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대 불상군 읍내동에 있다
위덕대박물관 마애불상 긴급조사 25일 발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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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양지 부근, 읍내동 주민센터로 문의 이어져우리나라에서 가장 많은 불상이 조각된 삼국시대 불상군이 읍내동에서 확인돼 지역민의 주목을 끌고 있다. 소재지 관할 읍내동 주민센터는 26일 이후 10여통의 문의 전화가 걸려왔을 정도다. 조사를 진행한 위덕대학교 박물관 측은 반가삼존상은 국내 초유라고 밝혀 학계의 관심을 집중시키고 있다.
위덕대박물관은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읍내동 마애불상에 대한 긴급조사 결과’를 25일 발표했다. 마애불상은 칠곡 중앙로 129길 169-3에 위치해 있다. 안양지와 멀지 않은 곳이다.
마애불상은 높이 1.8m로 영어 알파벳 ‘W’자를 뒤집어 놓은 상태의 가운데 모서리에 높은 부조로 조각되어 있다. 손 모습은 시무외인(施無畏印)과 여원인(與願印)을 하고 있는데 삼국시대의 불상으로 상태가 좋은 편이다. 특히 얼굴부분의 보존상태가 좋다. 바위면 전체가 북동쪽을 향하고 있어 햇살은 잘 들지 않는 상태다. 본존불상은 양쪽에 삼산보관을 쓴 협시보살과 오른쪽에 승려 2인, 왼쪽에 공양 중인 속인 2인 등 6상을 거느리고 있다. 좌우의 바깥 면에는 이번 조사에서 확인된 크고 작은 25구의 선각 불·보살상이 어우러져 장엄한 불세계(佛世界)를 연출하고 있다.
본존불을 제외한 협시 및 소상(小像)들은 모두 선각상이지만, 늦어도 7세기 전반기 삼국시대의 다양한 불상이 한 바위 면에 새겨진 것은 달리 예가 없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높이 180㎝ 본존상부터 18㎝의 소상(小像)까지 모두 33개의 상이 새겨져 있어, 유적이나 상의 크기는 작지만 이제까지 우리나라에서 가장 많은 상이 새겨져 있는 것으로 알려진 경주 남산 탑곡 마애조상군에 새겨진 도상 총수 29개를 능가하는 수준이다.
우측 2면 상단에서 밝게 웃고 있는 반가삼존상은 바위에 새겨진 것으로는 서산 용현리 마애여래삼존상(국보 제84호)의 향우협시, 경주 단석산 신선사 마애불상군(국보 제199호, 7세기 전반), 충주 봉황리 마애불상군(보물 제1401호, 삼국시대), 이천 장암리 마애보살반가상(보물 제982호, 고려시대 981년) 등 4곳에 불과하다. 더구나 반가상이 3존으로 조각된 것은 국내에서 처음 발견된 것이다. 반가상과 여래상이 같이 새겨져 있을 경우에는 본존불의 손 모양이 모두 시무외인과 여원인을 하고 있는 것도 흥미로운 사실이라고 전했다.
위덕대박물관 박홍국 관장은 “읍내동 마애불은 유적의 위치로 보아 경주 단석산 신선사 마애불상군(국보 제199호, 7세기 전반), 충주 봉황리 마애불상군(보물 제1401호, 삼국시대) 등의 유적과 연관성을 살필 수 있는 단서를 제공해 주고 있다.”면서 “이와 함께 본존 우측에는 협시보살 1구와 승려 2구, 좌측에는 협시보살 1구와 속인 2구가 있는데, 두건이나 사각형 모자, 의상 등은 배치구도의 특이함과 함께 복식사 연구에도 중요한 자료가 될 것으로 평가된다.”고 밝혔다.
이번 읍내동 마애불상군은 다양한 크기와 모습의 삼국시대 불상 박물관과 같은 국내 유일의 유적으로 불교조각사, 복식사, 도상학, 불교사상사, 삼국시대 마애불의 전파경로와 ‘한국식 석굴사원’ 성립과정 연구에 획기적인 유적으로 평가되고 있다.
현재 마애불상군이 있는 암벽 위에는 표토가 있고, 그 위에 초목이 자라고 있어 비가 오면 흙물이 흘러내리고 군데군데 이끼도 덮여 있어 이를 차단하는 보존시설의 설치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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