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크를 선택하는 데 있어 가장 고민되는 것이 '어느 악기에 어떤 타입의 마이크를 사용하는 것이 좋을까'하는 점일 것이다. 그리하여 본 코너에서는 분야별로 풍부한 경험을 지닌 프로 엔지니어와 프로듀서에게 마이크 선택법에 대한 설명을 들어보고자 한다.
레코딩 엔지니어 장인석
현 지구레코드 녹음이사이자 이화여대 실용음악대학원 실용음악과 출강과 명지대학교 사회교육원 음향엔지니어과 학과장으로 재직 중이다. 어쿠스틱 녹음에 관한 한 국내 최고의 베테랑으로서 수많은 작품을 만들어 냈다. 대표적인 저서로는 「사운드 레코딩 테크닉」과 「레코딩아트」가 있다.
보컬녹음에 주로 사용하는 마이크에는 어떤 것이 있습니까? 보컬 녹음에 주로 사용하는 마이크는 정말 여러 가지가 있어서 특별히 '이거다' 라고 말씀드리기가 매우 힘들군요. 왜냐하면 보컬리스트마다 음색이 워낙 다양하기 때문입니다. 굳이 말씀드리자면 NEU-MANN M149를 좋아합니다.
최근에는 튜브 마이크가 유행입니다. 이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사실 콘덴서 마이크는 음색 차이가 크지 않습니다. 앞서 말씀드린 M149도 튜브 마이크로서 중고역이 뒷받침되는 악기에는 튜브 마이크가 잘 어울린다고 생각합니다.
전혀 기대하지 않았던 마이크가 전혀 의외의 결과를 낳았던 경험에 대해서 말씀해 주십시오. 피아노 녹음을 할 때는 주로 U87이나 M149 등을 사용해 왔는데, 한 번은 피아노 앰비언스를 픽업하려고 B&K 4006 무지향성 마이크를 사용한 적이 있습니다. 그런데 우리가 생각했던 무지향성의 특성이 아닌 독특하고 명료한 소리가 나와서 굉장히 만족스러웠죠.
마이크를 구입하실 때 가장 먼저 고려하는 스펙(Specification)이 있습니까? 제조사에서 나오는 스펙은 무반향실에 핑크노이즈나 일정한 톤으로 특성을 측정합니다. 이는 여러 가지 상황이 고려되지 않았기 때문에 스펙과는 무관하게 반드시 들어보고 판단합니다. 최근 들어 앰비언스 마이크와 원거리 마이크에 관심이 많아져 감도(Sensitivity)에 많은 신경을 쓰는 편입니다.
이제껏 작업해 보신 제품 이외에 사용해 보고 싶으신 마이크는 어떤 것이 있을까요? 이제껏 써보지 않은 마이크는 모두 다 써보고 싶습니다(웃음). 특별한 어떤 마이크보다 B&K 계열의 마이크를 써보고 싶습니다.
같은 음원이라도 마이크에 따라서 얼마나 많은 차이를 가지고 있습니까? 한 번은 제가 가르치는 제자들을 모아놓고 어쿠스틱 악기에다 약 20여종의 마이크를 설치했습니다. 그리고는 본인이 원하는 소리의 마이크를 선택해 보라고 했더니 모두 다 하나씩 고르더군요. 이것이 무엇을 의미하겠습니까? 바로 마이크와 마이크의 차이는 엄청나게 크다라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죠.
마이크에 관련된 에피소드가 있습니까? 에피소드라기보다는 우울한 이야기입니다. 예전에는 보유하고 있는 마이크의 숫자가 적다 보니까 연구하거나 실험해 볼 수 있는 기회가 적었습니다. 그래서 잡지나 다른 사용자들을 통해 간접경험을 많이 했지요(웃음).
마이크 선택이나 그 사용상의 테크닉에 대한 노하우를 말씀해 주십시오. 마이크에 대한 노하우를 쌓는다는 것은 사실 어렵고도 쉽습니다. 예를 들어 내가 어떤 악기를 녹음한다고 하면 자기가 원하는 소리를 조각해 놓는 것이죠. 그 조각을 할 수 있는 방법은 본인이 음악을 들으면서 동경하던 소리들을 가슴속에 그려놓고 계속 마이크를 바꿔가면서 사용해 보고 꾸준히 공부하면서 연구하는 것입니다. 그렇게 경험이 쌓이면 분명 자기만의 노하우를 얻을 수 있을 것입니다.
이것은 어디까지나 개인적인 취향의 문제입니다. 음색을 결정짓는 장비에 마이크와 마이크 프리앰프를 놓고 본다면 어느 것이 더 큰 활약을 할까요? 마이크나 마이크 프리앰프는 기본적으로 일정한 규격에 맞춰 제조되는 것이기 때문에 어느 것이 더 중요하다고 할 수는 없습니다. 다만 내가 생각하고 있는 음색이 이 음악에 얼마나 잘 어울리는가를 판단하는 것이 더욱 중요하겠죠. 굳이 따지자면 제 개인적으로는 마이크가 더 중요하게 사용되고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마이크에 대한 어드바이스를 부탁드리겠습니다. 사실 우리는 소리의 아주 작은 부분으로도 큰 차이를 느낀다고 합니다. 그런데 소리를 변화시키는 요소에는 마이크도 있고 마이킹 테크닉도 있을 수 있습니다만, 그보다 더 중요한 요소는 소리가 존재해야 할 공간이라고 생각합니다. 일반적으로 많은 엔지니어들은 마이크를 악기 가까이에 두는 근접마이킹을 많이 하기 때문에 어쿠스틱에 대한 부분을 간과하고 있습니다. 방금 전에 말씀드렸지만 소리의 변화는 아주 작은 부분이므로 마이크의 위치나 마이크의 질보다도 어쿠스틱이 어떻게 되어 있느냐가 더 중요한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그렇다면 기자재나 테크닉적인 문제를 논하기 앞서 공간에 대한 파악이나 연구가 더 중요하다는 말씀인가요? 그렇죠. 레코딩을 음악적으로 접근했을 때 마이크를 하나의 악기라고 봐야 합니다. 우리에게 레코딩이라는 분야는 공학적인 분야로 인식되어 왔기 때문에 기자재에 대해서 지나치게 신경을 쓰는 경향이 있습니다. 가령, '새 장비가 좋지'라고 생각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봐요.
레코딩 엔지니어 이진석
서울스튜디오와 예음스튜디오에서 근무하였으며 신촌블루스, 패티김, 강인원, 이정선, 11월, 몰리, TWOTWO, 강인원, 김태욱, 이문세, 안치환, 권인하 등의 앨범을 작업하였다. 현 사단법인 한국레코딩엔지니어협회 사무국장으로서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다.
보컬 녹음 시에 어떤 마이크를 주로 사용하시나요? 물론 보컬리스트마다 다릅니다. 가늘고 미성인 분들은 NEUMANN U87이나 AKG C414를 많이 쓰고, 거친 목소리라든가 허스키 하다든가 음압이 크다면 콘덴서 마이크 이외에도 다이내믹 마이크를 곧잘 씁니다.
많은 엔지니어들이 보컬녹음이나 드럼녹음과 함께 피아노 녹음을 어려워 하시는데 피아노 녹음을 하실 때는 어떤 마이크를 즐겨 쓰십니까? 그 역시 멜로디 연주와 리듬 연주 등 상황에 따라서 많이 달라집니다. 제 경우에는 발라드나 아르페지오 등에는 건타입을, 스탠더드한 연주에는 U87을 많이 사용합니다.
드럼 녹음 시에 노하우가 있다면? 탐탐의 경우, U87과 같은 콘덴서 마이크를 양지향성 포인트에 놓고 픽업한다면 지금의 다이내믹으로 잡는 것보다 훨씬 독특한 느낌을 잡을 수 있습니다.
