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은 변하지만, 스타일은 영원하다
- 앙리 지델의 《코코 샤넬》(작가정신, 2002)을 읽고 쓴 서평
김유빈 광동고 2학년 10반 dbqlsl2010@naver.com
패션이란 특정한 시기에 널리 유행하는 의복이나 차림새 등을 일컫는다. 패션은 현재의 끊임없이 변하는 유행으로 이루어진다.
현대 패션계의 큰 흐름을 휘어잡고 있는 브랜드를 말하라 한다면 많은 명품 브랜드들이 나올 것이다. 그중 단연 최고는 샤넬이다. 패션의 고향이라 할 수 있는 프랑스에서 가장 큰 영향력을 지닌 샤넬. 샤넬은 세월이 지나도 변함없는 트렌디한 디자인과 완벽한 내구성으로 지상 최고의 스테디셀러로 매년 명품 브랜드의 한 획을 긋고 있다. 샤넬이 문을 연지 100년이 지난 현재까지도 루이비통, 에르메스와 함께 3대 명품 브랜드로 꼽히는 럭셔리 브랜드이다.
샤넬은 1909년 가브리엘 샤넬이 파리에 첫 가게를 연 것을 시작으로 순조롭게 패션 디자이너로서 성공의 길을 걸으며, 1921년에 샤넬 향수로 세계 패션계의 역사적인 사업을 시작한다. 샤넬은 여성복에서 혁신을 이룬 것처럼 향수 이름을 짓는 데에서도 기존의 방식을 따르지 않았다. 그녀는 단지 개발된 순서에 따라 번호만으로 향수 이름을 붙였다. 당시 대부분의 향수 이름은 ‘봄의 욕망’, ‘저녁의 도취’와 같은 시적인 이름이 붙었다. 여기에 이미 파리에서 자신의 의상실이 유명하다는 사실에 자신감을 얻고 ‘샤넬’을 덧붙여 향수 이름을 짓게 된다.
나는 그 누구와도 같지 않다
세기의 스타일리스트이자 20세기 여성 복식의 자유와 해방을 선도한 최초와 혁신의 아이콘, 코코 샤넬. 처음 이 책을 읽기 전 샤넬은 그저 명품 브랜드인 줄로만 알았다. 옛 유럽 귀족들에게나 어울리는 그런 고풍스러운 느낌만이 샤넬이란 사람과 브랜드를 대신했다. 책의 디자인도 흰색과 검은색의 조합으로 심플하고 고급스러운 느낌이 들어 책을 펼치기 전부터 압도당하는 기분이 들었다. 하지만 이는 가브리엘 보뇌르 샤넬이란 사람으로서의 샤넬을 알기 전이기에 그랬을 뿐이다. 가브리엘은 누구보다도 독창적인 사람이었고, 무엇보다도 유럽의 귀족 등과 같은 닿을 수 없는 거리의 사람이 아니었다. 그녀는 평범한 사람이었으며 또 한편으로 대체불가능한 하나 뿐인 사람이었다. 작가의 말을 빌리자면, 가장 싫어하는 날은 일하지 않는 일요일이라는 워커홀릭. 결혼에 얽매인 삶은 죽기보다 싫었으며, 철저히 혼자인 삶을 즐겼던 사람. 상대가 누구든 가차 없이 독설을 날리다가도 가난한 예술가들과 이웃들을 후원했던 독지가. 허무에 빠지느니 차라리 실패하는 게 낫다고 주장하며 오랜 공백을 깨고 일흔한 살의 나이에 재개에 성공한 야심가. ‘복제는 사랑이다’라는 입장을 표명해 파리 의류조합과 논쟁을 벌였던 괴짜. 일하는 여성, 사랑하고 있는 여성, 자유를 추구하는 여성, 틀에 박힌 사고를 벗고 관습을 타파하는 여성들을 위한 옷을 만들려 했고 그리하여 여성을 코르셋에서 해방시킨 장본인. 가브리엘은 그런 사람이었다. 앞서 들어가는 말에서도 말했듯이 샤넬은 자신이 파는 향수에 ‘샤넬’을 덧붙여 이름을 지었는데 이는 전에 없던 새로운 형식이었다. 그녀가 최초로 향수의 이름에 자신의 이름을 넣은 것이었다. 그렇게 최초로 디자이너의 이름으로 출시된 향수의 이름은 ‘샤넬 N°5’였다. 이전의 향수 이름들과의 괴리가 매우 컸기 때문에 당대에는 적지 않은 혼란이 있었지만 샤넬은 향수계의 큰 획을 그었다. 또한 샤넬은 혁신적인 드레스를 하나 출시했는데 심플하고 짧은 최초의 ‘리틀 블랙’ 드레스이다. 이 드레스는 시대를 초월한 스타일 자체라 평가받고 있다. 유행성 독감과 1차 세계 대전의 영향으로 남성과 여성의 비율이 1:3이 되면서 수많은 여성들이 사회로 진출하게 되었는데, 이 때문에 여성복의 실용성이 수요되던 상황에서 샤넬의 드레스가 빛을 발하게 된 것이다. 더 나아가 코르셋이 필요 없는 ‘가르손 룩’이 탄생하였다. ‘리틀 블랙’ 드레스와 더불어 여성복의 자유성을 한 층 더 돋우어 주었다. 마지막으로 샤넬은 향수와 같이 자신의 이름을 딴 어깨로 매는 최초의 핸드백 샤넬 2.55를 출시하였다. 샤넬이 취미로 즐겨하던 승마로부터 얻은 영감으로 디자인된 이 핸드백은 현대 의류나 잡화에는 다양하게 쓰이지만 당시에는 꽤나 파격적인 디자인이었다. 이 또한 당대 여성에게 좀 더 자유성을 부여해주었는데, 바로 이 핸드백에는 어깨에 맬 수 있는 체인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이 핸드백은 현재까지도 팔리고 있으며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이렇듯 샤넬은 당대에 상황과 수요를 파악하고 자신만의 독특성과 창의력을 담아 향수와 의류 핸드백 등을 만들어냈다. 샤넬의 독창적인 성격으로 자신의 이름까지 내걸며 출시한 여러 잡화들로 보아 정말 그녀의 말대로 그 누구와도 같지 않은 한 사람이란 것이 느껴진다.
샤넬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