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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그리스선거결과로 유럽 금융위기가 아시아로 확산될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이 최소한 단기적으로는 진정되었는지도 모른다. 그러나 화요일 국채수익률이 다시 급증한 스페인 문제와 그리스정부가 9월까지 구제금융 목표치를 충족하기 위해 더욱 엄격한 긴축정책을 채택해야 함에 따라, 유럽경제 및 금융시스템이 무너진다면 아시아에서 유럽경제에 대한 노출도가 높은 어느 나라가 가장 큰 타격을 받을지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고 있다.
2008년 금융위기 사례를 보면 글로벌경제가 휘청거릴 대면 아시아 전체가 타격을 입기는 하지만, 그 정도는 각국의 글로벌무역 및 금융 노출도, 외환보유고, 튼튼한 정부재정, 금리인하를 단행할 여지가 있는 중앙은행 존재 여부에 따라 다르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일반적으로 아시아국가 정부는 서방국가에 비해 금리인하와 정부지출 증가를 통한 부양책을 펼칠 여력이 많다. 그러나 2008년 금융위기 이래 새로운 문제가 생겨난 상태이며, 인도와 일본, 베트남 등 일부 국가는 다시 위기가 닥칠 경우 과거보다 큰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예상된다.
싱가포르은행 수석이코노미스트 리처드 제람은 “레만 파산사례에서 알 수 있듯이 글로벌금융시스템에 문제가 발생하면 모두가 단기적으로는 타격을 입게 된다”고 말한다.
그리스가 구제금융조건을 충족시키지 못해 유로존을 탈퇴하거나(여전히 가능한 시나리오) 스페인이나 이탈리아가 유럽이 감당할 수 없는 수준의 구제금융을 필요로 하게 된다면, 아시아 주가와 통화가치가 떨어지는 한편 무역이 급감하고 가계 및 기업에 대한 대출이 말라붙으면서 경제가 둔화될 것이다.
무역의존도가 높은 국가인 한국과 홍콩, 일본과 타이완, 싱가포르, 태국과 말레이시아는 이러한 상황에서 큰 피해를 볼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 GDP의 50%는 자동차와 스마트폰 등 수출이 차지하고 있으며, 타이완경제의 무역의존도는 70%에 이른다.
“유럽연합은 여전히 아시아의 주요 무역시장이며 단기적으로는 다른 시장으로 쉽게 대체할 수 없다”고 산제이 마두르 RBS 이코노미스트는 말한다.
국제은행의 자금지원과 투자에 의존하고 있는 국가도 타격을 받을 전망이다. 국제통화기금은 2008년 금융위기 동안 외국은행의 대(對)아시아 대출이 1% 감소할 때마다 국내은행 역시 대출을 0.6% 줄임에 따라 중소기업과 수출업체의 자금난이 발생했다고 밝혔다.
금융허브인 홍콩과 싱가포르는 유럽은행에 대한 노출도가 높기 때문에 유럽발 위기가 몰려올 경우 대형은행의 정리해고사태로 이어질 것이다. 말레이시아는 GDP의 무려 20%에 달하는 은행차관을 유럽에서 대출받은 상태이다. 반면, 금융시스템이 폐쇄된 중국은 상대적으로 안전한 편이다.
무역과 금융노출도가 높은 국가 중 일부는 경기침체를 방지할 만한 화력을 보유하고 있다. 일례로 홍콩과 싱가포르는 경기부양에 동원할 수 있는 막대한 예비자금을 확보해 놓은 상태이다.
2008년 이래 위기대비 조치를 취해 온 국가도 있다. 글로벌위기 당시 금융부문 타격과 통화가치 50% 절하를 경험한 한국은 외환보유고를 늘렸으며 단기외채에 대한 금융부문 의존도를 줄였다. 태국은 수출이 말라붙었을 때 가계를 보호하기 위해 최저임금과 농가소득을 크게 늘렸다.
그러나 중국과 인도, 인도네시아와 같은 국가가 부양책이나 내수 덕에 위기를 넘길 수 있었던 2008년 및 2009년과는 달리 금융위기가 다시 발생할 경우 채택할 수 있는 조치가 많지 않은 나라도 존재한다. GDP의 200% 이상인 정부부채를 안고 있으며 이미 시행되고 있는 초저금리 및 중앙은행 국채매입 프로그램 때문에 통화정책 조정여지가 많지 않은 일본은 유럽발 위기로 옌 가치가 더욱 올라가는 한편 유럽수출이 감소하면서 발생할 타격에 대해 우려하고 있다.
인도 역시 2008년에 비해 취약한 상황이다. 경상적자가 높기 때문에 경기침체를 막기 위해 외국에서 더 많은 자본을 빌려와야 하지만 글로벌시장이 휘청거린다면 자본확보는 어려울 수 밖에 없다. 또한 정부부채 수준이 높기 때문에 부양책 시행도 어려울 전망이다. 경제성장 둔화와 인플레이션 지속 때문에 중앙은행이 금리를 대대적으로 삭감하는 것도 불가능하다. 외환보유고도 2008년에 비해 적다.
한편, 경제성장 둔화와 고인플레이션(최근 일부 완화되기는 했지만)으로 고전하고 있는 베트남은 인도와는 달리 유럽수출비중(GDP의 13%)이 높기 때문에 더 큰 위험에 노출되어 있다. 2009년 대출급증으로 은행부담이 높은 상황에서 새로운 부양책 시행은 어려울 전망이다.
중국정부는 또 한번의 대대적인 부양책을 시행할 수 있는 자금을 보유하고 있기는 하지만 더 낮으면서 지속가능한 경제성장률을 선호하기 때문에 2008년과 같은 수준의 부양책을 채택하지는 않을 것이라 시사했다. 중국정부가 대형 부양책을 내놓지 않는다면 중국수출 의존도가 높은 호주와 말레이시아 등 이웃국가의 경제성장률도 줄어들 수 밖에 없다.
물론 이번 그리스선거결과가 시사하듯이 유로존위기 방지가 가능할 수도 있다. 유로가 살아남고 불확실성이 계속되는 가운데 유럽 경기침체는 끝나지 않지만 글로벌 금융위기가 발생하지 않는 시나리오이다. 이러한 시나리오가 계속된다면 아시아가 계속 경제성장을 이룩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아시아 각국은 유럽이 그럭저럭 유지되는 시나리오에 대비가 잘 되어 있다. 유럽 경기침체가 심화되지 않는 이상 아시아에 대한 심각한 위협은 없다.”
여전히 그리스가 문제가 되는 3가지 이유
휴, 큰일날 뻔 했다. 주말 치러진 그리스 선거에서 간발의 차이로이긴 하지만 유로존이 자폭 위험을 면했다. 그리스가 처한 상황은 변함이 없지만 유로존에 남기 원하는 정부가 들어서서 이 문제를 해결하게 될 것이다.
