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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마지맥 (천마산- 과라리고개 - 철마산 -오남저수지) 종주기
가을철의 가장 아름다운 풍경은 만산홍엽 물들이는 단풍이 아닐까. 해맑은 가을 하늘아래 하늘거리는 코스
모스 꽃길을 걸어도,마음은 문득문득 타는 듯한 붉은 단풍 농염한 가을산을 그린다.이즈음 설악산을 비롯한
단풍이 아름다운 산들은 벌써부터 주말 마다 인산인해를 이룬다. 만산 가득 단풍이 붉고, 등산로 마다 붐비
는 등산객의 화려한 옷들이 원색으로 화려하다. 사람은 단풍에 취하고 산은 등산객의 패션행열에 취한다.
유산풍류객의 주말 산행을 못하는 심정을 뉘라 알랴만, 지난 주 낙동정맥 백암산군 종줏길에 다친 부위의 상
처가 심한 듯 하여 예정된 설악산행을 취소하고 토요일을 그냥 보내고 나니, 가을산의 향기가 그리워 잠까지
설치게 한다. 2012,10,07 일요일 아침, 가벼운 산행을 하리라 다짐하며 수도권의 가까운 천마산으로 홀로 산
행길을 나섰다. 전날 밤까지는 소요산으로의 단풍산행 계획을 하였으나, 아침이 되자 갑짜기 우연한 기회에
보았던 그 산의 전설이 생각나 나도몰래 순간 발길이 그곳으로 향하게 된다.
천마산에 오르면 하늘을 잡을 수 있다 한다.가마천(可摩天)이다.단 팔을 3척만 더 높이 뻗쳐야 된다 한다.수
장삼척(手長三尺)이다. 다분히 풍류적인 표현이어도 "수장삼척가마천" 이란 시구(詩句)에 그만 마음을 빼았
긴다. 결국 그 유혹에 빠져 오랫만에 다시 찾은 천마산은 변함없는 아름다움으로 유산자를 감싸준다. 812m
의 정상엔 특히 건곤감리(乾坤坎離) 사괘(四卦)가 활짝 펴진 태극기가 청아한 창공 더 높이 펄럭이며 맞아
준다. 더 이상 하늘 향해 팔을 뻗쳐 본들 뭣하랴, 이미 태극기는 하늘을 잡고 만인을 향해 펄럭이거늘-. 바위
틈의 야생 감국이 노란 미소로 반기고 지천에 흐드러진 까칠쑥부쟁이는 서로 봐달라 아우성인데, 가을 산의
귀부인 구절초는 오직 정상에서만 한떨기가 새촘하니 곁눈으로 맞아준다. 오랫만에 찾은 유산자를 향해 반
가움에 찬 투정이리라. 렌즈를 갖다대니 실바람에 몸을 떤다. 첫사랑 입 맞추던 소녀같다.
▲ 깔딱고개를 지나며 올려다본 천마산 / 천마산 동사면(東斜面)
◀ 천마산 ▶
천마산(天摩山)은 남양주시의 한가운데 우뚝 자리하고 있는 812m의 산으로 남양주시의 진산이다.
한북정맥에서 분기한 천마지맥-(주금산-철마산-천마산-백봉-예봉산)-의 주산이며 그 마루금에 있
는 산으로, 산세가 험하고 봉우리가 높아 수장삼척가마천(手長三尺可摩天- 팔을 삼척만 더 높이 뻗
쳐도 하늘을 잡을 수 있다) 이라는 전설을 갖고 있으며, 한편 옛날 임꺽정은 이 산에 본거지를 두고
마치고개를 주무대로 활동하였다고 한다.
▼ 멸도봉에서 바라본 천마산 / 천마산 북동사면
▼ 천마지맥 산행 지도 / 자료사진
▼ 산행 들머리로 잡은 평창갈비 주차장 / 깔딱고개와 천마산 정상이 보인다.
