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문학번역원(이하 번역원)이 선정하는 '2022 한국문학번역상' 수상자들이 5일 발표됐다. 러시아어권에서는 올해도 '번역대상' 수상자가 나오지 않았고, 각 언어권에서 수상자를 선정하는 '한국문학번역상 번역신인상'에는 치열한 경합 끝에 발렌티나 슈마트코 씨가 신인상 영광을 안았다.
번역원에 따르면 번역대상은 영어권에서 고은지와 마시 카라브레타 칸시오 벨로(이원 『세상에서 가장 가벼운 오토바이』), 중국어권에서는 유신신(이태준 외 『한국문학선집(2)』), 인도네시아어권에서 잉리아나 탄(정유정 『7년의 밤』)에게 돌아갔다.
한국문학의 신진 번역가를 발굴하기 위해 2002년 시작된 '한국문학번역상 번역신인상' 러시아어 부문 수상자(문학 부문)는 이유리의 「빨간 열매」를 번역한 발렌티나 슈마트코 씨로 결정됐다. 올해의 번역 지정 작품은 작자 미상의 고전인 「덴동어미화전가」, 근대 문학작품은 김정한의 「사하촌」, 현대 문학작품은 이유리의 「빨간 열매」였다.
번역 신인상 수상 작품 '빨간 열매'가 수록된 이유리 소설집 '브로콜리 펀치'
번역상 수상자는 1차 외국인, 2차 내국인 심사롤 통해 결정됐다. 1차 심사는 외국인 편집자와 번역가(러시아어는 Kirill Ignatiev 러시아 AST Lingua 출판사 언어 간 프로젝트 담당자)가 가독성과 언어 유창성, 문학적 스타일을 중심으로, 2차 심사는 문학 전공 대학교수(러시아어는 심지은 한양대 아태지역연구센터 HK연구교수)가 원작의 이해도와 표현의 충실도를 집중적으로 평가했다.
올해 러시아어권 심사에서는 9건의 응모 작품 중 2건이 같은 최고 점수를 받아, 마지막 운영위원회에서 수상작을 선정하는 이변이 벌어지기도 했다. 러시아어권 심사위원들은 심사평에서 "번역이 우수한 한 응모작은 대상 작품의 일부 페이지를 누락한 탓에 탈락할 수밖에 없었다"고 안타까워했다. 또 "같은 점수를 받은 두 편 중 한 편은 원문을 충실히 옮기려는 노력을 보여주었지만, 사소한 오역들이 있었다"면서 "한국의 일상 생활어를 가장 평이한 구어체 러시아어로 옮기는 솜씨를 보여준 응모작을 수상작으로 최종 결정했다"고 밝혔다.
번역대상 수상자에게는 상금 2천만 원과 상패를, 번역신인상과 공로상 수상자에게는 각각 상금 5백만 원과 상패를 수여한다. 시상식은 5일 저녁에 열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