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구니
삼보를 이어 받들어 융성하게 하고 영원히 끊어지지 않게 하는 보살은 ”온갖 장애를 없애고 그릇된 생각을 가진 무리를 설복시켜 바른길로 이끈다“는 것은 곧 불 법 승 삼보에 반대되는 생각과 주장을 하는 이교도와 외도를 설복시켜 부처님의 가르침을 크게 떨치게 한다는 것이다.
즉 불교의 인생관과 세계관으로 자유 평등 평화 행복을 누리게 한다는 것이다. 한문으로 나타난 마원(魔怨)mara)은 온갖 장애를 말하는 것으로서, 장애는 좋은 일을 방해하는 것을 이르는 말이다. 일반적으로 깨달음의 길, 부처의 길로 나아가는 수행을 방해하는 것이다. 마음속에 일어나는 욕망의 갈등이 만든 번뇌를 내마(內魔) 번뇌마라 하고, 밖으로부터 오는 유혹 등을 외마(外魔) 천마라고 한다. 바르고 좋은 일을 방해하는 것이므로 원수와 같은 적이라고 부른다.
용수보살의 지도론에서는 제법실상을 제외한 모두를 마라 하였으며, 유가론 에서는 5음마(五陰魔)등 4마, 5마, 8마를 말하고, 화엄경대소초에 열 가지 마를 말하고 있다.
1. 온마(蘊魔) 온은 정신과 물질의 현상계가 있게 하는 다섯 가지 구성 요소인 물질(색色), 감각(수受), 표상(상相), 의지(행行), 의식(식識)의 오온을 말한다. 즉 우리의 몸(색~지수화풍)과 마음의 감각, 지각, 의지, 분별작용을 가리키는 것으로서, 몸과 마음은 여러 가지 인연에 의해 있는 것이므로 완전무결하지 않아 갖가지 번뇌를 일으켜 좋은 일을 하지 못하게 한다.
2. 번뇌마(煩惱魔) 몸과 마음을 번거롭게 하고 어지럽히고 괴롭혀 어리석게 하는 정신작용을 번뇌라 한다. 이 번뇌가 나와 남을 번민시켜 좋은 일을 방해하는 것.
3. 업마(業魔) 업은 짓고 만든다(조작造作)는 뜻으로 몸과 마음의 활동이나 움직임을 말한다. 몸과 입과 뜻으로 일으키는 모든 행위를 업이라고 하는데, 이 행위 가운데 잘못되고 그릇된, 악하고 거칠은 것들이 우리의 좋은 일을 방해한다는 것.
4. 심마(心魔) 우리의 마음이 자기 본위의 욕망과 집착으로 너다 나다, 좋다 싫다, 옳다 그러다는 갈등과 투쟁을 일으키므로 나를 떠나 세상과 중생을 위한 좋은 일을 할 수 없다는 것.
5. 사마(死魔) 죽음은 우리의 생명을 빼앗으므로 좋은 일이 그냥 끝나기도 하고 죽음에 대한 불안과 공포로 좋은 일을 버리거나 게으르게 한다.
6. 천마(天魔) 욕망과 본능이 지배하는 세계인 욕계의 제6천 타화자재천왕이 좋은 일을 방해하므로 천자마 자재천마라고 한다. 이것은 밖으로부터 오는 장애를 말한다.
7. 선근마(善根魔) 자신이 하는 좋은 일에 집착하거나 교만한 생각을 일으켜 수행을 게을리 하게 된다. 그러므로 좋은 일이 도리어 장애가 되는 경우.
8. 삼매마(三昧魔) 마음을 한곳에 두어 고요하고 맑고 밝은 경지를 얻은 것에 만족하고 세상과 중생을 돌아보지 않고 무시하는 경우가 있다. 이것은 부처님의 자비에 어긋날 뿐아니라 삼매의 경지를 얻은 것이 오히려 장애가 되는 것.