▼ 계곡을 가로 지르는 긴 현수교는 그 용도에 비해 필요조건이 충분한지 의구심이 든다
▼ 등산로에 있는 심신수련장
▼ 남양주시 주협산악회 회원들
회원들은 아침 일찍 심신수련장에 나와 등산객을 상대로 음료를 대접하며, 주변 청소를 하고 있어 보기 좋았다
▼ 깔딱샘터
▼ 뾰족봉
▼ 천마산 스키장과 마석 가구단지
▼ 천마산 정상 풍경
▼ 천마산 정상에서 바라본 풍경- 1 / 화도읍 시가지 너머 청계산과 용문산이 한눈에 들어온다
▼ 천마산 정상에서 바라본 풍경- 2 / 멸도봉과 과라리봉
▼ 천마산의 북쪽 전위봉인 멸도봉의 기암군
♡ 철마산의 유혹 ♡
천마산에 올라서서 하늘을 잡고 바라본 가을하늘은 더 높고,시리도록 푸르다. 쪽빛 투명한 하늘을 타고 가을
햇살이 산마루에 폭포처럼 쏟아져 내리고, 넘치는 햇살은 다시 산허리를 타고 핏빛으로 붉게 흘러 내린다.천
마산 계곡이 불타고 있다, 연기도 없이 타면서 계곡을 향해 내린다. 빛과 색의 향연에 눈길이 이끌리고,그 눈
길은 구절양장같이 휘어져 뻗어가는 능선을 따라 내리고, 또 오르고 보니 어느사이 철마산이 우뚝하다.어쩐
지 외로운 듯 핏기없는 얼굴로 오라고 손짓 한다.
아침에는 몸도 아직 조금은 불편하니 천마산을 오른 후 마치고개능선으로 뒤돌아 오리라는 계획을 세웠건만,
눈아래 펼쳐진 "S" 자(字) 천마지맥과 철마산의 유혹에 빠져 다시 천마산 북쪽 전위봉인 멸도봉을 향해 암릉
을 내려선다. 천마산과 북쪽 철마산까지 천마지맥의 거리는 7km 이고, 철마 남봉에서 뒤돌아 1km를 내려와
서, 다시 복두산을 거쳐 오남저수지 까지의 거리 4,5km 를 생각하면 12,5 km를 더 걸어야 하는 종줏길이다.
천마산에서와 달리 철마산으로 가는 천마지맥 종주자는 단 한 사람도 없다. 외롭고 쓸쓸하다. 마루금을 따라
발에 밟히는 도토리가 지천으로 널려있는 것을 보면, 산세가 험하고 높아 주변지역 주민들이 도토리 주우러
올 엄두가 나지 않았나 싶다. 산돼지와 다람쥐 등에겐 큰 선물이 아닐 수 없다. 어깨위로 떨어지는 도토리에
깜짝 놀라기도 하지만, 태산의 능선이 나만을 초대하고 나만을 위해 있는 듯 하여 가슴이 뿌듯하다.구비구비
돌고 돌아 가는 가파른 능선길, 좌로 돌고 우로 꺽어 오르고 내려도 언제나 분수령이며, 언제나 오른쪽은 수
동면이요, 왼쪽은 오남읍땅이다.
▼ 천마산 정상과 동사면의 암벽 / 천마산 북사면아래에서
▼ 천마산의 단풍
▼ 천마산과 철마산 북봉을 잇는 천마지맥(天摩枝脈) 마루금 / 오늘의 종줏길이다.
◀ 천마지맥 ▶
천마지맥(天摩枝脈)은 한북정맥 운악산과 수원산 사이 명덕삼거리윗쪽 424,7봉(포천시 화현면과 가평군 내촌
사이)에서 분기하여 주금산-철마산-천마산-백봉-갑산-예봉산을 지나 견우와 직녀봉을 거쳐 팔당에 이르는 약
49km의 맥(脈)으로 한강북쪽에 위치한다 하여 한북천마지맥이라고도 한다.
▼ 천마산 북사면 암릉길 풍경- 1
▼ 천마산 북사면 암릉길 풍경 - 2
▼ 멸도봉에서 뒤돌아본 천마산 정상과 북사면 능선
▼ 팔현계곡과 오남저수지
철마산까지의 천마지맥 종주를 마치고 뒤돌아 내려서 쇠푸리고개에서 복두산을 거쳐 저곳 오남리로 하산한다.
▼ 천마계곡 / 천마산 북사면에서 내려다본 풍경
▼ 돌핀샘바위
▼ 과라리고개 풍경
천마지맥 마루금에 있는 이 고개는 오남읍과 수동면을 동,서로 잇는 고개이다.
▼ 과라리 아리랑
아리랑, 과라리 아리랑~가는 길에 고비를 맞거든 ~ 나를 밟고 가거라, 무심하게 그냥 무심하게./ 가슴 아린다.
