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트통通 스케치
오래된 것은 낡고 후지다는 생각이 언제부턴가 바뀌고 있다. 시간이 만들어낸 질감에서 깊음의 미학을 발견한 것일까. 생각해보면 시간은 참으로 도도하다. 돈으로 살 수도 없으며 누구에게나 똑같이 부여하는 공정한 시간, 그 엄연한 시간의 디테일을 급조하여 흉내내기가 쉽지 않다. 시간의 두께를 달리 말한다면 역사다. 역사를 허투루 생각하지 않는 마음 씀씀이, 옛것을 아끼고 보존하려는 노력을 만날 때면 그래서 너나없이 기쁜가.
연산에서 80년 된 소금창고를 리모델링하여 아트센터(?)를 만들 거라는 소식을 들었다. 어떤 모습일지 매우 궁금하던 차에 그 현장을 방문하게 되었다. 40년이나 방치되어 흉물이 되었던 그곳의 서까래를 살리고 지붕을 새로 하고 오래된 목조와 어울리는 바닥으로 마감처리하고 그 위에 매화와 식물의 그림을 그려 넣었다. 선반에는 각종 꽃차상품들이 진열되어 있었고 한쪽에 스크린이 걸려 있었다. 김의현교장이 시간과 공을 들여 준비해 왔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곳곳에 모란꽃이 꽂혀있고 장미꽃으로 데코레이션을 한 케익이 눈길을 사로잡았다. 한켠에서는 음식을 만드느라 분주했다. 아- 그림으로만 보았던 모란꽃을 실제로 보니 은은한 향기하며 빛깔하며 매우 감동을 주는 꽃임을 알았다.
벽에 낡은 포스터 한 장이 붙어있다. <인천상륙작전>이라는 영화 포스터가 그곳이 한때 가설극장이 열렸던 곳임을 말해준다. 본 건물 가까이에 관아(官牙)문이 있고 270년 된 느티나무가 주변을 아우르고 있었다. 30여 미터 안팍에 나지막한 동산이 있는데 연산공원으로 불리는 이곳, 충혼탑이 있는 이 일대가 조선시대의 관가 터였다고 했다. 몇 해 전에 귀농하였다는 주민이 이곳을 지나다 쉬어가며 말하기를, 음산하여 다니기를 꺼렸었는데 동네의 품격을 높여주어 감사한다는 인사말을 했다고 전했다.
금강산도 식후경이라 했던가. 차 공부를 하는 분들이 품앗이로 점심식사를 마련하였다고 한다. 정성이 깃든 창의적인 점심을 대접받고 품마을학교 세 번째 개교식을 했다. 김만수 동장님과 김용만 대목이 품마을학교 현판을 달고 발전을 축원하였다. 이어서 리모델링하기까지의 과정이 담긴 슬라이드영상을 보며 김의현 부부의 수고와 노력을 확인했다. 건물을 개조를 하는데 자문역할과 스케치를 한 김용만 대목은 이곳이 발복(發福)할 장소라고 예견하였다는데 문외한의 육감이지만 그에 동조하는 일이 전혀 어렵지 않았다. 이곳에서 꽃차 만들기, 다도, 케익 만들기 등, 특히 여성이 일자리창출을 할 수 있도록 교육이 이루어질 것이며 연산면에서 이를 지원한다고 하였다. 이 특별한 장소의 정식 명칭인 "아트통通"이 지역사회의 교류의 장소로서의 역할을 다할 것임을 믿어 의심치 않게 되었다. 또한 한 달에 한번, 셋째 화요일에 장을 열릴 것인데 물물교환의 형식이 될 것이라고 하였다.
개교식에 가까운 이웃이 여러 분 참석하였는데 텃밭을 일구는 농부와 아주머니들이 지켜보았다. 특히 유건을 쓰고 개량한복을 착용한 두 사람이 시선을 끌었다. 인근에 있는 <양지서당>에서 왔다고 했다. 봉암 유정우 훈장과 셋째 며느리 이진선 선생이었다. 예절교육과 한문, 서예, 심신수련, 체험활동(민속놀이, 자연체험, 여름철 물놀이, 겨울철 눈썰매 등) 통한 인성교육을 시키며, 단기예절 체험반을 운용하기도 하는 교육 프로그램도 있다.
첫댓글 참석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 개소식.개교식 의 풍경이 다시한번 머리속에서 스쳐지나가네요 . 깔끔한정리 감사합니다 ^^
와! 너무 멋진 글이여요. 신나요 힘차요 당차요...
김의현 님 사진 좀 찍으셨지요? 혹시 사진이 더 필요하시면 보내 드릴께요. 이메일 주소 주세요. 연산면 직원이 사진을 보내 달래서 보내줬는데 메일을 열어보지도 않네요.
arttong331 @gmail.com
입니다. 사진이 필요했는데 감사합니다.^^
아 ~~ 그리고 연산군 아니고 연산면 이어용 혹여수정되시면 부탁 드립니다.^^
옙~ '연산면'으로 수정했습니다~ 극적 극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