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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0년 1월 8일 수요일. 흐림.
밤새 내리던 비가 멈췄다. 핸드폰 울림 서비스는 베트남 시간 새벽 4시에 울린다. 제대로 잠을 못자고 일어나고 말았다. 아직 날이 새지는 않았지만, 비가 주룩주룩 내리는 소리가 들린다. 샤워를 하고 꿈지럭거린다. 날이 밝아온다. 창밖을 보니 비가 내리고 있다. 옆 호텔 식당은 불이 환하게 들어와 있다. 금빛 화려함이다. 테라스로 나가서 바다를 보니 야자나무들과 백사장 그리고 잔잔한 바다가 보인다. 하늘은 온통 잿빛이다. 바다 반대편을 보니 고층빌딩을 건축 중이고 공터가 보인다.
겨울 나라에서 초록이 가득한 상온의 나라에 와 있음이 좋았다. 아침 7시 식당으로 내려갔다. 훤하고 깨끗하고 넓다. 벌써 식사하는 사람들이 보인다. 식당 입구에서 직원이 방 번호를 체크한다. 저탄고지를 생각하며 음식을 골라 담았다. 종류가 참 많았다. 탄수화물, 당분을 가급적 피하기로 하고 음식을 골랐다. 베이컨과 치즈, 소세지, 과일 야채를 담아왔고 계란 프라이 2개가 담긴 접시를 들고 왔다. 즐거운 식사시간이다. 든든하도록 먹었다.
숙소로 올라가 여행 준비를 하고 내려왔다. 로비에 8시 30분까지 모이기로 했다. 가이드의 안내에 따라 20명이 빨간색 45인승 대형버스에 올라탔다. 버스 앞에는 참좋은 여행사와 가이드의 이름이 기록되어있다. 버스를 타자 투어 옵션의 내용과 가격이 프린트 되어있는 A4 용지를 나눠준다. 투어 옵션을 선별해 대 여섯 가지를 한다고 돈을 걷는다. 140달러에서 많게는 240달러를 걷는다. 대부분 사람들이 지불하고 있다. 우리는 좀 더 생각해 보기로 했다.
나중에 2가지만 하는 것으로 결정했다고 말을 하니 안 된단다. 140달러는 맞춰줘야 한단다. 약간 화가 났다. 그래서 우리는 투어를 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몇 번 찾아와서 투어를 하라고 권했으나 그냥 하지 않기로 했다. 이때부터 분위기가 좋지 않았다. 투어를 하는 시간에 따로 시간을 보내기로 했다. 그래도 버스는 달려간다. 오늘의 일정은 다낭 박물관과 까오다이교 사원 등을 방문하는 다낭 시내 관광이다. 까오다이교 사원은 베트남에서 만날 수 있는 특이한 종교다.
아마도 베트남에서만 만날 수 있는 사원이다. 한자로는 고태교(高台)로 쓴다. 20세기 초반인 1917년 베트남에서 탄생한 신흥 종교다. 세계 5대 종교인 기독교, 이슬람교, 불교, 유교, 도교의 이상적인 부분을 융합하여 만들었다. 까오다이교 신자는 약 300만 명 정도란다. 다낭의 신자들이 모이는 곳이 까오다이교 사원이다. 이곳을 관람할 때는 몇 가지 주의 사항이 있다. 남자와 여자는 각기 다른 출입문으로 입장한다. 사원 내부에서도 남녀의 자리가 좌우로 구분되어있어 함께 서있으면 안 된다.
바닥에 기도를 드리기 위한 방석이 있는데 이를 마음대로 옮기거나 발로 밟아서도 안 된다. 가장 높은 곳에 제단이 위치하고 갈수록 계단이 낮아지는데 , 이는 지도자와 평신도를 구분 짓기 위함이다. 남녀의 구분이 뚜렷하고 위계가 엄격한 것은 유교적인 전통이 강하게 남아있음을 보여준다. 내부는 천안(天眼)의 모습이 그려진 푸른 공이 있다. 예수님과 부처, 마호메트, 공자 등이 함께 서있는 그림이 걸려있다. 베트남의 까오다이 사원 중 떠이 빈 사원에 이어 두 번째로 큰 규모이다.
