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성공 방정식이 바뀌었다. 먼저 베풀면 성공은 따라 온다는 것으로.
올봄 미국의 31세 신예 심리학자 애덤 그랜트 쓴 '베푸는 사람이 성공한다'는 주제의 책 '기브앤테이크(Give and Take)'가 유쾌한 반란을 일으켰다. 그동안 과소평가돼 온, 베푸는 삶의 성공 가능성을 '과학적으로' 보여주었다. 그는 모든 사람이 똑같이 '베품의 근육'을 갖고 있다고 했다. 또"근육이 처음엔 약하지만 계속 운동하면 강해지는 것처럼 베풂도 시간이 지날수록 사람 간의 관계를 깊고 넓게 만든다"고 말했다.
비트로 팀원들의 근육도 점점 강해지고 있다. 작년에 학교 폭력으로 사회적 이슈가 되었던 중학생들을 대상으로 시작한 테니스 재능기부를 계속하고 있어 베품의 근육이 늘어가고 있다. 특히 올해부터는 각 대학교 테니스 동아리들을 찾아 원포인트 레슨을 해 가고 있다. 지난 3월 서울대학교를 시작으로 한국항공대, 이화여대, 서울 시립대등을 방문했다.
어떻게 했나?
팀원들은 진지했고 학생들은 매번 열광했다. 주로 동아리 선배들에게 테니스를 배워오던 터라 아마추어 최고 에이스 그룹인 비트로 팀원들이 일대 일로 지도를 해 주자 얼굴이 환해졌다. 뭔가 폼이 어색했지만 그 이유를 알지 못했던 것을 족집게로 집어서 지적을 해 주자 고개를 끄덕이며 기쁨의 환한 꽃을 피웠다.
맨 처음 대학 동아리 학생들을 만나면 실력별로 상중하로 나눠서 모이게 했다.
그리고 각각 실력에 맞게 맞춤형 레슨을 했다. 학생들은 대부분 포핸드는 잘 쳤지만 그 외에는 가장 기초적인 것도 몰랐다. 일대일 개인 지도 방식으로 라켓 잡는 방법부터 반드시 알아야 할 키포인트를 가르쳐 주었다. 그리고 같은 동작을 반복해서 연습을 시켰다. 두 시간, 세 시간이 흐른 후에는 임팩트 소리가 달라졌다.
어떤 학생은 아예 동영상으로 찍어 레슨 하는 현장을 기록으로 남겼다. 기억의 한계를 극복하고자 하는 시도였다. 새롭게 배운 내용들을 이다음 후배들에게 제대로 지도하기 위해서라고 했다. 또한 현장에서 배운 내용들을 각 실력별로 리포트로 작성해서 기록으로 남길 생각이라고 했다. 후배들에 대한 지극한 사랑을 엿 볼 수 있었다. 그것뿐만이 아니다. 비트로 팀원들은 학생들에게 롤 모델이 되었다. 대학에서 즐겁게 테니스 하다 사회에 나가면 어디서 어떻게 운동을 계속 해야 하나 궁금해 하던 4학년생들은 비트로 팀원들의 활동을 보면서 안도했다. 자신들도 이다음 사회에 진출해 테니스로 나눔을 실천하며 살아야 겠다는 생각을 갖게 했다.
각 대학 학생들은 헤어질 때마다 언제 다시 올 수 없겠느냐고 했다. 아쉬움과 고마움으로 따뜻한 눈빛으로 인사를 했다. 그럴 때마다 비트로 팀원들은 어깨가 펴지고 체온이 올랐다. 체온 1도가 올라가면 면역력이 30% 증강한다는데 매 번 한 학교를 방문할 때마다 팀원들의 면역력이 증강되었다.
팀원들의 반응
매달 이어지고 있는 재능기부에 대해 자부심을 가졌다. 이 사회에 자신들이 의미있는 존재라는 확신을 갖게 되었다. 세상을 살아가면서 내 가족 이외에 누군가를 위해 시간을 나누고 재능을 나누면서 살 수 있다는 것을 기쁨으로 받아들였다. 학생들이 쉬는 시간까지 찾아와서 이것은 왜 안 되느냐고 물으면 음료수를 마시다가도 볼을 다시 집어 들고 그 학생이 제대로 이해를 하고 받아 들일 때까지 열정적인 지도를 했다.
직장에서 재능기부 장소에 도착하기 까지 왕복 네 시간의 운전을 해야 하는 경우가 허다했다. 하지만 팀원들은 자발적인 자세로 동참했다. 몰입했다. 재능기부가 끝나면 자신의 소감을 말했고 학생들을 더 잘 가르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하는지 매번 진지한 연구를 했다.
결론
공부하는 대학생들의 주머니가 가벼웠다. 학생들이 제대로 테니스 용품을 갖추지 않았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운동화도 거의 스니커즈로 신었고 의상도 자유로웠다. 연습 볼이 모자라는 학교가 있어 팀원 한 사람당 볼 10개씩을 가져와 한 박스를 만들어서 학생들에게 주기로 했다. 또 비트로 본사에서 대학생들을 위해 매 달 티셔츠를 후원해 주었다. 참으로 고마운 일이다. 시작은 작았으나 끝은 창대하리라고 했던 성경의 구절대로 팀원들은 점점 더 테니스 전도사 역할을 잘 해 나갔다. 작은 담쟁이 덩굴이 결국은 큰 벽 전체를 뒤덮는 것처럼 비트로 팀의 지속적인 테니스 재능기부가 점점 줄고 있는 테니스 저변 확대에 새로운 획을 그려가는 중이다.
**박스처리
비트로 팀이란?
비트로 팀은 주식회사 학산 비트로에서 후원을 받고 있는 팀으로
실력도 뛰어나지만 인성이 바르고 모범이 되는 아마추어 선수들이다.
주식회사 학산 비트로는 순수 토종 브랜드다.
세계적으로 유명한 신발 나이키나 아디다스 등의 신발을 OEM으로 만들다가
18년 전 'Vitro'라는 브랜드로 테니스 운동화를 만들기 시작했다.
지금은 전국에 70여개의 로드샵을 가지고 있으며 테니스화 뿐만이 아니라
탁구화를 비롯해 스포츠웨어와 최근 맞춤형 워킹화로 유명세를 타고 있다.
아마추어 테니스 비트로 팀을 후원하는 이유는 첫 마음 때문이다.
비트로에서 처음 운동화를 만들었을 때 가장 많이 애용해 준
테니스 동호인들에 대한 고마움의 표시라고 했다.
비트로 팀원들은 주로 서울 경기지역에 거주하고 팀장(송선순)까지 총 열 한명이다.
카타의 왕중왕 랭킹 1위를 한 이순규와 카토의 장년부 랭킹 1위한 김일웅을 비롯해서
장재혁 정진화 고용민 여자 팀원은 김하정 김서희 윤해경 주연화 안승희씨다.
글 사진 송선순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