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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햇살님께서 100일학교 안내문을 올리셨네요. 아래 글은
100일학교, 그리고 마리학교 출신 두 젊은이의 글입니다.
생각의 깊이나 논리의 전개
자신을 살피는 안목과 세상을 품는 웅지가 가상하여 옮깁니다.
제목 : 대안학교를 다니지 않았다면
- 이슬비 -
마리학교, 제천간디학교를 졸업한 저는 대안학교 짬밥이 5년정도 됩니다.
그 시간동안 내가 대안학교에 다니지 않았다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은 참 많이 해보았습니다.
그때마다 저는 '아마 내가 일반학교에 다녔어도 적응도 하고 성적도 좋았을거야'라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마리학교를 졸업하고 다시 일반 고등학교에 갔다면 저는 절대 적응하지 못했을 것이고 힘들어 했을 것 같습니다.
이미 자유를 경험하고 그 길이 모두가 행복할 수 없는 길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으니까요.
최근에 룸메이트인 정민이와 수다를 떨다가 다시 한번 그 질문을 받았습니다
"언니는 언니가 대안학교를 안다녔으면 어땠을 것 같아?"
항상 하던 대답처럼 말하려 하는데, 조금 다른 생각이 들었습니다.
성적도 좋고 나름대로 적응을 잘 했을지도 모르나 지금처럼 나 자신을 잘 이해하고 있지는 않았을 것 같다는 생각이요.
중학교 시절, 저는 매사 진지했고, 다른 사람을 위하는 법을 몰랐습니다.
혼자 공부하고 혼자 일하는 것이 좋았고 저 자신이 남들보다 잘랐다고도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다른 사람과 함께 어울리는 경험을 자연스럽게 많이 했습니다.
신문부 동아리 활동이나 혼자하는 여행, 뮤직비디오 만들기 수업 등을 통해 제 자신도 알게되고 좋아하는 것들도 알게 되었습니다.
학생회의를 통해 잃어버린 돈보다 중요한 무언가를 고민해보기도 하고, 수업을 땡땡이치면서도 피아노치기를 멈출 수 없었던 시간이나
방과후에 학교 후배와 맨발로 논을 따라 길을 걷던 것, 친구들과 장난치며 철새를 따라 뛰어놀던 일, 등 많은 것들이 제 안에 남아있습니다.
지금도 여전히 이 또래 어느 친구들처럼 미래에 대한 막연함이나 불안감은 있지만 왠지 모르게 나는 잘 살 수 있을 것 같다는
'근거없는 자신감'이 생깁니다.
제가 학창 시절로 다시 돌아간다면 학교 수업에 성실하지 않은 학생이 될 것입니다.
대안학교의 수업들은 일반학교와 다르게 호기심을 자극하고 재미있는 수업이 아주 많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말입니다.
학교 주변에 놀러다니며 맛난 산딸기, 오디 도 먹고 그냥 그 시간을 그저 즐기고 싶습니다.
고양이처럼 늘어지게 낮잠도 자고, 그때 그때 느낌들을 시로도 써보고, 노래도 부르고
친구들과 동아리 활동 재미있게 하고, 비가 올때는 그 모습을 그저 바라보기만도 해보고..
이렇게 할일이 많고 이때만 할 수 있는 일이 많은데, 학교 수업 조금 덜열심히 해도 괜찮지 않을까요?
대안학교를 다니면서도 일반학교 친구들에게 지지않는 뭔가가 있어야 겠다는 생각
오히려 대안학교 학생이기 때문에 더 크고 웅장한 사람들의 기대
이런 것들 생각하지 않고 얽매이지 않고,
그냥 그 순간 즐기고 내가 정말 행복한 사람이구나. 나는 멋진 사람이구나 느끼고 살았어도 좋았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21살짜리가 학창 시절을 그리워하다니 다른 분들이 보면 이상할지도 모르겠지만 그만큼 행복하던 때였는 걸요.
요즘 마리학교 친구들을 보면 검정고시 문제로 조급해하는 것 같아 마음이 아픕니다.
마리학교 친구들에게! carpe di em
(* 이슬비양은 올해 스무살입니다. '밝은마을'에서 상근자로 일하고 있습니다. 지난번 5개종교 구제역 첫 토론회 때 발제 하셨던 박병상선생과 저, 그리고 슬비양의 아버지인 이웅선생님이 함께 일 했던 적이 있습니다. 슬비양이 마리학교에 진학을 하여서 이웅선생님을 다시 만났던 것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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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머후리는 무엇인가 그리고 머후리 여러분께
- 현백 -
3월 19일 ~ 20일까지 1박 2일간 머후리의 모임을 가졌습니다.