최근에는 진공관 마이크가 유행입니다. 이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최근의 음악들은 튜브 타입의 사운드가 대세인 것 같습니다. 역사적으로 봤을 때 1930년대 초기의 진공관 시대에서 트랜지스터와 IC에 이르렀다가 최근에 다시 진공관이 각광을 받고 있습니다. 그 이유는 디지털의 차가움을 커버할 수 있기 때문이죠. 디지털의 차가운 질감에 진공관 특유의 따뜻한 질감을 입힐 수 있습니다. 그래서 진공관이 유행이며 또 당연한 추세라고 봅니다.
수많은 녹음 경험 중에 기억나는 마이크는 어떤 것이 있습니까? 언제였는지 정확히 기억나지는 않는데, 89년쯤 어떤 책에서 SONY C38 마이크로 드럼 녹음하는 것을 읽었습니다. SONY C38은 그 당시에도 구하기 힘든 마이크였습니다. 일반적으로 재즈 드럼은 연주자의 느낌에 의해 음압이 커졌다 작아지는 등 다이내믹의 폭이 굉장히 크지만 그래도 전체적으로 음압이 작습니다. 그러나 C38은 연주자의 브러쉬 플레이라든가 섬세하고도 작은 음압의 플레이에서 정말 대단한 사운드를 들려 줬습니다.
SONY C38
C38은 현재 구할 수 없나요? 아마 구하기 힘드실 겁니다. 당시 서울스튜디오에서도 2대 정도밖에 없었던 걸로 기억합니다. 안에 9V 건전지를 넣어서 사용하는 제품이었는데요, 외국에서는 아직도 많이 쓴다고 들었습니다. 어쿠스틱악기에 매우 잘 어울리는 것 같습니다.
마이크 구입 시 선택 기준은 무엇인가요? 가격이죠(웃음). 새로 나왔다고 해서 구입하지는 않고 주위 의견이나 리뷰 등을 종합해서 구입합니다.
마이크에 따라서 엔벨로프도 많이 변합니까? 당연히 변합니다. 진동판의 크기에 따라서 엔벨로프 자체가 많이 틀어집니다.
믹싱 테크닉과 마이크 테크닉 중 개인적으로 어느 것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하십니까? 라이브라는 것은 바로 눈앞에서 연주가 펼쳐지기 때문에 역동적이고 자연스러운 느낌을 받을 수 있습니다. 그래서 연주가 조금씩 틀려도 애교로 봐줄 수 있지만(웃음), 녹음실에서는 멀티트랙 레코더가 생기면서부터 음악을 인위적으로 만들어내므로 자연스러운 맛이 없어졌죠.
60년대와 70년대에는 투 트랙으로 녹음했기 때문에 믹싱 자체가 아예 없었지만 지금은 워낙 다기능화 되고 ProTools 같은 고차원적인 툴이 생겨서 녹음이 다양하게 발전하고 있는데, 아직도 미국에서는 투 채널 녹음을 하는 곳이 많다고 들었습니다.
결국 이것은 마이크로 얼마나 녹음을 잘 하느냐가 믹싱보다 더 중요하다는 얘기지요. 그래서 믹싱 테크닉과 마이크 테크닉은 둘 다 중요하지만 믹싱 테크닉 이전에 마이크 테크닉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마이크 사용이나 선택에 대한 어드바이스를 부탁드립니다. SHURE SM57은 10만 원대 마이크입니다. 이에 반해 B&K나 NEUMANN 등은 몇 백만 원대에서 몇 천만 원대까지의 가격대도 있습니다. 하지만 SM57이 그에 비해 주파수가 나쁘다거나 감도가 나쁜 것은 아닙니다.
다시 말해 뮤지션과 악기에 적절히 잘 사용하느냐의 문제이지 무조건 마이크의 질을 따지는 것은 좋은 자세가 아닙니다. 중요한 것은 어쿠스틱한 공간에서 어떻게 소리를 픽업하느냐에 있습니다.
그리고 요즘은 정보가 워낙 다양하고 그것을 함께 공유하다 보니 많은 이들이 '이것은 좋고 이것은 나쁘다'라는 말에 귀가 얇아지는 경향이 있습니다. 제가 볼 때 가장 중요한 것은 여러분들의 귀이며 여러분들이 추구하려는 마인드입니다.
기계라는 것은 어디까지나 도구로써 도움을 주는 것이지 절대적인 것이 아닙니다. 외국의 유명한 엔지니어들은 정말 구닥다리 콘솔이나 마이크로도 최상의 사운드를 만들어 내지 않습니까?
주어진 환경에서 최선을 다하십시오. 아까도 말씀드렸지만 SM57로도 훌륭한 녹음을 할 수 있습니다. 꼭 비싸야만 좋은 소리가 나는 것은 아니니까요. 여러분 주위에 있는 마이크로도 연구하고 노력한다면 충분히 훌륭한 녹음을 할 수 있을 것입니다.
레코딩 엔지니어 한제석
지구레코드 스튜디오와 태성음반 스튜디오에서 근무했으며 현재는 뮤직타워 스튜디오 녹음실장으로 근무 중이다. 이승철, 윤상 등의 앨범을 작업했고 동아방송대학과 서울재즈아카데미의 강사로도 활동하고 있다.
보컬 마이크는 어떤 마이크를 좋아하시나요? NEUMANN U87을 좋아합니다. U87은 우리나라 보컬리스트들의 음색에 잘 어울리는 것 같습니다. 최근 NEUMANN M147을 들어봤는데, 튜브의 부드러운 느낌은 좋았지만 댄스나 기타 다른 장르에는 잘 어울리지 않더군요.
그렇다면 피아노에도 U87을 즐겨 쓰시나요? 아닙니다. NEUMANN의 TLM 170R이라는 마이크를 개인적으로 매우 좋아합니다. U87과 비교하자면, U87은 저역대에서 부스트된 느낌이 있는데 TLM 170R은 상당히 플랫(Flat)합니다. 그래서 저는 무조건 TLM 170R을 사용하죠. 저도 사실은 TLM 170R이 좋은지 몰랐는데 녹음을 하면서 ′참 좋은 마이크구나!′라고 느꼈습니다(웃음).
마이크의 구입 기준은 무엇인가요? 예전에는 마이크를 구입하려면 해당 정보가 너무 없었습니다. 그래서 저 같은 경우에는 마이크를 구입할 때 믹스 매거진과 같은 잡지를 보면서 리뷰를 많이 참조했죠. 실제적으로 우리나라에 그리 많은 마이크가 존재하지 않기 때문에 다른 분들의 조언을 많이 듣기도 합니다.
최근에 유행하는 마이크로폰 모델러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저 같은 경우에는 많이 쓰고 있습니다. 저희 녹음실이 ProTools 시스템이다 보니까 아무래도 플러그 인이 많이 사용됩니다. 저희가 보유하고 있는 마이크가 다양하지 못한 이유도 있지만 음질적으로도 아주 괜찮습니다. 특히, 우리는 튜브가 없는데 튜브의 따뜻하고 부드러운 느낌을 보강하기 위해 마이크로폰 모델러를 사용해서 보충하고 있습니다.
믹싱 테크닉과 마이크 테크닉 중 어느 것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하십니까? 물론 둘 다 중요하지만 마이크 테크닉이 우선되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녹음할 때 녹음이 잘못되면 믹싱에서 절대로 복원이 안 됩니다. 믹싱은 음을 만들고 다듬어 가는 과정이지 새롭게 창조하는 작업이 아닙니다. 믹싱은 레코딩 시 제대로 된 마이킹을 해서 올바로 녹음해야 훌륭한 결과물을 얻을 수 있습니다.
마이크와 마이크 프리를 놓고 따진다면 어느 것이 사운드를 결정하는 데 보다 중요한 역할을 할까요? 음색을 결정짓는 중요한 장비는 당연히 마이크입니다. 흔히 ′스네어에는 뭐가 좋고 킥에는 뭐가 좋다′ 라는 말을 많이 하지만 결정적으로는 마이크의 캐릭터가 중요하게 작용합니다.
