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목 * 벌님......살려줘요...~"
글/이용우.
[제 1막,]
" 개구쟁이"의 하교길,
나오는 인물들: 엄니,
그놈,
성종이 아부지,
서자리댁외 동내 아낙들,
여왕벌,
대장벌,
쫄병벌,
어느때: 서기 1965년쯤 가을날.
어느곳: 전라북도 정읍군에 있는 산골마을.
학교갔다 오는길[하교길]
.
오솔길, 길 양쪽엔 코스모스꽃이 한들거린다.
그 오솔길을 책보를 어깨에 걸치고...또는 허리에 동여메고
제잘거리며 남녀 학생들이 빠른 걸음으로 집으로 향하고 있다.
그 놈들중에 키가 한뼘이나 큰놈이 섞여있다.
그놈이 또 끼가 발동하여 아이들을 괴롭히기 시작한다.
"얌마-!. 거기서봐, 내가 꽃도장 찍어줄께"
그놈이 손가락 사이에 코스모스 꽃을 끼어서 딱 하고 훑으면
코스모스꽃이 손가락 사이에 몆송이 끼인다. 그걸 앞에가는녀석
난닝구 등짝에 탁 치고나면 꽃 무늬가색갈도 선명하게 찍힌다.
그럼 앞에가는 녀석이 쌍판떼기를 찡그리며.
"이 씨부랄놈아- 좋으면 너나 할것이지 왜 남의 등판을 치고
지랄이야__이씨- "
"어?? 이놈시키가 대드네에?"
두놈이 드잡이가 나서 멱살을 잡고 뒹굴면 아이들은 좋은
구경거리가 생겨 빙... 둘러쌓이고...승부는 싱겁게 끝난다.
그놈의 승리로.....,그놈이 이길수 있었던 것은 그놈 나이가
다른 아이들 보다 두살이나 더 먹은것이다.
입학 나이가 다른 아이들은 일곱살이고 그놈은 아홉살 이였으니
당연히 왕초일수밖에...국민학교 4학년, 그놈 나이 12살.
자기하고동갑쟁이 들은 2년 선배이니 그들 앞에서는
달삭도 못하면서 열살베기들을 퍽이나 괴롭히니 그놈
하고 같이 다니는 아이들이 가엽구나.
어줍잖은 그놈이 자기집 사립문이 저-만치 보일때부터
"엄니---!" 하고 달리기 시작한다.
동내 고샅길이 들석 거리며 뛰여가는 그놈땜에
모이를 쪼아먹던 닭이들이놀래여 이리 저리...
푸드덕거리며 울타리위로 날아 오르고... 순식간에
집에 당도한 이놈이 엄니한테 하는말,
그놈;"엄니~ 나 배고파...!"
엄니;" 아이고~ 내새깨..을메나 배고플까나..?"
그놈;"엉...겁나게...죽을만큼,"
엄니;"그려, 내가 고구메 많이 삶아놨어...,"
그놈;"이씨~ 또 고구마여~?"
엄니;"고구메라도 배부르면 안되냐."
그놈;" 이...알았어 ."
엄니;"짐치걸쳐서 찬챙이 [천천히]먹거라 급히 먹으면
체 헌게로...,"
우적 우적..고구마 한바가지를 게눈 감추듯 쳐먹고
물항아리속에 바가지를 집어넣어 가득 물을 퍼서 벌떡벌떡
마신다...반절은 턱밑으로 흘리면서...,
엄니;" 장군아..! 너 ...참...바제기 짊어지고 술독고개
밭에가서 고구메 좀...캐 오너라,"
그놈;" 엄니 나 숙제 해야 되는디..."
엄니;" 지랄하고...니가 언지 공부혔냐. 일좀 시키면 공부핑계
데고 염병이여~"
그놈;"이...이...알았어...알았당게,"
정오를 훨씬넘긴 오후시간에 12살 뱃속이 얼마나 고팟을까?
