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에는 운전하면서 거의 모든 분들이 교통 안내를 해 주는 내비게이션을 이용하십니다.
굳이 지도를 찾아볼 필요도 없고, 더군다나 위험한 구간을 친절히 안내까지 해주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이 내비게이션이 점점 업그레이드되면서 이제는 일일이 목적지를 다 적을 필요가 없습니다.
그냥 한글 자음만 쳐도 목적지를 찾아줍니다.
어떤 형제님께서 경기도 가평에 있는 ‘유명산’ 근처 캠핑장에 모임이 있었다고 합니다.
그래서 내비게이션에 ‘ㅇㅁㅅ’이라고 입력했고 안내에 따라 운전을 했습니다.
그런데 조금 이상한 길로 가는 것 같더랍니다.
그래도 ‘나보다는 내비게이션이 믿을 만하겠지.’라는 생각으로 그대로 쫓아갔습니다.
약속 시간이 점점 가까워지는데 유명산에 가까워지지 않아서 속도를 더 냈습니다.
결국 형제님께서는 깜짝 놀랄 일을 경험했습니다.
글쎄 도착한 곳은 경기도 가평의 유명산이 아니라, 경기도 양평의 용문산이었습니다.
자음만 입력했던 ‘ㅇㅁㅅ’은 유명산뿐 아니라, 용문산에도 해당되는 것이었지요.
목적지를 제대로 입력하지 않았기 때문에 일어난 사건이었습니다.
그리고 목적지가 제대로 되지 않았기 때문에,
속도를 내면 낼수록 원래 가려는 목적지와는 더 멀어질 수밖에 없었습니다.
이 이야기를 들으면서 우리의 삶도 이렇지 않을까 싶습니다.
즉, 우리의 목표를 제대로 알지 못한다면 엉뚱한 길로 갈 수 있으며,
바쁘게 속도를 내면서 살면 살수록 더욱 더 원래 가려는 목표와는 다른 곳으로 나아가서
더 멀어질 수밖에 없다는 것이지요.
우리 삶의 목표는 하느님 나라입니다.
그래서 주님을 바라보며 살아야 하며, 주님의 뜻에 맞게 살아가야 목표를 향해 제대로 나아갈 수 있습니다.
그러나 하느님 나라를 목표라고 하면서도 다른 곳을 바라보고,
주님의 뜻이 아닌 다른 것을 더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오늘 복음에서 군중 몇 사람이 예수님께서 마귀 우두머리 베엘제불의 힘을 빌려서 마귀를 쫓아낸다고
말합니다.
예수님을 제대로 알아보지 못하는 것이지요.
왜냐하면 주님의 뜻보다는 자신의 뜻이 더 위에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그토록 하느님 나라의 신비를 가르쳐줘도
계속해서 하늘에서 내려오는 표징을 보여 달라고 청했던 것이지요.
주님이 아닌 내가 중심이 될 때에 우리는 주님의 편에 설 수 없게 되어 주님을 반대할 수밖에 없습니다.
그리고 주님의 뜻보다는 세상의 뜻을 더 윗자리에 두게 됩니다.
그래서 우리의 목표인 하느님 나라에 더욱 더 멀어지게 됩니다.
다시금 나의 목표를 점검해야 할 때입니다.
지금이라도 제대로 목표를 잡고 나아가야 가장 빨리 원하는 곳으로 갈 수 있기 때문입니다.
지금 내 목표는 어디에 있습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