눈으로 직접 확인해 보려고 맘먹었는데 박물관과 까오다이교 사원은 별로 볼 것이 없다고 그냥 지나간단다. 우리는 차를 강변에 주차했다. 강변에는 조각상들이 많이 보인다. 멀리 노란색 용 모양을 이고 있는 긴 다리가 보인다. 다낭의 용 다리는 꿈틀대는 666미터의 커다란 금빛 용 조각으로 장식이 되어져 있다. 매주 토요일 밤이 되면 약 15분 정도 불 쇼와 물 쇼를 하는데, 용 잎에서 불과 물이 나온단다. 그 밑을 조용히 흐르는 넓은 강이 한 강이란다.
모두 내려 길을 건너 걸어간다. 오토바이들이 정신없이 몰려간다. 비에 흠뻑 젖은 가로수와 잔디가 싱싱해 보인다. 시장 옆길이다. 장미꽃을 비롯한 예쁜 꽃을 파는 가게들이 줄지어 있다. 다낭 대성당을 찾아갔다. 1923년 프랑스 식민 통치 시기에 건축된 성당이다. 지붕 꼭대기 닭 모양의 풍향계가 돌아가는 특이한 지붕 때문에 현지인들은 ‘닭 성당’이라는 뜻의 ‘찐또아 꽁 가’라고 부른다. 연분홍색 외벽이 인상적이다.
내부 스테인드 그라스 유리창이 볼만한데 매주 일요일 미사 시간에만 문을 연다고 한다. 관광객들이 엄청 많다. 대부분 한국사람 같다. 사진을 찍는다. 기온이 적당하다. 덥지도 않고 춥지도 않고 온화한 기온이다. 교회 마당에는 사람들이 가득하고 왼편으로 들어가면 야외 예배 처소가 보인다. 여러 사람의 이름이 기록된 푯말이 벽에 가득 붙어있다. 비에 젖은 황금색 무궁화가 가득 물방울을 머금고 피어있다. 교회 부속 건물 앞에는 양을 어깨에 메고 있는 예수님 상이 나무로 조각되어있다.
20여분 동안 구경하고 걸어서 건너편에 있는 재래시장으로 안내되었다. 시장 이름도 한 시장이란다. 2층으로 된 건물 안에 밀집된 상가들이 있다. 엄청 다양한 물건들이 종류별로 가득하다. 들어서니 꽃, 건어물, 사탕, 견과류, 야채, 과일, 정육점도 있고 주스 가게도 있다. 좁은 주스 가게에 앉아서 한 잔 마시기로 했다. 망고, 파파야, 깔라만시 등을 주문했다. 가격은 20,000동(1,000원)정도다. 깔라만시(Calamansi)는 필리핀 원주민 언어인 타갈로그어로 깔라만시라고 주로 불린다.
중미에서는 칼랄라라고도 불렀다. 시장 입구 간판에는 베트남 모자를 한글로 농라 라고, 빵을 반미라고 써 놓았다. 다음 방문지는 콩 카페다. 2층 커피 집에 들어가 커피를 마신단다. 커피와 역사가 만나는 곳이다. 콩 카페는 공산주의와 베트남 전쟁을 테마로 한 베트남의 카페 체인을 말한다. 베트남 젊은 층과 예술가들에 폭발적인 인기를 끌고 있는 곳이다. 베트남어로 콩이라는 뜻은 공산주의를 뜻하며 더하여 플러스라는 뜻도 함께 가져 플러스 카페라고도 불린다.