그리스 민주주의의 전성기였던 페리클레스 시대 이래 세계가 이처럼 그리스 민주주의에 많은 관심을 가진 적은 없었다. 하지만 그리스 정치의 일거수일투족을 주시하는 데 수개월을 보낸 중개인과 투자자들은 이번 선거 결과를 유럽 외의 것에 관심을 가질 수 있게 되었다는 신호로 보고 싶어할 지 모른다.
일례로 미국 주식 및 채권시장은 월요일 연준이 경기를 부양하기 위한 노력을 더할 것인지 여부 등 국내 문제로 관심을 돌렸다.
하지만 미국 투자자들이 유럽에서 눈을 돌리는 것은 실수일 것이다.
펀드나 은행, 심지어 개인 포트폴리오까지 모든 투자가 고전 중인 유럽 국가들에 거의 혹은 전혀 “노출”이 되지 않았기 때문에 영향을 받지 않을 거라는 생각은 어리석은 생각이다.
요즘엔 그리스(스페인, 이탈리아 등등)에서 발생한 문제가 그리스에만 머물지 않는다.
다음은 유로존에서 발생한 화재가 미국과 전세계로 확산된다는 사실을 확실히 하는 ‘전이 매커니즘’에 대한 가이드다.
은행: 미 금융당국은 우리가 “마스트리히트 조약”을 말하는 것보다 빠른 속도로 “주변 유럽” 특히 포르투갈, 아일랜드, 이탈리아, 그리스, 스페인 등 피그스(Piigs)의 저주에서 벗어났다고 주장해왔다.
헷징전략을 포함해 미 은행권의 순노출은 최근 몇개월간 관리가 가능해 보이는 정도로 낮아진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이 수치는 두 가지 미심쩍은 가정에 근거한다.
먼저, 헷징전략은 압박이 심한 상황에서 제 기능을 발휘할 것이라는 가정이다. 2008년 리만 브라더스 사태를 통해 우리는 상황이 어려울수록 시장은 유동적이 되며, 자산은 같은 방향(남쪽)으로 움직이고, 이전에는 몰랐던 상관관계가 형성된다는 것을 배웠다. 가장 복잡한 헷지마저 중화시켜버리고도 남을 만한 것이다.
투자자들은 “순” 노출 추산치를 곧대로 들어서는 안될 것이다. 어떤 경우에든 피그스 내에서 미국 은행들의 위치를 파악하려 하는 것은 그다지 도움이 되지 않는다.
각각의 피그스 국가들은 “핵심 유럽” 은행권 및 정부와 긴밀한 연관관계를 갖는다. 그리고 이 기관들은 미국 은행권 및 정부와 긴밀한 관계에 있다. 한 중앙은행 관리는 내게 “미국 은행들은 자신들이 그리스 은행들에 거의 노출되어 있지 않다고 말하지만 도이치뱅크에 대한 노출에 대해 한번 질문해보라”고 말했다. (실제로 물어보았지만 그들은 아무말도 하려하지 않았다.)
그러나 꼭 내 말 때문이 아니라 미국 은행주들을 한번 보라. 유럽 은행주들과 거의 딱 붙어서 거래되어 왔다는 걸 알 수 있을 것이다. 개별 은행들의 노출도와 상관없이 이 부문을 둘러싸고 두려움이 만연해있다는 신호다.
가격 움직임이 너무나 두드러지다보니 샌포드 C. 번스타인 & 코의 애널리스트 브래드 힌츠는 지난주 골드만 삭스 그룹에 “영예의 유럽 은행”이라는 칭호를 수여했다.
그다지 좋지 않은 소식은 MMF 자산의 3분의 1 혹은 4200억 달러가 여전히 유럽에 투자되어 있다는 것이다. 4월말 기준 유로존에 대한 노출은 약 13%다. 즉 최고 안전 등급이라 믿고있는 펀드에 들어간 돈 8달러당 1달러 이상이 위기의 진원지 근처에 투자되었다는 뜻이다.
신용시장: 특히 더 모호한 분야다. 유럽 은행권에 대한 자금 경색이 증가하면서 더 많은 은행들이 (대부분은 유럽 중앙은행에) 자산을 담보잡혀 대출을 받아야했다.
이러한 “담보 대출”의 증가는 채권소유자들을 불리한 입장에 놓이게 한다. 시장의 논리는 ‘어떤 은행이 특정 채권자에게 상당 분량의 자산을 담보로 잡혔을 경우 다른 채권자들 몫은 적어진다’이다. 이것이 은행 채권가격을 낮춰 채권소유자들은 손실을 보게 되는 것이다. 유럽 금융기관에 투자한 연금펀드에 들어가 있는 은퇴자금을 조심해야 한다.
40년전 리처드 닉슨 정부 시절 재무장관이었던 존 코널리는 유럽 재무장관들에게 달러는 “우리의 통화지만 당신들의 문제”라고 말한 적이 있다.
이젠 유로는 그들의 통화지만 모두의 문제라 해야 맞을 것이다.
전기기술자인 야니 델라토라스(45세)에게 있어 올해는 어려운 시기였다.
그리스경제침체가 계속되고 유럽연합이 설정한 예산목표치를 달성하기 위해 추가 세금이 부과되면서, 세금이 급증한 한편 연봉이 1/3이나 삭감되었기 때문이다.
이번 선거를 앞두고 그는 구제금융에 따르는 긴축조건 폐기를 주장한 급진좌파연합(시리자)에 표를 줄까 생각도 했지만, 유로존 탈퇴보다는 긴축이 낫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한다.
일요일 그는 시리자 대신 구제금융을 찬성하는 보수 신민당에 투표했다.
“긴축고통이 있더라도 유로존에 잔류해야 한다. 우리 아이들의 미래를 걸고 도박을 할 수는 없지 않은가.”
이러한 국민심리 덕택에 신민당은 사상 초유의 관심이 집중되었던 선거에서 시리자를 상대로 승리를 거두었다.
일요일 밤 개표가 98% 진행된 상황에서 신민당은 득표율 29.7%로 26.9%인 시리자를 앞서는 결과를 보였다.
그러나 공산당 출신이며 높은 인기를 자랑하는 알렉시스 치파라스 당대표가 이끄는 시리자가 신민당과 크지 않은 차이로 2위를 기록했다는 사실은 5년째 고통스러운 경기침체를 겪고 있는 그리스에서 긴축에 반대하는 목소리가 높음을 시사한다.
시리자에 표를 던졌다는 잡화점주인 코스타스 쿠스티키스(53세)는 “긴축효과가 없다. 외부기관들은 그리스에 불가능한 목표를 제시하고 있다”고 말한다.
