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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No.1여행매니아 원문보기 글쓴이: 낭만 자객
(전편 줄거리)
끊임없이 질문하는 호기심보이..
남매이지만 너무도 서로 다른 언발런스 남매..
독특한 생김새와 헤어스타일의 올드보이..
자신들이 여행의 천재들이라고 자부하는.. 자칭 유럽천재소녀들을 만난... 우리의 낭만자객...
런던에 온지 4일 째...
지금까지의 일정을 요약하자면...
첫날.... 런던시내 화장실 위치파악...
둘째 날.... 사진기 들고...런던시내 홀로 헤집고 다니기....
셋째 날.... 첫 동행자들과 런던 시내 돌아 다니기...
이들을 나름대로 수학에서 배운 교집합을 써서 정리한다면..
삼일 동안 런던시내를 돌아 본 낭만자객이었다...;;;
물론 시내를 둘러 보았던 다른 여행객들처럼...
런던 근교에 있는 에딘버러나, 캠브리지를 갈 수는 있었지만...
내게는 어디를 보러 가는 것 보다는...
무엇을 하면 즐거울 것인지가 더 중요했다.
늘 들고 들고 다녔던 런던 가이드 북은 다시 배낭 속으로 집어넣고.
한국에서 시내에 놀러나가듯 가벼운 차림으로 숙소를 나섰다...
호기심 보이도 클럽 가는 듯한 복장으로 숙소를 나섰고..
언발런스 동생은 허약해 보이는 누나를 옆에서 챙겨주면서 숙소를 나섰다..
그리고..
호기심 보이와 언발런스 남매 말고도 숙소에서 같이 나온 사람들이 있었는데...
전 날 밤에 런던에 도착한 세자매들이었다..
세자매들은 얼핏 봐도 학교 다닐때 껌 좀 씹었을 것 같은 인상을 가지고 있었는데..
특히 맏언니는 동네에서 보면 누님이라고 하면서..
바로 90도로 허리를 굽혀야 할 것 같은 인상을 가지고 있었다..
누군가와 싸울 때에는 상대방을 기선 제압하는 방법이 두가지인데..
그 첫번 째가 앞서 설명했던 인상이고.... 두번 째는 말투이다....
이 세자매들은 숙소에 처음 들어 왔을 때...
서울 표준말로 인사를 했는데....
지방에 오래 살은 사람이 억지로 서울 표준말을 쓰는 어색한 느낌이 들었다.
서울 근방에서 계속 살았던 호기심 보이는 이들을 보고도 그의 호기심을 멈추지 않았다..
"어디서 오셨어요?"
그나마 가장 친절하게 생긴 막내동생이 그의 질문에 무뚝뚝하게 대꾸해주었다.
"한국이요.."
........
어색한 침묵의 공기가 숙소에 깔렸다.
난 이 어색한 침묵을 깨고....
조심히 말을 꺼냈다.
"전라도 쪽 같은데..."
그러자 이태리에서 패션 공부하는 둘째가 살짝 얼굴을 붉히며 어색한 표준어로 내 말에 대답했다.
"아니여요..."
하지만 옆에서 배낭을 메고 있던 맏언니는 동생들의 노력을 배신하였다..
"아따~ 빨리 방으로 드가라... 무거버 죽갔네.."
무거운 침묵의 공기가 숙소에 내려 깔렸고....
누구도 이날 밤에.. 이들에게 말을 못 붙였다..
그리고...
다음 날 아침...
광주시스터즈는 런던시내를 간다고 하기에 우리와 같이 숙소를 나오게 되었다.
그렇게 하여...
낭만자객인 나를 선두로...
호기심보이와 언발런스 남매, 광주시스터즈는 그린파크 역 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날씨는 지금까지 런던에 있으면서 가장 화창한 날씨였다.
2층 빨간 버스의 빨간색은 더욱 선명했고..
할머니들은 개를 끌고 공원을 거닐고 있었고...
직장인들은 정장차림에 운동화를 신고 빠른 걸음으로 출근하고 있었다.