기억나는 마이크라면? 예전에 국악 녹음을 한 적이 있었는데, 그때 마이크의 갯수가 모자라서 RODE NT-2를 급하게 빌려 사용했더니 굉장히 섬세한 소리가 들어오더라구요. 특히 피리에서는 느낌이 아주 좋았습니다. 일반적으로 NT2가 그다지 고가의 마이크가 아니기 때문에 좋은 결과를 내지 못할 것이라는 편견이 있습니다만, 당시 주변에 있던 관계자들이 모두들 놀랬었죠(웃음). 정말 기대하지 않았었는데… 그 이후 바로 구입해 버렸습니다(웃음).
마이크에 대한 노하우를 말씀해 주십시오. 노하우라기보다는 여러분에게 부탁드리고 싶은 것이 있는데 바로 실험정신을 가지라는 겁니다. 여러 엔지니어들의 마이크 사용이나 선택에 대한 노하우는 경험에 의해 나온 것이므로 직접 시도해 보거나 들어보고 고민해야 합니다.
예를 들어 SHURE SM57이 스네어에는 최고 좋다라는 것은 정답이 아닙니다. SM57 말고도 좋은 소리를 얼마든지 픽업할 수 있거든요. 따라서 실험정신을 발휘하여 독특한 마이킹과 마이크 선택을 하면 여러 가지 좋은 결과를 낼 수 있고 또 그것이 노하우가 되는 것이죠.
SR 엔지니어 오수근
경희대 졸업. 영국 Campus AV University of Surrey Sound Engineering Diploma, 영국 Videosonic post production 인턴 근무, 영국 The PA Company 인턴 근무, 국내에서는 홀리스튜디오 녹음실장으로 근무하였으며 현재는 스타사운드 대표로서 내한공연을 전문으로 하고 있다.
드럼에 주로 사용하는 마이크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요? 개인적으로는 여러 가지가 있습니다만 저희는 내한공연을 많이 하기 때문에 이제껏 경험해 본 외국 엔지니어들의 경향을 말씀드리자면, 킥에는 SHURE의 Beta91, 51 등을 주로 사용하고 SENNHEISER의 경우는 대부분 MD421, 그리고 EV는 RE20, N/D 868, AKG는 D112 등을 많이 사용하고 있습니다. 물론, 엔지니어마다 많이 다르지만 열의 아홉은 지금 말씀드린 것과 크게 다르지 않더군요.
스네어는 역시 SM57을 많이 쓰고 Beta 57을 종종 쓰기도 합니다. 그러나 Beta 57은 절대 쓰지 않는 사람도 있습니다(웃음). 그래도 일반적으로 SM57을 많이 사용합니다. 또 대부분의 외국 엔지니어들은 Top과 Bottom에 동시에 마이킹을 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탐탐은 SENNHEISER MD421, SHURE Beta98을 많이 쓰구요, 가끔 AUDIX의 D시리즈(D2, D3, D4 등)를 사용하기도 합니다. 일반적으로 Beta98을 많이 쓰는 편이죠. 또 일본엔지니어들은 EV408을 의외로 많이 쓰더군요.
오버헤드나 하이햇은 AKG C451, 414, 480, SHURE는 SM91, 81, 요즘에는 SHURE의 VP88 스테레오 마이크 사용이 두드러지게 늘어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전체적으로 일본이나 미국, 유럽은 나름대로 취향이 많이 다릅니다.
피아노에는 어떤 마이크들이 사용됩니까? 라이브에서는 음압이 센 악기들이 많은데, 레코딩 부스처럼 부드러운 소리가 나오지 않습니다. 도처에 드럼이나 베이스 같이 큰 악기들이 있기 때문에 피아노만 정확하게 픽업한다는 게 매우 어렵습니다.
그래서 다소 음질이 떨어지더라도 클로즈 마이킹을 하고 일반적으로 콘덴서를 많이 쓰는 편입니다. 물론 이것도 엔지니어마다 매우 다르죠. 일반적으로 자주 사용되는 마이크는 B&K나 DPA의 카디오이드 패턴 4011, AKG C414인데, 요즘 들어 SHURE의 VP88을 많이 쓰는 경향이 있습니다.
피아노 마이킹은 청테이프를 피아노 프레임에 붙이고 그 프레임 위에 마이크를 얹은 후 다시 청테이프를 붙여서 마이킹을 합니다. 그렇게 하면 현에 최대한 붙기는 하지만 현의 진동이나 바이브레이션을 최대한 줄일 수 있습니다.
그럼, 보컬에는 어떤 마이크들이 주로 사용됩니까? SHURE의 SM58을 많이 씁니다.
SHURE SM58이 레퍼런스가 된 이유는 무엇일까요? 일단 가격이 싸고 굉장히 튼튼합니다. 웬만한 충격에는 끄떡이 없고 상당히 좋은 근접효과를 얻을 수 있습니다. 물론 모든 마이크에서 근접효과가 존재하지만 SM58에서 발생하는 근접효과는 자연스럽고 친숙한 사운드가 나오거든요. 또 음압이 큰 랩이라든가 록공연 등에는 큰 디스토션 없이 소화해 낼 수 있습니다. 여러 가지 면에서 가장 무난합니다.
실장님께서는 스튜디오 레코딩과 라이브 경력을 모두 가지고 계셔서 특별히 준비한 질문입니다. 마이킹에 있어서 두 현장의 차이점은 어떤 것들이 있을까요? 레코딩에서는 사운드 퀄리티 자체만을 자연스럽게 픽업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러나 라이브 상황에서는 피드백과 악기 상호간의 간섭을 피해야 하는 문제가 있기 때문에 소리가 다소 부자연스러울지라도 클로즈 마이킹을 합니다.
패턴 자체도 무지향성(Omni)이나 양지향성(Figure)보다 카디오이드(단일지향성,Cardioid)나 슈퍼 카디오이드처럼 특정 악기의 소리만을 픽업해야 합니다. 그러므로 라이브는 레코딩처럼 옴니로 해서 자연스러운 음을 픽업할 수 없다는 점이 크게 다릅니다. 원하든 원하지 않든 카디오이드 계열의 마이크를 사용하게 됩니다.
만일 오픈필드에서라면 스피커가 비교적 스테이지에서 멀리 떨어져 있으므로 무지향성을 사용할때도 가끔 있습니다. B&K나 NEUMANN처럼 다이어프램이 비교적 크고 주파수대역이 넓은 마이크를 쓸 때도 있습니다.
전혀 기대 안했던 마이크가 의외의 결과를 냈던 경험에 대해서 말씀해 주십시오. 일을 처음 시작했 무렵 얼떨결에 구입했던 마이크가 있습니다. 그 중에서 Milab VM44라는 마이크가 있었는데요, 가격이 저렴해서 구입했더니 크기도 작고 소리도 평범하더라구요.
그런데 Secret Garen의 투어 때 엔지니어가 VM44가 아니면 안 된다고 고집해서 물어 봤더니 순간적으로 들어오는 강한 음압에 대처할 수 있는 마이크는 VM44만한 것이 없다고 하더군요. 그래서 전혀 기대하지 않고 사용해 봤는데 정말 그 말이 맞더라구요. 그래서 요즘은 많이 사용하고 있습니다.
만약 라이브 음반을 위해 녹음하신다면 오디언스는 어떤 마이크를 쓰시겠습니까? 오디언스를 픽업한다면 SENNHEISER의 MKH 계열의 마이크를 쓰겠습니다.
마이크를 구입하는 기준은 무엇입니까? 많은 뮤지션이나 엔지니어들의 요구를 다 들어줘야 하기 때문에 다양한 요구에 대응할 수 있는 일반적인 마이크 그리고 범용성을 가장 중요한 기준으로 보고 있습니다.
구입 계획 중인 마이크가 있다면? 와이어리스를 몇 개 사려고 합니다. 최근 SENNHEISER 5000시리즈와 SK5012 등을 구입했거나 또는 계획 중입니다. 기회가 된다면 콘덴서 또한 구입예정인데 B&K나 SCHOEPS 계열의 마이크를 몇 개 더 구입하려고 생각 중입니다.