그는 유럽연합과 국제통화기금이 내걸은 구제금융 조건이 궁극적으로 그리스를 “죽이는” 결과를 갖고 올 것이라 보고 있다.
그리스정부가 구제금융조건을 어기면 유로존을 탈퇴해야 할 것이라는 유럽연합의 경고에 그는 분노한 모습이었다.
“외국이 우리 나라를 위협한다는 사실이 용납이 안 된다. 남의 나라 내정에 간섭하면서 국민들을 겁준다니 말이 되는가?”
은퇴한 토목기사 파노스 알렉소폴로스(70세)는 항상 좌파정당에 투표했지만 이번에는 유로존 탈퇴라는 두려움 때문에 신민당에 표를 던졌다고 말한다.
“대참사”를 피하기 위해서라는 것이다.
유럽 전역에 퍼진 혼란을 고려해 볼 때 “유럽과의 통합 노력을 펼쳐야지. 다른 길을 가려고 해서는 안 된다.”
여당이 나오지 않은 5월 6일 선거에서 백지투표를 한 라자리스 자우시스는 일요일 선거에서 어느 당을 뽑았는지는 밝히지 않았으나 친유럽적인 정당에 투표했다고 말한다.
“생존을 위한 투표였다. 이번 선거에서 그리스 국민들은 추가 긴축 아니면 유로존에서 쫓겨나는 파멸 중에 차악을 선택해야 했다.”
그는 유럽연합과 국제통화기금이 구제금융 조건으로 제시한 공공부문 구조조정과 국가경쟁력 강화를 그리스정부가 진작에 스스로 시행했어야 했다고 말한다.
한편, 외부기구에게 저항하며 긴축정책을 끝내자는 시리자의 주장에 매력을 느끼는 그리스국민도 많다.
연금삭감과 증세에 타격을 받은 그래픽디자이너 카테리나 이오아니디(31세)는 긴축이 유럽 부채위기를 끝낼 수 없다는 “메시지를 유럽에 보내기 위해서” 시리자에 투표했다고 밝혔다.
“시장이 아니라 시민을 위하는 유럽이 필요하다.”
프랑스유권자들이 일요일 프랑수아 올랑드 사회당후보(57세)를 대통령으로 선출했다. 올랑드 당선인은 부유층이 더 큰 경제적 부담을 지게 하는 한편, 현 긴축정책을 약화시켜 장기화되고 있는 유로존 국가부채위기를 해결하겠다는 공약을 내세웠다.
2차 및 최종투표에서 보수파후보 니콜라스 사르코지 대통령(57새)을 꺾은 올랑드 당선인은 17년만의 사회당 대통령이며, 부채문제가 심각한 유럽국가의 재정을 개선시키기 위해 긴축을 요구한 앙겔라 메르켈 독일총리에게 도전장을 내밀게 되었다.
올랑드 당선인의 초기 행보에 많은 것이 달려있는 상황이다. 유로존 17개 국가에서 경기침체와 실업이 퍼져 나가면서 유권자와 정치인, 경제학자들은 메르켈 총리 등이 공공재정 회복을 위해 필수적이라 주장하는 긴축정책 시행이 침체된 경기에서 과연 현명한 것인지 의구심을 갖게 되었다.
이러한 의구심은 일요일 그리스 선거에도 반영되었다. 유권자들이 2대 여당을 거부하고 소규모 극우 및 극좌정당에 표를 던진 것이다.
일요일 메르켈 총리의 기독교민주당과 친기업 자유민주당 연정이 독일 북부 슐레스비히 홀슈타인 주선거에서 패배하면서 메르켈 총리가 2013년 이후에도 연임할 가능성이 줄어들었다.
시장 출신이며 의회의원인 올랑드 당선인은 취임 직후인 5월15일 경에 베를린을 방문해 달라는 메르켈 총리의 초청을 받았다. 99% 개표가 진행된 이번 선거에서 올랑드 당선인은 51.7% 득표율을 기록했다.
1981년부터 1995년 재임한 미테랑 대통령 이래 최초의 사회당 출신 대통령이 된 올랑드 당선인은 재정적자를 감축하기 위한 사르코지 대통령의 정책을 이어나가겠다고 밝혔으나, 부유층 부담도 늘릴 예정이라고 말했다.
올랑드 당선인은 자신이 시장으로 재임했던 튈에서 “일자리와 성장, 미래를 향한 가도로 유럽을 원상복귀시키겠다”고 말하며 당선연설을 했다. “긴축의 늪에서 벗어날 것이다.”
올랑드 당선인은 경제성장을 이끌어내면서 공공재정을 어떻게 개선시킬 것인지 구체적인 계획을 내놓지 않았다. 현재 각국 투자자들은 올랑드 당선인의 행보를 주시하고 있으며, 재정적자감소 공약완수에 힘쓰지 않을 경우 국채에 높은 이자율을 요구하는 방식으로 프랑스정부에 부담을 줄 수 있다.
2월 런던을 방문한 자리에서 올랑드 당선인은 “나는 위험한 사람이 아니다”고 말하며 그가 공공프로젝트 수행을 위해 부채를 늘릴 것이라는 투자자 우려를 불식시키려 했다.
올랑드 당선인은 아프가니스탄 조기철군이 외교정책과 관련해 가장 먼저 취하게 될 조치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올랑드 당선인의 좌파연정이 작년 말 상원에서 과반수를 확보했으며 다음 달 국민회의에서도 승리가 예상되기는 하지만, 공약완수를 위해서는 가능한 모든 정치적 설득을 동원할 필요가 있다.
유로존 위기로 프랑스경제는 큰 타격을 입은 상태이다. 작년 700억 유로로 최고치를 기록한 무역적자는 프랑스경제가 독일경제에 비해 경쟁력이 계속 떨어지고 있다는 사실을 보인다. 실업률은 13년 최고치인 10%로 올랐으며, 1월 스탠다드앤푸어는 1.7조 유로에 달하는 부채를 관리할 수 있는 프랑스정부 능력에 의구심을 표하며 국가등급을 AAA에서 강등시켰다.
유로존 위기는 프랑스 정치지형을 바꾸어 놓는 결과도 가져왔다. 4월 22일 1차 선거에서 이민반대와 유로탈퇴 등 보호주의 정책을 내세운 극우파 지도자 마린 르 펜이 약 20%의 득표율을 기록한 것이다. 등록유권자 4천4백만 명 중 약 19%가 일요일 선거에 참여하지 않았으며 5%가량이 백지투표를 했다는 사실은 프랑스국민의 불만을 극명히 보여주는 사례이다.
