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감귤마라톤을 마지막으로 도내에서 열리는 대회가 끝났네요
이번 대회때 찍은 사진을 보니까 얼굴이 많이 말라있어서 저도 깜작 놀랐습니다.(ㅎㅎ 물론 제 기준으로) 작년초에(2010년) 운전 면허 갱신할 때 찍은 증명사진을 보면 얼굴이 오각형으로 둥글둥글 했었는데 이젠 얼굴에 브이라인(?)이 조금 보이는 듯
작년 8월부터 살 뺀다고 90킬로가 넘는 몸에 40인치 허리를 가지고 민오름을 헉헉대면 오르던 기억이 나네요. 그동안 맘고생도 많이 하고 스트레스도 많이 받아서 배는 올챙이처럼 빵빵, 몸에 병은 가득 진짜 겉이나 속이나 환자였습니다.
처음엔 이래서는 안 되겠다 싶어서 살을 뺄 요량으로 집주위에 있는 민오름을 올랐고 오르면서 몇 번씩이나 헛구역질을 하고 정상에 가서는 힘들어서 웩웩 토하곤 했죠 체력은 허약하고 몸은 비대해서 정말로 부실체력이었습니다. 한 달 정도 민오름을 오르다 보니 다리에 제법 근육도 만들어지고 좀 나아진 것 같았습니다. 그래서 9월 넘어서는 도전하는 정신으로 한라산을 올랐습니다. 시간이 많이 없어서 자주가진 못했지만 그래도 간간이 한라산을 갔었고 저녁에는 식사량을 줄이면서 살을 뺐는데 약 15킬로정도 뺄 수 있었습니다.
산에 다니면서 건강도 많이 좋아졌고 체력도 좀 생긴 것 같았는데 겨울이 다가오니까 추워서 운동을 못하고 있었죠. 원래 고혈압이었기 때문에 운동하면서 무리하다간 추운날에 문제가 있을 것 같아서 집안에서만 윗몸일으키기 같은 간단한 운동들만 하였는데. 그러다보니 뺀살들이 다시 찌는 것 같은 요요현상 때문에 걱정이 태산이었죠
한 번은 볼일있어서 서울에 갔었는데 그 추운 날 몸에 옷을 꽁꽁 두르고 뛰는 사람들이 있어서 눈도 많이 쌓여있고 아주 추운날 이었는데 운동하는 것 을 보고 이렇게 추운 날에 운동을 하면 혈압에 문제가 없나? 궁금했습니다. 인터넷을 뒤져보니 추운날 혈압이 있더라도 온몸을 잘 보온하고 적절한 운동을 하면 안한 것 보다는 좋다고 하길래, 그 때부터 몸에 보온을 잘하고 눈으로 얼어있는 연북로를 뛰기로 하고 좀 뛰었는데
처음에는 그냥 생각 없이 흥도건재사거리까지 왕복을 뛰었습니다. 사실 그건 뛴 게 아니라 뛰다 걷다 했습니다. 그래도 그동안 한라산을 다니면서 조금 쌓아둔 체력이 있어서 그나마 뛸 수 있었던 것이죠. 그렇지만 왕복9킬로에 달하는 거리 뛴다는 것은 너무 힘들었습니다. 몇 번 뛰고 그만 둘까 했었는데. 사실 처음 뛰는 저에게는 너무 심한 운동이었고 혼자하기도 너무 외로워서 힘들었습니다.
그런데 마침 “마라톤 16주 만에 완주하기”라는 책을 알게 되어 그 책에 나와 있는 내용대로 체크하면서 뛰었습니다. 제가 궁금했던 뛰는데 필요한 내용이 들어있어서 많은 도움을 받았습니다.
처음에 마라톤을 뛴 다는 것은 저와는 관계없는 저 멀리 안드로메다 성운에 있는 다른 사람들이야기인줄 알았습니다. 상상만 해도 무시무시한 거리 42.195킬로미터 였습니다. 몇 백미터도 힘들어서 걸어 다니는 사람이 마라톤을 뛴 다는 것은 상상초월 상식파괴 이상이었습니다.
그래도 뛰는 동안 술도 많이 자제하였고 열심히 연습했습니다. 주로 밤에 많이 뛰었습니다. 올 초 2월에 시작하여 3월 한림 MBC에서 10킬로, 4월에 제민일보마라톤에서 하프를 뛸 수 있었습니다. 너무 무리한 스케쥴이었지만 나름대로의 각오도 있었고 성취감도 맛볼 수 있었기에 가능했던 것 같습니다.