▼ 철마산 540봉에서 만난 산우님
천마산에서 철마산으로 가는 길 (7 km)은 더없이 호젓하다. 등산인은 필자 혼자 뿐이었다. 5,5km를 산새들을
벗 삼아 혼자 걸으며 처음 만나는 사람이다. 두분은 금단이고개에서 철마북봉(내마산), 길재,철마남봉을 거쳐
천마지맥을 남진하다 만나게 된 분들이다. 외로운 산행길에 너무나 반가워 잠시 나눈 인사가 인연되었다. 이
후 유산풍류 회원으로 오시게 되었으니 더욱 반가운 산상의 만남이 되었다.
▼ 쇠푸리고개 아래 복두산 갈림길의 이정목
▼ 쇠푸리고개에서 바라본 철마산 / 철마산 남사면
▼ 바위틈의 육간(六幹) 신갈나무
철마산 남사면 능선의 바위틈에 뿌리를 내리고 자란 육간 신갈나무 거목을 보니 신기하기도 하지만, 저 한몸 지탱
하기 위해 멀리까지 뿌리를 내리고 사계절 세찬 산바람을 이기고 서 있는 모습과 그 생명력에 경외감 마저 든다.
▼ 철마산 정상 풍경
▼ 철마산 정상 표지석
▼ 철마산에서 바라본 진벌리와 죽엽산
▼ 진벌리의 죽엽산과 우측 내촌풍경
▼ 철마산 남동사면 암봉위의 오간송(五幹松)
▼ 철마산에서 바라본 천마지맥 마루금과 천마산 / 천마산 북쪽 얼굴이다.
▼ 철마산 남사면의 천마지맥 마루금 / 바로 아래 쇠푸리고개와 578봉
▼ 천마산과 철마산의 가을 야생화
사진 상좌부터 시계방향, 투구화, 천마산 야생 감국, 천마산 구절초, 철마산 쑥부쟁이
▼ 복두산을 오르려다 복두산을 놓치고 철마산을 오르는 산우.
철마산에서 뒤돌아 578봉을 거쳐 복두산으로 가는 길에 만난 필자처럼 "나홀로산행"을 하는 산우.
그는 오던 길을 뒤돌아서 이후 필자와 함께 복두산, 오남저수지까지 동행산행을 하였다.
▼ 복두산과 금촌으로 가는 삼거리길
▼ 복두산 정상과 묘비. / 철마산 578봉아래 조그만 봉우리 산이다.
▼ 복두산에서 바라본 천마산 / 천마산 서사면
▼ 팔현리계곡
▼ 오남저수지 상류 공원
▼ 오남읍 소재 오남저수지
◑ 산행후의 추일단상 (秋日斷想 ) ◐
여행과 산행의 의미에 붙여-
어제에 그랫듯이 오늘도 같은 환경에서 머물며, 어제에 한 일을 오늘도 다시 반복하는 익숙한 삶의 현장은
사람마다 정도의 차이는 있겠지만 흔히 지루함을 느끼는 시간과 공간으로 여기기 십상이다.각자의 일상이
얼마나 값지고 소중한지는 반복되는 일상에서는 잘 느낄 수 없다. 그래서 우리는 활력 넘치는 일상을 위해
여행을 한다. 일상의 익숙한 이곳에서와 달리 낯선 그곳은 비록 내게는 가슴 설레이는 신선함으로 다가 올
지리도, 또 다른 그들에게는 그들의 지루한 일상의 공간이다. 이러한 느낌을 깨닫는 순간 여행자는 그 곳으
로의 여행 목적은 이미 달성한 셈이 됐다 하겠다.자신을 되돌아 보게하는 여행을 통해 새로운 에너지를 충
전하여 일상으로 돌아오게 되니 여행은 단순히 놀이 그 이상이 아닐까? 주말 마다의 유산풍류객의 산을 향
한 발길 이와 다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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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너무도 상세히 글 올려 놓은 산행기에 매료되어
철마산 산행 한번 해보고 십네요~~~!!!
특히 마지막 글월 마음깊이 담아보면서 좋은글
즐감 하고 갑니다.
화용님 고맙 습니다.
그 먼 포항에서 내일 서울 도봉산까지 원정 산행을 오신다 하니
내일은 몽중루 설악산행을 포기하고 도봉산으로 가겠습니다.
천마지맥산행기 아주 좋습니다.
저희는 몽중루님을 뵌후 마치고개를 끝으로 천마지맥 전구간을 완결했읍니다.
추후 몽중루님 따라 산행기회가 있기를 기대 합니다.
고운 걸음 고맙습니다.
그날 그시각에 천마산을 지나 마치고개까지 종주하신 것 보면 대단 하십니다.
저는 아직 천마지맥중 2구간은 미답입니다.
특별한 산행이 없을때에 혼자서라도 완주해 볼 계획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