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축구공은 둥글다! 우리 인생도 둥급니다 ♧
2018 러시아 월드컵의 열기가 뜨겁습니다.
북미정상회담, 제7회 지방동시선거 등 국내외 빅뉴스로 한동안 무관심하고 냉담하던 월드컵이 본격 개막이 되면서 열화 같은 뜨거움이 살아납니다. 역시 월드컵은 축구공을 통해 지구촌이 하나가 되는 축제임을 실감나게 합니다.
이번 2018 월드컵 역시 시작부터 이변이 속출하기 시작합니다.
축구전문가들의 오랜 경험에 입각한 예리한 예상은 말할 것도 없고 지구상의 내놓으라 하는 도박사들의 배팅까지 무색하게 만드는 이변들이 여기저기서 속출하기 시작하는데 역시 스포츠 중에서 가장 이변이 많은 분야는 단연 이 축구라는 스포츠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그리고 잠시 생각해 보았습니다. 왜 이렇게 지구촌이 월드컵에 열광하는가?? 단 하나의 스포츠 종목으로 무려 한달 동안을 전 세계인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흥분하게 하고 열광하게 하고 때로는 행복하게, 때로는 절망하게 만드는 스포츠는 아마도 이 세상에서 유일하게 축구 하나뿐일 것입니다.
그렇다면 과연 축구가 갖는 스포츠로서의 매력은 어디에 있을까 생각해보니 일단 축구는 누구나 쉽게 접할 수 있는 운동이고 언제 어디서든지 쉽게 시작할 수 있을 정도로 여건이 그리 까다롭지 않다는 것입니다. 일단 공 하나만 있으면 시작할 수 있습니다. 축구공 하나만 가지면 혼자서도 놀 수 있고 또 두 명도 할 수도 있고 물론 여럿이면 더 즐겁게 즐길 수 있으며 보는 사람과 플레이를 하는 사람이 같이 하나가 될 수 있는 그런 운동이 축구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1조 3660억원 vs. 635억원!
이 숫자의 의미는 무엇일까요?
이 숫자는 2018년 러시아 월드컵에 참가한 팀 중에서 예선 C조에 속한 프랑스와 호주 선수들의 몸값을 합친 숫자입니다.
차이를 비교해 보니 무려 프랑스가 호주의 2150배입니다. 실로 어마어마한 차이입니다. 그런데 지난 주 경기는 세계 최고의 우승 예상팀 프랑스가 상대인 약체 호주에게 2대 1로 신승을 거두었습니다. 골리앗과 다윗의 싸움이지만 때론 예상을 깨고 다윗이 이기는 이변이 일어날 수 있는 의외 성이 많은 스포츠가 축구기 때문에 팬들은 열광합니다.
숫자 하나를 더 보겠습니다.
8,840억원 vs. 2,276억원 vs. 963억원?
여기에서 8,840억원은 남미축구의 강호 아르헨티나 선수들의 몸값을 합한 금액이고 2,276억원은 아르헨티나 발군의 스타인 리오넬 메시의 개인 몸값입니다. 그리고 나머지 963억원은 아르헨티나와 같은 조에 속한 아이슬란드 선수들의 전체 몸값을 합한 금액입니다. 재미있는 것은 아르헨티나 간판스타 메시의 개인 몸값이 아이슬란드 전체 선수들의 몸값을 훨씬 상회함은 물론 심지어 두 배 이상이라는 숫자의 의미가 무색할 정도로 이번 월드컵 예선전의 경기 결과는 예상을 뒤엎고 1:1 무승부의 극적인 드라마를 연출했습니다. 이것이 이변의 대명사 축구의 매력인 것 같습니다.
그러면 왜 이런 매력적인 이변이 축구에서 유독 많이 일어나는지 생각해봅니다.
축구 전문가들은 이런 현상을 두고 <축구공은 둥글다>라는 말로 대변합니다.
<축구공은 둥글다>는 말은 흔히 스포츠에서 이변이 일어날 수 있음을 뜻하는 말로 통용되고 있습니다.
