,000원, 계절별 운영 시간 안내
강원특별자치도립화목원 풍경 / 사진=강원특별자치도립화목원
화목원은 하절기(3-10월)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동절기(11-2월)에는 오후 5시까지 운영된다. 매월 첫 번째 월요일(해당일이 공휴일이면 다음 날 휴원)과 1월 1일, 설날·추석 당일은 문을 닫는다.
입장료는 어른 개인 기준 1,000원이며 청소년 700원, 어린이 500원으로 부담이 적은 편이다. 단체(30명 이상)는 각각 700원·500원·300원으로 할인되며, 주차는 약 200대를 수용할 수 있다. 문의는 033-248-6685로 가능하다.
강원특별자치도립화목원 모습 / 사진=강원특별자치도립화목원
산림청이 전국 수목원 중 열 곳을 추려냈다는 사실은 단순한 홍보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 화목원은 오랜 기간 쌓아온 식물 컬렉션과 생태 보전 기능, 그리고 가족 단위 방문객을 위한 풍부한 체험 프로그램이 균형을 이루는 곳으로 그 기준에 부합한다.
6월 지금은 메타세쿼이아 숲의 그늘이 가장 시원하게 내려앉는 시기다. 여름이 본격적으로 깊어지기 전, 싱그러운 초록이 절정에 오른 화목원은 춘천 여행의 새로운 동선으로 충분한 가치를 지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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