그러다보니 몸 상태도 많이 좋아져있었고 가뿐해진 것 같았지만 그래도 혈압은 그래도 여전히 높았고 오히려 혈압이 190까지도 올라갔습니다. 병원에 가니 운동은 적당하게 하고 무리하지 말라고 하였고 마라톤은 절대 금물이라는 것 이었습니다.
그래도 내몸은 내가 알고 있으니 만약 머리가 아프거나 의심징후가 오면 뛰지 말고 걸으면 된다는 생각으로 연습은 그대로 하였습니다. 좀 무식하게 한것 같습니다만
풀코스를 뛰기위해 연습을 하면서 거리는 매주 마다 늘려나갔고 거기에 따라서 힘든 것도 배로 힘들었습니다. 그런데 25킬로를 넘어가니까 고혈압이 없어지고 몸 상태가 좋아지는 것 같았습니다. 그때 혈압을 재보니까 정말로 정상치로 내려와 있었습니다. 아마도 내 몸에 남아있던 독소가 25킬로를 넘어서니까 힘들어서 땀과 함께 빠져나간 것 같았습니다. 그래서 내몸은 정상!!!!!!! 혈압정상, 콜레스테롤 수치정상, 지방간 수치 정상, 혈당치수 정상, 고지혈증 없음...
그리고 마라톤을 하고난 다음부터 바지는 다 안 맞아서 버리거나 줄여서 입고 있습니다. 얼굴도 많이 줄었지만 배도 많이 줄었습니다.
드디어 2011년 6월12일 제주마라톤축제에 처음 풀코스 도전을 하였습니다. 마라톤을 시작한지 정확히 16주되는 날이었고 겁 없이 도전한 저에게 무척이나 부담되는 거리였습니다, 정말 뛸 수 있을까.... 잠도 설치고 두근두근
풀코스 연습을 하다가 화장실문제 때문에 고생을 했었기에 그런 불상사를 막기위해 아침은 건너뛰고 마라톤에 참가했습니다. 근데 초보 마라톤주자여서 아침식사의 중요성을 잘 몰랐던 것 이죠 식사를 안 한 것이 완주하는데 그렇게 힘들게 할 줄 몰랐습니다. 막판에 배가 고파서 힘이 떨어져서 어질어질.... 걷다가 뛰다가 배고파서 물마시고.(바나나나 쵸코파이는 먹으면 토할 것 같아서 못먹었습니다). 물만 너무 많이 마셔서 화장실 들락날락..발은 질질. 겨우겨우 들어왔습니다... 그래도 자랑스러웠습니다. 혼자 열심히 연습해서 완주해냈다는 생각에
그 후 가톨릭 마라톤에서 가입해서 같이 뛰게 되었습니다. 회장님이나 총무님 다른 모든 분들 다정다감하게 해주셔서 너무 고마웠고 감사했습니다. 여름에 같이 뛰었던 사려니 숲길 참 아름다웠습니다. 아마도 우리나라에 제일아름다운 마라톤 연습장인 것 같았습니다.(다른 곳은 안 가봤지만 아마도 제 추측에) 뛰고 나서 회원분들이 싸오신 음식을 먹을 때면 황후장상이 부럽지 않은 너무 좋은 시간들이었습니다.
김녕에서 아름다운 마라톤시합때 그동안 연습을 하면서 기필코 서브4 아니 그것보다는 빠르게 들어와서 반드시 기록을 갱신하리라 다짐했습니다. 어설피 아는 지식을 총동원하면서 뛰었습니다. 그래도 처음보다는 좋았으나 발에 쥐가 나는 바람에 제가 생각했던 시간보다는 좀 늦었습니다. 그러나 저는 열심히 뛰었고 행복했습니다.
그리고 제주에서 올해의 마지막 마라톤인 감귤마라톤 사려니 숲길도 못 뛰고 토요일마다 같이하던 훈련도 못하게 되다보니 불안하였습니다. 나름대로 혼자 열심히 한다고 하였는데 아무래도 혼자여서 연습을 좀 덜하게 되는 것 같았습니다.