앞으로 머후리의 존속과 발전을 위해서 구체성을 갖출 필요가 있다 여겨져 조직으로서 갖춰야할 기본적인 기준들을 정하였습니다.
1. 목적, 의의
1) 머후리는 밝은 가르침들을(세상을 밝힐 수 있는 가르침) 찾아나서는 청년 및 청소년들의 모임이다.
2) 머후리의 공식적인 활동은 전통예술-전통놀이에 중심을 둔다.
2. 소재
1) 머후리는 <사>밝은마을에 뿌리를 둔 청년 및 청소년모임으로서 소재는 강화에 둔다.
2) 하지만 재정과 활동부분에서는 독립적인 운영과 의견을 가진다.
3. 단원
1) <사>밝은마을 산하의 교육기관인 ‘100일학교’를 졸업한 사람에 한하여 단원으로 받는다.
2) 100일학교 졸업생은 아니지만 입단하고 싶은 마음이 간절한 사람이 있다면, 100일학교에 상응하는 통과의례를 거쳐서 받도록 한다. 통과의례의 구성은 지원자가 생겼을 때 머후리 단원 모두의 의견을 수렴하여 정하도록 한다.
3) 현 단원 중 100일학교 졸업생이 아니한 사람은 100일학교에 입교하기를 권장한다.
4. 의결 방식
1) 자주 모임에 참여 할 수 있는 여건과 의지를 가진 단원들로 단장과 총무를 포함하여 5명의 의결 위원을 둔다. 임기는 6개월로 하고 단장과 총무는 1년으로 한다.(연임 가능)
2) 의결 위원회는 모든 안건이 최종 결정이 되기 전에 카페를 통해 머후리 단원들에게 공지를 하고 의견을 받아야 하며, 의견 수렴 및 최종 결정은 의결위원회가 하도록 한다.
3) 중요한 안건의 경우, 총회 열어 결정 하도록 한다. 안건의 중요도에 관한 심의는 의결위원회에 위임하도록 한다.
4) 3월 20일을 시작으로 다음과 같은 임원을 둔다.
단장- 현지예 총무-이주희 의결위원-전새들, 정계명, 하정민
5. 모임
1) 머후리 모임의 주제는 머후리의 목적에 준거 하여야 한다.
2) 1달에 1번은 정기모임을 갖도록 한다.
3) 정기모임은 의결위원회에서 기획하기로 한다.
4) 소모임은 개인적으로 공지를 하고, 여건과 의지가 되는 단원들이 모이도록 한다.
1. 관혼상제 이외에는 음주를 하지 않는다.
1. 월 회비제를 운영한다. 회비의 금액은 추후에 의결위원회에서 타당한 금액을 심의하여 공지한다.
존경하는 머후리여러분!
제가 머후리의 맏이임에도 불구하고, 매번 골목대장 정도의 역할밖에 못해온지라 사실 여러분을 뵐 때마다 면목이 없었습니다.
말 뿐으로 그치지 않고 앞으로 더욱 닦고 노력하여 여러분들 한분 한분의 생각과 뜻을 잘 합하여 매번 즐거움 만남을 만들 수 있는 사람이 되도록 하겠습니다.
저는 과거와 미래를 통틀어 어느 시대에서라도 기존의 사회가 가지고 있는 악습과 폐해를 마주하여 타협하지 않고 오로지 바른 생각만을 굴절없이 주장하는 것은 청년들의 특권이자 시대적인 의무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오늘날 청년들의 패기는 난마처럼 얽혀져 있는 기성의 굴레에서 발버둥 치다 규격화 되기 일쑤이며 가슴에 품고 있는 신명을 음란하고 방탕하게 소모해버리는 일은 이미 사회적인 풍토로 자리 잡았습니다.
그 폐해를 깨달아 근본적인 질문을 던지고 실천하려는 마음을 먹는다 하여도 그 길을 방해하는 세력은 크고, 권장하는 사람은 드물며 지구의 위기와 당면하여 제대로 된 대안을 제시할 수 있는 가르침은 희박합니다.
저는 우리 머후리가 진정 세상이 밝아지는 즐거움을 우리의 즐거움으로 만들고, 설레는 마음으로 한 걸음 한 걸음 세상의 중심으로써 바로서가길 바랍니다.