우리들 역시 빠른 걸음으로 그린파크를 가로 질렀는데.
그 이유는 바로... 런던에서 가장 큰 볼거리인 근위병 교대식 을 보기 위해서였다.
버킹엄 궁전 앞에는 세계에서 온 여러 관광객들로 붐볐는데...
우리도 사진찍기 좋은 자리를 찾기 위해서 이곳 저곳을 돌아다녔다..
오전 11시 25분... 근위병 교대식 5분전...
언발런스 누나는 v자를 그리며 사진찍는데 정신없어 보였고...
언발런스 동생은 누나한테 '여기서봐.. 저기 서봐' 하면서 찍어주는 데 정신없어 보였다.
광주 시스터즈의 둘째와 셋째 역시 사진을 열심히 찍고 있었고..
맏언니는 짝다리를 짚은 채 주머니에 손을 넣고...
근위병이 나오는 곳을 넌지시 바라보고 있었다.
그리고...
아직 군대에 가지 않은 호기심 보이는 카츄사를 가기 위해서 열심히 공부한 영어로...
외국인들에게 질문하고 있었다.
"웨어 아유 프롬...? 하올 다 유?"
..........
그리고 이때..
빵빠레 같은 소리가 울리더니...
사람들의 시선이 한 곳에 몰리기 시작했다.
'해외토픽'이나, '세계는 지금' 같은 프로그램에서 가끔 보았던...
그 장면이 내 눈 앞에서 펼쳐졌다..
<근위병 교대식...거리가 멀어서 사진찍기가 힘들었다..;;>
근위병 교대식은 한 30분동안 진행되었는데...
사실 나한테는 예전에 다른 나라에서 봤던 게이퍼레이드 보다는 재미가 없었다.
근위병 교대식이 끝나자...
여행객들은 썰물 빠지듯 빠졌고...
다들 제 갈길을 찾아서 움직였다...
우리가 다음으로 간 곳은...
웨스터 민스터 사원...
호기심 보이는 나에게 웨스터 민스터 사원에 들어가봤냐고 물어보았고...
나는 들어간지 3초만에 후회했다고 대답해주었다...
내 대답을 옆에서 들은 언발런스 남매와 광주시스터즈는...
웨스터 민스터 사원 앞에서 사진만 찍고 다른 곳으로 이동하자고 얘기했다.
웨스터 민스터 사원은 사진찍기가 상당히 어려운 곳이다...
높이가 상당히 높은 웨스터 민스터 사원을 찍을 때는 두 가지를 고려해야 한다..
그 첫 번째는 카메라의 각도... 전문적으로는 앵글이라고 하는데...
자신의 눈높이로 사진을 찍으면... 뒷 배경이 다 짤려 나오기 때문에..
사진기를 밑에서 위로 향하게 찍어야 피사체(사람)의 전신과 뒷 배경이 온전하게 나온다.
난 여행을 다닐 때 항상 트라이 포드를 지참하기 때문에...
이런 조건에서 사진을 찍기가 수월했다.
그리고 두번 째는 사진기와 피사체(사람)의 거리인데..
너무 가까워도 안되고.. 너무 멀어도 안 되는 단순하면서 중요한 조건이었다.
사진 많이 찍어 본 사람에게는 너무나 기본적인 설명이긴 하지만...
평소에 사진기를 다뤄보지 않은 사람은... 그냥 대충 사진을 찍기 때문에...
높은 건물 앞에서 사진 찍으면... 맘에 들지 않은 사진이 나오기 일쑤이다...
예전에 혼자와서 사진기의 각도와 위치를 파악한 나는...
사진찍기 좋은 위치를 이들에게 알려주고... 이들의 사진기로 그들을 모두 찍어주었다...
"자~ 저기 서세요... 팔짱끼고.. 웃으면서.. 우르르 까궁~~~"
다들 내 말에 어색한 '김치' 웃음에서...
황당하면서도 자연스러운 미소를 지으며 사진을 찍었다...