올랑드 당선인은 취임 직후 총리를 임명할 예정이다. 보좌진은 현재 사회당 의원 장 마르크 에이로(62세)가 “유력시”되고 있다고 전했다. 13년 동안 독일에서 교수로 활동했으며 자칭 “독일애호가”인 에이로 의원은 올랑드 당선인이 메르켈 총리와 친화적인 관계를 구축하는 데 큰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국정운영에 밀접하게 관여했던 사르코지 대통령과는 달리, 대통령이 전반적인 계획을 세우고 총리가 실행을 맡는 전통적인 권력분립으로 돌아가겠다고 올랑드 당선인이 약속했기 때문에 이번 총리임명은 특히 중요하다.
일요일 사르코지 대통령은 올랑드 당선인에게 전화를 걸어 성공을 기원했다고 밝혔다. “어렵겠지만 프랑스가 앞으로의 시련을 극복해 내기를 바란다.”
그는 또한 35년에 걸친 정치경력을 접겠다는 의중을 비추었다.
재선에 실패한 사르코지 대통령은 유로존 위기에 휩쓸려 퇴출된 지도자 명단에 이름을 올리게 되었다. 기록적인 지지율과 수많은 팬을 거느렸던 당선 당시와 비교해 상황이 역전된 것이다.
시라크 전임 대통령을 “게으른 왕”이라 불렀던 사르코지 대통령은 공공부문을 줄이고 “일찍 일어나는 사람”에게 보상을 주는 사회를 만들어 프랑스 경제력을 회복시키겠다고 약속했다. 적자재정을 펼친 전임정부를 비난하기도 했다.
그러나 금융위기가 이어지면서 사르코지 대통령은 은행과 산업을 지원하고 대규모 복지체제를 유지하기 위해 부채와 정부개입에 의존하게 되었다. 사르코지 대통령의 빠른 결정으로 프랑스는 2009년 경기침체에서 위기를 모면했으나 더 많은 공공부채를 짊어지게 되는 결과가 초래되었다.
반면, 독일은 작년 1천5백8십억 유로의 기록적 무역흑자를 기록했으며 실업률은 6.6%로 감소했다.
선거기간 내내 올랑드 당선인에게 뒤진 사르코지 대통령은 1차투표에서 르 펜 후보를 지지한 유권자들을 사로잡기 위해 이민에 대한 강경대응을 강조했다.
그러나 중도우파 유권자들이 이러한 극우파적 정책에 반발하면서 오히려 역효과가 나타난 것으로 보인다
유로는 아이디어에 기반해 만들어진 세계 최초의 통화이며 국적이 없는 통화이다. 유럽연합은 미국과 같은 연방국이 아니라 자치국으로 구성된 집합체이다. 유럽국가들은 국가 간 언어장벽과 직종 및 무역보호주의 때문에 유연성이 크게 떨어지는 노동시장 등 다양한 분야에 존재하는 경직성으로 고통 받고 있다. 이러한 경직성 때문에 경기적 구조적 경제변화에 적응이 어려운 상황이다.
1999년 유로가 만들어졌을 때 경제학자인 밀튼 프리드먼은 위와 같은 점을 이유로 들며 유로가 10년 내에 종말을 고할 것이라 예측했다. 시기예측은 틀렸으나 끝이 날 것이라는 예측은 현실화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유로존 통화 및 재정위기의 진원지인 그리스가 유로존을 탈퇴하게 될 것이라는 예상은 거의 기정사실인 것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유로는 스페인에서 끝이 날 것으로 보인다.
우선, 현금사용경제를 벗어나 쇠퇴하고 있는 그리스에서는 기업과 가계, 정부조차 현금이 부족한 상황이다. 그리스정부가 공급업체와 공무원에게 돈을 제때 지불하고 있지 않기 때문에, 가계는 거래업체에 지불할 돈이 없고 업체는 공급업체에 돈을 내지 못하고 있다. 현금부족이 위에서 아래로 퍼지고 있는 것이다.
경제거래에서는 신용이 현금을 보충하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그리스에서는 신용경색 현상도 벌어지고 있다. 현재 그리스국민들은 자국 예금을 독일 등 다른 유로존국가나 스위스와 영국, 미국(프랑, 파운드, 달러)에 있는 은행으로 이전시키고 있다.
극적인 사건이 터지지 않는 이상 그리스는 선택이 아니라 필요에 의해 유로존을 탈퇴하게 될 것이다. 기존 통화인 드라크마가 유로보다 우월해서가 아니라 물물교환을 해야 하는 처지에 빠지지 않기 위해 드라크마 체제를 부활시킬 수 밖에 없다. 이미 상당히 악화된 그리스국민 생활수준은 단중기적으로 더욱 나빠질 것이다. 그 후 그리스가 새로운 미래를 만들어 나가게 될지는 국민들에게 달려 있다.
그리스 탈퇴가 상당한 악영향을 불러올 것이라는 사실은 분명하지만 일각에서 주장하는 것처럼 대혼란이 벌어지지는 않을 것이다. 반면, 스페인 탈퇴는 훨씬 심각한 문제이다. 그리스와는 달리 스페인은 대형 경제국이다. 국제통화기금에 따르면 2011년 공식환율 기준으로 스페인 경제규모는 그리스의 다섯 배 이상이라고 한다. 또한 그리스와는 달리 스페인은 대형 글로벌은행 등 수많은 은행을 보유하고 있다.
그리스정부가 세입보다 지출을 많이 하면서 초래된 재정위기가 금융위기로 번지면서 그리스비극이 시작되었다. 스페인에서는 재정위기가 이미 존재하는 금융위기를 악화시키고 있다.
현대 경제에서는 정부와 금융부문 상호의존성이 높기 때문에 재정위기와 금융위기가 연관된 경우가 많다. 은행은 국채를 구입해서 정부를 보조하고 정부는 은행의 지급책임을 보증한다. 한쪽이 약해지면 다른 한쪽도 약해질 수 밖에 없는 구조이다.
스페인은행이 고전하고 있는 이유로는 스페인정부의 엄청난 재정적자와 민간부문 부실채권을 들 수 있다. 스페인은행 다수는 부동산개발업체와 이들이 지은 집을 구매하고 싶어하는 가계에 많은 자금을 대출해주었다. 스페인경제에서 건설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유로존 다른 국가나 미국보다 높은 수준이며, 은행이 건설업에 빌려준 자금도 다른 나라보다 빠른 속도로 늘어났다.
