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해바다
자연과 사람이 만나 길을 내다.
불루시티 영덕!
동해바다는 언제나 잔잔하고 푸르고 그리움을 낳는다.
강구항 지나 영덕대게로, 오늘 따라 파도가 세다.
모처럼 나들이 간 우리 일행을 반기나 보다.
아침 일찍 사우나에서 몸 단장하고 설레임과 기대를 가지고 길을 나섰다.
달서구 본동 남부교육지원청 앞에서 정확하게 약속한 시간에 친구를 태우고 2번째 장소로 갔다.
그곳은 주차할 공간이 없는 달구벌대로 지하철역 출구이다.
‘탈 사람이 약속 시간 10분 전에는 나와서 기다리겠지’라고 생각했는데, 역시나다.
시간이 늦어 지하철 안에서 ‘철마는 달리고 있다’고 문자를 보낸 사람도 있다.
산뜻한 출발은 아니다.
설상가상으로 대구를 빠져나가는 IC에 차량이 밀려 더디게 더디게 고속도로에 진입했다.
영천휴게소에서 쉬어 갈까 하다가 전망 좋은 동해안 화진휴게소까지 가기로 의견을 모았다.
도깨비에 홀린 것도 아닌데 7번 국도변 화진휴게소는 찾을 수 없고 삼사해상공원까지 갔다.
평일 오전이라 찾는 관광객은 적고 조용하다.
야외공연장 뒤에 있는 화장실은 공사 중이라 어지러웠다.
일행 중 마트에서 캔커피를 사가지고 와 목을 축이며 휴식했다.
나중에 휴대폰으로 검색해 보고 화진휴게소가 없어진 사실을 알았다.
정보 부족이다.
초대 아닌 초대의 미팅 장소는 태왕대게회센타(영덕군 강구면 영덕대게로 387, 054-732-7766)이다.
1층에는 주차장, 2층은 회 식당, 3층은 펜션을 운영하는 전망 좋은 집이다.
평일인데도 손님이 더러 있다.
맛집으로 소문난 곳인가 보다.
바다가 훤히 보이는 창가에 자리 잡고 앉았다.
회는 도다리, 도다리 세꼬시, 강도다리로 푸짐에게 2접시 나왔다. 1접시 가격이 10만 원으로 만만찮다.
소주, 맥주가 한 차례 돌아간다.
평소 술을 즐겨 마시는 애주가 한 사람은 운전 때문에 술을 먹지 못한다.
무슨 마음에서 일까? 괜스레 재미있게 농담도 주고 받는다.
‘술이 넘어가지 않는다. 이제 그만 마셔라’
전날 너무 달려 맛나는 회가 있어도 술을 많이 마시지 못하는 것 같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 잔 두 잔 술잔에 우정은 깊어진다.
‘사랑은 눈으로 들어오고, 술은 목으로 넘어간다고~~’
술을 안 먹은 사람이 화장실에 두 번이나 갔다.
‘소주 잔에 물을 부어 너무 많이 마셨나!’
푸른바다 수평선 가슴이 확 터이고 정말 좋다.
2층 식당 가장자리에서 내다보면 영일만 건너 아득히 멀리 호미곶이 보인다.
영일만은 포항시 북구 흥해읍 달만곶과 남구 호미곶면 호미곶 사이에 있는 만이다.
최백호의 열다섯 번째 이야기 '영일만 친구' 노래가 생각난다.
“바닷가에서 오두막집을 짓고
사는 어릴 적 내친구
푸른파도 마시며
넓은 바다의 아침을 맞는다
누가 뭐래도 나의 친구는
바다가 고향이란다
갈매기 나래위에 시를 적어 띄우는
젊은 날 뛰는 가슴 안고 수평선까지 달려나가자
돛을 높이 올리자 거친 바다를 달려라
영일만 친구야”
시간적으로 조금은 아쉽지만 떠나야 할 때가 되었다.
헤어지면서 좋은 선물 간장소스까지 챙겨준다.
‘홍영의 대게(홍게) 간장소스는 영덕의 특산품인 대게(홍게)와 맑고 깨끗한 내연산 자락에서 생산한 표고버섯, 동해의 다시마, 멸치 등 10여 가지의 천연재료를 넣고 홍영의 셰프의 맛의 비법으로 정성스럽게 만들었다.’
‘2007년 서울국제음식대회 금상 수상, 영덕대게요리 3년 연속 최우수 수상자가 개발한 제품이다.’
열정적으로 일하는 후배님!
고맙고 정말 고맙다.
이래저래 백수의 하루는 행복하고도 행복하다.
나이 들어 운전하면 왠지 피곤하다.
서둘러 돌아오며 청통휴게소애서 휴식했다.
일행이 기름값, 통행료라고 봉투를 내민다.
‘받아야 하나 말아야 하나’ 받지 않으면 성의를 무시하는 처사라 일단은 받았다.
대구에 돌아와 출발한 지하철역에 일행을 내려주었다.
본동에서 탄 마음 넉넉한 점잖은 친구 한 명과 상인동 먹자골목에서 생맥주 한 잔하고 택시를 태워 보냈다.
기름값, 통행료, 해단식 생맥주값, 택시비를 제하고 2만여 원이 남았다.
특템했다.
사랑하는 친구와 의견이 맞아 동해바다를 보고 온 가을 날의 하루는 좋은 기억으로 남아 잊을 수 없는 추억으로 오래오래 남을 것이다.
함께한 친구 모두모두의 건강을 빈다.
2019년 9월 24일
영덕을 다녀와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