우리가 매번 입으로 하는 지신밟기를 하며 외치듯,
매 순간 찾아올 고난과 기쁨 앞에서 결코 안주하지 않으며 끝내 우리가 가는 곳엔 만액이 없어지고 만복이 들어오게 할 수 있는 청년들로 거듭나기를 희망합니다.
(현백군은 올해 스무살로 마리학교와 100일학교를 나왔습니다. 지금은 마리학교 생활관 교사로 있습니다. '머후리'는 100일학교 졸업생들의 모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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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 우리말인 '머후리'에 대해서 박현선생님의 글을 소개 합니다.)
제목 : 어울림의 또 다른 이름, ‘머후리’
오늘날의 천문학에는 많은 도구들이 있다. 이런저런 망원경들이 있고, 거리와 빛의 강도를 측정하는 도구들도 많이 있다. 지리학의 경우에도 마찬가지여서 지질을 분석하는 도구로부터 지층을 탐사하는 도구 등 너무나 많은 도구들이 있다.
그러면 옛 분들의 천문지리에서는 어떤 도구가 쓰였을까? 나름대로 중요한 도구들이 있었다. 천문대 격이라 할 수 있는 첨성대도 있었고, 땅의 좌향을 재는 도구들도 있었으며, 수맥을 알아내는 도구들도 있었다.
허나 가장 중요한 도구는 사람 자신의 몸이었다. 요컨대 우리 문화에서 천문지리는 바로 사람의 감각을 기준으로 하는 천문지리였던 것이다. 도구를 이용하더라도 사람의 감각을 보완하는 정도이지, 모든 것은 사람의 몸을 기준으로 측정되었다. 우리의 천문은 허블망원경으로 보는 섬세한 천문이 아니라 우리의 몸으로 보는 ‘주관적’ 천문인 것이다.
따라서 하늘과 땅의 관찰자인 사람은 먼저 관찰의 바탕이 되는 도구인 자신의 몸을 가다듬어야 했다. 그렇게 몸을 가다듬어야만 올바른 관찰이 되고, 올바른 관찰을 통해서만 올바른 삶을 이룰 수 있기 때문이었다.
그렇다면 어떻게 그 몸을 가다듬을 것인가? 먼저 스스로를 하늘과 땅의 일부분으로 감각할 수 있도록 훈련이 되어야 했다. 산과 들을 다니고 물을 바라보고 바람을 느끼고 비를 맞으며, 달을 느끼고 별을 헤아리는 것이 몸에 익어야 했다. 그런 다음에야 체계적으로 천문과 지리를 배웠다. 즉 논리적 이성으로 배우기에 앞서 몸으로 배워나가야 했던 것이다.
이런 것이 바로 천문지리를 배우는 우리 고유의 방법이며, 그것이 천문지리를 배우는 어울림의 예이기도 했다. 그것을 일러 ‘머후리’라고 불렀다. 머후리는 물 흐름을 가리키는 ‘머’와 바람을 가리키는 ‘후리’가 붙은 말로서, 한자어로는 ‘풍류’(風流)라고도 했다. 옛 신라 화랑들의 공부였던 풍류가 바로 이것이기도 하다.
풍류란 산천으로 유람이나 다니는 것이라고 보는 오해는 오늘날의 시각에서 비롯된 것이지만, 지난날 자신의 놀음을 풍류라고 우겨대던 겉멋 든 사람들이 그 말을 함부로 씀으로써 오해를 불러일으킨 측면도 없지는 않다.
지난 호부터 천문지리를 좀 체계적으로 밝히자니, 이처럼 그 관찰자의 문제를 먼저 말하지 않을 수 없다. 왜냐하면 우리의 천문지리는 관찰자로부터 비롯해서 관찰자로 되돌아오는 하나의 예, 즉 어울림의 예이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이성으로만 우리의 천문지리를 배우려는 분들은 자신을 다시 돌이키는 일부터 해야 한다. 어렵다면 나름대로 병행을 해야 한다. 그래야만 우리의 천문지리를 제대로 이해할 수 있기 때문이다. 사실 모울도뷔나 바나리의 답사도 그런 까닭에서 이루어지는 ‘머후리’의 하나라고 해야겠다.
한 가지만 더 붙이자. ‘머후리’를 나서는 이는 자유로움을 빼고는 어떠한 선입견과 목적의식을 가져서는 안 된다. 다만 하늘과 땅과 벗들에게 이끌려 갈 따름이다. 그것이 흐름이며, 땅위에서 그 흐름은 늘 물과 함께 한다. 마치 우리들의 혈구들이 아무런 더러움 없이 깨끗할 때에만 핏줄을 따라 잘 흐르는 것처럼.