그래서 종합운동장에서 수요일이나 목요일은 혼자서 가속주 연습을 하였습니다. 5킬로를 나눠서 순차적으로 속도를 올려서 15킬로 까지 뛰는 연습이죠 아마 이번 감귤마라톤 마지막에도 힘이 남아 있었던 이유가 그 연습을 해서 인 것 같습니다.
사실 저는 감귤마라톤을 뛰기 위해 고민 많이 했습니다. 마라톤회원전체가 화합을 위해 10킬로만 뛰기로 했다고 하는데 나만 혼자 풀코스를 뛴다고 고집해서, 저는 가마동 이름 말고 개인으로 출전해야하는 것 아닌가 하고 다행이도 회장님이하 여러분이 흔쾌히 받아주셔서 가마동 이름으로 출전하게 된 것을 감사하게 생각합니다.... 혹시 지금까지 이상하게 생각하시는 분계시면 지금이라도 넓은 아량으로 이해 해주십시오
이번레이스에는 출발하면서부터 속도조절을 했습니다. 워낙 오르막 내리막이 심한 코스라 힘든 레이스가 될 것 같아서 그랬습니다. 5키로 지점에서 수달이라고 불리우시는 김재호 요셉총무님의 선배님께서 뛰고 계셨습니다. 인사하고 약10킬로 지점까지 이야기 하면서 같이 뛰었습니다. 56세때부터 뛰기 시작하셔서 20회 완주를 하셨다고 하시면서 그때 건강이 너무 나빠 힘들었었는데 지금은 마라톤까지 하신다고.... 참 존경스러웠습니다..
그 분과 뛰다보니 내가 평소에 뛰던 속도보다 좀 빠른 것 같아서 뒤로 처졌습니다. 아무래도 마지막에 힘을 내려면 힘을 아껴둬야 하기에 속도를 늦췄습니다. 신엄해안도로는 정말로 바람이 세게 불었습니다. 해안선을 따라 바위에 부딪혀서 산산히 부서지는 파도와 포말들, 그리고 계속되는 오르막 내리막 차를 타고 지나가면 멋있는 광경인데 뛰는 마라토너들은 죽을 맛이었습니다. 그래도 씩씩하게 잘 달려 나가는 선수들 마라톤 아니면 누가 그런 악조건을 이기고 뛰겠습니까.
반환점 돌고나서도 기운이 남아 있는 걸 느꼈습니다. 그래서 한명 한명씩 추월하면서 속도를 냈습니다. 오히려 심한 오르막들이 내 몸에 기운을 남겨 두게 했던 것 같았고 그 기운이 있어서 마지막 골인지점까지 오면서 계속해서 추월할 수 가 있었던 것 이었습니다. 골인지점이 다가오면서 이대로 가면 서브4를 할 수 있겠지 생각하면서 기쁘게 뛰고 있는데 갑자기 회장님, 요셉 총무님, 대승 형님모습이 보이면서 마중 나와 응원을 해주는 것이었습니다. 고집으로 혼자 뛰어서 참 죄송했었는데 열심히 응원 해주시는 것에 너무 고마웠습니다. 물론 다른 분들도 마찬가지일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기록으로는 3시간56분40초였습니다.
올해 초부터 시작 하여 너무 무리하게 뛰었다고 생각하지만 그래도 가마동이 있어서 외롭지 않았고 너무 행복했습니다. 운동을 하면서 다시 찾은 내 몸의 건강을 위해 열심히 운동하겠습니다. 그리고 우리주 예수 그리스도님 항상 보살펴주심에 감사합니다. 가마동 힘!!!!!!!!!
ps 처음 마라톤을 완주하고나서 다음 대회때는 기록을 내보겠다고 속도를 내는 연습을 하다보니 무릎쪽 장경인대가 많이 아팠었습니다. 그땐 무릎이 정말 고장난건가 할 정도로 아팠습니다. 병원에서는 반월상연골이상으로 몇달 아니 마라톤은 절대 금지라고 했었는데 며칠 쉬고 난 뒤 천천히 뛰면서 스트레칭을 하니까 많이 좋아졌습니다. 그리고 지금은 아무렇지 않고요 마라톤에서 과욕은 절대 금물이라는걸 깨달았습니다. 천천히 그러나 쉬지않고 자주.........