최근 들어 라이브에서 와이어리스의 사용이 압도적인데요, 와이어리스 사용상의 주의점에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요? 저희도 와이어리스에 대해 공부를 많이 하고 있는 중입니다. 현재 우리나라에서는 와이어리스를 사용할 때 주파수를 잘 선택해야 하는 문제점이 있습니다. 비교적 주파수의 혼잡이 덜한 주파수들을 골라 사용해야 할 것이고 지역의 돌발적인 전파를 잘 피해 사용해야 하는 것 정도는 기본적으로 알아야 합니다.
그러나 가장 주의해야 할 점은 혼잡이 많은 주파수를 미리 피할 수 있는 데드포인트를 점검해야 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아무래도 가격이 비싸면 비쌀수록 더 좋은 퍼포먼스가 나오구요, 그에 비해 비싸지 않은 마이크는 주파수 선택 폭이 넓지 않아서 곤란한 경우가 있을 수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마이크에 대한 어드바이스를 부탁드립니다. 제 경우에는 일반적으로 리뷰를 많이 봅니다. 또 외국 엔지니어들의 마이크 선택이나 요즘에 주로 사용되고 있는 마이크들에 대한 트렌드를 파악하고 그 결과물로 만들어진 앨범이나 공연장에 가봐서 들어보고 판단한 다음 선택하려고 합니다.
예를 들어 SHURE VP88 같은 경우는 예전에는 잘 쓰지 않았는데, 특정 엔지니어가 피아노에도 쓰고 드럼에도 쓰면서 괜찮았던 경험이 널리 퍼지면서 보편화된 경우입니다. 물론 위험성도 있지만 어느 정도 시간이 흐르고 검증되면 구입해서 사용합니다.
마이킹에 대해서는 악기마다 다르기 때문에 전부 말씀드릴 수는 없지만, 야외에서 행사를 할 경우에 윈드스크린이나 팝필터 없이 마이킹한다면 행사를 제대로 진행시킬 수 없다는 것만은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그리고 4월과 5월에는 바람이 많아서 매우 힘들구요. 피아노 같은 경우엔 피드백을 최대한 줄이면서 사운드를 좋게 하기란 굉장히 어렵습니다. 한두 가지 정도의 마이크를 써서 하우스로 나가는 출력은 비교적 좋은 음질을 제공해 주는 마이크를 사용하고 모니터 쪽에는 피드백에 대한 대응성이 뛰어난 '다소 사운드가 덜 좋더라도' 마이크를 이원화시켜 사용하는 것이 자연스럽습니다.
그리고 베이스나 기타 같은 경우는 앰프를 마이킹하기도 하고, D.I Box로 직접 출력을 받기도 하고, 앰프 마이킹과 D.I Box 두 개를 섞기도 하고, 앰프헤드에서 나오는 좋은 소리를 받기 위해 다이렉트로 받기도 하는데 앰프헤드에서 나오는 출력은 잡음이 문제가 될 수도 있으니 주의하시기 바랍니다.
SR 엔지니어 윤청섭
동아방송대학 음향제작과를 졸업하고 라이브 극장과 스텝 라이브에서 SR 엔지니어로서의 기반을 쌓았다. 현재는 아트믹스의 음향감독으로 김광석 추모공연, 박혜경, 이현우, 조수미, 박화요비, 조규찬 등의 공연에서 하우스 오퍼레이팅을 담당한 바 있다.
보컬 마이크의 경우에는 보컬리스트마다 음색이 워낙 다양해 마이크의 선택이 매우 광범위합니다. 이에 반해 드럼은 어느 정도 일정한 트렌드가 있는 것 같은데요, 드럼에는 어떤 마이크들을 주로 사용하십니까? 각 악기의 마이크 선택에 있어서 여러 가지를 고려하지만, 드럼 마이크는 악기의 특성에 맞는 건 기본이고 편리성을 배제할 수 없습니다. 현장에서의 공간적, 시간적 제한을 커버할 수 있어야 하기 때문이죠.
즐겨 사용하는 탐용 마이크는 중고역대 특성이 좋은 SENHEISER MD421과 e604이고, 킥용으로는 어택이 강한 EV RE20이나 부드러운 음악에 잘 어울리는 SENHEISER e602입니다.
스네어에는 말씀하신 대로 어느 정도 일정한 트렌드가 있는데요, 저 또한 다른 엔지니어들처럼 ′이보다 잘 어울리는 마이크가 또 있을까?′ 싶을 정도로 SHURE SM 57을 매우 신뢰합니다. 하이햇에는 AKG C451을 즐겨 사용하고, 오버헤드엔 AKG C414를 주로 사용합니다.
레코딩에선 드럼, 보컬과 함께 피아노 녹음이 굉장히 어려운 걸로 알려져 있습니다. 라이브에서의 피아노 마이킹과 주로 사용하시는 마이크는 어떤 것이 있습니까? 레코딩 엔지니어들에게 어쿠스틱 피아노 녹음이 제일 어려운 것과 마찬가지로 라이브에서도 피아노의 확성 만큼 어려운 악기가 없습니다. 특성이 좋은 마이크를 사용하고 싶지만 음압이 큰 악기들의 간섭 때문에 늘 고민을 많이 합니다. 제가 주로 사용하는 마이크는 NEUMANN KM184입니다.
보컬에 자주 사용하는 마이크는? 제 경우에는 가수의 보이스 컬러보다 음악의 특성을 먼저 고려해서 선택합니다. 다이내믹 계열로는 SHURE SM58이나 Beta58, 콘덴서 계열로는 Beta87 등을 좋아하고 자주 사용합니다.
라이브에서는 안정성도 아주 중요한 요소인데요, 사운드 퀄리티와 안정성을 동시에 만족시켜주면서 가장 신뢰하는 마이크는 무엇인가요? 가장 신뢰하는 마이크는 아까도 말씀드렸지만 SHURE SM57과 SM58입니다. 그러나 공연장에서 모든 사운드의 기본은 마이크의 선택보다는 마이킹에 있습니다. 자칫 소홀할 수 있는 마이킹 테크닉에 신경을 기울여야 합니다. 정확한 포인트에 따라 어택과 음색이 매우 민감하기 때문입니다.
콘덴서 마이크와 다이내믹 마이크의 차이점은 어떤 점을 들 수 있습니까? 콘덴서 마이크는 다이내믹 계열의 마이크보다는 고역 특성이 대단히 우수합니다. 그래서 보통 특성이 좋은 악기들이나 공간감을 살릴 수 있는 수음용으로 많이 사용합니다.
마이크에 관련된 에피소드가 있습니까? 와이어리스 마이크를 사용하다 보면 현장에서 뜻밖의 사고가 종종 일어나곤 합니다. 혼선이 타서 생기는 문제는 너무나 흔한 일이고, 모든 리허설이 끝난 후 본 공연에서 촬영 나온 카메라맨의 와이어리스 핀 마이크의 혼선은 스탭들을 허탈하게 만듭니다.
마이크를 구입하는 기준이 있다면? 마이크를 구입할 땐 먼저 보편화되어 있는 명기들을 찾고, 제가 사용하고 있는 메인 스피커와의 매칭도 고려합니다.
최근 와이어리스의 사용이 많아졌습니다. 와이어리스의 장점은 뭐라고 생각하십니까? 와이어리스를 주로 사용하는 경우는 편리함 하나인 거 같습니다. 움직임이 많거나 댄스 가수인 경우엔 와이어리스를 사용하고, 공연의 연출에 따라 사용해야 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말씀하신 대로 와이어리스의 사용빈도는 굉장히 높습니다. 현대의 대중음악 공연은 음악과 함께 시각적인 퍼포먼스도 중요한 요소이기 때문에 유선에 비해 활동성이 높은 와이어리스가 많이 쓰이게 되는 것이지요.