그 배를 튀어나오게 채울수 있다면 고구마이건 보리밥이건
그건 그시절엔 행복한 가정이라고 할수있다.
직....직....검은 고무신을 끌으며 바제기를 짊어지고 그놈이
9월하늘 따사로운 햇쌀을 받으며 울너머 술독고개 머리에 있는
고구마밭을 향한다.
제 2막 [벌집을 쑤시고]
두내미를 지나고...남상구지를 지나...술독고개 아래 낙콩이네
산머리에 당도할즈음 이놈 사추리가 뻐근하여 오줌이 마려온다.
그놈;" 이씨~ 다 보이는디..어디가서 쌀꺼나???"
두리번 거린다. 바제기를 벗어놓고... 숲속으로 들어간다
보랏빛 싸리꽃이 휘여지게 만발하고 들국화꽃이 듬성듬성
하늘거린다. 숲을 해집고 들어가다 멈칫한뒤 한번 돌아보고
또 앞으로 더 들어간다.
12살, 사춘기라서 누가보면 얼굴이 홍당무가 되여 얼마나 부끄
러운지...그도 그럴것이 짖궂은 동네 아짐씨 한분에게 고추를
뵈였는데 어찌나 골려 먹는지...,
서자리댁;" 히히히..이놈장군아..방맹이가 많이 여물어서 장개
가도 되겠네 그려..히히히...실허게 여물었고만...!"
이런 소리를 들었으니 동네 아짐씨들만 보면 소름이 끼치고
그 뒤로 오줌을 눌려면 꼭, 둘러보고 확인하는 버릇이 생겼다.
산속으로 들어가니 묘지가 하나 나온다.
묘지 봉분에는 어른 키보다 높게자란 억새풀 몆포기가 갈바람에
휘여지게 하늬적 거린다.
그놈은 바지끈을 풀어재치고 고추를 끄집어 내여 오줌을 눈다.
'후두두두루루루루...연붉은 황토 먼지가 솟아오르고 마른땅
위에 지도가 그려진다...,
근데...이게뭐야????,
묘지 옆구리에 큰 쥐구멍처럼 생긴 구멍에서 검붉은 색갈의
벌들이 뭉쳐서 들랑 거리고 있다.
그리고....이놈 주변에 빙- 하고 맴돌며 다가왔다 다시 날아가고
....다시 때를지여 맴돌다 날아가고.....
벌1;"근디 저게뭐야?"
벌2;"글쌔???"
벌3;시커머 튀튀한게 꼭 고구마처럼 생겼다..그지?"
벌4;"저놈 얼굴은 꼭 외계인처럼 생겼는데..?"
벌5;"그러게...얼굴엔 온통 주뎅이 밖에 없고...히히..,
근데...물총이 잘생겼다....,"
벌6;"얌마..! 지금 농담할때가 아니야 빨리 사령관실로
무전때려...저놈이 우릴 공격 할지도 몰러~지금 우리 여왕벌
께서는 출산중인디...저놈 생긴것이...????"
벌1; "그려...그렇구만,"
보초 벌들이 빠르게 들락거리고 순간 긴장감이 묘지
주변에감도는구나.
이놈 생전 이런구경이 처음인지라 호기심이 발동하고...
오줌을 시원하게 누고 거시기를 집어넣고 허리띠를
단단히 동여 맨다음 무릎 앉은자새로 턱을 괴이고
벌들의 움직임을 보면서 생각에 잠긴다.
그놈;"[..........................................]"
"히히히히....킥, 벌들이 이렇게 많으니 지금 이 묏똥[묘지]
속엔 꿀이 얼마나 많이 있을까????..가만...? 고구마는 내일
캐도되고...꿀을 바제기 가득히 담아 가지고 가면 어메가
얼마나 좋아 하실까?..하이고.... 오진것,"벌린 입에서 맑은
침이 주우-욱 흘러 내린다.꿀꺽~ 입맛을 다신다음,
묘지 옆에 서있는 오리목 나무를 폴짝 뛰여 꼭데기를 휘여
잡았다.
