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팍상한 폭포(Pagsanjan Falls)
마닐라 남동쪽 약 102km 지점에 있는 팍상한 폭포의 명성은 폭포 자체의 웅장함이나 아름다움에서 비롯된 것이 아니며 올라가는 방법의 특별함에서 시작되었다고 볼 수 있다. 세계 7대 절경의 하나에 속하며 원래의 이름은 Magdapio 폭포라고 한다. 산악지대의 계곡 사이에 위치하고 있기에 계곡은 지형이 험하고 아직까지 원시림의 지배를 받는 곳이라 육지를 통해 폭포까지 올라갈 수 있는 방법은 없으며 유일한 방법이란 계곡 사이에 흐르는 막다피오강을 거슬러 올라가는 것이다. 요금은 1인당 보트값(580페소)+라이브 자켓(50페소)+쿠션(30페소)+모자10(10페소)= 총670페소인데 뒤에 폭포 도착 후 뗏목 값 70페소가 추가되어 740페소가 된다. 막다피오강 하류에 마련된 많은 스테이션 중 한곳에서 구명조끼와 방석을 받아 벙커라고 불리우는 필리핀식 목조 선박에 오르게 되는데 선박은 길이 5미터 정도의 무동력선이며 앞뒤로 필리핀 사공이 타게 된다. 관광객은 한배에 성인 2명이 타게 되나 3인까지도 가능하다. 사공은 각각 한 개의 노를 갖고 있는데 이 일대에서 사공으로 일하는 사람만 해도 2000명에 이른다고 한다. 이들은 협회에 가입이 되어있어 손님을 먼저 태우려고 애쓰지 않고 순서대로 배정을 받게 된다. 이들은 대부분 반바지, 반팔차림에 맨발이다. 물에 젖어도 되는 허름한 복장에 그을린 검은 피부가 이들의 유니폼이다. 사공들은 손님을 태우고 강을 거슬러 올라가는 임무(Mission Impossible!)를 맡는다. 처음 얼마간은 모터보트에 선박을 연결하여 이동하고 모터보트가 통과하지 못하는 급류지역부터 사공이 선박을 맡게 된다. 이들은 물살이 세지 않은 곳에서는 노를 저어 앞으로 나아가고 또 급류 지역에서는 선박 밖으로 뛰어 내려가서 배를 끌고 밀면서 올라간다. 체구가 작고 주름이 깊게 패인 나이든 사공이라 걱정을 하게 되지만 관광객이 할일은 손 조심하는 일과 주변의 경치를 감상하는 일이다. 돈을 주는 입장이라고는 하지만 사공 둘만 죽도록 고생하는 것을 보는 일은 마음 아픈 일이다. 사공은 숙련된 솜씨로 불가능해 보이는 일을 가능하게 하며 힘보다는 능숙함과 기술로서 급류를 헤쳐 나간다. 선박이 도저히 통과할 수 없는 급류지역에는 바위 위에 쇠로 된 봉들을 철로처럼 깔아놓아서 그 위로 배를 들어 올리고 밀 수 있게 해 놓았으며 또 절벽에 매달아놓은 끈을 잡아당기고 다리로 바위를 힘껏 밀어서 조류를 거슬러 올라가기도 한다. 기우뚱 거릴 때마다 배에 물이 차면 사공 한 사람은 물을 퍼내기 바쁘고... 하늘이 변덕스러워 간간히 비까지 뿌리는데 그래도 동영상은 찍어야 했기에 오른손에 캠코더 비닐에 싸서 높이 치켜들고 감탄, 불안, 초조함을 달래며 촬영하는데 나의 반바지는 이미 물에 잠긴지 오래다. 상류로 올라갈수록 계곡은 깊어지고 절벽은 수직에 가까워진다. 그리고 곳곳에 크고 작은 폭포들이 물을 뿌리기 시작한다. 절벽에는 끈질긴 생명력을 자랑하는 열대 식물들과 원숭이부터 파충류까지 동물들이 살고 있다. 수없이 많은 사람들이 강을 거슬러 올라갔지만 절벽에 사람 손이 닿지 않는 곳은 원시의 생태계가 그대로 보존되고 있다. 이렇게 잘 보존된 자연환경 덕분에 팍상한 지역은 플래툰, 지옥의 묵시록 등의 촬영장소로서 선택되기도 했다. 사공의 고생을 보는데 어느 정도 익숙해지고 주변 경치에 빠져들 무렵, 마침내 팍상한 폭포에 이르게 된다. 팍상한 폭포 옆에는 선박을 댈 수 있는 선착장이 마련되어 있다. 선착장에서 폭포까지 약 20미터의 거리를 오가는 뗏목이 있다. 일인당 70페소를 주고 이 뗏목에 오르면 사공들이 벽에 매달린 줄을 당겨서 폭포까지 접근해간다. 머리위로 물이 쏟아지기 시작하면 세찬 바람과 물의 중량감으로 인해 감히 숨도 쉬기 어렵다.
폭포 앞 바위에서 “주 하나님 지으신 모든 세계”를 힘껏 합창하고 나면 사공은 내려가기를 재촉한다. 폭포에서 스테이션으로 내려오는 길은 사공에 대한 부담감 없이 상쾌한 마음으로 주변경치를 감상할 수 있는 좋은 기회이다. 또한 자연스럽게 쏜살같이 내려가는 급류타기의 기분을 느낄 수 있다. 사공들은 배를 끌고 가는 수고 대신 배안으로 들어온 물을 퍼내는데 여념이 없다.
카페 게시글
게시글 본문내용
다음검색
![]() |
첫댓글 이곳은 팍 상한 폭포도 아름답군요...참 좋은 나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