마이크를 선택하는 데 있어 가장 고민되는 것이 '어느 악기에 어떤 타입의 마이크를 사용하는 것이 좋을까'하는 점일 것이다. 그리하여 본 코너에서는 분야별로 풍부한 경험을 지닌 프로 엔지니어와 프로듀서에게 마이크 선택법에 대한 설명을 들어보고자 한다.
레코딩 엔지니어 장인석
현 지구레코드 녹음이사이자 이화여대 실용음악대학원 실용음악과 출강과 명지대학교 사회교육원 음향엔지니어과 학과장으로 재직 중이다. 어쿠스틱 녹음에 관한 한 국내 최고의 베테랑으로서 수많은 작품을 만들어 냈다. 대표적인 저서로는 「사운드 레코딩 테크닉」과 「레코딩아트」가 있다.
보컬녹음에 주로 사용하는 마이크에는 어떤 것이 있습니까? 보컬 녹음에 주로 사용하는 마이크는 정말 여러 가지가 있어서 특별히 '이거다' 라고 말씀드리기가 매우 힘들군요. 왜냐하면 보컬리스트마다 음색이 워낙 다양하기 때문입니다. 굳이 말씀드리자면 NEU-MANN M149를 좋아합니다.
최근에는 튜브 마이크가 유행입니다. 이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사실 콘덴서 마이크는 음색 차이가 크지 않습니다. 앞서 말씀드린 M149도 튜브 마이크로서 중고역이 뒷받침되는 악기에는 튜브 마이크가 잘 어울린다고 생각합니다.
전혀 기대하지 않았던 마이크가 전혀 의외의 결과를 낳았던 경험에 대해서 말씀해 주십시오. 피아노 녹음을 할 때는 주로 U87이나 M149 등을 사용해 왔는데, 한 번은 피아노 앰비언스를 픽업하려고 B&K 4006 무지향성 마이크를 사용한 적이 있습니다. 그런데 우리가 생각했던 무지향성의 특성이 아닌 독특하고 명료한 소리가 나와서 굉장히 만족스러웠죠.
마이크를 구입하실 때 가장 먼저 고려하는 스펙(Specification)이 있습니까? 제조사에서 나오는 스펙은 무반향실에 핑크노이즈나 일정한 톤으로 특성을 측정합니다. 이는 여러 가지 상황이 고려되지 않았기 때문에 스펙과는 무관하게 반드시 들어보고 판단합니다. 최근 들어 앰비언스 마이크와 원거리 마이크에 관심이 많아져 감도(Sensitivity)에 많은 신경을 쓰는 편입니다.
이제껏 작업해 보신 제품 이외에 사용해 보고 싶으신 마이크는 어떤 것이 있을까요? 이제껏 써보지 않은 마이크는 모두 다 써보고 싶습니다(웃음). 특별한 어떤 마이크보다 B&K 계열의 마이크를 써보고 싶습니다.
같은 음원이라도 마이크에 따라서 얼마나 많은 차이를 가지고 있습니까? 한 번은 제가 가르치는 제자들을 모아놓고 어쿠스틱 악기에다 약 20여종의 마이크를 설치했습니다. 그리고는 본인이 원하는 소리의 마이크를 선택해 보라고 했더니 모두 다 하나씩 고르더군요. 이것이 무엇을 의미하겠습니까? 바로 마이크와 마이크의 차이는 엄청나게 크다라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죠.
마이크에 관련된 에피소드가 있습니까? 에피소드라기보다는 우울한 이야기입니다. 예전에는 보유하고 있는 마이크의 숫자가 적다 보니까 연구하거나 실험해 볼 수 있는 기회가 적었습니다. 그래서 잡지나 다른 사용자들을 통해 간접경험을 많이 했지요(웃음).
마이크 선택이나 그 사용상의 테크닉에 대한 노하우를 말씀해 주십시오. 마이크에 대한 노하우를 쌓는다는 것은 사실 어렵고도 쉽습니다. 예를 들어 내가 어떤 악기를 녹음한다고 하면 자기가 원하는 소리를 조각해 놓는 것이죠. 그 조각을 할 수 있는 방법은 본인이 음악을 들으면서 동경하던 소리들을 가슴속에 그려놓고 계속 마이크를 바꿔가면서 사용해 보고 꾸준히 공부하면서 연구하는 것입니다. 그렇게 경험이 쌓이면 분명 자기만의 노하우를 얻을 수 있을 것입니다.
이것은 어디까지나 개인적인 취향의 문제입니다. 음색을 결정짓는 장비에 마이크와 마이크 프리앰프를 놓고 본다면 어느 것이 더 큰 활약을 할까요? 마이크나 마이크 프리앰프는 기본적으로 일정한 규격에 맞춰 제조되는 것이기 때문에 어느 것이 더 중요하다고 할 수는 없습니다. 다만 내가 생각하고 있는 음색이 이 음악에 얼마나 잘 어울리는가를 판단하는 것이 더욱 중요하겠죠. 굳이 따지자면 제 개인적으로는 마이크가 더 중요하게 사용되고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마이크에 대한 어드바이스를 부탁드리겠습니다. 사실 우리는 소리의 아주 작은 부분으로도 큰 차이를 느낀다고 합니다. 그런데 소리를 변화시키는 요소에는 마이크도 있고 마이킹 테크닉도 있을 수 있습니다만, 그보다 더 중요한 요소는 소리가 존재해야 할 공간이라고 생각합니다. 일반적으로 많은 엔지니어들은 마이크를 악기 가까이에 두는 근접마이킹을 많이 하기 때문에 어쿠스틱에 대한 부분을 간과하고 있습니다. 방금 전에 말씀드렸지만 소리의 변화는 아주 작은 부분이므로 마이크의 위치나 마이크의 질보다도 어쿠스틱이 어떻게 되어 있느냐가 더 중요한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그렇다면 기자재나 테크닉적인 문제를 논하기 앞서 공간에 대한 파악이나 연구가 더 중요하다는 말씀인가요? 그렇죠. 레코딩을 음악적으로 접근했을 때 마이크를 하나의 악기라고 봐야 합니다. 우리에게 레코딩이라는 분야는 공학적인 분야로 인식되어 왔기 때문에 기자재에 대해서 지나치게 신경을 쓰는 경향이 있습니다. 가령, '새 장비가 좋지'라고 생각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봐요.
레코딩 엔지니어 이진석
서울스튜디오와 예음스튜디오에서 근무하였으며 신촌블루스, 패티김, 강인원, 이정선, 11월, 몰리, TWOTWO, 강인원, 김태욱, 이문세, 안치환, 권인하 등의 앨범을 작업하였다. 현 사단법인 한국레코딩엔지니어협회 사무국장으로서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다.
보컬 녹음 시에 어떤 마이크를 주로 사용하시나요? 물론 보컬리스트마다 다릅니다. 가늘고 미성인 분들은 NEUMANN U87이나 AKG C414를 많이 쓰고, 거친 목소리라든가 허스키 하다든가 음압이 크다면 콘덴서 마이크 이외에도 다이내믹 마이크를 곧잘 씁니다.
많은 엔지니어들이 보컬녹음이나 드럼녹음과 함께 피아노 녹음을 어려워 하시는데 피아노 녹음을 하실 때는 어떤 마이크를 즐겨 쓰십니까? 그 역시 멜로디 연주와 리듬 연주 등 상황에 따라서 많이 달라집니다. 제 경우에는 발라드나 아르페지오 등에는 건타입을, 스탠더드한 연주에는 U87을 많이 사용합니다.
드럼 녹음 시에 노하우가 있다면? 탐탐의 경우, U87과 같은 콘덴서 마이크를 양지향성 포인트에 놓고 픽업한다면 지금의 다이내믹으로 잡는 것보다 훨씬 독특한 느낌을 잡을 수 있습니다.