그리고 한쪽으로 꺾으니 뚝.., 하고 부러진다.
잔 가지를 잘 다듬어서 아주 보기좋은 몽둥이를 만들었다.
그리고 다른 생각 할 필요없이 푹-! 하고 벌구멍을 쑤셨다.
"[@#$@~!&*^<>ㅃ$%#@******><@"@#$@]"
벌사령관;"비상....비상...지금 이 시간부로 비상사태를
선포한다!!!!!!"
"앵~~~~~~애~~~~~~앵~~~~~앵~~~~~~!!!!!!!!!!!!!!!,"
여왕벌;" 왠일이다냐? 시방 애들을 다 낳을려면 멀었는디..
....[전라도 지방이라 벌들도 전라도 사투리다]..응???"
벌시녀;"예이~ 시방 왠 외계인이 우리나라를 침범하여
전쟁이 일어 났답니다."
여왕벌;"이런...고연지고..어쩧튼 전쟁 나가는 놈들은 전부
일벌만 나가고 숫벌들은 내 보내지 말거라...아직 더...
낳아야 되는디..."
벌시녀; "근디...그놈이 어마어마한 물총을 소지하고 있답니다."
여왕벌;"그려?? 그러면 그 물총을 총 공격하면 되겠구만."
벌시녀;" 그러면 사령관께 그렇게 공격 하라고 전해 드리겠
습니다."
벌시녀; "사령관님...사령관님..! 그놈 물총만 총 공격하라는
여왕님의 명령이십니다."
벌 사령관; "오..그래, 그래 알았다. 숫벌을 재외한 모든 벌들은
들어라...! 우주에서 신형무기라고 가지고온 그 물총을 여지
없이 공격한다....~!!!!!!,"
벌들이 이놈에게 까맣게 달라 붙는다.
사타구니에 집중하여 쏘아데니 이놈 눈구녕에선 별이 벌숫자
만큼이나 쏟아지고...꼬꾸라져 뒹굴고...뒹굴다가 뛰어가고..
뛰다가 넘어지고...고구마밭에 뒹굴고...고추밭에 뒹굴고...
언덕너머 논두렁을 달리다가 방죽[저수지]에 퐁당 뛰어들어
코를잡고 잠수하니...벌들이 물 위에서 맴맴 거린다.
땅벌의 독한 끈기를 도저히 말릴수가 없다.
물속에 들어가 봤자 1분도 안되어 이놈 머리통이 올라 오니
벌들이 오냐~ 하고 머리통을 쏘아댄다.
방죽에서 튀여나와 이놈 뿌랑구 빠지게 도망간다.
달...렸...다, 그리고 또...달렸다,
어디쯤...그놈은...쓰...러...졌...다,
쓰러진놈 가슴팍과 목덜미에 끝까지 따라온 벌 몆마리가
달라 붙는다. 그리고 꼬리에서 침을빼여 이놈살에다
꾹-눌러박고 장렬히 전사한다.
"......................................................,
제3막[된장에 쳐박혀]
서쪽 하늘을 붉게 물들이며 모개울 산야를 감싸안고
태양은 하루를 마감하려한다.
노을을 뒤쪽에 두고 지게 바제기에 소꼴을 가득베어
짊어지고 천천히 움직이는 농부는 기-인 그림자를
밟으며 흥타령을 한다.
"남원산성 ~올라가 ~이화 문전을 바라보니~얼씨구~"
작대기로 지게목발을 두드리며 흥얼데는 폼이 욕심
없는 농부의 마음이 오늘 논두렁을 넘쳐나게 여물고
있는 벼 이삭을 보고 저절로 흥이 났으리라......,
서낭뎅이 고갯마루에 당도 할즈음 농부의 눈빛이 번쩍
하며 가던 발길이 주춤, 뒤로 자빠질뻔했다.
"이게 뭐야?? 사람 아니야?? 죽은거여??"
