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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교인으로서, 불교인은 전생이 있다는 것을 믿고 있고, 그리고 전쟁에 쌓아온 공덕에 의해서, 어떤 운명을 가지고 이 세상에 태어난다는 것을 믿고 있기에 나는 ‘한국일보매거진’에 써진 000 법사의 사주팔자에 관한 글을 매주말마다 흥미를 가지고 재미있게 읽고 있다.
이번에는 (자꾸 귀신이 보여요!)라는 글이 두 번이나 실렸다. 이 글에 대해 동의하지 않고 있기에 한 두 마디 내 의견을 말해보고자 한다.
영혼이나 귀신, 그리고 악마, 마귀도 다 혼(魂)들이다. 우리가 아는 사람이 죽었을 경우, 그런 사람의 혼을 우리는 영혼, 영가, 넋이라고 부른다. 우리가 모르는 사람들의 혼을 우리는 귀신이나 도깨비 혹은 잡귀신이라고 부른다. 물론 성질이 사납고 포악하고 사람을 해치는 혼들을 우리는 악마나 악령 혹은 마귀라고 부른다.
성경 ‘마태복음 8장’에 보면, 예수가 마귀 들린 사람을 보고, 마귀한데 “가라”하고 명령한다. 그러니까 마귀들이 그 사람으로부터 나와서 돼지들 속으로 들어간다. 돼지들은 물속으로 달려가서 물속에 빠져 죽었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기독교는 마귀가 실제로 존재하고 있다고 믿고 있다. (내가 알고 있는 많은 기독교신자들은 이와 반대로 귀신이나 마귀가 존재하고 있다고 믿고 있지 않고 있지만 말이다.)
하지만 불교는 다르다. 부처는 모든 생명체는 영원히 변치 않는 ‘나’라고 하는 실체가 없다고 했다. 그래서 무아(無我)라고 했다. 사람이란 한번 죽으면 ‘나’라고 하는 실체가 없기에, ‘나’라는 주체의식을 갖고 있는 영혼도 없는 것이다.
장모가 십여 년 전에 돌아가셨다. 아내는 가톨릭신자다. 아내는 가끔 장모에 대한 꿈을 꾸고 난 후에는 장모의 영혼이 있다고 우겼다. 장모의 영혼이 가끔 아내의 꿈속에 나타나서 아내한테 말을 한다고 했다. 만약 장모의 영혼이 실제로 존재한다면, 왜 아내한테만 나타나고, 그리고 바로 옆에 같이 한 이불 밑에서 붙어 자고 있는 사위인 나한테는 나타나지 않는단 말인가? 장모의 영혼은 존재하지 않고, 단지 아내의 마음속에 잠재해 있는 장모에 대한 생각이, 장모에 대한 생각이 바로 아내의 꿈속에서 장모의 영혼으로서 나타난다는 것뿐이지 실제로 영혼이 있는 것은 아니라고 설명했다.
나는 귀신이나 영혼은 실은 존재하지 않는다는 글을 ‘미주현대불교’에 몇 번 실은 적이 있다: ‘부처: 영혼은 존재하지 않는다: 2001년11월’, ‘영혼은 없다. 고로 편안하다: 2002년 5월호’, ‘말을 하는 영혼은 없다: 2001년 12월 호’.