그렇다고 공산주의와 전쟁이라는 거부감으로 인해 콩 카페에 들어서기를 주저하지 않아도 된다. 왜냐하면 콩 카페는 공산주의와 전쟁을 선전하기보다는 유머러스하고 친근감 있게 그리고 아주 유니크(독특)하면서도 세련되게 표현하고 있기 때문이다. 하노이에 첫 개업을 했을 때에 레닌의 업적을 유머러스하게 표현하는 포스터와 메뉴들 때문에 초기에는 큰 파장을 불러일으키기도 했다. 현재는 베트남 각지에 체인점을 개설할 만큼 인기가 높다.
콩 카페는 우아함을 가미한 밀리터리 데코(군대 장식)로도 유명하다. 군대의 색인 카키색을 테마로 하고 있고 벽은 시멘트를 대충 바르다 만 느낌, 그리고 어딘가 모르게 오래되어 보이는 테이블과 촌스러운 붉은 꽃무늬 쿠션을 놓은 나무 의자를 세트로 하여 1900년대의 오래된 TV와 전화기, 타자기 등도 놓아 전체적인 인테리어는 old period에 향수를 갖게 한다. 콩 카페는 각 지점에 따라 각기 개성 있는 인테리어와 분위기를 즐길 수 있다는 장점도 있지만 전체적인 분위기는 비슷하다.
유명한 코코넛 커피 세이크를 받았다. 부드럽고 시원, 달짝 구수한 맛이다. 직원들의 복장 또한 빠질 수 없는 매력 포인트 중 하나다. 군인들을 연상하게 하는 카키색 모자에 카키색 티셔츠와 바지 그리고 역시 카키색의 긴 앞치마를 두른 그들의 모습은 전쟁 영화 속의 한 장면을 연상시키곤 한다. 포인트로 붉은 별이 보인다. 커피를 별로 좋아하지 않아 자주 방문하지 않지만 반 강제로 들어서게 된 콩 카페는 두 번째다. 하노이에서 한번 들어가고 이곳 다낭에서 방문하게 되었다.
카페에 앉아 있는 대부분의 젊은이들은 모두 핸드폰에 열중하고 있는 모습이 더 재미있어 보인다. 분위기만은 베트남적인 곳이 바로 이곳이다. 다시 이동한다. 버스를 타고 용 다리를 지나간다. 강을 건넌다. 거리가 깨끗하고 넓어 오토바이가 적어 보인다. 도로와 보도를 잘 살펴보면 오토바이가 올라갈 수 있도록 보도와 경사면을 이루어 만들어 놓았다. 오토바이는 도로에 주차할 수 없고 꼭 보도에 주차해야 한단다. 가끔 보도에 오토바이가 잔뜩 주차해 있어서 사람들이 도로를 걸어야 할 때도 있다. 바다를 오른쪽에 끼고 버스는 달린다.
해변은 아름답고 평화롭다. 바다를 바라보고 지어진 화려한 사원도 지나간다. 산을 조금 오르더니 주차장에 차가 멈추고 우리는 모두 내렸다. 영응사에 온 것이다. 주차장에서 먼저 멋진 팔각 탑이 보인다. 다낭 시내에서 북동쪽으로 10km, 아주 가까운 곳에 비밀의 사원이다. 바로 참배객들의 소원을 이루어준다는 영응사다. 베트남 발음으로는 ‘린응사’라고 한다. 바다로 불쑥 고개를 내민 버섯처럼 생겼다는 해변 북쪽의 선짜 반도에 자리하고 있는 이 절에는 높이 67m의 커다란 관음상(레이디 붓다)이 왼손에는 호리병을 들고 있다.
