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후에 비가 예고된 이날
우산을 챙겨오지 않았던 터라
걸을 동안은 비가 오지 않길 바라며
출발해 봅니다
고개를 떨군 연잎들의 군데군데
개구리밥으로 도포된 수면이
녹색 카펫처럼 보이네요~
지난주보다 카펫이 더 잘 보입니다~
오늘 제가 관찰하고 싶었던 나무,
모감주나무입니다
연꽃 군락지가 있는 목교를 건너
가운데 넓은 공간의 조형물 뒤에
식재되어 있는데요~
6~7월
다른 나무들은 잎이 푸르러지는데
모감주나무는 그제야 노란 꽃을 피운다고 하네요~
영어명으로는 골든레인트리 (Golden rain tree)
황금비가 쏟아진다는 뜻인데요
개인적으로는
불꽃놀이 속의 작은 불꽃들처럼
팡팡 피어오르는 모습이 아름다웠습니다
꽃이 지고 나면
세모꼴 초롱 모양의 열매가 달리고
가을이 되면 위와 같이 된답니다
어우.. 계속 올려다봤더니
목 아프네요..
떨어진 씨방은 없을까 해서
땅쪽을 살펴보니 역시나 많이 떨어져 있었습니다~
아직은 큰 바람이 불지 않았는지
씨방이 다 분리되지 않은 것들이 많았어요~
열어보니 새까만 씨앗이 나오네요~
이 씨앗은 스님의 염주로도 쓰였다고 해요~
그래서 모감주나무를
염주나무로 불렀다고도 하네요~
모감주나무의 열매 또한
금강자(金剛子)라는 다른 이름이 있다는데요
금강이라는 말은 금강석의
단단하고 변치 않은 특성을 뜻하기도 하고
불가에서는 도를 깨우치고 지덕이 굳으며
단단하여 모든 번뇌를 깨뜨릴 수 있음을
표현한 것이라 합니다~
그래서 다른 나무의 열매보다도
모감주나무의 열매를 만든 염주는
큰스님들이 주로 지닐만큼 귀했다고 하네요!
고려사에도 기록될 만큼 왕실에서도 사용한
귀중한 염주 재료 모감주나무!
이 단단한 씨앗으로
어떻게 염주를 만들었을까요?
경안천생태공원에 오시면
알려드리겠습니다~ㅎㅎ
충남 안면도 승언리에는
500여 그루의 모감주 군락이 있는데요
이곳의 모감주나무는 중국의 산동반도에서
씨앗이 파도를 타고 건너와
자란 것으로 알려져 있다죠~
바람과 파도를 잘 타기 위해
생긴 모감주 씨방과 씨앗,
나무의 번식력에 감탄했습니다!
지난 2018년 평양에서
남북정상회담이 개최되었을 때
문재인 대통령이 우리나라에서 가져간 모감주나무를
북한의 백화원 영빈관 앞에 식재했죠~
역사적인 순간에 모감주를 택한
이유가 있다는데요~
바로 모감주의 나무말 번영,
꽃말 자유로운 마음이라는
긍정적인 의미를 가지고 있어서라고 합니다~
남북이 자유롭게 마음을 나누고
함께 번영했으면 하는
바람을 담지 않았을까 합니다
꽃 사진을 찾다가 발견했습니다
작년 동료 선생님께서 알려주셨던 장면ㅎㅎ
저는 새까맣게 잊고
꼭 첨 보듯이 모감주나무를
모니터링했네요 ㅠㅠ
끝내 꽃 사진은 찍지 못한 것 같습니다
현재 모감주나무의 인공새집은 비어있겠지만
내년 봄에는 또 다른 친구들이 알을 낳겠지요?
경안천습지생태공원의 황금 꽃비도
내년을 기약해 보겠습니다!
이제 다시 길을 가봅니다
금개구리를 보러 가야죠!
선녀벌레일까요?
낙상홍인 줄 알았는데
찔레나무 같습니다~
작은 새들이 좋아하는 나무라죠~
천적으로부터 숨을 수 있는 안락한 쉼터와
풍부한 먹이를 제공하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붉은머리오목눈이 이외에 참새와 박새,
노랑턱멧새, 쑥새 따위의
작은 새들을 볼 수 있게 해주는 나무라네요~
두 번째 목교에 들어서니
갈대들이 광활하게 펼쳐집니다
비가 제법 내리기 시작합니다
동료 선생님께서
오늘은 금개구리가 많다고 하셨는데
비가 내리니 스물 걱정이 되었더랬죠~
목교가 끝나는 시점
다행히 제법 큰 친구 한 마리를 찾았습니다
큰 잎을 이용해
비를 피하고 있는 듯 해요~
개구리밥을 몸위에 올리고 있는
모습이 너무 귀여워요~
두 마리를 더 찾았네요~
어린이가 있는 가족들께
소개를 해드렸습니다
우와 우와~를 연발하며
개구리 찾기 삼매경에 빠진
모습을 보니 마음이 흐뭇해지네요~
그 모습을 뒤로하고 걷습니다
멀리서 들려오는 소리를 들으니
저보다 많이 찾으신 모양입니다~
세 번째 목교는 마름이 많은 곳이에요~
마름은 부레옥잠처럼 잎자루에
공기 주머니가 있어서
물 위에 뜰 수 있죠~
가끔은 이 마름 잎 위에
금개구리가 앉아있기도 하니
잘 살펴보세요~
부들이 있는 곳입니다
저 소세지 모양 덕분에
부들을 쉽게 알아볼 수 있지요~
그래서 저는 저 소세지 모양에게
항상 감사하고 있습니다 ㅎㅎ
토종 우렁이는 새끼를 낳고
서양 우렁이는 이렇게 알을 낳는다죠~
그래서 번식력이 월등하다는데요~
올해는 우렁이 알이 많이 보이진 않네요~
다행이랄까요~
우렁이가 너무 많으면
벼도 갉아먹는다니 말이에요~
갈대하고는 조금 다른 거 같아요
달뿌리 풀일까요?
알려주셔요~ ㅎㅎ
비가 무겁게 쏟아지네요!
점점 몸이 젖는 게 느껴집니다~
하는 수없이 오던 길로 되돌아옵니다
돌아오는 길에 새소리가
어지럽게 들립니다~
목교를 사이에 두고 빠르게 날아다니네요~
부들 속에 먹을 것들이 많나 봅니다
참새 같죠?
(생쥐 꼴인데도 영상을 촬영하다니..)
항상 힐끔 보는 곳입니다
이곳에서 금개구리 두 마리를 봤었거든요~
비가 안 오면 물이 마르고 흐려지는 곳이라
걱정했었는데요
이 비로 시원하게 지내길 바랍니다
아님 다른 곳으로 갔길!
청소년기 이후로
맨몸으로 비를 맞은적이 없는데
오늘 이렇게 맞고 다니네요 ㅎㅎ
비 오는 경안천습지공원 운치 있죠?
이제 꽃범의 꼬리도 다 떨어져가요~
나비랑 벌들이 많이 날아왔었는데..
이제 정말 가을인가 봐요!
비가 와서 다 돌지못해 아쉬웠지만
행복한 경안천습지생태공원 모니터링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