텔레비전에 나와서 영혼이나 귀신하고 말을 한다고 하는 영매자들은 실은 거짓말을 하고 있다고 전에 말을 했었다. 마술계의 왕자 후디니(Harry Houdini: 1874-1926)가, 거짓말 없이, 진짜로 영혼이나 귀신하고 접촉하는 사람에게, 90년 전에 2만 5천 달러를 상금으로 주겠다고 했다. 하지만, 지금까지 어느 누구도 후디니의 상금을 타간 사람은 없는 것이다. 다들 거짓말을 하는 영매자들은 있어도 진짜로 영혼이나 귀신하고 이야기를 하는 실제 영매자는 아직까지는 없는 것이다. 왜 없느냐고 하면, 영혼이나 귀신은 실제로 존재하고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만약 영혼이나 귀신하고 말을 하는 영매자가 실제로 있다면, 억울하게 살인을 당한 귀신들을 불러서 누가 살인했느냐고 물어보아서 살인자를 잡을 수도 있을 것이다. 혹은 죽었는데 시체를 찾을 수가 없는 경우, 죽은 자의 영혼을 불러내서, 시체가 어디에 유기되어 있느냐고 물어보고 그리고 살인자가 누구인가를 물어보아서 많은 현상금을 타먹을 수도 있을 것이다. 만약 귀신하고 이야기를 하는 사람이 실제로 있다면, 나는 그 사람에게 카지노에 가서 포커(Poker) 카드 게임을 해서 돈을 따라고 권해줄 수도 있다. 포커 게임은 귀신에게 상대방이 무슨 카드를 들고 있느냐고 알아보게 해서, 자기 것보다 더 좋은 카드를 들고 있으면 내가 먼저 기권하고, 만약 상대방의 카드가 내 표보다 나쁜 카드를 들고 있으면 나는 엄청나게 많은 돈을 투자해서 상대방의 돈을 딸 수가 있는 것이다. 하지만, 귀신이란 존재하지 않기 때문에 영매자들이 카지노에서 포커 노름을 하고 있지 않는 것이다. 나는 귀신이나 영혼하고 말을 주고 받는다고 주장하는 사람이 있으면, 이런 사람한테, 영혼이나 귀신한데 제발 뉴욕 복권 번호나 물어봐서 나한테 알려달라고 부탁을 하는 버릇이 있다. 아직까지 나한테 복권번호를 알려준 영매자는 한 명도 없었다.
다음은 ‘한국일보매거진’에 써진 ‘자꾸 귀신이 보여요?’라는 000 법사의 글을 여기에 간추려보겠다.
부인(60세)의 생년월일시를 물어 사주기둥을 세워보니 역시 목기운과 화기운이 지나치게 태과하여 ①정신질환에 시달리게 되는 구조를 보였다. 부인의 말에 의하면 집에서 매일 같이 ②향 피우는 냄새가 강하게 진동하고, 어느 경우에는 여자귀신들이 방안에 가득하게 앉아 있으며 자신과 눈을 마주치면 웃기까지 한다는 것이었다. 처음에는 헛것이 보이는 것이라 생각해서 마음을 진정하고 애써 무시해보려고 했으나 그 증세가 점점 심해지자 견딜 수 없는 고통에 시달리게 되었다 한다. --- 남편의 눈에는 어떤 것도 보이지 않고 향 피우는 냄새의 기미도 전혀 없었다. --- 남편은 부인을 정신병원에 데려갔다. ③전문의사 선생은, 귀신이 보인다는 것 외에는 모든 사고가 지극히 정상적으로 나오니 원인을 찾을 수가 없었고, 다만 정신안정제를 처방하는 것 외에는 어떤 처방도 내려주지 못했다. 고통은 점차 심해져갔고 죽고 싶은 마음에 자살까지 기도하게 되기를 몇 차례 결국은 한 ④무속인에게 찾아가 큰돈을 들여 굿까지 하였건만 아무 소용이 없었다. ---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⑤필자를 찾게 되었다. 필자는, 퍼뜩 머리에 스쳐서, 그녀의 집주소와 집의 구조 등을 그려보게 하고 감정에 들어가 보니, 이 집의 터는 불의 재난격의 터인 흉터 중 흉터 자리로 판정되었다. --- 부인이 살고 있는 집의 터는 ⑥수맥이 강하게 흐르고 있고, 그리고 이런 숩한 곳에 잡귀들이 살기 좋아하고 있는 곳이기에 -- 부인더러 빨리 다른 곳으로 이사를 가라고 했다. --- 당장 이사하라는 필자의 말에 남편분이 난색을 표하며 이런저런 사유료 지금 당장은 어렵다고 하시자, 옆에 있는 부인이 이 말을 듣고 벌컥 성을 낸다. “이 인간아! 