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릴적 넉넉하지 않았지만 집에 먹을 것이 있으면 아는 이들을 불러 나눠먹었던 것 같다.
아주 어릴적엔 강이 보이는 고옥에 살았고 조금 자라서는 전기가 들어오는 군부대 뒷편에 세를 얻어 살았다.
가게는 군 P.X를 이용했고 가끔식 동네 가게를 갔었다.
가끔 군인 아저씨들이 주는 건빵을 얻어 먹기도 했는데 동네 또래들과 나눴던 것 같다.
그러나 70년대 초 한강을 힙쓸고 지나간 대홍수로 부대는 큰 피해를 입고 경기도 광주와 용인으로 이동을 했다.
그러나 우리집은 이사를 하지 않았다. 가장 아쉬운게 가게에 가서 먹을 걸 못사먹는 거였고 가끔 양수리 장날에 가서 뻥튀기를 튀겨오고 서울 동대문시장이나 청량리 인근 시장에 가서 장을 봐오기도 했었다.
나중에 전원일기가 나올 때 영남(남성진 분) 이가 근무서던 곳이 양수리지서 였고 금동이( 임 호 분)가 뛰던 곳이 어릴적 놀던 곳이었다.
간혹 동생이 먹는 비싼 분유를 몰래 먹기도 하고 이걸 동네 아이들과 타먹기도 했는데 지금 생각하면 대책이 없이 막 먹었던 것 같다.
하긴 겨울날 아는 집에 놀러가 방안에 보관해둔 고구마를 깎아먹기도 하고 감자를 구워 먹기도 했는데 우리집은 농사를 짓지 않다보니 아버지가 사다 놓으신 통조림을 나눠먹기도 했는데 가끔 이런 것이 없을 때 타먹던 것이 분유였다.
전지분유인지 탈지분유인지 모르지만 따뜻한 물에 분유를 타고 설탕을 조금 섞으면 맛이 좋았다.
50년대에서 60년대 초반 까지 어린시절을 보낸 분들은 덩어리로 된 분유를 학교에서 타다 먹었다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다.
가끔씩 가루로 된 우유를 보면 옛날 집에서 함께 타먹던 일이 생각나고 어른들이 다방에 가서 권투를 보거나 레스링을 볼 때 먹던 우유도 생각난다. 아마 당시 따끈하게 담아주던 우유도 분유를 타서 주지 않았나 생각한다.
먹을 것이 흔한 요즘 지금도 어떤 곳에서는 이 분유가 양식이 되고 어려움에 처한 사람들에게 힘이될 것이다.
카페 게시글
살아가는 이야기
전지분유에 대한 기억
fd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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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2.22 07: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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