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시에 아침식사를 하고 11시 예배에 참석하였다. 모인 신도들의 수효는 60-70명 정도이고, 세 명으로 된 찬양팀이 가사를 화면에 비추면서 열심히 찬양을 인도한다. 모스크바의 교회와는 달리 장년들과 청년들이 많다. 지금은 좀 어려워도 장래 희망이 있지 않은가!
이 나라의 글자는 꼬부랑꼬부랑한데 재미있게 생겼다. 국토가 7만㎢에 인구는 530만 명 정도라니까, 남한보다 면적은 ⅔가 좀 더 되지만 사람들은 훨씬 적게 사는 셈이다.
찬양이 끝나자 담인 자알 목사님이 김바울 목사님을 소개하고 말씀을 하시라고 초청하니 약 10분 간 설교 비슷하게 말씀을 하시고, 끝으로 나를 소개하셨다. 다음에 나에게 설교를 하라고 하여 강단에 섰다.
오늘 설교를 영어로 준비하는데 성구들만 영어로 써 가지고 오려고 했는데, 내 컴퓨터와 자알 목사님의 컴퓨터가 맞지가 않아서 USB를 써도 프린터가 작동을 하지 않는다. 급히 종이에 몇 개를 써 가지고 왔는데, 정작 설교를 하려고 하니 종이에 쓴 것을 보고 읽을 겨를도 없다.
내 영어도 broken이지만, 자알 목사님의 영어도 비슷하니까 잘 알아듣는 모양이다.
“빌라도에게 고난을 받으사”라는 말씀을 전했다. 이 교회에서는 사도신경을 쓰지 않고 있지만, “누가 예수님을 죽였습니까?”라는 말로 시작하였다.
또한 “나는 오늘 이 한 설교를 하려고 미국에서 2,000불 이상의 큰돈을 들여서 왔습니다. 그래서 가장 귀중한 보배를 여러분들에게 드리려고 합니다. 이 보배를 꼭 받아 가시기 바랍니다.”라는 말로 시작하고는 빌라도가 예수님을 죽여야만 했던 이유를 세 가지로 설명하고, 마지막으로는 그 빌라도가 누구인가를 물었다. 신도들이 은혜를 받는 것이 확실하게 느껴졌다. “내가 바로 그 빌라도다.”라는 인식을 깊이 넣어주어야 했다.
설교가 끝나면서 예배도 마쳤다. 헌금도 없고 축도도 없다. 나중에 물어보니 헌금은 바깥에 헌금통이 있어서 교회당에 들어올 때에 그곳에 넣는다고 한다. 그래도 예배 시간에 축복하는 순서가 있어야 할 터인데, 그마저 없으니 헌금에 대한 인식이 너무 흐리지 않을까 걱정이 된다.
김바울 목사님이 전에 오셨을 때에 환자들을 위해 기도해 주시고 다리 짧은 사람들을 고쳐주셨기에 오늘도 사람들이 많이 나와서 기도해 달라고 한다. 나에게도 몇 사람이 와서 안수해 달라고 하여 일일이 안수해 주며 축복해 주었다. 그런 설교는 처음 들어보았다고 감사하다고 인사를 한다. 한 분은 희생(Sacrifice)이라는 말에 대하여 새롭게 깨닫게 되었노라고 감사하다고 인사를 하였다.
영어를 알아듣는 사람들이 좀 있는가 물어 보았더니, 러시아 말을 하는 사람들은 많이 있지만, 영어를 하는 사람들은 별로 없다고 한다. 방언이 다른 민족에게 이렇게 전도한다는 것이 기쁜 일이고, 하나님의 선하신 역사가 눈에 보이니 감격스러운 일이 아니겠는가!
그러다보니 좀 늦어져서 배도 출출해졌는데 세 목사만 좋은 식당에 가서 식사를 하였다. 좋은 음식으로 잘 먹어도 보통 50라리(미화로 30불) 정도가 나온다. 값이 싼 셈이다.