작데기로 쿡쿡..건드려 보니 "으..음" 신음을 하며
5.6월 감기걸린 개 떨듯이 후들거리고 "엄니....엄
니....으드드드드....드드득,"
성종아버지;"야..!야..야...! 일어나봐라, 이게 뉘기여??
가만있자??????? 애~앵? 이놈이 성종이 친구 장군이
란놈 아니여...??얼래...웨 ~큰일났네...으응...,"
짊어진 지게를 뒤로 내 동댕이 치고 아이를 일으켜 새운다.
빰도 때려보고 귀를 잡고 흔들어보고 엎어도보고 뉘여도
보고 아이 상태를 살펴본다.
눈탱이는 아예 감기고..목이고 얼굴이고 어디 성한곳이
없다.
성종아버지;"아가~~! 정신차려봐~!!장군아 임마~!"
그놈;"이...히...이...잉"벌님...살려줘요....흐흐응..,"
손을 싹싹 빌며 고개를 숙이고 누구에게 용서를 빌고있다.
엉거주춤 일어나면서 벌벌벌....벌벌...질질...질질...
오줌을 싸대는데..............허이구~
허벅지와 다리를 타고 내려온 오줌은 건조한 가을 날씨에
뽀얗게 말라버린 길바닥을 흥건히 적셔준다.
성종아버지;"아가...가자 빨리가서 된장이라도 발라야
쓰것다."
농부는 짊어지고온 풀짐을 길가로 치워놓고 지게에다
이놈을 덥석 안아서 올린다.
...........................
그놈집 사립문앞,
성종아버지:"아짐씨~~~아짐씨~~~"
대답이없다.
성종아버지:"염병헐...다 워디 갔디야????,"
삐그덕,부엌문이 열리며.
엄니:"아이고~ 동청양반 목소리아녀?"
성종아버지:"예~저요~ 근디 큰일났어요,"
엄니:"얼래??? 이것이 머시여..???우리 장군이 아녀??
왜그런디요..왜 야가 그런디요~~"
성종아버지:" 야가 시방 벌을 겁나게 쐬여 부러서
죽게 생겼네요~"
엄니:"얼래...얼래...먼소리여 시방 고구메 캐러간
놈이 죽게 생겼다니~~아이고 내~아~들~아~!!!"
성종아버지:"얼렁 방에다 뉘이고 된장이나 발라봅시다".
엄니:"그려..그려...벌쐰데는 된장이 최고지..암그려,
우리 아들 안죽을것이여..암..야가 을에나 실허게
생겼는디...그까짓 벌 맺마리에 죽지 않을것이여~,"
성종아버지:"어린것이 겁나게 놀랬구만유...오짐도
많이 싸부럿응게 깨끗이 씻아갖고 된장으로 맥질을좀
히야것구만이라"
엄니:"어메~~고마운거~~동청양반이 우리 아들 살려냈네,"
엄니는 그놈을 홀라당 벗기고 새숫대야에다 물을떠다가
수건으로 온몸을 닦아낸다.
그놈은 이빨을 딱딱 거리며 온몸을 사시나무 떨듯하고
엄니는 얼른 부엌으로 가서 바가지를 들고 뒷마당 장독
대로 달려가 노오랗게 익은 된장을 바가지에 가득 퍼서
방으로 뛰어 들어온다.
쓰...쓱...쓱, 된장을 몸댕이 구석구석 발라놓으니 잠시후
......이놈 소리를 꽥~ 지르더만 소금뿌려진 미꾸라지 날뛰
듯 뛰어덴다. 그걸보며 엄니는 얼마나 가슴 아픈지.......
엄니:"아이고~내새끼~하이고~ 내새끼~염병 헐놈에 벌이
우리아덜 고추하고 붕알을 쪼사놔 부렀네..시상에나...,"
...................................................,
등잔위에 호롱불이 까만 혓바닥을 천정 쪽으로 날낭거리고
방가운데에 아이 하나를 두고 동내 아낙들이 빙- 둘러앉아
빠알간 호롱불에 검은 눈동자가 금빛으로 반짝이며 아이를
주시하고있다.