이제는 너무나 유명해져서 입버릇처럼 이 말은 1954년 스위스 월드컵에서 그 유래를 찾을 수 있습니다. 당시 축구로 세계를 호령하던 팀은 헝가리였습니다. 한국동란 후 처녀 출전한 대한민국은 당시 세계 최강 헝가리를 맞아 9:0이라는 처참한 스코어로 치욕적인 패배를 맛보게 됩니다. 당시에 서독도 예외는 아니어서 3:8로 예선전에서 헝가리에 대패하게 됩니다. 그런 서독이 결승에서 헝가리를 다시 만나게 되는데 결승전이 열리기 전에 기자 인터뷰를 하게 된 서독의 <제프 헤어 베어거> 감독은 유명한 말을 남기게 되는데 그 말이 바로 “공은 둥글고 축구는 90분간 계속된다” 입니다. 그리고 결국 서독은 헝가리를 3:2로 꺾고 우승을 차지하는 대파란을 일으키며 이후에 스포츠에서 이변을 말할 때 단골로 “축구공은 둥글다”라는 이 말을 하게 됩니다.
이 <축구공은 둥글다>는 말은 이제는 축구의 정석처럼 통용되는 말로 자리매김했고 세월이 흘러 이번 2018 러시아 월드컵에서 여지없이 이변의 상황이 여기저기서 속출하고 있습니다. 팬들은 광분합니다. 예상을 뒤엎고 이긴 팀들의 팬들은 이겨서 광분하고 당연히 이길 게임을 어이없게 지게 된 팀들의 팬들은 실망과 분노로 광분을 합니다. 과연 축구공이 둥글다는 게 맞습니다..
그런데 과연 축구공이 정말 둥글까요?
정작 축구공은 완전히 둥글지 않다고 합니다.
1970년도에 처음 공인구로 만들어진 월드컵 축구공은 정육각형 20개 정오각형 12개로 이루어진 32면체의 도형입니다. 이 32면체의 월드컵 공인구는 1994년 퀘스트라, 2002년 피버노바라는 이름으로 유지되어 오다가 2006년 독일월드컵에서 팀가이스트라는 이름의 14개조각의 공인구로 변모했고 2010년에는 ‘축하하다’의 의미인 자불라니라는 이름으로 새롭게 탄생했습니다. 하나의 공을 이루고 있는 조각의 수도 14개 조각에서 8개로 줄어들어 거의 완벽에 가까운 둥근 모양을 갖추었습니다.
이렇게 공을 둥글게 만드는 작업을 지속하는 이유는 공이 둥글수록 원하는 곳으로 보낼 확률이 높아진다는 하니 <축구공은 둥글다>는 말의 뜻인 이변을 경기에서 가능한 줄이겠다는 장인들의 제작의도가 아닐까라는 해석을 달아 보기도 합니다.
월드컵 축구에 열광하며 축구공이 둥글다는 말의 의미를 새겨보면서 우리의 삶을 한 번 들여다 보게 됩니다.
가만히 들여다보면 우리의 삶도 축구공처럼 둥근 것 같습니다. 우리가 살아가는 삶은 때론 예상과 다르게 흘러갈 때가 너무나도 많습니다. 그래서 좌절하기도 하고 또 어떤 때는 기대 밖의 좋은 결과로 놀라고 흥분하기도 합니다.
인간의 삶의 패턴을 연구한 동양의 철학에서는 사람은 태어나면서 이미 정해진 운명을 함께 가지고 태어난다는 운명론을 이야기 합니다. 어찌 보면 탄생의 시작부터 참 맥이 빠지는 말일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축구공이 둥글 듯이 우리의 삶도 둥글기에 우리의 노력과 도전으로 그 삶의 방향을 때론 바꿀 수 있는 이변들이 속속히 연출되는 것을 보게 됩니다. 그래서 우리가 사는 삶도 때로는 이변으로 힘들기도 하지만 오히려 이변으로 행복할 수도 있습니다.
축구장이라는 일정한 공간 안에서 놀라운 이변들이 일어나듯이 단 한 번 주어지는 인생이라는 정해진 시간과 공간 안에서 우린 또 변화무쌍하고 다양한 이변들을 연출하면서 그 가운데 희로애락의 정을 느끼고 부대끼며 살아가는 삶이 아닌가 월드컵을 보면서 문득 든 생각을 나눠보는 월요일 아침입니다.
코칭으로 아름다운 동행 대표 최준영 장로
http://evergreenhill.modoo.a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