기수화토(氣水火土)
천문지리의 관찰자는 ‘머후리’를 하되, 모든 것을 최대한 줄여야 한다. 하늘이나 땅과의 어울림은 자신의 것을 최대한 줄이는 것이며, 그래야만 자기 속에 들어있는 하늘과 땅의 힘이 가장 잘 드러나기 때문이다. 그것이 ‘머후리’의 시작이며, 그 머후리를 통해 생명체의 내적 특성이 뚜렷하게 펼침을 얻는다. 이것이 바로 ‘김’과 ‘풀’이니, 한자로는 기(氣)다.
다음으로 머후리를 하는 이는 늘 흐름을 따라야 한다. 미리 줄을 긋고 가는 것은 머후리가 아니다. 그냥 나서는 것이다. 물을 따라 오르고 내린다. 그리하여 자연의 그 물 흐름이 몸 안에서도 재현된다. 그것이 머후리의 펼침이며, 그 머후리를 통해 생명체는 마침내 어울림의 단초를 얻는다. 이것이 바로 ‘멋’과 ‘뭇’이니, 한자로는 수(水)다.
셋째로 머후리를 하는 이는 늘 돌이켜 보아야 한다. 그리고 반응해야 한다. 물 흐름을 따라 어울리기 위해서는 자기 안에서 그것과 맞서는 힘을 찾아야 한다. 내리면 올리고 올리면 내림으로써, 참된 어울림을 찾아야 한다. 어울림은 맞서서 이루는 새로운 하나됨이지, 마냥 따르는 딸림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것이 머후리의 키움이며. 그 머후리를 통해 생명체는 어울림의 참된 주체로 서게 된다. 이것이 바로 ‘부름’과 ‘불림’이니, 한자로는 화(火)다.
마지막으로 머후리를 하는 이는 자기의 내부와 외부에서 어울림의 힘을 펼쳐야 한다. 안과 밖은 비례하는 것, 안으로 펼친 만큼 밖으로 펼쳐지게 마련이지만, 그 방법은 서로 다르게 전해온다. 다만 좌방 머후리는 밖으로 펼쳐 안으로 흐르게 한다. 이 것이 머후리의 이룸이며, 마침내 관찰자는 하늘과 땅을 마주보고 올바른 눈으로 그것을 관찰하게 된다. 이것이 바로 ‘함 ’과 ‘일 ’이니, 한자로는 토(土)다.
이것이 우리들의 천문지리다. 우리들의 천문지리는 이성의 굴레에 갇힌 초라한 지식이 아니다. 그것은 참으로 예요, 어울림의 완성인 것이다. 이것이 바로 우리들의 참된 ‘멋 ’이다.
박 현 (한국학연구소 소장)/ 겨레풍수중에서
첫댓글 두번째 글쓴이 현백군은 목암장님 아드님이지요. 현백군을 보면 제 아들놈이 떠오릅니다. 의젓한 아드님을 두신 목암장님이 부러워요. 이번 100일학교 기간을 보며 지난학기 때 그 때가 적기였는데...이번 학기는 검정고시랑 겹쳐서 갈수도 없잖아 했더니 아들놈도 조금은 미련이 남았던지 이렇게 될줄 몰랐잖아요 하더군요. 꼭 한 번 아이들에게 경험시켜주고픈 과정입니다. 저두 ^^
우리가 알지 못하는 사이, 사회속에는 시천주를 찾아가는 방법이 다양하게 전개 되고 있지요. 그 중 대안학교도 한 방법인것 같습니다. 아쉬움이 있다면, 프로그램에 동학주문을 접목시킬수만 있다면 참으로 좋으련만...
마리학교 교육과정에 동학을 공부하는 것으로 알고 있어요.^^
현백군이 새들이란 말입니까? 정말입니까??
넵 ^^ 정말입니다. ㅎ
이슬비양과 한백군의 글은 내 마음을 여미게 합니다, 진정 우리의 기대되는 젊은이의 마음들 !!고맙고 고마워요,
읽고 나면 자세히 기억은 읽어내려오며 참 잘했어요
봉사활동을 했으며
우리것을 배우고 있으며
한울연대에서 어울리고 있으며
4월3일 축제에 참여하는 것은 흐름을 따라 하는 것이 맞을지도
조각배 제대로다
많은 분들이 그렇게 하고 계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