최근에는 진공관 마이크가 유행입니다. 이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최근의 음악들은 튜브 타입의 사운드가 대세인 것 같습니다. 역사적으로 봤을 때 1930년대 초기의 진공관 시대에서 트랜지스터와 IC에 이르렀다가 최근에 다시 진공관이 각광을 받고 있습니다. 그 이유는 디지털의 차가움을 커버할 수 있기 때문이죠. 디지털의 차가운 질감에 진공관 특유의 따뜻한 질감을 입힐 수 있습니다. 그래서 진공관이 유행이며 또 당연한 추세라고 봅니다.
수많은 녹음 경험 중에 기억나는 마이크는 어떤 것이 있습니까? 언제였는지 정확히 기억나지는 않는데, 89년쯤 어떤 책에서 SONY C38 마이크로 드럼 녹음하는 것을 읽었습니다. SONY C38은 그 당시에도 구하기 힘든 마이크였습니다. 일반적으로 재즈 드럼은 연주자의 느낌에 의해 음압이 커졌다 작아지는 등 다이내믹의 폭이 굉장히 크지만 그래도 전체적으로 음압이 작습니다. 그러나 C38은 연주자의 브러쉬 플레이라든가 섬세하고도 작은 음압의 플레이에서 정말 대단한 사운드를 들려 줬습니다.
SONY C38
C38은 현재 구할 수 없나요? 아마 구하기 힘드실 겁니다. 당시 서울스튜디오에서도 2대 정도밖에 없었던 걸로 기억합니다. 안에 9V 건전지를 넣어서 사용하는 제품이었는데요, 외국에서는 아직도 많이 쓴다고 들었습니다. 어쿠스틱악기에 매우 잘 어울리는 것 같습니다.
마이크 구입 시 선택 기준은 무엇인가요? 가격이죠(웃음). 새로 나왔다고 해서 구입하지는 않고 주위 의견이나 리뷰 등을 종합해서 구입합니다.
마이크에 따라서 엔벨로프도 많이 변합니까? 당연히 변합니다. 진동판의 크기에 따라서 엔벨로프 자체가 많이 틀어집니다.
믹싱 테크닉과 마이크 테크닉 중 개인적으로 어느 것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하십니까? 라이브라는 것은 바로 눈앞에서 연주가 펼쳐지기 때문에 역동적이고 자연스러운 느낌을 받을 수 있습니다. 그래서 연주가 조금씩 틀려도 애교로 봐줄 수 있지만(웃음), 녹음실에서는 멀티트랙 레코더가 생기면서부터 음악을 인위적으로 만들어내므로 자연스러운 맛이 없어졌죠.
60년대와 70년대에는 투 트랙으로 녹음했기 때문에 믹싱 자체가 아예 없었지만 지금은 워낙 다기능화 되고 ProTools 같은 고차원적인 툴이 생겨서 녹음이 다양하게 발전하고 있는데, 아직도 미국에서는 투 채널 녹음을 하는 곳이 많다고 들었습니다.
결국 이것은 마이크로 얼마나 녹음을 잘 하느냐가 믹싱보다 더 중요하다는 얘기지요. 그래서 믹싱 테크닉과 마이크 테크닉은 둘 다 중요하지만 믹싱 테크닉 이전에 마이크 테크닉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마이크 사용이나 선택에 대한 어드바이스를 부탁드립니다. SHURE SM57은 10만 원대 마이크입니다. 이에 반해 B&K나 NEUMANN 등은 몇 백만 원대에서 몇 천만 원대까지의 가격대도 있습니다. 하지만 SM57이 그에 비해 주파수가 나쁘다거나 감도가 나쁜 것은 아닙니다.
다시 말해 뮤지션과 악기에 적절히 잘 사용하느냐의 문제이지 무조건 마이크의 질을 따지는 것은 좋은 자세가 아닙니다. 중요한 것은 어쿠스틱한 공간에서 어떻게 소리를 픽업하느냐에 있습니다.
그리고 요즘은 정보가 워낙 다양하고 그것을 함께 공유하다 보니 많은 이들이 '이것은 좋고 이것은 나쁘다'라는 말에 귀가 얇아지는 경향이 있습니다. 제가 볼 때 가장 중요한 것은 여러분들의 귀이며 여러분들이 추구하려는 마인드입니다.
기계라는 것은 어디까지나 도구로써 도움을 주는 것이지 절대적인 것이 아닙니다. 외국의 유명한 엔지니어들은 정말 구닥다리 콘솔이나 마이크로도 최상의 사운드를 만들어 내지 않습니까?
주어진 환경에서 최선을 다하십시오. 아까도 말씀드렸지만 SM57로도 훌륭한 녹음을 할 수 있습니다. 꼭 비싸야만 좋은 소리가 나는 것은 아니니까요. 여러분 주위에 있는 마이크로도 연구하고 노력한다면 충분히 훌륭한 녹음을 할 수 있을 것입니다.
레코딩 엔지니어 한제석
지구레코드 스튜디오와 태성음반 스튜디오에서 근무했으며 현재는 뮤직타워 스튜디오 녹음실장으로 근무 중이다. 이승철, 윤상 등의 앨범을 작업했고 동아방송대학과 서울재즈아카데미의 강사로도 활동하고 있다.
보컬 마이크는 어떤 마이크를 좋아하시나요? NEUMANN U87을 좋아합니다. U87은 우리나라 보컬리스트들의 음색에 잘 어울리는 것 같습니다. 최근 NEUMANN M147을 들어봤는데, 튜브의 부드러운 느낌은 좋았지만 댄스나 기타 다른 장르에는 잘 어울리지 않더군요.
그렇다면 피아노에도 U87을 즐겨 쓰시나요? 아닙니다. NEUMANN의 TLM 170R이라는 마이크를 개인적으로 매우 좋아합니다. U87과 비교하자면, U87은 저역대에서 부스트된 느낌이 있는데 TLM 170R은 상당히 플랫(Flat)합니다. 그래서 저는 무조건 TLM 170R을 사용하죠. 저도 사실은 TLM 170R이 좋은지 몰랐는데 녹음을 하면서 ′참 좋은 마이크구나!′라고 느꼈습니다(웃음).
마이크의 구입 기준은 무엇인가요? 예전에는 마이크를 구입하려면 해당 정보가 너무 없었습니다. 그래서 저 같은 경우에는 마이크를 구입할 때 믹스 매거진과 같은 잡지를 보면서 리뷰를 많이 참조했죠. 실제적으로 우리나라에 그리 많은 마이크가 존재하지 않기 때문에 다른 분들의 조언을 많이 듣기도 합니다.
최근에 유행하는 마이크로폰 모델러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저 같은 경우에는 많이 쓰고 있습니다. 저희 녹음실이 ProTools 시스템이다 보니까 아무래도 플러그 인이 많이 사용됩니다. 저희가 보유하고 있는 마이크가 다양하지 못한 이유도 있지만 음질적으로도 아주 괜찮습니다. 특히, 우리는 튜브가 없는데 튜브의 따뜻하고 부드러운 느낌을 보강하기 위해 마이크로폰 모델러를 사용해서 보충하고 있습니다.
믹싱 테크닉과 마이크 테크닉 중 어느 것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하십니까? 물론 둘 다 중요하지만 마이크 테크닉이 우선되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녹음할 때 녹음이 잘못되면 믹싱에서 절대로 복원이 안 됩니다. 믹싱은 음을 만들고 다듬어 가는 과정이지 새롭게 창조하는 작업이 아닙니다. 믹싱은 레코딩 시 제대로 된 마이킹을 해서 올바로 녹음해야 훌륭한 결과물을 얻을 수 있습니다.
마이크와 마이크 프리를 놓고 따진다면 어느 것이 사운드를 결정하는 데 보다 중요한 역할을 할까요? 음색을 결정짓는 중요한 장비는 당연히 마이크입니다. 흔히 ′스네어에는 뭐가 좋고 킥에는 뭐가 좋다′ 라는 말을 많이 하지만 결정적으로는 마이크의 캐릭터가 중요하게 작용합니다.
