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님 소감
박하윤 엄마
다른 논술 학원과는 다르게 6개월 안에 아이의 글쓰기 습관을 잡아준다는 학원이 있다고 했다. 보통의 학원은 한번 시작하면 언제 끝날지 모르는 커리큘럼과 정확하지 않은 피드백에 의구심 그득하며 ‘전문가니깐 잘하시겠지...’ 라는 마음으로 보냈었다. 하지만 이번은 느낌이 달랐다. 바로 이거라 생각하고 듣자마자 학원에 문의를 했다. 대기가 워낙 많다고 해서 설마 하는 마음으로 연락했는데, 이것은 하늘이 주신 기회임에 틀임없었다. 마침 취소한 자리가 2자리가 있다고 하셨고, 그 시간이 다른 학원과 겹치긴 했지만 어떻게든 바꿔서 들어가고 싶었다. 이렇게 좋은 기회를 혼자 갖기 아까와서 하윤이 친구엄마에게 물어보았더니, 흥쾌히 같이 하자고 하셨다. 이렇게 시작된 6개월의 여정이였다.
첫 시간은 부모참관수업이였다. 2시간동안 진행된 훈장님스타일의 선생님의 말씀에 빨려들었다. 내가 학생이 되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은 시간이였다. 아이들의 자세부터 꼼꼼하게 봐주시고, 공부해야하는 이유, 살아가는 방법, 책읽는 습관뿐만 아니라 공부하는 방법에 대해서 여러가지 사례를 들어가며 이야기해주셨다. 이 말씀이 나뿐 아니라 이 아이들의 귀과 머리, 삶 속에 스며들기를 바라며 6개월을 보내게 되었다.
수업에 참여하는 딸 아이도 같은 마음일까? 하고 살짝 물어보았다. 조금은 옛 스러운 스타일에 반감을 가질 수도 있을 거라는 조심스러운 생각이였다. 하지만 나와 뜻이 같았다. 선생님을 스승님이라고 부르며 수업에 참여하며 책을 대하는 태도와, 삶을 대하는 자세가 조금씩 바뀌어가고 있음을 느꼈다. 생활문, 설명문, 편지글, 기행문 등의 다양한 글쓰기를 그 형식에 맞게 조리있고 재미있으며 자세히 그리고 꽤 많이 쓰는 모습을 보며 행복했다. 노트를 통해 보게 되는 많은 시들이 참 좋았다. 어쩜 이런 시들을 선택하셨을까 싶었다. 그런 시들을 내가 시키면 절대 외우지 않을 아이가, 술술 외운다. 매주 읽은 책 권수를 체크하시고 국어사전의 쉬운단어 찾기 숙제를 해야하기 때문에 그렇게 국어사전을 주며 하라고 해도 안하던 사전을 찾는 아이의 모습을 보며 나의 선택이 절대 틀리지 않음을 느꼈다.
나는 첫 시간에 선생님의 수업에 반해서 무리한 부탁을 드렸었다. 그리고 감사하게도 선생님께서 꽤 많은 시간의 참관의 기회를 주셨고, 그렇게 해서 아이들과 같이 수업을 받았던 시간이 지금도 참 좋았다. 내가 저 아이들이였으면, 내 삶이 더 좋아졌을 것이라는 생각과 함께 부러웠다. 바른 자세와 예의바른 태도로 2시간의 수업시간에 흐트러짐 없이 공부하는 모습을 보며, 성공할 아이들의 어릴 적 모습을 보는 것 같아 행복했고, 이렇게 아이들을 이끌어 주시는 선생님의 카리스마가 부러웠다.
딸 아이가 쓴 어머니와 아버지의 설명문을 읽으며 입이 딱 벌어졌었다. 글을 좀처럼 보여주지 않는 아이인데, 댓글을 받아가야한다면서 식탁위에 올려놓고 ‘댓글 써줘’라고 말하며 자신의 노트를 놓고 가길래 무슨 일인가 했었다. 그렇게 읽어 내려간 나에 대한 설명은, 12년동안 나와 함께 한 아이에게 비춰진 내 모습을 거울보듯 보게 되며 웃고, 우는 감동적인 시간이였다. ‘글이 사람을 이렇게 감동시키는 구나’라며 글쓰기의 중요성을 다시한번 느낄 수 있었다.
어느덧 6개월의 시간이 지나, 졸업을 하게 되는 시점이 왔다. 나도 아이도 아쉬운 이 시간이지만, 선생님께서 알려주신 공부의 태도와 삶에 대한 태도를 가슴깊이 새겨 훌륭한 사람이 되어 선생님께 보답하는 길이 앞으로의 숙제일 것이다. 남은 여생을 본인이 좋아하시는 일을 하는 것이 좋으시다며, 좋은 조건 다 마다하시고 아이들을 위해 열정적으로 가르침을 쉬지 않으시는 선생님의 모습을 보며 내 자신도 돌아보게되었다. 좋아하는 일, 잘하는 일을 하며 사는 그 모습이 참 부러웠다. 수업시간에 아이들에게 많은 글을 소개해주시고, 좋은 이야기를 들려주시고, 그동안 접해보지 못했던 글쓰는 비법을 공개해주시며 첨삭까지 꼼꼼하게 해주시는 선생님의 알찬 수업을 받을 다음 아이들이 또 부러웠다.
스승이란 말을 요즘은 잘 쓰지 않지만, 이현세 선생님은 스승님이 분명하다. 공부의 방법뿐만 아니라 삶에 대한 태도를 알려주신 이현세 스승님, 정말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