바다가 내려다보이는 언덕 위에 자리하고 있어 경내를 돌아보는 동안 사방으로 탁 트인 경치를 즐길 수 있다. 커다란 관음상 외에도 사람 신장 보다 큰 십팔나한 석상이 저마다 위엄 있는 자태를 뽐내고 있다. 들어서는 왼쪽에는 유일하게 검을 색으로 만들어진 원숭이 하누만 손오공상이 있다. 영응사를 들어가는 입구에 계단을 올라가면 일주문이 나타나는 데 베트남 스럽다. 대웅전 앞에는 많은 분재들이 줄을 맞춰 마당을 가득 채우고 있다. 대웅전 안에는 불상도 있지만 검은색 포대화상이 있고 밖에는 하얀색 대리석으로 만들어진 볼록한 배를 내밀고 있는 포대화상이 있다.
포대화상의 오른쪽 손을 만지면 돈이 세어나가지 않아 재물 복을 가져다준다고 한다. 영응사와 관음상은 베트남 통일 당시 남베트남 사람들이 보트를 타고 탈출하려다 다낭 앞바다에 빠져 죽은 후 이들의 가족이 죽은 자들의 영혼을 기리기 위해 2003년에 세운 사원이란다. 2000년대에 이 불상이 세워진 이후로는 다낭에 태풍 피해가 없었다고 한다. 원숭이들도 제법 보인다. 원숭이들이 사람 구경을 나온 것 같다. 정해진 시간에 구경을 하고 하나 둘 다시 모인다. 가이드와 현지 가이드 아가씨가 기다리고 있다.
현지 가이드 아가씨는 나이는 어리지만 벌써 4살짜리 아이가 있는 새댁이란다. 가이드가 일일이 사진을 찍어준다. 모두 차로 이동한다. 차는 다시 왔던 길을 간다. 고요한 바다에는 작은 어선들이 불규칙하게 쉬고 있다. 자세히 보니 어선들 사이에 둥근 대나무 배, 퉁이도 보인다. 바다 뒤로는 고층빌딩들이 배경으로 병풍처럼 서있다. 우리 차는 마사지 가게에 멈췄다. WOO SPA 라는 간판이 보인다. 제법 규모가 큰 마사지 점이다. 여행 상품에 들어가 있는 코스다.
1시간 30분을 받고 나오는데 팁을 3달러 주란다. 직원이 많다. 남녀 구분해서 들어간다. 3명이 있는 방으로 들어갔다. 옷을 모두 벗고 침대에 있는 헐렁한 반바지만 입고 누웠다. 머리부터 발끝까지 마사지를 받았다. 시원하고 기분이 좋았다. 다시 차에 탑승해서 조금 가다가 점심을 먹는다. SUKI PLAZA 라는 식당이다. 2층으로 올라가니 단체 관광객을 전문으로 받는 식당 같다. 한국인이 운영하는데 베트남 직원들이 일하고 있다. 전기냄비에 육수가 담겨 있고 야채가 잔뜩 들어가 있다.
소고기와 버섯 등을 넣어 먹는다. 배추김치도 반찬으로 나와 있다. 중국의 훠궈와 어떤 차이점이 있을까? 똑 같은 요리인데 일본에서는 샤브샤브, 중국에서는 훠궈, 베트남, 태국에서는 수끼라고 한단다. 샤브샤브는 일본어로 살짝살짝, 찰랑찰랑 이라는 뜻이라네요. 갖가지 재료를 뜨거운 육수에 익혀먹는 요리를 말한다. 먹고 나오니 가이드가 치약과 칫솔을 준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양치질을 한다. 대단한 서비스다. 화장실과 세면대가 식당 외벽에 있다.
이제 모두 탑승해서 호이안 옛 도시로 이동한다. 해변을 지나가는데 차가 멈춘다. 가이드가 재빨리 내려 2층 건물 Daily Nine Coffee 점에 들어가더니 커다란 쟁반에 커피를 받아온다. 족제비 똥 커피란다. 모두 한 컵씩 들고 마시며 이동한다. 호이안(Hoi An)은 베트남의 옛 발자취를 느낄 수 있는 무역상들의 도시다. 호이안은 다낭에서 남쪽으로 30km 떨어진 곳에 있는 작은 마을로 일찍이 외국 무역상들의 출입이 빈번했던 국제 항구 도시였다.