그러면 니 마누라 죽는 꼴보고 난 다음에 이사 갈래? 이 나쁜 인간아!” 하시면 고래고래 소리를 지르신다. 간신이 이분을 진정시키고 처방을 알려드렸다. 이사 가기 전에 임시방편으로 침대 밑에 동으로 되어있는 1전짜리 동전을 모아 침대 밑에 깔아놓고 그리고 머리를 북으로 향해서 잠을 자라고 처방해주었다. --- 시간이 좀 흐른 후, 남편한테 전화가 왔다. 위의 처방으로 부인의 증세가 많이 호전되었다고. 그러면서 남편은 부인의 증세가 많이 좋아졌기에 이사를 가지 않고 그냥 그 집에서 살고 싶어 했다. 하지만 임시방편으로 취한 조치가 오랫동안 효력을 발휘하는 데는 한계가 있는 법! ⑦근본적인 문제 해결에는 한계가 있다는 점을 설명해드렸다. 그 이후, 어떤 소식을 듣지 못했는데 아무쪼록 부인께서 무사하시길 지면을 통해서나마 기원해드리고 싶다. (밑줄은 내가 그었음)
첫째 나는 대원불교대학을 졸업해서 법사가 된 사람이고, 둘째는 나는 정신과전문의로서 활동하고 있다. 법사로서 그리고 정신과의사로서 나는 영혼이나 귀신같은 존재를 믿고 있지 않고 있다. 헌데 000법사는 어디에서 법사자격을 획득했는지는 몰라도 귀신의 존재를 믿고 있는 것을 보면 아마 불교계통의 법사는 아닐지도 모른다. 귀신은 샤머니즘인 민간신앙에서 다루고 있는 것이다. 만약 불교계통의 법사라면 귀신이야기를 하지를 않았을 것이고, 귀신을 피해 다른 집으로 이사 가라는 말을 하지를 않았을 것이다. 그리고 수맥의 지기를 없애기 위해서 1전짜리 동전을 모아서 침대 밑에 놓고 그리고 머리를 북쪽을 향해서 자라고 하지를 않았을 것이다. 불교의 법사라면 절에 가서 불공을 드리라고 했을 것이고, 스님을 찾아가 상담을 받아보라고 했을 것이다. 그리고 정신과의사를 찾아가 치료를 받으라고 권했을 것이다.
1) 사주팔자에 정신질환에 시달리게 될 구조라고 했는데, 정신질환이 사주팔자에 나타난다는 말을 나로서는 처음 들어보았다. 하지만, 정신질환에 시달리는 것도 타고난 운명일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기는 든다. 현재로서는, 정확한 원인은 모르고 있지만, 정신질환은 유전인자 그리고 아직까지는 모르고 있지만, 두뇌의 어느 부분에 이상(異狀)이 생겨서, 혹은 신경전달물질의 이상으로, 혹은 환경의 영향을 받아서 생긴다고 믿고 있다.
2)“집에서 매일 같이 향 피우는 냄새가 강하게 진동하고, 어느 경우에는 여자귀신들이 방안에 가득하게 앉아 있으며, 자신과 눈을 마주치면 웃기까지 한다.”고 했다. 남편의 눈에는 귀신도 보지 못했고 그리고 향 피우는 냄새도 전연 맡지 않았다고 했다. 남편이 냄새를 맡지 못한 것을 보면 집안에 냄새가 없는데, 부인은 냄새를 맡고 있는 것이다. 냄새가 없는데, 없는 냄새를 맡고 있는 현상을 환취(幻臭: olfactory hallucination)라고 한다. 집안에 여자귀신들이 앉아있는 것을 보았다고 했는데 남편은 귀신을 보지 못하고 있다. 이처럼 없는 귀신을 보는 것을 환시 (幻視: visual hallucination)라고 한다. 웃기까지 한다고 했는데 만약 웃음소리를 들었다면 이것을 환청 (幻聽: auditory hallucination)이라고 한다.
귀신이 있다고 믿고 있는 사람들은, 귀신이 있다는 그 생각이 무의식에 잠재되어 있다가, 곤경에 처했을 때, 잠재되어 있는 귀신생각이 밖으로 투사되어, 귀신이 나타나게끔 돼 있는 것이다. 정신질환에 걸린 사람들은 귀신이 있다는 잠재된 생각이 환청이나 환시로 나타나는 것이다.
“부인은, 처음에는 헛것이 보이는 것이라 생각해서 마음을 진정하고 애써 무시해보려고 했으나 그 증세가 점점 심해지자 견딜 수 없는 고통에 시달리게 되었고, 죽고 싶은 마음에 몇 차례 자살까지 기도하게 되었다”고 했다. 얼마나 괴로웠으면 자살까지, 그것도 몇 차례 자살 기도까지 했었을까.
