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12.07.(토) 08:00
86차 전북100명산 라이딩 용추봉
가마골생태공원은 입장료가 있다.
매표소를 돌아 나와 적당한 도로 옆에 주차하고, 용추사까지 이어진 5km의 포장도로 구간은 정말 한적했어요.
영하 1도의 기온은 오르막길에선 바람막이 겉옷을 벗게 하네요.
가장 인상 깊었던 것은 길게 펼쳐진 고로쇠 나무 숲은 마치 다른 세계를 달리는 기분이네요.
초겨울에 내리는 풋눈이려니 가볍게 생각했는데, 용추사 입구에 다다르자 싸라기눈으로 변하며 점점 더 진해졌습니다.
갑작스런 변화에 걱정이 밀려왔지만, 자연 속에서의 100명산 라이딩은 여전히 특별하고 아름답기만 합니다.
새로 지은 화려한 단청의 천불전을 보며 감탄하고, 호기심에 측문을 열어보니 불상이 없는 것이 눈에 띄었습니다.
스님께 여쭤보니, 이전 스님이 자리를 옮기면서 불상도 함께 가져갔다고 하셨습니다.
"한겨울에는 외출이 힘드시겠네요," 라고 묻자, 선배 스님께서 28일간 꼼짝없이 갇혀 있었다는 이야기를 들려주셨습니다.
눈 내리는 추운 날씨 속에서 용추봉을 라이딩하는 저희를 보고, 스님께서는 고행이 따로 없다며 웃으셨죠.
그러면서도 단풍이 물든 가을 날의 용추사 사진을 보여주시며, 이곳의 아름다움을 자랑하셨습니다.
용추사는 그 역사가 오래된 절집치고는 호젓하고 규모가 작았습니다.
백제시대에 창건되어 임진왜란으로 전소되었다가 중창되었으며, 1949년에는 공비들이 이 절을 점거하자 국군이 전략상 소각한 적도 있었다고 합니다. 이후 1961년에 중건하여 오늘에 이르고 있다고 하네요.
을사늑약으로 대한제국의 외교권이 강탈당하자, 1906년 최익현은 용추사에서 의병투쟁을 계획했다.
가마골은 이 일대에 그릇을 굽는 가마터가 많았다는 데서 붙여진 이름이다.
이를 증명하듯 용추사 주변에 임도를 개설하다 3기의 가마터가 발견됐는데 그 중 복원한 것은 2호기이다.
뿌리듯이 쏟아지는 눈발에 걱정이 앞서다 보니 서둘러 산으로 향했다.
포장도로를 버리고 용추봉으로 올라가는 초입부터 자전거를 멜바다.
자전거 트레킹이 따로 없었습니다.
험난한 길을 따라 자전거를 끌고 올라가는 동안, 발걸음마다 자연과 더 가까워지는 기분이 들었습니다.
비탈진 산길과 울퉁불퉁한 지형을 지나며 느끼는 자연의 거친 숨결은 정말 강렬했습니다.
힘들고 고된 여정이었지만, 주변의 아름다운 풍경과 상쾌한 공기가 모든 고생을 잊게 해주었습니다.
사실, 진눈깨비로 변한 눈은 옷깃에 닿자 녹아서 축축했졌고,
장갑과 등산화는 스며든 물로 인해 손발이 점점 무감각해졌습니다.
용추봉 정상에 오르자, 눈 앞에 펼쳐진 장관은 목격할 수 없었지만 시간에 맞춰 올라온 그 모든 노력을 보상해주는 듯했습니다.
자전거를 어깨에 멘 채로 산을 오르는 동안, 진정한 트레킹의 묘미를 느끼며 자연과 한 몸이 되는 경험을 했습니다.
용추봉에서의 이 특별한 자전거 트레킹은 제게 잊지 못할 추억을 남겼습니다.
용추봉은 전남 담양군 용면과 전북 순창군 쌍치면,구림면에 걸쳐 있다.
용추봉을 전후한 능선은 호남정맥의 줄기이자 전남과 전북의 경계이다.
용추봉 정상에 내려오는 길은 제법 안장에 올라 패달질을 할 수 있었다.
드디어 임도에 내려섰다.
시원교.
영산강의 시원지 용소에서.
첫댓글 86차 무사히 마쳐 시원합니다.
수고하셨습니다.
저희 카페는 멜바 끌바 보다 안장에서 달리는 것을 좋아합니다.
눈을 맞으며 라이딩하는 기분 은 언제나 좋습니다
산죽에 내려앉은 눈발을 헤치고 나가는 일이 쉽지 않지만 정상에 오르고 하산길에 낯선 싱글을 타고내려오는 쾌감을 안겨주는 100명산 라이딩~
수고하셨습니다
아이고 수고하셨다 해야되나? 고생하셨다 해야 하나요???
재미있지요 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