기억나는 마이크라면? 예전에 국악 녹음을 한 적이 있었는데, 그때 마이크의 갯수가 모자라서 RODE NT-2를 급하게 빌려 사용했더니 굉장히 섬세한 소리가 들어오더라구요. 특히 피리에서는 느낌이 아주 좋았습니다. 일반적으로 NT2가 그다지 고가의 마이크가 아니기 때문에 좋은 결과를 내지 못할 것이라는 편견이 있습니다만, 당시 주변에 있던 관계자들이 모두들 놀랬었죠(웃음). 정말 기대하지 않았었는데… 그 이후 바로 구입해 버렸습니다(웃음).
마이크에 대한 노하우를 말씀해 주십시오. 노하우라기보다는 여러분에게 부탁드리고 싶은 것이 있는데 바로 실험정신을 가지라는 겁니다. 여러 엔지니어들의 마이크 사용이나 선택에 대한 노하우는 경험에 의해 나온 것이므로 직접 시도해 보거나 들어보고 고민해야 합니다.
예를 들어 SHURE SM57이 스네어에는 최고 좋다라는 것은 정답이 아닙니다. SM57 말고도 좋은 소리를 얼마든지 픽업할 수 있거든요. 따라서 실험정신을 발휘하여 독특한 마이킹과 마이크 선택을 하면 여러 가지 좋은 결과를 낼 수 있고 또 그것이 노하우가 되는 것이죠.
SR 엔지니어 오수근
경희대 졸업. 영국 Campus AV University of Surrey Sound Engineering Diploma, 영국 Videosonic post production 인턴 근무, 영국 The PA Company 인턴 근무, 국내에서는 홀리스튜디오 녹음실장으로 근무하였으며 현재는 스타사운드 대표로서 내한공연을 전문으로 하고 있다.
드럼에 주로 사용하는 마이크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요? 개인적으로는 여러 가지가 있습니다만 저희는 내한공연을 많이 하기 때문에 이제껏 경험해 본 외국 엔지니어들의 경향을 말씀드리자면, 킥에는 SHURE의 Beta91, 51 등을 주로 사용하고 SENNHEISER의 경우는 대부분 MD421, 그리고 EV는 RE20, N/D 868, AKG는 D112 등을 많이 사용하고 있습니다. 물론, 엔지니어마다 많이 다르지만 열의 아홉은 지금 말씀드린 것과 크게 다르지 않더군요.
스네어는 역시 SM57을 많이 쓰고 Beta 57을 종종 쓰기도 합니다. 그러나 Beta 57은 절대 쓰지 않는 사람도 있습니다(웃음). 그래도 일반적으로 SM57을 많이 사용합니다. 또 대부분의 외국 엔지니어들은 Top과 Bottom에 동시에 마이킹을 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탐탐은 SENNHEISER MD421, SHURE Beta98을 많이 쓰구요, 가끔 AUDIX의 D시리즈(D2, D3, D4 등)를 사용하기도 합니다. 일반적으로 Beta98을 많이 쓰는 편이죠. 또 일본엔지니어들은 EV408을 의외로 많이 쓰더군요.
오버헤드나 하이햇은 AKG C451, 414, 480, SHURE는 SM91, 81, 요즘에는 SHURE의 VP88 스테레오 마이크 사용이 두드러지게 늘어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전체적으로 일본이나 미국, 유럽은 나름대로 취향이 많이 다릅니다.
피아노에는 어떤 마이크들이 사용됩니까? 라이브에서는 음압이 센 악기들이 많은데, 레코딩 부스처럼 부드러운 소리가 나오지 않습니다. 도처에 드럼이나 베이스 같이 큰 악기들이 있기 때문에 피아노만 정확하게 픽업한다는 게 매우 어렵습니다.
그래서 다소 음질이 떨어지더라도 클로즈 마이킹을 하고 일반적으로 콘덴서를 많이 쓰는 편입니다. 물론 이것도 엔지니어마다 매우 다르죠. 일반적으로 자주 사용되는 마이크는 B&K나 DPA의 카디오이드 패턴 4011, AKG C414인데, 요즘 들어 SHURE의 VP88을 많이 쓰는 경향이 있습니다.
피아노 마이킹은 청테이프를 피아노 프레임에 붙이고 그 프레임 위에 마이크를 얹은 후 다시 청테이프를 붙여서 마이킹을 합니다. 그렇게 하면 현에 최대한 붙기는 하지만 현의 진동이나 바이브레이션을 최대한 줄일 수 있습니다.
그럼, 보컬에는 어떤 마이크들이 주로 사용됩니까? SHURE의 SM58을 많이 씁니다.
SHURE SM58이 레퍼런스가 된 이유는 무엇일까요? 일단 가격이 싸고 굉장히 튼튼합니다. 웬만한 충격에는 끄떡이 없고 상당히 좋은 근접효과를 얻을 수 있습니다. 물론 모든 마이크에서 근접효과가 존재하지만 SM58에서 발생하는 근접효과는 자연스럽고 친숙한 사운드가 나오거든요. 또 음압이 큰 랩이라든가 록공연 등에는 큰 디스토션 없이 소화해 낼 수 있습니다. 여러 가지 면에서 가장 무난합니다.
실장님께서는 스튜디오 레코딩과 라이브 경력을 모두 가지고 계셔서 특별히 준비한 질문입니다. 마이킹에 있어서 두 현장의 차이점은 어떤 것들이 있을까요? 레코딩에서는 사운드 퀄리티 자체만을 자연스럽게 픽업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러나 라이브 상황에서는 피드백과 악기 상호간의 간섭을 피해야 하는 문제가 있기 때문에 소리가 다소 부자연스러울지라도 클로즈 마이킹을 합니다.
패턴 자체도 무지향성(Omni)이나 양지향성(Figure)보다 카디오이드(단일지향성,Cardioid)나 슈퍼 카디오이드처럼 특정 악기의 소리만을 픽업해야 합니다. 그러므로 라이브는 레코딩처럼 옴니로 해서 자연스러운 음을 픽업할 수 없다는 점이 크게 다릅니다. 원하든 원하지 않든 카디오이드 계열의 마이크를 사용하게 됩니다.
만일 오픈필드에서라면 스피커가 비교적 스테이지에서 멀리 떨어져 있으므로 무지향성을 사용할때도 가끔 있습니다. B&K나 NEUMANN처럼 다이어프램이 비교적 크고 주파수대역이 넓은 마이크를 쓸 때도 있습니다.
전혀 기대 안했던 마이크가 의외의 결과를 냈던 경험에 대해서 말씀해 주십시오. 일을 처음 시작했 무렵 얼떨결에 구입했던 마이크가 있습니다. 그 중에서 Milab VM44라는 마이크가 있었는데요, 가격이 저렴해서 구입했더니 크기도 작고 소리도 평범하더라구요.
그런데 Secret Garen의 투어 때 엔지니어가 VM44가 아니면 안 된다고 고집해서 물어 봤더니 순간적으로 들어오는 강한 음압에 대처할 수 있는 마이크는 VM44만한 것이 없다고 하더군요. 그래서 전혀 기대하지 않고 사용해 봤는데 정말 그 말이 맞더라구요. 그래서 요즘은 많이 사용하고 있습니다.
만약 라이브 음반을 위해 녹음하신다면 오디언스는 어떤 마이크를 쓰시겠습니까? 오디언스를 픽업한다면 SENNHEISER의 MKH 계열의 마이크를 쓰겠습니다.
마이크를 구입하는 기준은 무엇입니까? 많은 뮤지션이나 엔지니어들의 요구를 다 들어줘야 하기 때문에 다양한 요구에 대응할 수 있는 일반적인 마이크 그리고 범용성을 가장 중요한 기준으로 보고 있습니다.
구입 계획 중인 마이크가 있다면? 와이어리스를 몇 개 사려고 합니다. 최근 SENNHEISER 5000시리즈와 SK5012 등을 구입했거나 또는 계획 중입니다. 기회가 된다면 콘덴서 또한 구입예정인데 B&K나 SCHOEPS 계열의 마이크를 몇 개 더 구입하려고 생각 중입니다.