3) 부인이 정신병원에 찾아갔더니, 전문 의사선생님과 상담도 하였으나 귀신이 보인다는 것 외에는 사고(思考)가 지극히 정상적으로 나오니 원인을 찾을 수가 없었고, 다만 정신안정제를 처방하는 것 외에는 어떤 처방도 내려주질 못했다”고 했다.
여기서 “전문 의사선생님과 상담도 하였다”고 했는데, 전문 의사라니 어떤 종류의 전문의사인지는 몰라도, 정신과 의사일 것 같으면, 부인을 “정신병”이라고 진단을 내렸을 것이고, 그리고 하도 고통스러워서 몇 차례 자살기도까지 했을 정도 이었다면, 정신병원에 입원시켜 치료를 해주었을 것이다. 만약 정신병원에 입원치료를 하지 못했을 경우에는, 정신안정제가 아니라, 항정신병 약물 (Antipsychotic medication)을 즉시 처방해주고, 그리고 증상이 양호될 때까지, 다시 말하면 더 이상 귀신이 보이지 않을 때까지 그리고 더 이상 향냄새를 맡지 않을 때까지 부인을 일주일에 한 번씩 클리닉에 오게 해서 정신 상담치료를 해주었어야 했다. 요사이는 다행히도 좋은 항정신병 약물이 많아서 치료를 받으면 증상이 양호해질 가능성이 아주 많다. 다시 말하지만 부인은 항정신병 약물치료와 함께 장기적으로 그리고 정기적으로 정신상담치료를 받아야만 했었다. 헌데 불행히도 부인은 이런 항정신병 약물치료를 받지 못하고 말았다.
4) 부인은 무속인을 찾아가 큰돈을 주고 굿까지 했지만, 효과는 없었다고 했다. 굿을 한다고 해서 정신병질환이 치유되는 것은 아니다.
5) 부인은 사주팔자를 보는 000 법사에게 찾아갔다. 000 법사의 처방은 내가 보기에는 기가 찼다. 법사는, 부인이 살고 있는 집터는 수맥 (水脈: 땅속에 흐르는 물의 줄기)의 지기 (地氣: 땅의 생기나 정기: Spirit of earth)가 매우 강하게 지나가는 터이기에 이곳에는 귀신이 살기 좋은 곳이라고 했다.
6) 000 법사는, 이사 가기 전에, 침대 밑에 동으로 되어있는 1전짜리 동전을 모아 침대 밑에 깔아놓고 그리고 머리를 북쪽으로 향해서 잠을 자라고 했다. 얼마 후에, 남편은 부인의 병세가 양호해졌다고 전했다.
정신질환이란, 항상 증세가 나빠지는 것만은 아닌 것이다. 어떤 날은 증세가 저절로 좋아졌다가 다시 나빠지기도 하고, 이와 반대로 어떤 날은 증세가 아주 나빠졌다가 며칠 후면 저절로 다시 좋아지기도 하는 것이 정신질환의 경과인 것이다. 한데 여기서는 마치 침대 밑에 놓아준 동전이 수맥의 지기를 꺾었기에 그리고 동시에 머리를 북쪽을 향해서 잤었기에 증상이 호전된 것처럼 설명하고 있다.
수맥의 지기를 꺾으려면, 땅을 직접 파서, 다시 말하지만 땅을 직접 파서 수로를 바꾸어주던가 혹은 수로를 넓혀주어야만 하는 것이지, 어찌 침대 밑에 동전을 몇 개 갖다 놓아준다고 해서 수맥의 지기가 꺾어지겠는가. 동전을 수천 개를 침대 밑에 갖다놓는다고 해서 어찌 수맥의 진로가 바꾸어지겠는가? 침대 밑의 동전하고 수맥은 아무런 관련이 없다는 사실을 알고 있어야 한다. 북쪽을 향해서 잠을 자면 뭐가 나쁘단 말인가. 부처는 북쪽에 머리를 향해서 잠을 잤었던 것이다. 미국에서는 상당수의 집이 북쪽을 향해서 잠을 자게끔 집이 설계되어있는 것이다. 수억 명의 사람이 알게 모르게 머리를 북쪽을 향해서 자고 있는 것이다. 나도 머리를 북쪽을 향해서 매일 잠을 자고 있는 것이다. 머리를 북쪽을 향해서 잔다고 해서 귀신이 나타나는 것도 아니고, 머리를 남쪽을 향해서 잔다고 해서 귀신이 사라지는 것도 아닌 것이다. 머리방향하고 귀신의 존재는 아무런 관계가 없는 것이다.