이런 식으로, 빅뱅, 런던아이, 템즈강 주변을 돌아다니면서...
나름대로 서로 즐기면서 돌아다녔다..
그리고...
트라팔가 광장 앞에 있는 신호등 앞에서...
초록색 불이 켜져서 횡단보드를 건너려 할 때...
조용히 침묵만 지키던 광주시스터즈 맏언니가 나한테 살짝 다가와서 말을 했다..
"거~ 나중에 광주 한 번 놀러와~잉...?? 내 재밌게 놀게 해줄께.."
그러면서 살짝 엷은 미소를 띄며 동생들 곁으로 다가갔다..
옆에 있던 호기심 보이와 언발런스 동생은 맏언니가 무슨얘기했냐고 계속 물어보았다....
"형~ 뭐래..??? 저 누나가?????"
"야~ 뭐라고 하디...??????"
난 살짝 엷은 미소를 띄어 주었다..
훗...
내셔널 갤러리 앞에서 계단에 앉은 우리는 숙소에서 싸준 샌드위치를 먹고..
뮤지컬을 보기 위해 금방 일어섰지만...
광주시스터즈는 런던에 오자마자 뮤지컬을 보기 위해서 예약을 하고 와가지고..
그녀들은 내셔널 갤러리로 간다고 했다....
광주시스터즈와 그렇게 헤어지고 나서...
우리는 뮤지컬 티켓을 파는 레이스터 광장 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레이스터 광장 은 우리나라로 따지면 명동과 대학로, 홍대, 압구정이
서로 한대 묶여 있다고 보면 되는 곳이다..
'런던에서 지루하게 느낀 사람은 그의 인생도 지루하다.
왜냐하면 런던에는 인생을 즐겁게 해주는 모든 것이 있기 때문이다.."
이런 말이 있듯이 런던의 중심가인 레이스터 광장 에는 볼거리가 너무나 많은 곳이었다...
특히 이 곳에는 동시대에 함께 살고 있는 천재 작곡가 '엔드류 로이드 웨버' 가 만든.....
우리가 알만한 뮤지컬들이 탄생 된 곳이기도 하다.
런던은 뮤지컬의 본 고장 답게... 각 공연 마다 저마다의 공연극장을 가지고 있었는데...
공연문화를 사랑하는 나로서는... 이런 문화여건이 너무도 부러웠다...
레이스터 광장 안에 있는... 피카딜리 서커스 에는...
뮤지컬 티켓을 싸게 살 수 있는 티켓 판매소가 있는데....
'half price theatre ticket booth' 라고 써있는 곳이다.
이 날 역시 뮤지컬을 보기 위해서 관람객들이 티켓 판매소 앞에서 줄을 서있었고..
우리 4명중에 외국인과 언어소통이 가장 원할한 호기심 보이가 우리를 대표해서 줄을 섰다..
우리가 관람하기로로 결정한 것은...
유럽에 오기 전 부터 너무도 간절히 보고 싶었던...
"오폐라의 유령"
다행히도..
호기심보이와 언발런스 남매도 "오폐라의 유령" 을 보고 싶어 했기에...
우리는 의견 조율 없이 '오폐라의 유령' 을 보기로 결정했다...
호기심 보이의 차례가 다가왔고...
티켓판매소 직원과 얘기를 나누는 호기심 보이의 입에서는..
'um....' 과 'oops' 라는 단어가 자주 내뱉어지더니..
고개를 우리에게 돌려서... 직원과 나눈 대화를 정리해서 얘기해 주었다.
진짜 좋은 자리를 A석..
그래도 볼만한 자리를 B석...
무대가 잘 보이지 않고.. 음악과 대사만 들리는 자리를 C석이라고 한다면..
A 석 자리는 있지만... 가격이 너무 비싸고....
B 석 자리는 매진되었고....
C 석 자리는 있었다...
하지만 C석 자리는 가이드 책에서 본 가격보다 훨씬 비쌌고...
왠지 좋은 공연을 나쁜 자리에서 보는 것도 선뜻 내키지 않았다...