최근 들어 라이브에서 와이어리스의 사용이 압도적인데요, 와이어리스 사용상의 주의점에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요? 저희도 와이어리스에 대해 공부를 많이 하고 있는 중입니다. 현재 우리나라에서는 와이어리스를 사용할 때 주파수를 잘 선택해야 하는 문제점이 있습니다. 비교적 주파수의 혼잡이 덜한 주파수들을 골라 사용해야 할 것이고 지역의 돌발적인 전파를 잘 피해 사용해야 하는 것 정도는 기본적으로 알아야 합니다.
그러나 가장 주의해야 할 점은 혼잡이 많은 주파수를 미리 피할 수 있는 데드포인트를 점검해야 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아무래도 가격이 비싸면 비쌀수록 더 좋은 퍼포먼스가 나오구요, 그에 비해 비싸지 않은 마이크는 주파수 선택 폭이 넓지 않아서 곤란한 경우가 있을 수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마이크에 대한 어드바이스를 부탁드립니다. 제 경우에는 일반적으로 리뷰를 많이 봅니다. 또 외국 엔지니어들의 마이크 선택이나 요즘에 주로 사용되고 있는 마이크들에 대한 트렌드를 파악하고 그 결과물로 만들어진 앨범이나 공연장에 가봐서 들어보고 판단한 다음 선택하려고 합니다.
예를 들어 SHURE VP88 같은 경우는 예전에는 잘 쓰지 않았는데, 특정 엔지니어가 피아노에도 쓰고 드럼에도 쓰면서 괜찮았던 경험이 널리 퍼지면서 보편화된 경우입니다. 물론 위험성도 있지만 어느 정도 시간이 흐르고 검증되면 구입해서 사용합니다.
마이킹에 대해서는 악기마다 다르기 때문에 전부 말씀드릴 수는 없지만, 야외에서 행사를 할 경우에 윈드스크린이나 팝필터 없이 마이킹한다면 행사를 제대로 진행시킬 수 없다는 것만은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그리고 4월과 5월에는 바람이 많아서 매우 힘들구요. 피아노 같은 경우엔 피드백을 최대한 줄이면서 사운드를 좋게 하기란 굉장히 어렵습니다. 한두 가지 정도의 마이크를 써서 하우스로 나가는 출력은 비교적 좋은 음질을 제공해 주는 마이크를 사용하고 모니터 쪽에는 피드백에 대한 대응성이 뛰어난 '다소 사운드가 덜 좋더라도' 마이크를 이원화시켜 사용하는 것이 자연스럽습니다.
그리고 베이스나 기타 같은 경우는 앰프를 마이킹하기도 하고, D.I Box로 직접 출력을 받기도 하고, 앰프 마이킹과 D.I Box 두 개를 섞기도 하고, 앰프헤드에서 나오는 좋은 소리를 받기 위해 다이렉트로 받기도 하는데 앰프헤드에서 나오는 출력은 잡음이 문제가 될 수도 있으니 주의하시기 바랍니다.
SR 엔지니어 윤청섭
동아방송대학 음향제작과를 졸업하고 라이브 극장과 스텝 라이브에서 SR 엔지니어로서의 기반을 쌓았다. 현재는 아트믹스의 음향감독으로 김광석 추모공연, 박혜경, 이현우, 조수미, 박화요비, 조규찬 등의 공연에서 하우스 오퍼레이팅을 담당한 바 있다.
보컬 마이크의 경우에는 보컬리스트마다 음색이 워낙 다양해 마이크의 선택이 매우 광범위합니다. 이에 반해 드럼은 어느 정도 일정한 트렌드가 있는 것 같은데요, 드럼에는 어떤 마이크들을 주로 사용하십니까? 각 악기의 마이크 선택에 있어서 여러 가지를 고려하지만, 드럼 마이크는 악기의 특성에 맞는 건 기본이고 편리성을 배제할 수 없습니다. 현장에서의 공간적, 시간적 제한을 커버할 수 있어야 하기 때문이죠.
즐겨 사용하는 탐용 마이크는 중고역대 특성이 좋은 SENHEISER MD421과 e604이고, 킥용으로는 어택이 강한 EV RE20이나 부드러운 음악에 잘 어울리는 SENHEISER e602입니다.
스네어에는 말씀하신 대로 어느 정도 일정한 트렌드가 있는데요, 저 또한 다른 엔지니어들처럼 ′이보다 잘 어울리는 마이크가 또 있을까?′ 싶을 정도로 SHURE SM 57을 매우 신뢰합니다. 하이햇에는 AKG C451을 즐겨 사용하고, 오버헤드엔 AKG C414를 주로 사용합니다.
레코딩에선 드럼, 보컬과 함께 피아노 녹음이 굉장히 어려운 걸로 알려져 있습니다. 라이브에서의 피아노 마이킹과 주로 사용하시는 마이크는 어떤 것이 있습니까? 레코딩 엔지니어들에게 어쿠스틱 피아노 녹음이 제일 어려운 것과 마찬가지로 라이브에서도 피아노의 확성 만큼 어려운 악기가 없습니다. 특성이 좋은 마이크를 사용하고 싶지만 음압이 큰 악기들의 간섭 때문에 늘 고민을 많이 합니다. 제가 주로 사용하는 마이크는 NEUMANN KM184입니다.
보컬에 자주 사용하는 마이크는? 제 경우에는 가수의 보이스 컬러보다 음악의 특성을 먼저 고려해서 선택합니다. 다이내믹 계열로는 SHURE SM58이나 Beta58, 콘덴서 계열로는 Beta87 등을 좋아하고 자주 사용합니다.
라이브에서는 안정성도 아주 중요한 요소인데요, 사운드 퀄리티와 안정성을 동시에 만족시켜주면서 가장 신뢰하는 마이크는 무엇인가요? 가장 신뢰하는 마이크는 아까도 말씀드렸지만 SHURE SM57과 SM58입니다. 그러나 공연장에서 모든 사운드의 기본은 마이크의 선택보다는 마이킹에 있습니다. 자칫 소홀할 수 있는 마이킹 테크닉에 신경을 기울여야 합니다. 정확한 포인트에 따라 어택과 음색이 매우 민감하기 때문입니다.
콘덴서 마이크와 다이내믹 마이크의 차이점은 어떤 점을 들 수 있습니까? 콘덴서 마이크는 다이내믹 계열의 마이크보다는 고역 특성이 대단히 우수합니다. 그래서 보통 특성이 좋은 악기들이나 공간감을 살릴 수 있는 수음용으로 많이 사용합니다.
마이크에 관련된 에피소드가 있습니까? 와이어리스 마이크를 사용하다 보면 현장에서 뜻밖의 사고가 종종 일어나곤 합니다. 혼선이 타서 생기는 문제는 너무나 흔한 일이고, 모든 리허설이 끝난 후 본 공연에서 촬영 나온 카메라맨의 와이어리스 핀 마이크의 혼선은 스탭들을 허탈하게 만듭니다.
마이크를 구입하는 기준이 있다면? 마이크를 구입할 땐 먼저 보편화되어 있는 명기들을 찾고, 제가 사용하고 있는 메인 스피커와의 매칭도 고려합니다.
최근 와이어리스의 사용이 많아졌습니다. 와이어리스의 장점은 뭐라고 생각하십니까? 와이어리스를 주로 사용하는 경우는 편리함 하나인 거 같습니다. 움직임이 많거나 댄스 가수인 경우엔 와이어리스를 사용하고, 공연의 연출에 따라 사용해야 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말씀하신 대로 와이어리스의 사용빈도는 굉장히 높습니다. 현대의 대중음악 공연은 음악과 함께 시각적인 퍼포먼스도 중요한 요소이기 때문에 유선에 비해 활동성이 높은 와이어리스가 많이 쓰이게 되는 것이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