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운경 제7권
[잘 변화한다]
선남자야, 보살에게 다시 열 가지 법이 있으면 잘 변화한다고 한다.
무엇이 열 가지인가?
한 불국토에 있으면서 움직이지 않고도 모든 불국토에 두루 찾아가 묻고 답하며 설법을 청할 수 있는 것,
한 불국토에 있으면서 움직이지 않고도 모든 불국토의 묘법을 두루 다 듣고 받아들일 수 있는 것,
한 불국토에 있으면서 움직이지 않고도 시방의 모든 부처님에게 두루 공양할 수 있는 것,
한 불국토에 있으면서 움직이지 않고도 모든 불국토를 두루 장엄해 보리를 모두 만족할 수 있는 것이다.
한 불국토에 있으면서 움직이지 않고도 모든 불국토에서 부처님들이 처음 성불해 도량의 보리수 아래 앉았을 때 공경하고 공양하며 존중하고 찬탄하는 것,
한 불국토에 있으면서 움직이지 않고도 자신이 모든 불토에 나타나 도량에 앉아 불도를 이루는 모습을 보이는 것,
한 불국토에 있으면서 움직이지 않고도 모든 불토에 나타나 법륜을 굴릴 수 있는 것이다.
한 불국토에 있으면서 움직이지 않고도 모든 불국토에 나타나 열반에 드는 것, 한 불국토에 있으면서 움직이지 않고도 모든 시방의 불국토에 나타나 교화를 받아들일 수 있는 사람들에게 응하여 모두에게 그 모습을 나타내는 것,
보살이 조작 없는 신력(神力)을 얻어 모든 시방의 불국토에서 변화를 일으킨다는 생각도 없고 또 변화도 일으키지 않으면서 모든 중생이 보고자 하는 모습에 따라 모두 다 나타내는 것이다.”
이때 제개장보살이 부처님께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어떻게 보살이 이와 같은 변화를 나타낼 수 있습니까?”
다시 아뢰었다.
“변화를 일으킨다는 생각도 하지 않고, 또 변화를 일으키지도 않습니까?”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선남자야, 너는 자세히 들어라. 내가 비유로써 설명하겠다.
비유하면 마치 해와 달이 사천하를 비추어 세상에 이익을 주고, 중생에게 항상 이익과 편안함을 주는 것과 같다.
해와 달은 ‘내가 모든 중생을 비추어 큰 이익을 준다’고 생각하지 않지만 모든 중생은 다 그 빛을 받는다.
보살 역시 그러하여, 전생의 선업(善業)과 서원을 인연으로 조작이 없는 법을 자연히 성취하는 것이다.
그러므로 변화를 일으킨다는 생각도 없고 변화를 일으키지도 않지만 이익이 될 만한 모든 곳에 변화하여 다 나타나는 것이다.
선남자야, 이러한 열 가지를 갖추면, 이를 보살의 변화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