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요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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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프리데리크 이브 자네와 아니에르노의 대담집으로, 자네의 질문을 통해 아니에르노는 자신의 글쓰기 형식을 돌아보고, 글쓰기에 관한 가치관을 드러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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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니 에르노의 소설로, 열두 살 때 노동계층 부모와 기독교 사립학교(부르주아 계층) 사이의 간극을 체험하고 존재의 불편함을 느꼈던 원체험, 즉 기억에 각인되어 영향을 받게 되는 어린 시절의 체험에 대한 회고이다. <단순한 열정>을 발표한 후 한동안 윤리적 논란에 휩싸였을 때 자전적 서사 그 이상을 제시함으로써 모든 논란을 잠재우고 작가로서 일대 전환을 이루어낸 작품이다.
[작가 설명]
아니에르노 : 2022년 노벨문학상 수상자이다. 아니에르노의 문학은 모두 자전적 소설로, 오직 자신이 경험한 것만을 서술하겠다는 원칙 하에 작업한다. 그녀의 글쓰기의 목적은 기억을 있는 그대로 서술하는 것 이외에는 없다. 그녀 스스로의 인류학자가 되겠다는 것, 스스로를 글쓰기의 제단에 제물로 바치겠다는 것, 그 순간 자신을 엄습하는 어떤 기억들에 대해서도 추억의 이미지를 덧씌우지 않는다는 것.
[나의 생각]
아니에르노의 자전적 소설 ‘부끄러움’의 독서 경험은 내게 큰 충격이었다. 충격의 원인에는 2가지가 존재하는데, 하나는 글의 내용에 대해서, 하나는 글쓰기 자체에 대해서이다. 아니에르노는 이전에 작가들이 의도적으로 무시하거나, 혹은 경시해 아직까지 문학에 드러나지 않은 것을 포착하고 아주 사실적인 글쓰기로 풀어낸다는 점에서 차이점을 띤다. 언뜻 봐서는 그녀가 작품에서 다루는 소재가 특징적이라 여겨질 수 있다. 아니에르노 등장 전에는 어떤 프랑스 소설에서도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현대 하층 노동계급이 어떤 생활방식, 언어습관을 갖으며 어떤 표현을 사용하는지 자세히 보여주는 문학이 없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내게 더 인상깊게 다가왔던 것은 그녀의 사고방식과 그것을 드러내는 글쓰기 자체였다. 이러한 이유로 ‘칼같은 글쓰기’를 읽게 되었고, 그녀의 글쓰기를 분석하면서 그녀가 내게 가져다준 변화를 고찰해보고자한다.
아니 에르노는 우리가 의식하지 않고 그냥 지나가는 생각으로 했던 것을 놓치지않고 의식적인 단계에서 탐구하고 분석한다. 예를 들면, 아버지가 자신의 어머니를 죽이려한 충격적 사건을 서술하고 나서, 직후에 그 사건을 적어내릴 용기를 내기 전과 후에 일어난 찰나의 생각의 변화를 서술하는 부분이 있었다. 그 부분에서 에르노는 무의식 속에서 그 장면을 글이라는 명시적인 매체로 드러내는 것은 징벌을 야기하는 금지된 행위로 여겨졌어서, 이후 어떤 글이든 더 이상 쓸 수 없게 될 것이라 생각했었다고 말하지만, 곧이어 이전처럼 여전히 글을 쓸 수 있다는 것을 인지한 동시에 모든 글은 가장 극적인 것을 포함한 어떤 행위도 정상적인 것처럼 만들어버린다는 깨달았음을 한 문단 안에 서술한다.
에르노의 글을 읽으면서 그녀의 사고의 흐름에 공감이 되는 부분이 많았다. 오히려 이것은 당연한건데, 위에서 언급한 것과 같이 트라우마가 있는 경험에 대해 글을 쓴다는게 꺼려지는 것은 보편적인 일이기 때문이다. 다만 굳이 그 생각을 하는 과정을 구체적으로 설명할 필요성을 못 느껴 모두가 그저 그냥 넘어갔을 뿐이다.
‘부끄러움’을 읽기 전엔 나도 당연히 그래왔고, 그러한 사람만 만나왔었다. 그래서 내 생각을 분석해본다는 생각을 에르노의 글을 통해 처음으로 해볼 수 있었다. 스쳐 지나간 느낌을 다시 붙잡아와서, 그 느낌의 원인을 분석하며 생각이라는 형태로 구체화해봤다. 이후 나에게서 확장해 다른 사람의 글로부터 동일한 분석을 해보기 시작했고, 궁극적으로 다른 사람의 심리 분석을 하는 수준이 높아지게 되었다.(라고 느낀다….)
이 시점에서 들뢰즈의 차이의 철학을 떠올려볼 수 있다. 우리는 충격을 받을 때에만 새로운 주체성으로 거듭날 수 있다. 이미 알던 것만을 반복경험하면 새로운 주체성의 형성이 불가능하다. 그러나 물리적 경험으로 충격을 받는 데는 한계가 있는 반면 문학을 읽는 것은 새로운 것에 계속적으로 부딪혀보기에 더없이 좋은 수단이다.
따라서 나는 프랑스 문화예술 마케터로서, 프랑스 문학에서 그 ‘충격’을 줄 수 있는 요소를 찾아내어 사람들에게 소개해줌으로써 그들이 새로운 주체성으로 거듭날 수 있도록 기여하는 사람이 되기를 희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