스페인은행은 이러한 부실채권을 대대적으로 상각했으나 아직 부족한 수준이다. 정확한 액수는 아직 알 수 없으나 앞으로 엄청난 대손상각이 필요할 것이라는 사실은 분명하다. 스페인정부는 지급불능 위험에 빠진 방키아를 국영화했으며 앞으로 더 많은 은행을 인수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스페인정부는 지난 주말에 들어서야 은행 자본확충을 지원할 자금이 없다는 사실을 인정했다. 유럽국가들은 스페인은행 구제금융에 최대 1천억 유로를 빌려주겠다고 약속한 것으로 알려졌다.
과거 금융위기를 참고해 보면 스페인 은행에 대한 초기 손실추정치가 너무 낮은 것으로 드러날 가능성이 높다. 위기가 발생했을 때 정부관계자들은 처음에는 위기가 존재한다는 사실을 부인하다가 금융위기 규모를 뒤늦게 인정하는 경향이 있다.
미국의 1980년대 저축대출위기와 2007~2008년 주택시장위기, 아일랜드 금융위기, 현재까지의 스페인에서 모두 이와 같은 현상이 관찰되었다.
스페인 금융문제 해결방식이 유로와 유럽연합의 미래를 결정하게 될 것이다. 독일 등 우량국가 납세자들이 방만한 재정을 펼친 스페인의 은행을 돕기 위해 지금보다 더 대대적인 구제금융안에 동의할까? 스웨덴이나 영국과 같은 유로존 소속이 아닌 유럽연합 회원국들이 구제금융 참여요청을 받게 될까? 아니면 스페인이 이러한 도움을 받지 못하고 1930년대의 대공황과 금융위기와 같은 공황상태로 빠져들게 될까?
스페인 금융문제는 유럽 금융문제의 끝이 아니라 시작이다. 영국과 독일, 프랑스 은행은 그리스와 스페인, 아일랜드, 이탈리아와 포르투갈 국채와 민간채권을 대량 보유하고 있다. 사이프러스 정부는 이미 자본확충을 위한 자금지원이 “매우 긴급히” 필요하다고 구조요청을 보냈으며, 투자자들은 이탈리아정부의 금융문제 해결능력을 크게 제한하고 있는 높은 부채수준에 우려하고 있다.
현재 위기에 빠져있는 유로존은 회복 또는 쇠락으로 향하는 분기점에 서있다. 어느 방향으로 향하게 될지를 결정하는 핵심요인 중 하나는 유럽의 리더십이다.
전체적으로 보았을 때 유럽 지도자들은 무기력하기 짝이 없다. 에스토니아 등 일부 북유럽국가는 예외이지만 리더십 부재는 유로 종말을 초래하는 결정적인 요인이 될 가능성이 높다. 스페인과 같은 국가의 지도자들은 금융위기의 실제 규모를 인정하는 대신 일시적인 해결책만을 찾아 왔다. 국가부채가 아니라 금융부문이 유로존을 붕괴시킬 것이다.
결론짓자면 나는 유로가 끝이 날 것이라는 밀튼 프리드먼의 의견에 동의한다. 유럽이 연방국가로 통일하겠다는 정치적 결정을 내렸다면 단일통화 도입이 자연스러운 수순이었겠지만, 17개국의 정치통합 없이 유로를 먼저 도입한 것은 앞뒤가 바뀐 결정이었다.
- 제랄드 오드리스콜은 카토연구소 소속 수석연구자이다. 달라스 연방준비은행 부총재와 시티그룹 부사장으로 재직한 바 있다
스페인과 이탈리아 국채수익률이 화요일에도 상승하는 한편, 유럽 부채위기가 굳건한 성장세를 보이는 신흥경제국까지 끌어내리고 있다는 우려가 나타나면서 유로존이 더 적극적으로 개입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스페인 10년 국채수익률은 6.80%까지 상승했다가 유로존 역사상 가장 높은 수준인 6.72%로 마감했다. 유럽관계자들이 시장을 진정시키기 위해 스페인 금융부문에 최대 1천억 유로의 구제금융을 제공하겠다고 발표한 지난 주말 이래 2거래일 연속으로 상승한 것이다. 이에 따라 스페인정부에도 구제금융이 필요할 것이라는 우려가 확산되고 있다.
이탈리아 10년 국채수익률 역시 올해 최고 수준인 6.26%까지 상승했다. 투자자들은 유로존 3위 경제국인 이탈리아의 정부부채에 대해 걱정하고 있는 상황이다.
독일과 네덜란드, 핀란드와 같은 안전국가를 포함한 유로존 전체에서 국채수익률 증가가 나타났다는 사실은 불길한 징조이다. 과거에는 공포를 느낀 투자자들이 스페인과 이탈리아 국채를 매각할 때도 독일과 네덜란드 국채를 매입했기 때문에 균형이 맞추어졌었다.
한편, 유럽 부채위기로 무역과 관광, 소비자심리가 악화되면서 세계은행은 올해 글로벌 경제성장률을 2.5%로 하향조정했다. 세계은행은 지난 3년 간 글로벌 경기회복을 이끌어온 신흥국들이 유럽발 위기로 타격을 받고 있다고 밝혔다.
유럽중앙은행은 유럽 금융시장을 안정화하기 위해 각국 정부가 강력한 정책을 동원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최근 국채 수익률 상승은 스페인국채 투자자들을 안정시키고자 했던 스페인은행 구제금융 계획이 핵심목표를 달성하지 못했음을 시사한다. 오히려 경기침체와 예산적자 확대로 고전하고 있는 스페인정부도 구제금융을 요청해야 할 수 있음을 보임으로써 스페인에 불리한 결과만을 가져온 것으로 보인다.
유로존 잔류여부를 결정할 신임정부를 선출하는 일요일 그리스 선거와 유럽위기가 주요 현안으로 다루어질 다음 주 멕시코 G20를 앞두고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세계은행 소속 앤드류 번스는 “매우 아슬아슬한 상황이다”고 말하면서 유럽이 당분간 위기를 진정시키더라도 앞으로 수년 동안 글로벌 경제가 심한 변동성을 보일 것이라 예측했다.
유럽에 대한 우려에도 불구하고 연방준비은행이 다음 주 경기부양에 나설 것이라는 기대가 높아지면서 미국 주식투자자들은 매수세를 보였다. 다우존스 산업지수는 1.3% 상승해 12573.80으로 마감하면서 월요일 손실분 이상을 만회했다.
수요일 아침 아시아 주식시장은 미미하게 상승했다. 일본은 0.5%, 호주는 0.3%, 한국은 0.3% 상승을 기록했다.
유럽중앙은행은 유로존 금융시스템을 지탱하기 위한 공통금융연합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재천명했다. 그러나 독일 중앙은행은 이러한 제안이 “아직 이르며” 위험하다고 반대하고 있다.