한숨을쉬면서 쯔쯔..혀를 차가도하고 데리고온 새끼에게
젓을 물리고 자빠져 자고있는새끼를 토닥이며 오늘의주제
를 수다로 풀기 시작한다.
서자리댁:"이놈이 참말로 거시기한 놈이구만...안죽것어,
죽을라면 진즉 죽었을 거고만,"
태인댁:"그려...다행히 야가 벌을 안타능마~아이고...,"
낙양리댁:"아따메~ 그놈 맹[명]길것다. 그 벌을 다 쐬이고
멀쩡히 살았응게 백살도 넘게 살것네"
시리미댁:"ㅎㅎㅎㅎ,이놈 거시기가 겁나게 짱짱해져
참말로 실 허것네,"
연지동댁:"하하하...하하 나중에 너그 각시가 살판났다."
아낙들 모두:" 하하하...호호호...깔깔깔....헤헤헤...,
깨끗한 가을하늘 은하수가 그놈 초가지붕위에 하얗게
쏟아지고 남새밭 애기배추잎에 맻혀있는이슬이 별빛에
보석처럼 빛을 발한다.
풀벌래의 하모니는 가을밤을 더욱 깊게 하고 그놈집
호롱불이 꺼지면서 동내가 잠이 들.었.다,
...............................................,
제4막[복수]
황금 들녘이 차츰 잿빛으로 변하며 이따큼 하얀 연기가
논두렁에서 피어오르며 가을 걷이가 마무리됨을 알린다.
금방이라도 첫눈이 올듯 하늘엔 잿빛구름이 가득한 11월
20일이 지난다.
그놈은 몆날을 앓고난 후에 초가을 송아지 살 오르듯 통통히
더욱 건강해 졌다.
이놈 머리통은 온통 내일이다.
11월 20일이 지니면 또 무슨 사고를 낼려는지....???
11월 21일 새벽,
새벽 6시. 아직 날이 샐려면 한참있어야 하는데 슬그머니
일어나 밖으로 나와 두엄자리에 오줌을 시원하게 눈다음
몸서리를 치고...거시기를 집어넣고 두리번 거린다.
저만치 벽에 기대여 있는 삽을 한자루 손에들고 사립문
밖으로 사라진다.
여명에 산과 들 그리고 나무들이 서서히 윤곽을 들어내고
부지런한집 굴뚝에서는 하이얀 연기가 피어오르고 있다.
베여낸 벼 밑둥과 논두렁엔 서리가 하얗게 내려 카랑...
추위를 느껴 목을 움츠리게 한다.
그놈...참, 그놈이 지금 묘지앞에 서 있다.
묘지 봉분에 어른 키보다 더 크게 자란 억새풀이 된서리
에 자즈러져 아침 찬바람에 싸그락...싸그락..몸 부대끼는
소리를 내고 오리목 나무가쟁이는 말라 비틀어져 아무렇게나
나 뒹굴고 있다.
그 구멍, 고요하다.
그놈:" 이것들이 묏똥 속에서 나를 보고있을까??, 건드리면
또 나와서 막...쏘아댈까?? 아녀.... 아니고 말고.....
그 성이 그러는데 11월20일 넘어서 서리오면 같이 캐러 가자고
했어...근디...내가 이것들 한티 얼마나 당했는디 같이 하다니
...그 성도 참.. 벌집 쑤시는 소리 하고있네...,"
그 구멍에다가 삽을 푹- 박았다. 그리고 마구 해쳤다.
한참후...삽끝에 뭐가 걸리는느낌이다.
삽을 던지고 손으로 허부적 거렸다 ,
[.......]
쨔잔~!
새숫대야처럼 생긴 벌집 내개가 층층으로 포개져 있었다.
두손으로 들고 벌집을 살폈다.
육각 벌집에는 촘촘히 애벌래가 박혀 있는데....근데...?