레이스터 광장 에는 피카딜리 서커스 에 있는 티켓 판매소 말고도...
코벤트가든 주변에도 티켓 판매소가 여러군데 있는데....
우리는 마치 용산에서 전자제품 살 때 여러군대 돌아보고 제품을 사는 것처럼..
적당한 가격에 좋은 자리 표를 사기 위해...티켓 판매소를 전부 쑤시고 다녔다.
하지만 결과는 피카딜리 서커스 판매소와 별반 다를 게 없었다...
결국 오폐라의 유령 전용극장에 가서 티켓을 사러가게 되었는데...
포기하고 들어간 우리에게 직원은 B석( 볼만한 자리) 이 있다고 얘기해주었다..
가격은 티켓판매소가 파는 C석의 가격......
훗...
하지만 오폐라의 유령 극장 판매직원과 얘기를 더 나누던 호기심보이의 표정은...
점차 일그러지고 있었다..
B석이 있긴 하지만....
남아있는 좌석은 3석....
호기심 보이. 언발런스 남매. 그리고 낭만자객인 나...
우리는 한 손으로도 셀 수 있는 숫자... 4명...
난 저절로 호기심보이를 바라보았고...
언발런스 남매는 나와 호기심 보이를 번갈아 보다가 호기심 보이에게 시선을 고정시켰고...
호기심 보이는 내 눈을 노려보고 있었다...
(난 이때 순간적으로 호기심보이의 눈을 찌를 뻔했다.)
우린 서로 눈치를 보다가 결국 뒷사람에게 B석 2장을 양보했고...
서로를 배반하지 않았다는 것에 만족을 하고 어쩔 수 없이 다른 뮤지컬을 보기로 결정했다..
다시 의견을 조율한 결과....
우리가 선택한 뮤지컬은...
"맘마미아..."
뮤지컬 맘마미아는...
그 유명한 그룹인 'ABBA' 의 히트곡 22곡을 토대로 하나의 일관된 이야기를 만든 작품....
주옥같은 노래들을 듣는다고 생각하니 가슴이 벅차올랐고...
우리는 몇 시간전에 갔던 피카딜리 서커스 티켓 판매소로 다시 갔다.....
그리고.. 매표소 직원과 얘기를 나눈 호기심보이의 얼굴에는...
검은 그림자가 짙게 내리깔고 있었다...
처음에 갔을 때만 해도 표가 있었던 맘마미아 표가 매진되었다는 것이었다..
우린...다시 레이스터 광장 주변의 티켓 판매소와 맘마미아 전용극장을 죄다 쑤시고
돌아다녔지만.. 모든 것이 허사였다....
오기가 생긴 우리는...
다시... 의견을 조율해서...
아주... 현명한 결정을 내렸다...
그냥 표가 있는 공연을 보기로....;;
이 때 시간은 저녁 6시....
티켓 판매소 앞에는 줄을 선 사람들이 보이지 않았고...
티켓 판매소 안에서 티켓을 팔던 사람도 보이지 않았고...
해는 뉘억뉘억 저물어갔다...
우린... 허탈한 기분에...무거운 발걸음을 이끌고....
피카딜리 서커스 안에 있는 벤치에 털썩 주저 앉았다..
무려 4시간이다...
4시간이면....
스타크래프트 1 :1 을 15번정도 할 수 있고..
영화를 2번이나 볼 수 있고...
만화책을 20권이나 볼 수 있는 시간이다...
이날의 목표는 뮤지컬 관람이었는데 이루지 못한 좌절감 때문에.. 내 어깨는 축쳐졌고..
언발란스 누나는 허약한 몸을 이끌고 몇 시간을 걸어다녔는지.. 너무나 힘들어했고..
이런 누나를 옆에서 챙기면서 다니는 언발런스 동생도 조금씩 지쳐갔다...
하지만...
내 옆에 앉아있던 호기심 보이는 그의 옆에 앉아 있던 외국인 소녀들에게
여전히 질문을 하고 있었다...