유럽중앙은행은 6개월 금융안정성 평가서에서 “통화연합과 상보관계에 있는 금융연합을 구성할 필요가 있다. 이를 위해 필요한 개혁 시행에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이다”고 밝혔다. 설립된다면 유럽금융연합은 범유럽 은행 감시와 예금보장, 은행자금확보기제 등의 기능을 갖게 된다.
비토르 콘스탄치오 유럽중앙은행 부총재는 유럽 대형은행을 감독할 권리를 유럽중앙은행에 부여해야 한다고 주장하면서, 유럽중앙은행이 이러한 임무를 수행할 자원과 지식을 갖추고 있다고 덧붙였다. 최근 스페인 국채수익률 급증이 대수로운 사건이 아니라고 말한 콘스타치오 부총재는 스페인정부가 은행 자본확충을 위해 유럽 구제금융을 받아들이기로 한 결정이 아직 시장에 완전히 흡수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이번 결정은 매우 선제적이었으며 스페인 상황을 상당히 안정화시키는 데 분명히 기여했다. 이러한 사실이 궁극적으로는 시장에 반영될 것이다.”
유럽중앙은행발 소식은 스페인 국채 매도세를 어느 정도 진정시키고 스페인 주식시장이 약간 상승하는 데 도움이 되기는 했지만, 투자자들은 화요일 상승세가 과연 지속될지 회의적인 입장이다.
바클레이 미국주식전략부문을 주관하고 있는 배리 냅은 “일요일 그리스선거까지가 매우 불안한 시점이다. 나라면 매도에 나설 것이다”고 말했다.
이번 달 마리오 드라기 유럽중앙은행 총재가 유럽의회에 대한 진술서에서 유럽 금융부문의 결속필요에 대해 언급하면서 관련 사안이 주요 관심사로 떠올랐다. 그러나 독일중앙은행인 분데스방크가 냉정한 반응을 보임에 따라 유럽중앙은행은 가장 강력한 회원국인 독일과 다시 한번 의견충돌을 빚고 있다.
분데스방크 이사인 안드레아스 돔브레는 화요일 연설에서 “소위 금융연합에 대한 최근 제안은 시기상조이다”고 밝혔다. “민주적 합법성을 가진 진정한 재정연합을 구성하지 못한 상태에서 금융연합을 만든다면 구제금융 불가조항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뿐 아니라 잘못 수행된 재정정책에 페널티를 부과하는 시장의 능력을 저해할 위험이 있다.”
금융개혁에 대한 이와 같은 공방은 유럽중앙은행과 독일 간 갈등이 심화되고 있음을 시사한다. 분데스방크 관계자들은 유럽중앙은행이 각국 국채를 사들임으로써 재정정책과 통화정책 사이의 경계를 흐리고 있다면서 반대하는 입장을 보여왔다. 센스 바이트만 분데스방크 총재는 대출담보 풀을 넓히기로 한 유럽중앙은행의 결정에 반대했으며, 유럽중앙은행의 재무상태가 이와 같은 정책으로 위험에 처하게 되었다고 경고했다.
유로존 GDP의 30%를 차지할 뿐 아니라 유럽 구제금융의 주요 자금원인 독일의 영향력을 고려해 볼 때 양측 공방이 유럽중앙은행 위기정책의 효과성을 떨어트려왔음을 알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일진일퇴이다”고 BNP 파리바의 켄 와트레는 말한다. “범유럽기관의 주요인사가 금융통합을 주장하고 있다는 사실은 긍정적이지만 독일과 같은 국가가 이에 반대하면서 시장반응이 미적지근해지는 결과를 가져왔다.”
한편, 유럽 밖에서는 유럽 위기가 글로벌경제에 큰 영향을 끼칠 것이라는 사실을 받아들이는 모습이 관찰되고 있다. 유럽에서 재기노력을 기울이고 있는 스타벅스는 위기가 계속됨에 따라 유럽사업부문이 이번 분기에 기대했던 것보다 고전하고 있다고 발표했다.
투자자 대상 프레젠테이션에서 토이 알스테드 최고재무관리자는 “이익압력이 증가할 것이 분명하다”고 말했다. 지난 분기 스타벅스 유럽과 중동, 아시아 동일매장 매출은 1% 감소했다.
유럽위기가 시장과민과 자본흐름 감소, 은행합병 영향을 통해 신흥경제국에 큰 타격을 주고 있다고 분석한 세계은행은 올해 신흥경제국이 전체적으로 5.3%의 경제성장률을 기록할 것이라고 추정했다. 2010년의 7.4%, 2011년의 6.1%에서 지속적인 감소세가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글로벌 금융위기가 재발한다면 신흥국 경제활동이 대대적인 피해를 입게 되면서 예상했던 경제성장률이 거의 나타나지 않을 수도 있다.
내년에 유럽위기가 잠잠해지고 성장률이 어느 정도 회복된다 하더라도 선진국에서의 문제가 글로벌 경제에 만성적인 위협으로 작용함에 따라 신흥국이 앞으로 몇 년 간의 불확실성에 대비해야 한다고 세계은행은 경고했다.
정부예산이라는 안전망과 물가상승률 통제에 힘입어 신흥국들은 2008~2009 글로벌 금융위기에서 빠른 속도로 회복했다. 신흥국 정부의 재무상태가 선진국보다 훨씬 낫기는 하지만 위기가 다시 닥친다면 정부지출을 늘릴 여력이 이전보다 적은 상황이다.
크리스틴 라가르드 국제통화기금 총재는 화요일 신흥국이 경제악화에 대비해야 한다고 말하면서 유럽이 “위기를 타개하기 위한 단호한 조치”를 신속히 취할 것을 촉구했다.
“큰 불확실성이 글로벌 경제전망을 둘러싸고 있다. 긴장이 다시 고조되고 있으며 금융안정성 위험이 다시 한번 전면에 등장했다.”
스페인정부가 진작에 취했어야 하는 조치를 드디어 취했다. 자국 은행 자본확충을 위한 최대 1천억 유로 대출을 유로존에 요청하면서 시장이 이미 알고 있는 사실을 인정한 것이다. 바로 스페인 은행들의 대차대조표가 부동산시장 거품이 터지면서 발생한 손실을 크게 과소계상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그렇지만 이번 은행 “금융지원”이 스페인정부가 국채시장을 통해 계속 자금을 확보할 수 있도록 문제를 봉쇄할 수 있을까? 이것이야말로 큰 도박이다. 실패한다면 1천억 유로를 훨씬 뛰어넘는 수준의 구제금융이 필요해질 수 있다.
