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천 꿀벌마을에도 따뜻한 온기가 필요하다.
과천 희망씨앗 이홍천의원
지난 여름은 유난히 무더웠습니다. 무더운 여름은 봄을 시샘하고, 가을을 질투했을까요. 그래도 계절은 여름을 지나 여인들의 감성을 자극하는 가을이 깊어져 가고 있습니다. 그 누군가는 벌써 겨울을 동경하고 있는지 모르겠습니다. 개인적으로 저는 가을을 사랑하지만, 그 시간은 너무 짧아 아쉽습니다.
가을은 풍요의 계절이며, 수확의 계절입니다. 추운 겨울을 앞두고 나보다 부족한 이웃을 보살피는 계절이기도 합니다. 매년 살을 애메는 겨울이면 생각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전국에서 최고로 살기 좋다는 과천에도 배고프고 추운 마을이 있습니다. 대한민국 부의 상징인 서울 강남의 인근에 위치한 꿀벌마을과 상하벌 마을이 그 곳입니다..
언제부터인가 거대한 자본에 밀린 서민들은 서울을 벗어나 외곽으로 떠돌면서 과천시 과천동 비닐하우스에 삶의 터전을 마련하고 하루하루 삶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저는 이곳에 정착하는 사람들의 삶의 애환을 잘 알고 있습니다. 매년 수 백만호 아파트가 건설되는데도 자기 집 한 칸 없는 이들은 이웃들로부터 사랑과 온정을 받는 것이 아니라 갖은 냉대로 비난의 손가락질을 당하고 있습니다. 행정기관은 불법건축물에 주거를 하고 있다는 이유로 지원은 커녕, 매일 단속을 나와 행정처분을 내리고 있고, 일반 주민들은 투기 때문에 비닐하우스에 살고 있다며 이들을 투기꾼으로 매도하고 있습니다.
여기에 토지소유자들이 이사를 종용할 경우 주거대책이 없어 시쳇말로 거리로 내물릴 수 밖에 없는 상황입니다.
이곳 주민들은 인심 좋은 시골사람처럼 따뜻한 사람 냄새를 묻어납니다. 검버섯이 피어난 주름진 손등을 어루 만지면 진심으로 고마워할 줄 아는 아주 선한 어르신들입니다.
이곳은 가끔 정치인이나 독지가들이 찾고 있지만, 누구 하나 뚜렷한 대안을 내 놓지 못하고 있습니다. 저는 이곳에 거주하는 주민들을 만나 가장 필요한 것이 무엇이냐 물었보았더니, 그들은 이구동성으로 상하수도 설치와 화재예방 등의 대책이 필요하다고 요구했습니다.
그래서 저는 올해 과천시에 이에대한 사업계획을 수립하라고 주문했는데, 과천시는 불법건축물에는 재정지원을 할 수 없다며 미루고 있습니다.
공무원들은 법과 규정에 의해 행정을 집행하기 때문에 과천시의 입장도 이해하지만, 이곳 주민들도 과천시민이라는 인식을 잊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합니다.
이들은 올 겨울에 가장 시급한 것은 식수와 식량, 그리고 연탄입니다. 얼마 전 송호창 국회의원이 출판기념회때 들어온 쌀을 이곳에 기부를 했는데 아직도 많이 부족한 실정입니다.
전국에서 최고로 살기 좋다는 과천, 이곳에 집이 없어 비닐하우스에 거주하고 있는 주민들이 있다는 것이 상상이 되지 않습니다. 여기에 상수도, 하수도 시설이 설치되지 않아 불편을 겪고 있다는 게 말이 됩니까?
저는 얼마 전 어르신이 귀농이라도 하고 싶다는 얘기를 듣고 농사경험을 할 수 있도록 텃밭 가꾸기 사업에 참여시켰습니다. 했 현재 10여명의 어르신이 텃밭가꾸기에 참여를 하고 있는데 너무나 행복하다며 고마워하고 있습니다. 조그마한 땅에 채소 등 작물을 심어 반찬거리를 생산하고, 농사일을 배워가고 있습니다. 그러나 문제는 하루하루 품팔이로 살아가는 어르신들이 얼마나 농사일을 할 수 있을지가 걱정입니다.
이젠 과천에 거주하는 시민들이 이들에게 도움을 줄 때라고 생각을 합니다. 추운 겨울날 단 한 번만이라도 이곳을 방문해 이들의 이야기를 들어주고, 함께 웃어준다면 얼마나 좋을까 하는 생각을 해 봅니다.
“사랑하는 자들아 하나님이 이같이 우리를 사랑하셨듯 우리도 서로 사랑하는 것이 마땅하도다”라는 성경의 말씀처럼 우리의 이웃의 고충과 아픔을 함께 나누는 시간을 가졌으면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