난 그냥 신경쓰지 않고...
내 앞에 얼쩡거리는 비둘기에게 조그만 돌을 던지고 있었는데...
서로 얘기를 주고 받던 호기심 보이와 외국인 소녀들은 서로 깔깔 대면서 즐거워 하고 있었다..
그리고 얼마 후에..
호기심 보이는 그녀들과의 얘기를 잠시 멈추고...
내가 별로 궁금하지도 않는 말을 건넸다..
"형... 얘네들 독일에서 왔대....."
훗...
나의 시큰둥한 반응에도 불구하고 호기심보이는 말을 이어갔다..
"내가 같이 사진 찍자고 하니깐... 같이 찍자고 하는데???"
"..........."
우리 옆에 앉은 이 외국인 여자 소녀들은 호기심보이의 말대로...
독일에서 런던에 놀러온...고등학생 여자얘들인데...
바디라인은 우리나라 성인 여자들의 발육라인을 지니고 있었다.
난 이 들 사이에 끼어 앉아 언발런스 누나가 자주 취하는 V자 포즈를 취했고..
이들은 내 팔에 자연스럽게 팔짱을 끼면서 사진을 찍었다..
이들도 동양인 남자와 사진찍는게 재밌었는지...
자신들의 사진기로도 계속 번갈아 가면서 사진을 찍었다...
뮤지컬을 못봐서 힘이 쭉 빠졌던 나는 금새 활력을 되찾아 가고 있었다...
옆에서 언발런스 누나는 계속 배고프다고 밥먹으러 가자고 얘기를 했지만...
그렇게 옆에서 누나를 챙기던 언발런스 동생 역시... 독일 소녀들과 사진을 찍는데 정신없었다.
그리고...
호기심 보이는 침체되있던 형들에게 다시 활력을 찾아준 것에 대해 뿌듯해하고 있었다.
여러가지 포즈로 사진을 여러장 찍은 우리들은...
살짝 삐진 언발런스 누나 때문에 독일 소녀들과 아쉬운 작별을 하고...
저녁시간이 살짝 지난 시간이라서 너무나 배가 고팠던 우리들은...
우리에게 다시 활력을 되돌려 준 호기심 보이의 의견을 따르기로 했다...
호기심 보이가 고른 메뉴는..
영국의 대표 음식...
'피쉬 앤 칩스'
사실 나와 언발런스 남매는 피쉬 앤 칩스가 그다지 먹고 싶은 음식은 아니었는데...
독일 소녀들과 사진찍는 경험을 하게 해준 호기심 보이의 요구가 워낙 간절해서.. ...
그냥 따르기로 했다...
그리고 여행 가이드북에 항상 써있는 말 중의 하나인...
'그 나라에서는 그 나라 음식을 먹어라..." 를 한 번 지켜주는 것도..
여행자의 기본적인 센스라고 생각했다...
지금 껏 여행다니면서... 먹은 음식이라고는.....
숙소에서 먹는 한식...
숙소에서 싸준 딸기 잼만 발른 샌드위치..
그리고 한국에서도 발로 채일 정도로 많은 맥도널드에서 먹은 빅맥버거 뿐이었다.
가이드 북에 나온 피쉬 앤 칩스 전문점을... 물어물어 찾아간 우리는...
각자 피쉬 앤 칩스를 주문했다.
그리고 몇 분 뒤..
다소 비싼 돈을 주고 주문한 피쉬 앤 칩스가 내 앞에 놓이게 되었다...
흠...
생선까스와 감자튀김....
왜... 피쉬 앤 칩스라고 부르면 고급음식 같고...
생선까스와 감자튀김하면 빈티나는 것일까....???
그래도 한국의 생선까스와 영국의 생선까스는 분명 차이가 있을 터...
난 레몬에이드를 입술에 살짝 적시고...생선까스를 나이프로 살짝 썰어서 입안에 넣었다...
처음으로 음식을 입 안에 넣은 내가 먹는 것을 옆에서 지켜보던 호기심 보이는...