9. 선지식마(善知識魔) 자기가 얻은 가르침과 진리에 집착하여 다른 사람에게 말해주지 않거나, 남의 스승이 된 것에 만족하고 자만하여 수행에 게으르면 자기의 발전이 중단된다.
10. 보리법지마(菩提法智魔) 수행의 결과로 부처님의 바른 가르침을 완전히 알고 깨달았다 하더라도, 그 지혜에 자만하는 마음을 내면 눈앞에 있는 부처님의 경지에 이르지 못하고 만다. 깨달음의 지혜에 집착하는 마음을 내어 바른 길(정도)을 방해하거나, 부처의 경지에 이를 지혜 자체를 방해하는 것을 말한다.
이 열 가지의 장애를 극복해야만 바른 깨달음을 얻을 수 있다. 그 대표적인 예가 석가모니 부처님께서 성도 하실 때의 수하항마 일 것이다.
그리고 보살은 부처님의 가르침을 반대하거나 비판하며 따르지 않는 무리인 외도의 그릇된 생각과 집착, 독단적 편견을 일깨워서 부처님의 바른 가르침을 가르치고 귀의케 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 외도에는 4, 6, 16, 20, 30, 62, 96종류를 말하고 있다.
이 보살들은 이미 ”몸과 마음이 다 청정하고 번뇌 망상에서 영원히 떠나 마음은 언제나 걸림이 없는 해탈의 경지에 편안하게 살고 있다“고 한다. 여기서 번뇌의 다른 이름으로 개전(蓋纏)이라 하여 착한 마음을 덮고, 얽어매어 자유가 구속된 자유롭지 못함을 표현하고 있다.
이것은 곧 우리의 마음을 가리고 덮어 착한 일을 방해하고 다섯 가지 나쁜 생각과 마음을 얽어매거나 묶어 바른 행동을 방해하는 열 가지 그릇된 생각을 말한다.
다섯 가지 나쁜 생각인 번뇌
1. 지나친 욕심과 집착(탐욕개貪欲蓋)
2. 자기 마음에 어긋난다고 성내고 화내며 신경질 부리는 것.(진에개瞋恚蓋)
3. 몸과 마음을 잠들게 하여 게으름에 빠지게 하는 것.(혼침수안개惛沈睡眼蓋)
4. 마음이 가볍게 움직여 들뜨게 하고 소란스럽게 하며 마음이 가라앉아 우울한 것.(도거악작개掉擧惡作蓋)
5. 지혜롭지 못한 자기의 뜻을 고집하여 부처님의 가르침에 의심을 품어 믿는 마음을 일으키지 못하는 것이다.(의법개疑法蓋)
그리고 열 가지 그릇된 생각인 번뇌
1. 자기의 모자람이나 잘못을 저지르고도 부끄러워함이 없는 무참.(無慚)
2. 다른 사람을 생각하지 않고 마음대로 악한 짓을 하면서도 부끄러워하거나 뉘우치지 않는 무괴.(無愧)
3. 시샘하고 질투하는 마음인 질.(嫉)
4. 남에게 베풀어 주기를 아까워하고 남에게 가르쳐 주는데 인색한 것으로 간.(慳)
5. 자기의 모자람이나 잘못을 뉘우치기는 하나 부처님이나 보살의 경지에 이를 수 없다고 생각하고 다시 마음을 일으키지 못하는 회.(회悔)
6. 잠에 빠져 게으른 수면.(수면睡眠)
7. 마음이 가벼워 잘 동요하는 도거(도거掉擧)
8. 사물의 어두운 쪽만 보아 비관하고 우울해지고 침울하여 적극적인 활동을 하지 못하는 혼침.(혼침婚沈)
9. 자신의 마음에 어긋나는 것을 성내며 원망하는 것으로 평화를 깨뜨리는 싸움을 하는 거칠은 마음인 진분.(진분瞋忿)
10. 명예가 떨어질까 두려워서 자기가 지은 잘못이나 죄를 덮어 숨기거나 감추는 정신작용으로 고백하여 뉘우치지 않는 복.(복覆)의 열 가지 번뇌를 말한다.-중략-98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