지난 4년 동안 어느 때라도 스페인정부가 자국 금융부문의 문제를 인정했다면 외부도움 없이 구제자금을 조달할 수 있었을 것이라는 사실이야말로 이번 사태의 비극이다. 마리아노 라호이 총리가 이끄는 신임정부는 전임정부와 마찬가지로 금융체제에 새로운 자본을 유입하기에 불충분한 구조조정계획을 계속 내놓으면서 소중한 시간을 낭비하고 시장의 신뢰를 잃었다. 올해 스페인정부는 유로존이 정부를 거치지 않고 스페인은행에 자금을 직접 대출해 달라고 로비하면서 대부분의 시간을 보냈다.
유로존은 이번 구제금융이 목표프로그램이며 은행 대차대조표에 대한 독립감사가 끝나면 구체적인 대출금액이 결정될 것이라고 발표했다. 은행에게 적용되는 조건도 제한적일 것이라 한다. 어떠면 시장 투자자들이 유로존의 발표를 믿을 가능성도 있다. 구제금융 액수 자체는 GDP의 8%로 상대적으로 크지 않은 수준이다. 또한 이정도 규모의 은행 자본확충이 예상되어 왔기에, 6%를 상회하는 스페인 10년 국채 수익률에 이번 구제금융이 이미 반영되어 있을 가능성도 있다.
그러나 스페인정부는 외부도움을 요청함으로써 국채시장에서의 경쟁력을 잃었다는 사실을 인정하고 말았다. 지난 수 개월 동안 스페인국채를 매입하는 주체는 스페인 은행과 기관밖에 없다시피 했다. 지난 주 스페인국채 신용등급이 강등되면서 수요는 더욱 떨어진 상태이다.
스페인은행들이 유로존이 제공한 구제금융자금을 이용해 스페인국채를 추가 매입한다면 이들의 지급능력에 대한 우려가 다시 표출될 가능성이 높다. 그렇게 된다면 상황은 스페인은행들이 유럽중앙은행에 의존하고 채무상환압력을 받는 원점으로 돌아가게 될 것이다.
스페인정부는 스페인은행에 대한 외부도움을 요청한다면 스페인정부 부채에 대한 인식도 악화될 것이라는 우려를 해왔다. 이러한 우려가 현실화된다면 스페인정부에 자금을 제공하기 위해 1천억 유로보다 광대한 구제금융이 필요해지면서, 7천5백억 유로로 상한선이 정해져 있는 유로존 구제금융자금이 부족하다는 걱정이 부활할 수 밖에 없다. 상황이 여기까지 치닫는다면 이탈리아를 비롯한 유로존 취약국가에 대한 관심이 증가하면서 피해가 발생할 수 밖에 없다
은행 자본확충을 위해 최대 1천억 유로 규모의 구제금융을 신청한 스페인정부의 결정으로 ‘스페인정부도 구제금융을 필요로 하게 될 것인가?’라는 더 큰 의문이 떠오르게 되었다.
스페인정부의 상환능력을 미심쩍어하는 투자자들이 앞으로 자금대출을 더욱 꺼릴 것이라는 의견도 있다. 월요일 아시아 주식시장은 스페인정부의 토요일 결정에 첫 반응을 보이며 상승세를 기록했다.
일본 닛케이지수는 2.2%, 한국 코스피지수는 1.6% 오른 상태이다. 중국의 5월 물가상승률 데이터가 경기둔화를 가리키기는 하나 예상보다 나쁘지 않았다는 사실도 시장상승세에 한몫 했다.
일요일 마리아노 라호이 스페인총리는 이번 구제금융이 어려움에 처한 스페인경제에 도움이 되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어제 결정으로 유럽프로젝트와 유로의 미래, 스페인 금융시스템에 대한 신뢰가 증가했다.” 그러나 라호이 총리는 은행에 대한 구제금융이 상황을 신속하게 호전시킬 것이라 기대해서는 안 된다고 덧붙였다.
“올해는 어려운 해가 될 전망이다. 성장률은 마이너스 1.7%로 예상되고 있으며 실업률 역시 상승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많은 전문가들은 스페인정부가 자체 예상치보다 더 높은 수준의 적자를 기록해 추가 대출을 필요로 하게 될 것이라 예상하고 있다.
크레디트스위스은행 런던에서 금리전략을 주관하고 있는 헬렌 헤이워스 팀장은 이번 주에 시장이 안도함에 따라 어느 정도의 상승세가 나타날 수 있다고 말했으나, 근본적으로는 “스페인은행을 포함한 국내기관을 제외하고는 스페인 국채를 사고자 하는 투자자가 없다”고 분석했다.
스페인정부가 구제금융을 피할 수 있을 것인지 여부는 심한 변동을 겪고 있는 유로존의 미래에 핵심적인 문제이다. 유로존 탈퇴여부를 결정하는 계기로 작용할지도 모르는 그리스선거는 일요일에 열릴 예정이며, 이탈리아정부는 엄격한 감시를 받으며 어마어마한 부채를 상환하느라 고투하고 있다.
위와 같은 위협 속에서 스페인정부에 대한 본격적인 구제금융이 필요해진다면 유로존은 치명적인 타격을 받을 수 있다. 그리스와 포르투갈, 아일랜드를 합친 것보다 더 큰 경제규모의 스페인은 유로존 4위 경제국이다. 이러한 스페인이 외부도움을 요청하게 된다면 유로존 구제금융기구는 큰 자금압박을 받을 수 밖에 없다.
토요일 스페인정부가 어려움을 겪고 있는 금융부문에 자금을 투입하기 위해 최대 1천억 유로의 구제금융을 수락하겠다고 발표함에 따라, 앞으로 스페인정부 자체에 대한 구제금융이 필요할지도 모른다는 우려가 표면화되었다. 정부관계자들은 경제 전반에 대한 고통스러운 구제금융조건을 동반했던 다른 유로존 국가에 대한 구제금융과 이번 구제금융이 차원이 다르다고 강조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단기적으로 스페인국채에 대한 수요가 증가할 수 있다고 예측한다. 스페인 은행들이 외부도움을 받게 됨에 따라 스페인정부가 은행에 대출할 자금을 확보하기 위해 당장 국채를 신규 발행할 필요가 없어졌기 때문이다. 지난 주 구제금융이 곧 통과될 것이라는 기대 속에 스페인국채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면서 10년 국채수익률은 5월 30일의 6.7%에서 떨어진 6.25%로 금요일 장을 마감했다.
스페인이 외부도움을 받기로 한 지금, 세계의 시선은 유럽에서 가장 극심한 구조조정을 겪고 있는 그리스의 선거에 집중되어 있다. 일요일 선거에서는 구제금융을 지지하는 여당과 긴축을 동반하는 구제금융 합의 파기를 주장하는 신당 급진좌파연합(시리자)이 각축전을 벌일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양측 지지율은 현재 비슷한 상황이다. 정부관계자들은 시리자가 결정적인 승리를 거둘 경우 유로존 와해 가능성이 높아지는 한편, 스페인 금융부문이 추가 타격을 받을 것이라 걱정하고 있다.