귀신이 있다고 믿고 있는 사람들이, 겹쳐서, 불안질환에 시달리고 있는 경우에는 귀신이란 무서움에 고통을 당하게끔 돼 있는 것이다. 불안질환에 시달리고 있는 사람들은 귀신을 무서워하고 있어도 결코 귀신을 직접 보거나 귀신의 소리를 듣고 있는 것은 아닌 것이다. 귀신을 눈으로 직접 보고 그리고 귀신의 말소리를 직접 들으면서 고통을 당하고 있다면 이것은 정신질환(Psychosis)의 환각에 시달리고 있다는 증거인 것이다. 정신병 질환에 시달리고 있는 사람들만이 환시나 환청으로서 귀신을 보고나 듣고 있는 것이다. 이런 경우에는 항정신병 약물 치료를 장기적으로 받아야만 한다.
7) 000 법사는 남편에게 이사를 가라고 했다. 남편은 집사람 병증세가 호전되어 가고 있으니까, 이사를 가지 않아도 되지 않느냐고 물었다. 하지만, 000법사는 이사를 가는 것이 근본적인 문제해결책이라고 했다.
이사를 간다는 것이 결코 쉬운 일은 아니다. 살고 있는 집을 우선 팔아야 하고 그리고 새로 집을 사야만 하는 것이다. 만약 새 집으로 이사를 갔는데도, 새 집에서도 부인의 눈에 귀신이 또 자주 나타난다면 어찌하란 말인가? 이사 한번 가는데 경비가 꽤나 들어가는데, 이에 대해 사주관상가도 어느 정도는 책임을 져야한다. 새로 이사를 갔는데도 계속 귀신이 나타나고 그리고 부인의 증세는 점점 악화되어 부인이 자살을 해버린 경우에는, 많은 미국인들은 사주관상가를 고소하고 말 것이다.
부인의 눈에는 귀신이 보인다. 하지만 남편의 눈에는 귀신이 보이지 앉는다. 귀신은 집안에 살고 있는 것이 아니고, 귀신은 부인의 정신상태 속에서만 살고 있는 존재물일 뿐이다. 부인은 귀신을 보는 정신병에 앓고 있는 것이다. 만약 부인이 다른 곳으로 이사를 간다고 해도, 부인이 정신병에 앓고 있는 한, 부인이 가는 곳에는 항상 귀신은 부인을 따라가게끔 돼 있는 것이다. 새 집으로 이사를 가도 귀신은 새 집에서 다시 나타나게끔 돼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이사를 해서는 안 된다는 말인가? 사람이란 어떤 생각을 하고 있느냐에 따라서, 생각의 내용에 따라 우리의 정신상태가 많이 좌우되고 있는 것이다. 괜히 000법사가 귀신이 집에 살고 있으니까 다른 집으로 이사를 가라고 말을 해줌으로 해서, 부인은 다른 집으로 이사를 가지 않으면 죽게 된다는 사고방식을 갖게 된 것이다. 부인은 “이 인간아! 그러면 니 마누라 죽는 꼴 보고 난 다음에 이사 갈래? 이 나쁜 인간아!” 하고 남편에게 빨리 이사를 가자고 졸라댈 수밖에 없게 되고 말았다. 부인은 다른 곳으로 이사만 가면, 금방 귀신으로부터 해방이 될 것이라고 믿고 있다. 만약 남편이 다른 곳으로 이사 갈 준비를 하고 있지 않으면 아내는 금방 죽을 것이라는 공포에 시달리게 되고 말았다. 이사를 가지 않으려고 해도 가지 않을 수가 없게 되고 말았다. 하지만 내가 여기서 말을 하고자 하는 점은, 이사를 간다고 하더라도, '항 정신병 약물' (Antipsychotic medication) 치료를 받지 않는다면, 새 집에서도 부인은 귀신을 다시 보게 될 것이다.
흥미거리로, 만약 이 집을 팔고 다른 곳으로 이사를 간다고 가정을 해보자. 000법사는 귀신이 정말로 이 집에서 살고 있다고 믿고 있는 모양이다. 그래서 000법사는 부인더러 다른 집으로 이사를 가라고 권했을 것이다. 만약 이 집에 귀신들이 살고 있다면? 이 집에서 새로 들어온 입주자들의 눈에도 귀신들이 보여야할게 아니겠는가? 한번 알아보자. <아미티빌 공포>를 여기에 소개해보겠다.