이러한 이유로 호이안은 도시 자체가 유럽과 중국, 일본 등 여러 나라를 압축시켜 놓은 듯한 느낌을 주는 건축물들로 가득하다. 언뜻 하노이의 구시가지와 비슷한 분위기를 연출할 것 같지만, 외국 무역상들의 자취를 체감할 수 있다는 점에서 새로운 면모를 발견할 수 있다. 마을의 외국인 중 일본 무역상이 최초로 집단으로 거주해, 한때 천 명 이상의 일본인이 상주했다고 한다. 이후 중국인들이 진출하여 마을에 거주했는데 아쉽게 현재 일본인의 자취는 거의 찾아볼 수 없다.
호이안에는 2,200년 전의 것으로 추정되는 도자기 파편이 출토되어 일찍부터 인간이 거주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특히 2세기부터 10세기까지 참파 왕국의 중심지로서 그 위상을 떨쳤다. 인근에 미 썬 유적지가 대표적이다. 1999년 유네스코 세계 문화유산에 등록되었다. 올드 하우스라고 부르는 지역은 쩐 푸(Tran Phu) 거리, 남쪽 응우옌 타이 혹(Nguyen Thai Hoc) 거리, 강변의 박당(Bac Dang) 거리 골목이다. 쩐 푸 거리 서쪽 끝에 있는 내원교 주변에 볼거리와 식당, 상점들이 몰려 있다.
우리가 도착한 곳은 호이안 입구에 자리잡고 있는 코코넛 숲 문화유적지다. 바로 강 지류에서 바구니 배를 타는 옵션 상품이다. 요금은 30달러고 팁은 별도로 지불해야한다. 소쿠리 모양을 본 떠 만든 대나무 재질의 배다. 퉁은 예전부터 다낭 지역의 고기잡이 배였다. 최근 관광객들에게 각광받고 있는 액티비티 중 하나로 인기가 좋은 체험 프로그램이다. 바구니처럼 생긴 배를 2명씩 타고 노를 저어주시는 분이 강을 돌아서 오는 체험이다. 생각보다 위험하지 않았고 균형이 잘 잡히는 바구니 배를 타고 코코넛 나무들이 우거진 사이로 강을 타고 천천히 돌아보는 것도 색다른 체험이다.
강물은 탁했고 물고기는 안보였지만 코코넛 야자수에 열매들이 달려 있는 모습들이 이국적이고 신기하단다. 배를 타다 어느 중앙에 무리씩 모이면 바구니배 묘기와 강물 위로 작은 무대에 노래방 시설을 갖춰 놓고 한국가요를 한국어로 크게 부르고 춤추며 현지인들이 공연한다. 이때 팁을 지불한다. 열심히 공연을 하시고 재밌는 무대였지만 관광 댄스하는 장면이 가관이다. 아이들 교육상 좋진 않아서 호불호가 있는 체험이다. 우리는 신청하지 않아서 버스가 있는 곳에서 한 시간을 기다리기로 했다.
배를 타는 모습을 사진에 담아볼까 해서 함께 들어가는데, 입장권이 없는 사람은 들어가지 못하도록 입구에서 통제를 했다. 할 수 없이 돌아나놔 주변 민가를 둘러봤다. 커다란 다리 밑으로 돌아가니 민가가 나타난다. 투본 강 지류에 있는 마을이다. 밀립 습지에 이어진 집들이 보인다. 코코넛 숲 사이에 보이는 투본강 지류에는 고기잡이 배와 바구니 배들이 정박해 있다. 바나나 꽃위에 작은 바나나가 커가는 모습도 보인다. 커다란 다리 밑에는 바구니배를 직접 만들고 있는 장인이 있다.