꿀은 어디갔지?? 꿀이없다 그꿀....부자만 먹는다는 그 꿀이
어째서 한방울도 없단 말인가?
이렇게 허망하고 분통할수가....이것들을 그냥 버려?
아니지... 가지고 가서 엄니한티 보여 드려야지...,
칡덩쿨에 꽤여 어깨에 걸머지고 한손으로는 삽을 잡고
찌그륵....찌그륵....삽끌는 소리가 남상구지 골짜기를
울리며 검은 고무신속 발가락을 꼼지락 거리며 직-직-
신발을 끌으면서 집으로 향한다.
그놈: "엄니~ "
엄니:" 아니 시방 어디를 갔다 온다냐? 근디 시방 그게
머시다냐? 엉?? 벌집이네....!"
그놈:"그려~ 벌집이여~ 거그 가서 다 파와 부럿당게,"
엄니: 야이~ 호랭이가 열두번 물어갈놈아~ 네가 제정신
이 아닌갑다..이 새벽에 아무리 임자없는 묏똥이라도
삽질을 해 버리고 그 벌통은 무엇 한다고 파 올거냐~!"
웬수가 따로없네...하이고```복창이야~,"
그놈:" 그려~ 엄니~ 복창 아픈데 이벌집을 푹-고와 먹
으면 나을것 같은디....,"
엄니가 부지깽이로 등짝을 내리치며 ,
엄니: 꼴도 보기 싫은게 얼런 들어가서 찢어진 두뎅이로
이따가 밥이나 쳐먹고 핵고[학교]나 가드라고~~!!!
그놈 발에 묻은 황토흙도 안닦고 마루에 올라서니
놀라 일어난 동생이 한마디 한다.
동생:" 서~엉! 발이나 씻고 들어와,"
그놈:"으...그려...."
물 항아리에서 한바가지 퍼다가 새숫대야에 붓고
새수하고 대충...발에 물 부어버리고 방으로 들어간다.
...............................................,
설명절에 누나가 친정에 왔다.
부엌 천정에 벌집이 대롱 대롱 매 달려있다.
누나:" 엄니 저거 머시데여??"
엄니: 이 그렁게 머시다냐...장군이란놈이 캐 왔단다
옵빠씨 [땅벌에 정읍방언] 벌집인디..하마터면 네동상
잃을뻔 봤다"
누나:" 이.. 큰일날뻔 봤네.. 근디...저것 나 주면 안될까??"
엄니: "그려...약된단다 너 가져다 고와 먹어라,"
누나: 아니 내가 먹을려는게 아니고 우리 시엄씨 달여
드리면 가슴 앓이병 나을까봐서...."
엄니: 아따 그려라..."
그놈:" [속으로...]이씨부럴..우리 엄니가 먹어야 되는디...
즈그 시엄씨 준다고?...이씨~ 내가 좃빠지게 혼나고 캐온
것인디...그놈 시엄씨...그것 고와먹고 디져부러라......,"
^&^.....끝,
* 새월이 많이 흘렀습니다.
그놈은 지금 50대 중반의 초로이고...그 엄니는 진즉
유명을 달리 했고...그런데... 그 벌집을 달여드신
누나의 시어머니께서는 아직도 정정하며 성경책도
줄줄이 읽으시고 가끔 저를보면 " 사돈네 총각덕에
지금도 살았다고...ㅎㅎ 지금도 가끔 총각 소리를
듣는답니다. 부족한글 보심에 역겹지는 않으셨는지요?
감사합니다......짱구,
*가을들녘에 벌들이 무섭습니다. 성묘길에 벌 조심들
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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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어린 시절 논 밭길을 걸으며 개구장이 처럼 뛰놀던 시절이 주마등 처럼 스쳐가는 글귀이군요, 짱구님 정말 몆진 글이었답나다~~~~~~
짱구님답게 벌짱구님이시네요 발다친이후로한번못뵈었는데 언제제왕산에 갔다오셨데요 다행이시네요 빨리회복되셨다니 가까운시일내산행에서뵙기를기대하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