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경찬의 불교문화 한 토막]
매주 목요일 불교문화에 대한 짧은 글을 올립니다.
98. 부도비
< 경남 하동 쌍계사 진감선사탑비 >
(국보 제47호)
부도와 함께 그 스님의 행장을 적은 비를 함께 세우기도 합니다.
이를 부도비 또는 탑비라고 합니다.
이를 통해 스님의 덕화(德化)를 알 수 있고, 아울러 그 시대의 역사를 엿볼 수 있는 귀중한 자료가 되기도 합니다.
물론 절의 창건과 유래와 관련된 사적비나 공덕비도 귀중한 자료입니다.
< 전남 강진 무위사 선각대사비 >
(보물 제507호)
이러한 석비(石碑)는 비석을 받치는 대좌(臺座), 비문을 새기는 비신(碑身), 비신을 덮는 개석(蓋石) 또는 관석(冠石)의 세 부분으로 되어 있습니다.
또는 귀부(龜趺), 비신(碑身), 이수(螭首)라 이름하기도 합니다.
< 강원 원주 흥법사지 진공대사탑비 >
(보물 제463호)
대좌는 대부분 거북이 모양이기에 귀부(龜趺)라고 합니다.
또는 ‘돌거북’이라 합니다.
보통 전체적으로 거북이 모양을 하고 있지만, 용의 얼굴을 하기도 합니다.
이에 거북이라 보기도 하고 용이라 보기도 합니다.
거북이는 십장생 가운데 하나로 수명장수를 상징하는 신령스러운 동물이기에 거북이라 봅니다.
옛글을 보면, 용의 아홉 아들 가운데 비희(贔屭)라는 용이라고 합니다.
이 용은 일명 패하(覇下)라고도 하며, 모양은 거북이를 닮았는데 무거운 것 지기를 좋아하니, 지금 석비 아래에 있는 귀부가 이 용이라고 합니다.
개석 또한 대부분 용이 구름과 어울려 있는 모습이기에 이수라고 합니다. 또는 ‘비석머리’라 합니다. 이수를 이루고 있는 용은 먼 곳을 보기를 좋아하는, 용의 아홉 아들 가운데 이문(螭吻)이라는 용입니다. 이 용은 뿔이 없습니다. 이수에는 비의 이름이 새겨져 있습니다.
< 전남 화순 쌍봉사 철감선사부도비 >
(보물 제170호)
여하튼 귀부는 그 나름대로 다양한 표정과 모습을 가지고 있습니다.
화순 쌍봉사 철감선사부도비처럼 오른쪽 앞발을 살짝 올린 경우 색다른 느낌을 준다고 언급하는 이도 있습니다.
< 충북 제천 중원 미륵사지 귀부(용부) >
중원 미륵사지 귀부의 경우, 거북이(용?)등을 기어 올라가는 새끼 거북이(용?)의 귀여운 모습도 있습니다.
< 대구 동화사 비문 아래 봉황 >
한편, 대구 동화사의 경우 봉황이라고도 하고 닭이라고 하는 동물이 대신하고 있습니다.
< 충북 진천 보탑사 백비 >
(보물 제404호)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비신에 새겨진 글씨는 귀중한 자료가 됩니다.
한편, 진천 보탑사에 있는 연곡리 석비는 비면에 글씨가 새겨져 있지 않아 백비(白碑)라고도 합니다.
왜 없는지에 대해서는, 처음부터 그렇게 조성했는지, 어떤 이유로 미처 새기지 못했는지, 아니면 후대에 지워버렸는지, 명확하지 않습니다.
단지 여러 추정만 있을 뿐입니다. 이에 덧붙여 보자면, 이 땅에 오실 큰 스승을 위해 마련해 둔 것은 아닌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