<아미티빌 공포>
(the Amityville Horror)
뉴욕 롱아일랜드 엑스프레스 49 (Long Island Express, exit 49)에서 빠져나오면 바로 그 마을이 아미티빌 마을이다. 1974년도, 디패오 (DeFeo)라는 사람이 6명의 가족을 총으로 쏴서 죽였다. 13개월 동안 그 집은 흉가로서 비워있었다. 조지 (George)하고 캐시 (Kathy)가 집값이 싸기에, 이 집으로 1975년 1월 겨울에 이사 왔다. 이사 온 후 첫날부터 괴상하고 이상한 일들이 일어났다. 추운 겨울인데도 파리 떼가 창가에 우글거렸다. 밤이면 전 집주인 디패오가 사람을 총으로 쏴 죽이는 장면이 악몽으로 나타났다. 집에서 똥냄새가 났고 어떤 때는 향내가 나기도 했다. 총에 맞아 얼굴의 절반이 망가져버린 악마가 나타나기도 했다. 결국 무서워서, 28일 만에 조지하고 캐시는 집을 뛰쳐나와 다른 곳으로 이사 가고 말았다. 이런 사실이 신문에 보도되었다. 재이 안슨 (Jay Anson)은 조지하고 캐시의 이야기를 <아미티빌 공포>라는 제목으로 1977년도에 책으로 발간해냈다. 금방 베스트셀러가 되었다. 그리고 영화로도 만들어져 나왔다.
그 후, 다른 사람들이 이 집에 들어와서 살았다. 새 주인은 귀신이나 악마는 전연 나타나지 않았고 그리고 괴이한 일들도 전연 생기기 않았다고 말했다. 그래서 사람들은 <아미티빌 공포>는 조지하고 캐시가 일부러 꾸며낸 이야기라고 알고 있다.
흉가를 싸게 사서
실제로 생겼었던 일, 귀신이 많이 살고 있다는 흉가에 대한 재미있는 이야기가 <목민심서> (제3권, 황인경 작)에 실렸기에 여기에 간추려보았다.
이조시대 때 많은 양반들은 직업이 없어서 가난하게 살았다. 18세기 말, 윤지눌은, 전에는 상원군수까지 지냈건만, 지금은 돈이 없어 술값도 없을 정도다. 돈을 어떻게 버나 하고 궁리를 하고 있는 참에 아내가 아이디어를 내주었다. 흉가를 싸게 사서, 귀신들을 다 쫓아내고, 그리고 다시 비싼 값으로 팔면 된다고 했다. 귀신들은 가시가 많은 탱자나무하고 사모관대를 입고 있는 많은 양반들을 무서워하고 있는데, 만약 관복을 입은 많은 양반들이 밤새 술을 마시면서 떠들어대면 귀신들이 다들 도망하고 말 것이라고 일러주었다.
윤지늘은 먼저 자기 집을 9만 전을 받고서 팔았다. 친구양반들을 술집으로 불러들여 술을 사주었고, 그리고 친구들이 술집에 진 빚까지 다 갚아주었다. 윤지늘은 친구양반들에게, 자기가 새 집으로 이사 가는 날, 자기 집에 초대할 테니까, 그 때 정식으로 관복을 입고 와 달라고 부탁을 미리서 해놓았다.
그 당시 서울에는 귀신들이 살고 있는 흉가가 많았었다. 윤지늘은, 처녀귀신, 몽당귀신, 영감귀신, 할멈귀신에 물귀신까지 별별 귀신이 밤마다 굿을 한다는 흉가, 방이 일곱 개나 되는 대궐 같은 큰 집을 하나 골랐다. 20만 전이나 나가는 큰 집이었었는데, 밤마다 귀신들이 난리를 피운다는, 흉가로서 소문이 난 터라, 20만 전 나가는 집을 깎고 또 깎아서 1만 전에 샀다. 윤지늘은 신이 났다. 장정 몇 사람을 구해서, 온 집안을 청소시켰다. 집 안팎을 걸레로 닦고 비로 쓸고 윤이 반짝반짝 나게 깨끗이 치웠다. 천장과 벽에 발라진 낡은 종이를 모두 뜯어내고 도배를 새로 하였다. 미장이를 불러 헐어진 곳, 틈난 곳을 모두 때웠다.
