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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 제 : 해병대,그들만의 세계
글쓴이 : 신동아 잡지
해병대의 모방하기 힘든 상경하애(上敬下愛) 정신은 사람의 성격이나 인성을 바꿔놓기도 한다.
교육훈련단 제1신병교육대대의 고참 DI 김건구(28·부사관후보생 243기) 중사도 그중 한 명이다.
한때 그의 직속상관이던 한 장교는 안동고 축구선수 출신인데도
이른바 해병으로서의 ‘각(角)’이 좀체 나오지 않던 그에게 5년 전 DI 선발에 지원할 것을 권했다.
그후 김 중사는 훈련병들이 ‘독종’으로 부를 정도의 ‘FM 해병’이 됐다.
“교육훈련 내용은 DI별로 차이가 있을 수 없다. 다만 훈련병들과 함께 뛰어다니며 하나부터 열까지
꼼꼼히 지적하고 챙기기 때문에 ‘독종’으로 부르는 것 같다. 개인적으로도 DI생활을 하는 동안
자긍심과 책임감이 높아졌다. DI를 지원한 것도 좀더 폭넓은 지식과 생각하는 기회를 통해
나라는 존재를 부각해 보고 싶어서였다.”(김건구 중사)
9년간의 군생활 중 DI 생활만 5년째인 김 중사에겐 특별히 기억에 남는 훈련병이 있다.
지금은 제1사단 수색대대 상병으로 복무하고 있는데, 김 중사는 천자봉 행군에서 허리가 아파 낙오될 처지가 된 그 훈련병의 완전군장을 대신 메고 함께 정상에 올랐다. 김 중사가 “너는 해냈다”며 군장을 돌려주자 훈련병은 말없이 뜨거운 눈물만 흘렸다고 한다. 그를 다시 조우한 것은 인터넷을 통해서였다.
그가 김 중사에게 ‘싸이월드’의 ‘1촌(寸) 맺기’를 신청한 것.
해병대의 병과 부사관, 장교가 한마음으로 끈끈하게 맺어짐을 방증하는 단적인 예다.
이젠 해병대도 남성의 전유물은 아니다.
현재 복무 중인 여성 해병은 장교 37명, 부사관 29명(이상 2005년 임관예정자 포함). 이들의 병과는 포병·기갑을 제외한 전 부문에 걸쳐 있다.
앞으로 여군 수는 훨씬 늘어날 전망. 국방부 지침에 따라 해병대는 2020년까지 여군 장교 비율을 총 정원의 5.4%(104명),
2025년까지 여군 부사관 비율을 총 정원의 3.6%(143명) 수준으로 끌어올릴 계획이다. 2001년 임관한 여군 장교 1기(사관후보생 96기) 7명의 계급은 현재 대위다. 여군 부사관은 2003년 10명(부사관후보생 283기)이 처음 배출됐다. 하지만 해병대는 아직 여군 병을 모집하지 않고 있다.
‘GI Jane’과 ‘앙녀’
해병대 일각에선 여군의 존재에 대해 “남성보다 체력이 약해 해병대 교육훈련을 하향평준화할 우려가
있으면서도 근무평정이나 표창 면에선 앞서 좋은 보직을 차지하는 등 미 해병대의 경우와 마찬가지로
남성 해병의 사기를 떨어뜨리는 요인으로 작용한다”는 지적도 있다.
그러나 이런 우려를 불식하는 위풍당당한 여군 또한 없지 않다.
그중 한 명인 이지애(26·부사관후보생 283기) 하사는 교육훈련단 DI 72명 중 홍일점이다.
부사관교육대대 2중대 2소대 소속으로 해병대 사상 첫 여성 DI다.
부사관후보생으로 교육받을 당시 남자 동료들보다 뛰어난 능력을 발휘해 지난해 12월 DI교육 대상자로 선발돼 무사히 훈련을 마쳤다. 앳된 얼굴이다. 하지만 167cm의 키에 58kg의 다부진 몸, 100m를 14초에 주파하는 스피드, 여기에 전남 나주시청 소속 사이클 선수 출신, 스포츠센터 트레이너 팀장으로 활동한 경력을 자랑하는 ‘철녀(鐵女)’다. 별명은 ‘GI Jane.’
2002년 임관한 이미희(26·사관후보생 97기) 중위는 해병대의 첫 여성 훈련소대장. 교육훈련단 장교교육대대 훈련관으로 초임장교 양성 임무를 맡고 있다.
6월25일 임관할 사관후보생 100기 교육에 한창인 그는 “직업인으로서 군인을 동경해왔고,
대학시절부터 리더십을 발휘해보고 싶은 생각을 늘 갖고 있었다”며 “한때 스튜어디스를 꿈꾸기도 했지만,
지금은 ‘해병을 만드는 해병’에 대만족한다”고 말했다. 그는 2009년까지 복무연장을 신청했다.
이 중위의 아버지도 현역 해병대 원사다.
사관후보생들이 이 중위에게 붙인 별명은 ‘앙녀.’ 엄하고 독기 있는 그의 성격을 ‘앙증맞은 악녀(惡女)’로 표현한 것이지만, 정작 본인은 모르는 눈치다.
해병대 여군과 관련, 한 가지 흥미로운 것은 6·25전쟁 당시에도 여성 해병이 있었다는 사실. 1950년 8월30일 입대한 ‘해병 4기’ 중엔 여자의용군 126명이 포함돼 있다.
이는 육군 여군 창설(1950년 9월5일)보다 6일 빠른 것. 전군 최초의 여군이다.
이들은 40여 일간 교육을 마치고 수료와 동시에 소위 2명, 병조장(상사) 4명, 1등병조 6명, 2등병조 15명 및 사병 등의 계급을 부여받고 해군본부와 통제부에 배치돼 1951년 7월경까지 근무했다.
이 가운데 지금까지 소재가 파악된 61명은 ‘여(女)해병 전우회’를 구성해 활동 중이다. 당시 19세의 꽃다운 나이에 입대한 김일선(75·제주시 연동) 전우회장은
“그때 여군으로 입대한 사람들은 교사, 대학생, 중학생으로, 진해에서 신병기초훈련을 받은 뒤
대부분 통신병과로 복무했다”며 “현재 두 달에 한번 회원총회를 열어
어려운 이웃을 돕는 봉사활동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