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성을 아끼는 마음과 군주 앞에서도 주눅 들지 않는 당당함. 사람의 본성이 선하다는 신념을 가진 성인(聖人)으로 조선 선비들에게 사랑받은 맹자. 오늘날의 시각에서도 맹자를 성인이라 부를 수 있을까.
신간 '맹자 유감'(메디치)는 한문학자 김재욱이 '맹자' 의 주요 구절을 다시 읽으며, 맹자를 무조건 본받아야할 이상적 성인으로 떠받드는 관습에 정면으로 문제를 제기한 책이다.
저자는 오늘날 한국 사회를 괴롭히는 노동 천시와 직업 차별, 나이만 앞세우는 권위주의, 실패를 개인의 노력 부족으로 돌리는 '하면 된다'는 사고방식의 뿌리에 낡은 유학적 사고가 깊게 드리워져 있다고 지적한다.
맹자를 성인의 반열에 고정시킨 채 비판없이 받아들여온 태도자체가 이러한 문제를 재생산해왔다는 것이다. 책은 맹자의 '왕도정치'를 현실과 괴리된 이상론으로 규정한다. 특히 군주가 현실적인 해법을 묻는 상황에서도 자신의 이상만을 되풀이하며 대화를 조율하지 못했던 태도가, 그가 정치적으로 실패한 진짜 이유였다고 분석한다.
https://www.newsis.com/view/NISX20260114_0003476587
목차
책을 펴내며: 《맹자》를 비판적으로 읽는 이유
1부 내 마음대로의 진실
1. 상대가 듣고 싶은 답에는 관심이 없다: 현실을 외면한 이상론
인자무적仁者無敵 “어진 이에게는 대적할 사람이 없다.”
칼을 든 상대에게 몽둥이를 권하는 격
2. 나는 기쁘다, 너희가 나를 못 알아봤을 뿐: 자기 위안의 논리
불원천不怨天, 불우인不尤人 “하늘을 원망하지 않으며, 사람을 탓하지 않는다.”
세상엔 나만 있는 게 아니다
3. 세상에 미련 없는 척: 위선적 태도와 자기중심성
사성소인야士誠小人也 “내가 진짜 소인이다.”
진짜 소인은 맹자다
4. 백성보다 자존심이 먼저다: 소신을 위한 원칙 고수
왕기자枉己者, 미유능직인자야未有能\直人者也 “자기를 굽히는 사람이 남을 곧게 펴는 경우는 아직 없었어.”
유학의 악습부터 버려야 한다
5. 하늘의 뜻으로 포장된 실패: 운명론적 책임 회피
불우노후不遇魯侯, 천야天也 “노나라 왕을 만나지 못한 것은 하늘의 뜻이다.”
하늘을 신으로 여긴 맹자 | 하늘과는 전혀 관계가 없다
◆ ‘맹모삼천’은 거짓말이다?
6. 하면 된다는 독선: 실패의 모든 책임을 개인에게
순천자존順天者存, 역천자망逆天者亡 “하늘을 따르는 자는 보존되고, 하늘을 거역하는 자는 망한다.”
하면 된다고 말하지 마라
◆ 문왕에 대하여
7. 다음 날 온 제자에게 화를 내다: 속 좁은 어른의 질책
자역래견아호子亦來見我乎 “자네도 나를 찾아왔는가?”
요즘 어른들은 예의가 없다
◆ 선생에 대하여
2부 선 긋기의 기술
8. 나이가 전부는 아니다: 무례한 권위주의
향당막여치鄕黨莫如齒 “마을에서는 나이만 한 것이 없다.”
‘향당막여치’는 격언이 아니다
9. 싫으니 말을 섞지 않는다: 예를 핑계로 한 감정 표출
아욕행례我欲行禮 “나는 예를 행하려 했다.”
나는 조기의 주석에 동의한다
맹자 같은 어른은 되지 않아야
◆ 《맹자》에 나오는 폐인과 폐신
10. 누워서 손님 맞기: 예의를 통한 관계 단절의 억지
자절장자호子絶長者乎, 장자절자호長者絶子乎 “당신이 나를 끊는 겁니까? 아니면 내가 당신을 끊은 겁니까?”
관계를 단절한 사람은 맹자다
◆ 알아두면 좋은 인물들
11. 충고는 남에게 맡기고 나는 빠진다: 이기적인 간섭과 회피
아무관수我無官守, 아무언책야我無言責也 “나는 관직도 없고, 충고할 책임도 없다.”
말하지 않아도 세상은 잘 돌아간다
◆ 간관에 대하여
12. 관 만드는 자에게 죄를 묻다: 직업 차별의 논리
술불가불신야術不可不愼也 “직업은 신중하게 선택해야 한다.”
직업에는 선악이 없다
◆ 유학자를 비판했던 조선시대의 학자
13. 딸은 시집가야 한다는 낡은 믿음: 여성 차별의 구조
여자女子, 생이원위지유가生而願爲之有家 “딸이 태어나면 남편이 있기를 바란다.”
결혼은 자녀의 일이다.
3부 앎은 어떻게 폭력이 되는가
14. 물은 아래로 흐르는데 사람은 왜 악한가: 성선설의 허점
인무유불선人無有不善, 수무유불하水無有不下 “사람은 불선한 사람이 없으며, 물은 아래로 흐르지 않는 것이 없습니다.”
고자의 설이 더 합리적이다
◆ 순자에 대하여
15. 나의 정답만 옳다: 비판이 삭제된 유교 도그마
자귀이구지子歸而求之, 유여사有餘師 “당신이 귀국해서 찾아보면 저 말고도 다른 스승이 있을 겁니다.”
맹목적인 생각은 어디에서 비롯되었나
◆ 오확에 대하여
16. 대인과 소인의 거짓 구분: 노동 천시의 뿌리
유대인지사有大人之事, 유소인지사有小人之事 “대인의 일이 있고, 소인의 일이 있다.”
유학이 뿌려놓은 잘못된 고정관념
◆ 전국시대의 사상가들
17. 인을 행한 밥값: 무위도식의 합리화
사지호食志乎, 사공호食功乎 “뜻을 살펴보고 먹여주는가? 공로를 살펴보고 먹여주는가?”
맹자는 얻어먹을 만한 일을 하지 않았다
◆ 태평성대의 세 성군
18. 전쟁 앞에서 인을 외치다: 비현실적 이상론의 폭력
제초수대齊楚雖大, 하외언何畏焉 “제나라·초나라는 비록 크지만, 두려워할 게 뭐 있겠나.”
사랑과 정의의 탈을 쓴 폭력
19. 내가 전쟁을 부추겼다고는 말하지 마: 교활한 양비론
연가벌여燕可伐與 “연나라를 칠 수 있을까요?”
맹자는 교활하고 비겁했다
20. 국민 뒤에 숨어서: 다수의 의견으로 책임을 피하다
국인살지國人殺之 “나라 사람들이 죽였다.”
하나 마나 한 소리
정치 혐오가 국민의 뜻일 수도 있다
◆ 제선왕과 직하의 학자들
◆ 제선왕을 깨우쳐 준 왕두
부록: 맹자와 《맹자》
명확하지 않은 맹자의 생애 | 지은이가 밝혀지지 않은 《맹자》 | 맹자의 왕도정치와 성선설 | 맹자 이후 현재까지 | 비판하고, 생각해 보기 위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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