첫댓글 축하드립니다
인간승리 는 방송이나 신문에만 나오는 이야기 인 줄 알았는데
우리 회원이 바로 그 주인공입니다
지난 여름에 야유회 갔을 때 인사 할 때도 운동으로 몸 좋아졌다는 이야기를 들었지만
지금 글을 읽고 게다가 마라톤 풀 완주 하고 나서
그것도 4시간 안에 들어와 이런 기록을 남겨 주시니
읽는 이, 감동 감동입니다.
그래도 저는 10 킬로 건너 뛰고 20 킬로를 한다든가 말 안 할 겁니다 ㅎㅎㅎ
근데 그거 16 주 만에 달리기 완성
그 책, 호감 가는데요
저에게 마라톤완주라는 꿈을 꾸고 완주하게 해준 책입니다.
그리고 과찬이십니다. 누구나 그정도 결심을 하면 이룰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달리기" 정말 좋은 약이다 훌륭하십니다.
뭘요 반환점 돌아올때 호각불면서 제마클회원들과
함께 뛰는 모습이 너무 아름다웠습니다.
저와는 신엄해안가 찬바람을 같이 맞은 사이가 되는거죠
안나님의 완주를 축하드립니다.....
바람 부는 거, 싫어하는 나- 피부 떄문에 ㅋㅋ
헬스 끊었다. 돈 아까워서 이제는 매일 운동하러 가게 될 거야
런닝 머신 위에서는 달리기가 더 힘들었지만
수영이랑 목욕이랑 헬스 3종 세트로다가 겨울 3개월을 지내봐야지...
드디어 나는, 그 찜찔방 티켓을 주위 사람들에게 선물로 나누어 주고 이써 ㅎㅎㅎ
우리 카페 달림이들도 손 내밀면 줄 것 같아 ㅎㅎㅎ
그 잘 난 의사님들
"나이도 있는데 관절을 아껴야합니다"
"고혈압때문에 달리기는 절대 안됩니다."
웃기는 얘깁니다.
71세 미국사람 노엘존슨은 고혈압 당료 고지혈증 심장병 관절염 통풍에다 비만으로 방구석에서
의사의 지시대로 안정을 취하면서 생활합니다.
그는 죽음을 방에서 기다리는 것 같아 달리기를 합니다.
10m를 걸을 수도 없습니다.
그런 그가 100m 를 뛰고 500m 1Km 5Km 10Km를 달린다.
미국 노인 마라톤대회를 휩쓸고 달고 다니던 모든 병을 털었습니다.
레이건 대통령은 노인들 건강 지킴이 공로로 훈장을 주었습니다.
빠스카시오의 살아 있는 감동드라마를 대한민국 그리스도인들에게 낯낯이 알려야합니다
과찬이십니다. 그래도 저는 젊다고 생각하는데요
너무 치켜세우면 떨어지는게 무섭습니다.....
모두분들의 덕분입니다.
당신 드라마 읽으며 눈시울이 엇떠불라 허였소.
드디어 풀코스 마라톤완주기를 쓰셨네요. 인간승리는 다른 사람의 애기가 아니고 바로 우리 얘기입니다. 누구나 빠스카시오처럼 맘만 먹으면 할수있습니다. 그리고 감사하게도 지니고 있는 병까지 모두 털어버릴 수 있습니다. 이제 너무 무리하지 마세요. 훗날 돌아보면 기록은 그리 중요치 않습니다. 정말 수고하셨습니다.
감사합니다. 회장님 말씀듣고 부족하지만 생각나는 데로 적었습니다. 졸필 부끄럽고 창피할 따름입니다...
축하드립니다. 마음이 환해옵니다.
가마동에 본받고 싶은 분들이 많아서 정말 좋아요.
큰 감동입니다.
님의 열정에 모든 회원들이 더감동하고 있습니다. 올 겨울에도 춥지만 열심히.....
빠스님 멋장이 감동입니다...
드라마 뿌리깊은 나무 보는 데 그레님이 나오대요 !
그럴리가 하시겠지만,
ㅎㅎㅎ
세종의 아들로 나오는 젊은 남자, 그레님 총각 때 모습일 거라고 사료되옵니다
황극하옵니다 태자마마, ^^
기이~?
무슨...??
마라톤 룰 모델 빠쓰 김홍준 "만세"
장하십니다^^ 저는 마라톤 풀도 도전해보지못해서 동아를 첫 상대로 잡았어요^^
프란치스코 충분히 달릴 수 있습니다.
턴 할 때까지 천천히 달리기만 하면 됩니다.턴하고 나서 맘대로 허시면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