한참 배를 만들고 있다. 작은 목선 위에는 그물이 가득 놓여있다. 오리들이 강 지류에서 놀고 있다. 민가에 걸쳐진 새 그물에는 두 마리의 새가 걸려있다. 화려한 새와 박쥐 한 마리다. 박쥐는 이미 죽었고 화려한 새는 이제 지쳐 죽어간다. 카랑코에 꽃 나무가 제법 크다. 모여서 핀 붉은 꽃이 참 예쁘다. 마을을 둘러보고 시간이 되어 주차장으로 왔다. 월남 치마와 모자가게에서 가격을 물어보았다. 한 벌에 8,000원 정도하는데 좀 더 깍아질 것 같다.
일행들이 모두 모여 다시 버스를 타고 이제는 호이안 도자기 마을(Thanh Ha Pottery Village)에 도착했다. 이곳은 베트남 관광 정책상 꼭 지나가게 하는 마을이란다. 에전 고엽제 피해를 입은 분들이 부드러운 황토 흙을 만지면서 많이 호전되었다고 한다. 차에서 내리니 전통카트가 7~8명씩 태우고 마을 입구에 내려준다. 붉은 벽돌과 흙 조형물이 가득한, 박물관 같은 장소를 보면서 마을로 들어간다. 작은 마을인데 입구에서부터 황토 도자기 상점이 줄지어 있다.
1516년부터 도자기 마을이 형성되었고 17~18세기에는 번성하였고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지정되어있다고 안내판에 기록되어있다. 도자기보다는 토우 작품이 더 많아 보인다. 아오자이나 베트남 모자 농을 쓰고 있는 칼라풀한 소품에서는 베트남의 향기가 진하게 느껴진다. 이 마을을 방문한 광광객들에게는 기념품을 하나씩 준다. 가이드가 버스에서 조사한대로 12지신상의 자기띠를 나타내는 동물상을 준다. 베트남에서는 소띠 대신에 물소 띠, 토끼 대신에 고양이띠, 양띠 대신에 염소띠가 있다고 한다.
우리는 작은 가게로 들어가서 도자기 만드는 과정을 구경했다. 두 사람이 한조가 되어 작업을 한다. 한 사람은 발로 물레를 돌리고 한사람은 손으로 도자기를 만든다. 주인집 아들로 보이는 아이가 보행기에 타고 있다. 둥근 얼굴에 둥근 눈이 귀엽다. 보행기가 끈으로 묶여있어 제자리를 빙빙돈다. 골목길 담벼락에 올려진 향이 맥주깡통으로 만들어져 웃음이 나왔다. 가이드를 따라 걷다보니 선착장이 나타난다. 여기서 배를 타고 호이안 옛도시로 이동한다.
20명이 넘게 타고 간다. 날이 어두워진다. 투본강을 유람한다. 강은 그리 넓어 보이지 않았다. 강에는 배가 많다. 대형버스들이 모여 있는 주차장이 보인다. 긴 다리 밑을 지나간다. 차는 보이지 않고 건너가는 오토바이와 사람들만 보인다. 두루미가 떼를 지어 하늘을 날아간다. 하늘은 잔뜩 찌푸리며 곧 비가 쏟아질 것 같은 분위기다. 호이안 옛 시가지에는 투본강을 따라 형성되었다. 호이안 사람들은 이 강변을 따라 가게와 노점을 열고 산책하며 여유를 즐긴다.
호이안의 백미는 투본강을 따라 펼쳐지는 화려한 야경이란다. 어둠이 내리면 사람들은 소원을 비는 소원등을 사서 쪽배를 타고 강을 유람한다. 강가에는 화려하게 불을 밝힌 노점들이 축제를 여는 것처럼 여행자들을 유혹한다. 가게 골목안에 걸린 오색의 풍등까지 더해지면서 아름다운 모습을 제공해 준다. 화려한 연등 불 빛이 보인다. 작은 배들이 흔들리며 관광객들을 태우고 간다. 우리는 배에서 내렸다. 옛 시가지를 천천히 걸으며 가이드의 설명을 듣는다.