이사 들어온 첫날, 수많은 양반들을 집에 초청했다. 상다리가 휘어지게 차려진 음식상 앞에 양반들은 사모관대를 차려입고 음식을 맛있게 먹고 술을 밤새껏 마시면서 떠들어댔다. 문설주 위에는 부적처럼 탱자나무가 덩그러니 걸려있었다. 하인들을 위해 사랑채에도 따로 음식상이 차려져있었다. 귀신들은 관복을 입은 양반들이 무서워서 다른 곳으로 가버렸다. 그날 밤 이후로 다시는 귀신이 나타나지 않았다. 귀신이 없어졌다는 소문이 확 퍼졌다. 윤지늘의 집 행랑채에 세를 들겠다고 나서는 사람들이 줄지어 나타나기 시작했다. 얼마 되지 않아 행랑채는 사람들로 다 차고 말았다. 윤지늘은 부자로서 돈 걱정 없이 살수가 있게 되었다.
흥미 있는 일은, 귀신들이 사모관대를 입고 있는 양반들을 무서워해서 집을 나가버린다는 점을 그 당시 민간인들은 굳게 믿고 있었다는 점이다. 하지만 귀신을 믿고 있지 않는 사람도 있었다. 윤지늘이 정약욕의 둘째 형, 정 약전에게, 귀신을 내쫓기 위해서 관복을 입고 집에 와 달라는 부탁을 했었을 때, 정약전은, “자네도 미신을 꽤 믿는군. 정 소원이라면 그렇게 함세마는 어디 귀신이 있단 말인가. 정신 좀 차리게”하고 윤지늘에게 한마디 핀잔을 주었다고 했다. 그래도 정약전은, 약속대로, 관복을 차려입고, 그리고 윤지늘의 집에 와서 밤새 술을 마셔주었다. 정약전(1758-1816)은 우이도와 흑산도에 유배 갔었을 때, 흑산도 주변의 해양생태계를 조사해서 ‘자산어보’라는 책을 쓴 분이시다. ‘자산어본’은 우리나라 최초의 수산기록인 것이다.
이유야 어떻든 간에, 윤지늘은 흉가를 사서 돈을 벌어 부자로 살 수가 있었다는 실지로 있었던 이야기이다.
나는 000법사한테 이메일을 다음과 같이 보냈다.
저는 법사님의 글을 재미있게 읽고 있습니다. 하지만 귀신 문제에 있어서마는 저는 법사님하고 의견이 달라서, ‘한국일보매거진’에 저의 귀신에 대한 의견을 발표하고 싶은데, 매거진의 주소하고 전화번호를 몰라 저의 글을 보내지 못하고 있습니다.
법사님의 글에, 부인의 집에, 귀신들이 방안에 가득하게 앉아있다”고 했습니다. 그리고 부인은 증세가 점점 더 심해지자 견딜 수 없는 고통에 시달리게 되었다”고 했습니다. 부인은 “고통은 점차 심해져 갔고, 죽고 싶은 마음에 자살까지 기도하게 되기를 몇 차례--”라고 했습니다. 부인은 지금 정신질환의 일종인 환시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제가 여기서 법사님께 말씀드리고자 하는 점은 이 여인의 자살을 예방하기 위해서, 만약 이 여인을 접촉할 수 있으시면, 이 여인에게 어서 빨리 정신과의사한테 찾아가서 정신병원 입원치료를 받게 하든가, 만약 입원이 되지 않는 경우에는, 항정신병 약물 치료를 받으면서 동시에 매주 정신 상담치료를 받으라고 권해주십시오. 우선 이 여인의 생명부터 살리고 보아야 하니까 말입니다. 감사합니다.
조성내 올림
귀신을 보고 귀신의 말소리를 들으면서, 너무 괴로워서 자살기도까지 했었다면 이것은 분명 정신병질환에 시달리고 있는 증조인 것이다. 미국인들의 자살률은 10만명 중에 10명 정도인데, 한국인들은 10만명 중에 30명 정도인 것이다. 한국인들의 자살률이 꽤나 높은 편이다. 우선 생명을 살리기 위해서 정신과 치료를 받도록 알선해주어야 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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