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깝고도 먼 이웃 일본(日本/Japan)
5. 신기한 민속 마을 지다이무라(時代村)
이번 일본여행 중 즐거웠던 것 중 한 가지가 민속촌의 ‘오이란 쇼’였다.
일본 에도(江戶:17세기)시대의 마을을 재현한 우리나라 용인민속촌 격인 지다이무라(時代村)는 여러 가지 볼거리, 체험거리들이 많았는데 그중에서 ‘오이란 쇼’와 ‘닌자(忍者) 유령집’을 소개해 본다.
<1> 오이란 쇼
쇼군(將軍)과 게이샤(藝者) / 게이샤들의 전통무용 / 지다이무라(時代村)
‘오이란 쇼’는 에도(江戶)시대 유곽(遊廓)의 모습으로, 일본 기생인 게이샤(藝者) 오이란과 쇼군(將軍)의 사랑 이야기인데 코믹하게 엮어서 공연 내내 폭소를 자아내게 한다.
등장인물은 화려한 전통복장의 게이샤 오이란과 두 명의 어린 수습 게이샤, 관객 중에서 선정한 쇼군(將軍)을 등장시키고 코믹한 스토리를 전개한다. 먼저 화려한 일본 전통무용을 선보인 후 한국관광객 중에서 40대 남성 한 명을 선정하여 쇼군(將軍)으로 분장시키고 코믹한 스토리를 전개하는데 진행자는 토막 한국어, 영어 그리고 일본어를 섞어 진행하는데 제법 웃긴다.
진행자는 50대의 여성으로 앞은 대머리이고 뒷머리를 올려 상투를 튼 일본 남성 고유의 변발(촌마게/丁髷/ちょんまげ)에 목욕할 때 입는 유카다(浴衣)를 걸친 모습으로, 옷차림 자체가 웃긴다.
게이샤와 쇼군 사이에서 술잔을 주고받으며 수작이 끝나면 쇼군과 기생들의 게임이 시작된다.
첫 번째 게임은 짱껨뽕(가위ㆍ바ㆍ위보) 게임으로, 손으로 하는 대신 몸짓으로 표현하는데 일어서서 가위는 호랑이 흉내, 바위(주먹)는 사무라이 흉내, 보(보자기)는 할머니 흉내인데 제법 웃긴다.
두 번째 게임은 부채로 목표물 넘어뜨리기 게임....
진행자가 목표물을 코앞에 놓고 부채를 던져 넘어뜨리는 시범을 보이고, 쇼군에게 부채를 넘겨주는데 목표물을 훨씬 멀리 놓는다. 성공하면 커다란 선물을 주겠다고 하며 기회는 단 세 번....
쇼군이 부채를 힘껏 던지지만 팔랑거리며 중간에 곤두박질... 두 번을 실패하자.... 목표물 거리를 조정하겠다며 쇼군 코앞에 가져다 놓는다. 마침내 쇼군이 성공하는데 상품은 사탕 한 알... ㅎ
이후, 게이샤들의 화려한 전통무용으로 쇼를 끝마치는데 쇼가 끝나면 입장할 때 나누어 준 작은 종이에 동전을 싸서 무대 위로 던지는데 에도(江戶)시대부터 전해져 내려오는 전통이란다.
<2> 닌자(忍者) 유령의 집
우리에게 잘 알려진 일본 에도시대의 암살조직 닌자(忍者)는 이야기로 듣거나 책에서 보았는데 이곳 민속 마을 지다이무라(時代村)에서는 닌자(忍者)들의 쇼(칼쓰기, 표창던지기 등)도 볼 수 있고 그들이 살던 비밀의 집도 들어가 체험할 수 있다.
그다지 크지도 않은, 평범한 시골집처럼 보이는 닌자의 집은 들어가면 엄청나게 복잡한 미로와 함정투성이 집이다. 꼬불꼬불한 좁고 어두컴컴한 복도, 빙글빙글 돌아가는 계단, 곳곳에 감쪽같이 숨겨져 있는 비밀 문과 느닷없이 튀어나오는 숨겨진 비밀 무기들, 비스듬한 복도 가운데에는 빙글빙글 돌아가는 원형 판이 두 개 연이어 있어 통과하기가 쉽지 않다.