오후에는 82세 된 할머니가 편찮으시다고 심방을 와 달라고 하여 그 집에 갔다. 아드님이 교회에 와서 은혜를 많이 받고 이렇게 초청한 것이다. 방에 들어가니 할머니가 굉장히 반가워하시면서 침대에서 일어나 앉으신다. 자기가 젊었던 때의 이야기도 하고, 얼마 전에 병원에 갔더니 의사가 진찰을 해 보고는 자기에게 좀 어떠냐고 묻기에 “내는 괜찮다.”라고 대답을 했단다.
의사는 병세가 심각하다고 했는데, 자기는 괜찮다고 했으니, 의사와는 반대로 말한 것이지만, 나중엔 의사도 함께 맞장구를 치면서 “할머니는 아주 예쁘고 건강하십니다.”라고 말했다고 자랑을 하신다. 자기는 주님을 믿기에 조금도 걱정하지 않고 그렇게 말했는데, 의사도 동의해 주었으니 얼마나 좋은 일인가! 그러나 며느님은 감옥에 가 있다고 한다. 가난한 데에 덮쳐서 이런 우환도 있으니 딱하고 불쌍한 가정이다.
저녁에는 아젤바이잔 사람인 회교신자가 개종하여 이 교회에 다니고 있는데, 저녁에 그 집에서 심방 초청을 하였다고 한다. 집에 들어와서 잠깐 쉬고는 7시에 그의 집을 찾아갔다. 허름한 아파트에 3층까지 층계를 걸어서 올라가는데, 층계에 등이 하나도 없어서 캄캄하다. 그런데 휴대전화를 열어서 그 빛으로 층계를 밝혀서 올라간다.
들어가 보니 아파트라고는 해도 아주 크고 그 주인도 무역을 하여 잘 사는 사람 같았다. 14살 된 딸과 13살의 아들이 있다. 남편과 아들은 교회에 안 나왔고, 부인과 딸이 나와서 은혜를 받고 우리를 초청한 것이다. 정성껏 식사를 준비해 놓아서 잘 먹었다. 하루 세 끼를 포식을 하게 되니까 몸에는 안 좋을 것이다. 예수님을 잘 믿을 것을 권고하고, 이어서 김 목사님은 선교비의 자원을 마련하기 위하여 미국의 세탁소에서 옷들을 얻어다가 이곳에서 팔면 큰돈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하였다. 나는 너무 졸리고 피곤하여서, 실례가 되지만, 어쩔 수 없이 계속 졸기만 하였다.
이야기를 나누는 중에 두 번이나 정전이 되어서 캄캄하게 되었는데, 그때마다 휴대전화를 열어 그 빛으로 성냥과 양초를 찾아서 불을 켤 수 있었다. 남편은 젊고 건강하게 보이는 데도 몸에 병이 있다고 기도해 달라고 한다. 남편과 딸을 위해서 안수하면서 기도해 주었다.
자알 목사님은 오늘 내 설교에 큰 은혜를 받을 뿐 아니라 큰 충격도 받은 것 같다. 트빌리시에 가장 큰 개신교회는 오순절교회인데 미국 교단에서 100만 불을 들여서 건물을 구입하여 본부로 사용하는데, 오순절교회는 그 건물을 빌려 쓰고 있다고 한다.
신학교도 세워 놓았는데, 문제는 교수가 없다는 것이란다. 시작할 때에는 학생이 많았는데, 교수가 없으니까 수업이 부실하여졌고, 그래서 학생들이 좀 떨어졌다고 한다. 이 나라 사람들은 비교적 교육수준이 높은 편이라고 한다. 설교를 알아듣는다는 것은 그만큼 지적인 수준이 있다는 말이기도 하지 않은가! 어쩔 수 없는 환경으로 인해 여러 나라 말을 해야만 한다는 것도 지적인 수준을 끌어 올리는 요인이 되었을 것이다. 또한 역사가 오랜 나라이기에 세계에 자랑할 문화를 가지고 있는 문화 민족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