호기심 가득한 눈빛으로 날 바라보며 물어보았다..
"어때요...? 맛있어요....??"
독일 소녀들과 사진찍을 때...너무도 사랑스럽던... 호기심 보이의 입에서...
"고마해라... 많이 무겄다" 가 나올 때까지....
나이프로 담그고 싶은 충동이 샘솟아 올랐다.
런던의 대표적인 음식인 피쉬 앤 칩스는..
2만원 돈 주고...
고등학교 학생식당에서 나올 법한 생선까스와 감자튀김을 먹는 느낌이었다...;;
숙소에 도착할 때까지....
호기심 보이는 그의 왕성한 호기심을 극도로 자제했고...
멈추지 않고 얘기하던.. 그의 입은 굳게 다물어졌다.,....
숙소에는 유학생 형과...
점심에 트라팔가 광장 앞에서 헤어졌던 광주시스터즈가...
주방에서 도론도론 얘기하고 있었는데...
우리가 들어오자... 광주 시스터즈는 해맑은 미소를 띄우며 우리에게 물어보았다.
"뮤지컬 뭐 봤어요..?"
.........
우리는 서로를 잠시 바라보고 한숨을 내뱉었다...
뭔가 이상하다는 생각이 들은 광주 시스터즈 둘째는 화제를 다른 곳으로 돌렸다..
"저녁은 뭐 먹었어요?"
호기심 보이는 잠시 우리를 쳐다보더니... 조용히 방으로 들어갔고...
우리 3명은 광주시스터즈 둘째를 원망스러운 눈빛으로 쳐다보다가 각자의 방으로 들어갔다...
방에 들어 와서 침대에 누운 나는...
특별히 할 것도 없고...
잠도 오지 않아서...
유레일 패스를 사면 주는 지도를 펼쳐 보았다..
부르마불에서 땅 따먹기 했던 나라들...
소풍갈 때 버스에서 "아이 엠 그라운드 나라이름 대기" 놀이 할 때 자주 나오던 그 나라들...
유럽 대륙의 나라들이 내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다..
사실... 유럽여행을 갈 때 가장 가고 싶었던 도시는 파리 였다...
낭만자객과 파리는 붕어빵과 팥과 같은 관계...
파리에 입성한 낭만자객을 떠오르면....
저절로 생기는 멋진 영상들이 내 머릿속을 스쳐지나갔다.
그리고...
파리에는 아는 사람이 살고 있었다.
나보다 8살 많은 누나인데..
파리에서 미술공부를 하고 현재는 미술관 큐레이터를 하고 있는 누나였다.
나와는 잘 아는 사이는 아니고.... 우리 부모님과 잘 아는 사이였지만.....
나한테 파리에 오면.. 꼭 자기를 찾아오라고 얘기했다...
내방에는 그녀가 그린 그림이 4년동안 걸려있었는데...
그 그림을 너무도 좋아하는 나이기에... 파리에 가면 꼭 그녀를 만나려고 했었다...
하지만...
한국으로 떠나는 비행기를 탈 도시를 파리로 정했기 때문에..
파리는 천천히 가기로 생각하고...
일단 런던에서 대륙으로 넘어갈 교두보인 나라를 찾고 있었다...
마치 징기스칸이 유럽을 정복할 때 지도를 바라보듯...
마치 나폴레옹이 유럽을 정복할 때 지도를 바라보듯...
낭만자객인 나는 유럽지도를 바라보았다...
그리고 내 눈에 띈 건...
런던하고 가장 가까운...
벨기에 였다...
다음편에 계속
<다음 줄거리>
낭만자객은 런던에서의 쓰디쓴 마지막 밤을 보내고...
올드보이와 자칭 유럽 천재소녀들과 함께.. 벨기에로 떠난다.
첫댓글 참...빠져드네 빠져들어..실제로 영국여행은 했던 사람은 실감나겠네...꼬옥..아이들이랑 유럽여행다녀와야겠다..던벌어야하는데...명숙이처럼 직장에서 안보내주겠지...부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