닌자 마을에는 모두 이런 집들만 있었다니 아무리 훈련이 잘 된 사무라이(侍)들도 닌자(忍者) 마을에서는 힘을 못 썼다고... 결국, 돈을 주고 닌자들을 이용하여 청부살인 등을 하였다고 한다.
<3> 닌자(忍者/にんじゃ) 이야기
닌자들의 활동 모습 / 수리검(표창) / 수갑구(手甲鉤)
사슬낫(鎖鎌) / 쿠나이(다용도 검) / 닌자들의 무기모음
닌자(忍者)는 가마쿠라(鎌倉/12세기)시대부터 에도(江戶/19세기) 시대에 이르기까지, 일본의 쇼군(將軍/大名)이나 영주에 소속되거나 독립하여 첩보활동, 파괴활동, 침투전술, 음모, 암살 등을 일삼았던 사람들이다. 그들의 악명(惡名)은 일본 국내에서뿐만 아니라 세계적으로도 잘 알려져 만화나 게임으로도 나왔다. 이들은 변장과 은신, 암살, 교란, 침투 등의 달인들로, 자신들의 모습을 숨기기 위해 얼굴에 가면, 복면, 인피면구(人皮面具) 등을 쓰거나 검은 옷으로 변장했다.
<人皮面具(인피면구)-다른 사람의 얼굴 가죽을 벗겨 자신의 얼굴에 뒤집어쓰는 것>
*인피면구는 중국 무협소설에도 등장하는데 사람 얼굴모양의 탈을 만들어 얼굴에 쓰는 변장술로, 서양에서도 유행.
이들이 사용한 무기는 수리검(手裏劍: 십자 또는 봉 형태의 표창), 쇄겸(鎖鎌: 사슬낫), 만력쇄(萬力鎖: 추가 달린 사슬무기), 바람총(독침을 입으로 부는 총) 등을 다룰 뿐 아니라 미혼향(迷混香: 마취제)을 사용하기도 하였다고 한다. 닌자(忍者)들의 가장 큰 덕목은 자신의 정체를 드러내지 않고 임무를 완수하는 것이므로, 복면을 쓰고 다니고 만약 들키면 비밀을 적에게 발설하지 않기 위해서 스스로 혀를 깨물고 자결을 하거나 스스로 물에 빠져 자살하며 비밀을 지켰다고 한다.
이들은 대체로 원래는 쇼군(將軍) 수하 검술(劍術)의 고수 사무라이(侍)들로, 주군이 죽으면 떠돌이 낭인(浪人)이 되었는데 이들은 절대로 다른 쇼군은 모시지 않고 산속에 숨어들어 살다가 청부 살인을 직업으로 하는 닌자(忍者)가 되었다고 한다. 초기에는 쇼군(將軍)들이 이들을 없애버리려고 사무라이(侍)들을 파견했으나 실패하자 오히려 이들을 이용하여 돈을 주고 적장들을 암살하거나 비밀정보를 입수하는 수단으로 이용하였다고 한다. 따라서 많은 부(富)를 쌓게 된 이들은 전국 곳곳의 은밀한 산속에 마을들을 형성하게 되었다. 닌자(忍者) 사회도 철저한 계급사회였다고 하는데 마을의 우두머리는 죠닌(上忍), 그 아래로 쥬닌(中忍), 게닌(下忍)...
이들의 마을은 일본열도에 골고루 분포되어 있었는데 나뭇잎 마을, 바람 마을, 모래 마을, 안개 마을, 바위 마을, 구름 마을, 폭포 마을, 아지랑이 마을, 자물쇠 마을... 등등
닌자는 이제 일본의 공상 만화영화에서나 주로 등장하는 캐릭터일 뿐만 아니라, 일본의 역사적 실체로서, 일본열도(列島)를 상징하고 대표하는 캐릭터가 되었다.
즉, 흉악한 살인자 집단이 아니라 신출귀몰한 공격술과 방어술을 갖춘 무예가들 집단이라고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