스페인경제는 계속된 침체를 보이고 있으며 올해 투자자들은 일관되게 스페인국채를 매각해 왔다. 이에 따라 스페인정부가 GDP의 5.3%로 공식추정되고 있으나 실제로는 더 높은 비율로 예상되는 적자를 어떻게 메울 수 있을 것인지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올해 초까지만 해도 국내 은행들이 스페인국채를 매입했으나 현재 다수 은행은 국채 매입을 꺼리고 있다. 적자를 메우고 만기가 돌아오는 부채를 상환하기 위해 860억 유로를 빌려야 하는 스페인정부가 지금까지 확보한 자금은 500억 유로로 아직 360억 유로가 부족하다.
유로존에 도움을 청했다는 사실은 스페인정부가 자금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음을 간접 인정한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UBS 런던의 저스틴 나이트는 “앞으로 스페인정부가 국채시장에 대한 접근성을 완전히 잃게 될 가능성이 높다. 이번에 도움을 요청하면서 스페인정부는 시장 접근이 제한되어 있음을 공표한 것이나 다름없다”고 분석했다.
지난 수개월 동안 외국인투자자들이 스페인국채를 전혀 매입하지 않는 상황에서 스페인은행들은 국채를 매입하면서 스페인정부를 지원해 왔고, 이제는 스페인정부가 부실은행을 도와달라고 유로존에 요청을 하게 되었다. 한편, 자금력이 있는 스페인은행들은 같이 휘말릴지도 모른다는 두려움 때문에 스페인국채를 구입하지 않고 있다.
스페인정부와 은행 간의 관계는 분리가 거의 불가능할 정도로 긴밀하게 유지되어 왔다. 정부와 은행을 분리시키는 데 실패한 아일랜드는 은행들이 심각한 손실을 입음에 따라 공공재정이 파탄에 빠지면서 구제금융을 신청할 수 밖에 없었다.
토요일 유럽 재무관계자들과 만남을 가진 스페인정부는 유로존 지원을 통해 정부와 은행의 상호의존관계를 중단시키는 노력을 펼치겠다고 발표했다. 유로존 구제금융기구로부터 자금을 대출받게 된 스페인정부는 부실은행에 현금이나 채권을 제공하는 대가로 이들 은행에 지분을 갖게 될 예정이다.
이번 구제금융계획에 스페인은행이 구제금융을 받는 조건으로 어떠한 의무를 지게 되는지 등 구체적인 사항이 빠져있다는 사실은 계획이 급조되었음을 시사한다. 유로존 수석관계자는 “스페인정부가 시장에서 자금을 확보할 수 없는 상황이 임박하면서” 유로존 정부들이 신속하게 움직였다고 전했다.
이번 구제금융 제공에 따라 스페인정부 대신 국제기관 및 유럽당국이 스페인은행에 대한 감시를 맡게 된다. 이들은 은행장부를 평가하고 자산처분 지시를 내리는 한편, 생존할 수 없는 것으로 여겨지는 은행 폐쇄를 명령할 권리를 갖게 된다.
구제금융의 확실한 이점 하나는 스페인정부가 저비용으로 큰 액수의 자금을 신속하게 빌리게 되었다는 사실이다. 이 정도의 자금을 유통시장에서 확보하려고 했다면 높은 수익률을 제공해야 했을 것이다. 그것도 매입의지가 있는 투자자가 있는 경우에만 가능했을 것이다.
그러나 이번 구제금융은 수많은 위험을 동반하고 있다. 첫째, 전문가들이 지적하듯 이번 구제금융의 비용은 스페인정부 몫이다. 대출금 상환의무를 지고 있는 주체가 스페인정부라는 뜻이다.
둘째, 구제금융 조건으로 인해 스페인정부가 추가자금을 확보하는 것이 어려워졌다. 스페인에 대한 구제금융 자금지원을 대거 담당할 것으로 예상되는 유럽재정안정기구가 선순위 채권자이기 때문이다. 스페인정부가 상환불능을 선언할 경우 유럽재정안정기구는 일반 국채보유자들보다 우선권을 갖게 된다. UBS 런던의 저스틴 나이트는 “상환순위에서 밀려날 것이라는 두려움 때문에” 투자자들이 스페인국채 매입을 더욱 꺼릴 것이라 예측했다.
스페인정부가 자국에 대한 구제금융을 피하기 위해서는 금융부문 문제를 잘 통제하고 있다고 투자자들을 설득해야 한다. 금융부문 문제를 계속 과소평가한 끝에 구제금융을 요청해야 하는 처지에 빠졌던 아일랜드의 예에서 볼 수 있듯이 만만치 않은 과제이다. 또한 스페인정부는 금융부문 문제뿐 아니라 전반적인 면에서도 자체 생존할 수 있다고 시장을 설득해야 한다.
위와 같은 목적달성을 위해 스페인과 유럽은 이번 구제금융이 그리스와 포르투갈, 아일랜드에게 제공된 엄격한 조건이 따르는 전면적인 구제금융이 아니라 제한적인 지원프로그램이라고 강조하고 있다. 유럽집행위원회와 유럽중앙은행, 국제통화기금이 스페인을 방문해 정부장부를 검사하고 예산삭감 및 구조조정 목표치를 지키고 있는지 감시하지 않을 것이라는 말이다.
일요일 유럽연합 경제위원 올리 렌은 “재무정책이나 구조개혁 등에 대한 신규 조건을 내걸지 않을 것이다”고 밝혔다.
그러나 투자자 설득이 쉽지 않을 전망이다. 스페인정부가 심각한 금융부문 문제만을 안고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경제는 크게 수축하고 있으며 실업률은 매우 높은 수준이다. 또한 중앙정부는 지방정부 재정을 통제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부동산 거품붕괴가 일사분기에도 계속되면서 다시 경기침체로 빠져든 스페인의 실업률은 약 25%에 달한다. 청년층 실업률은 50%를 육박하고 있다.
“궁극적으로 스페인지역이 이제까지의 추정치를 훨씬 뛰어넘는 수준의 자금을 필요로 할 것임은 분명하다. 또한 스페인정부 적자는 예측치인 5.3%를 상회할 것이다”고 크레디트스위스의 헬렌 헤이워스 팀장은 분석했다.
JP모건 소속 전략전문가 파반 와드화는 스페인이 금융부문 문제, 정부 재정난, 경기침체라는 삼중고를 겪고 있다고 말했다. “이번 구제금융으로 문제 세 개 중 한 개가 해결된 지금, 월요일 시장이 안도에서 기인한 상승세를 기록할 수도 있으나 오래 가지는 못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