미술품과 공예품, 옷가게들이 줄지어 있다. 노점상들도 줄맞추어 화려한 전등을 켜고 손님을 유혹한다. 외국인들도 많이 보인다. 진기(進記)라는 글씨가 붙어있는 노란 담장의 집을 방문했다. 딴 끼 가옥(Tan Ky House)이다. 호이안의 전통적인 고가다. 19세기 초에 지어진 가옥으로 베트남 전통 가옥 형태에 게껍질 모양의 천장을 한 일본 건축기법과 곳곳에 쓰인 한자 등 중국의 건축 기법이 어우러진 호이안의 전형적인 고가(古家)이다. 집 뒤쪽에 강이 있는데 과거에는 호이안에 머무르던 외국 상인들이 잠시 투숙했다고 한다.
현재에도 이 집을 지은 7대 후손이 거주하고 있다고 한다. 들어서니 벽에 홍수가 날 때 집안으로 물이 들어온 수위를 표시해 놓은 것이 인상적이다. 제일 낮은 수위가 2016년 12월 16일이고, 제일 높았던 수위는 2009년 9월 30일이다. 주로 가을철에 홍수가 난 것 같다. 물이 차도 어떻게 집이 무너지지 않고 버티고 있었는지 신기하다. 안으로 들어가니 Merchant Heritage House라는 글씨가 보인다. 건물을 둘러보고 나왔다. 다음은 도교사원을 방문했다.
이미 날은 어두워졌지만 사람들은 거리에 더 많아진 것 같다. 광조회관에 도착했다. 1786년 광동출신 화교들이 관우를 모시기 위해 건립한 사원이자 집회소다. 그래서 광동회관(Cantonese Chinese Congregation , 廣東)이라고도 한다. 입구부터 화려하고 사람도 많아 정신이 없다. 안으로 들어가면 벽면에 삼국지의 주인공 유비, 관우, 장비의 그림이 걸려있다. 정면에는 용 조각상이 있는데 엄청 화려하다. 특이한 것은 원뿔형 향불이 여러 개 매달려 있다.
향불 냄새가 엄청 강하다. 엄청 큰 모기향 같다. 광조회관 정원 맨 뒤에는 중국 광저우의 상징인 오양석상도 있다. 우리는 래원교를 건너간다. 옛날 왔던 기억이 살아난다. 내원교(Japanese Covered Bridge , 來遠橋 , Cau Lai Vien)는 일본인들이 세운 다리다. 1593년 중국인 거주지와 연결하기 위해 일본인들이 세운 다리이다. 입구와 출구에는 각각 원숭이 상과 개의 형상이 있는데, 일본 왕들이 개와 원숭이에서 태어났다는 설과 원숭이의 해에 다리가 건설되기 시작해 개의 해에 완공되었다고 해서 이 조각상을 세워 두었다는 설이 있다.
이 다리를 기점으로 왼쪽에는 일본인이, 오른쪽에는 중국인이 살았다고 한다. 다리 가운데에는 항해의 안전을 기원하는 까우 사원이 있다. 전설에 따르면 머리는 인도, 몸통은 베트남, 꼬리는 일본에 둔 아주 큰 꾸(Cu)라는 괴물이 살았다고 한다. 괴물이 움직이면 홍수나 지진이 발생했다고 한다. 꾸를 없애기 위해 꾸의 약점이 있는 이곳에 내원교를 세웠다고도 한다. 내원교를 건너니 바로 풍흥 가옥이 있다. 풍흥고가(Phung Hung Old House)는 200년 전 풍흥이라는 거상이 지은 가옥이다.
베트남 건축 양식에 중국, 일본의 기법이 혼합되어있다. 현재는 8대 후손이 거주하고 있단다. 풍흥고가의 외관은 블랙이다. 허약해 보이는 나무 층계를 이용해서 2층까지 올라가 보았으나 별 감흥은 없다. 풍흥고가뿐 아니라 래원교, 광조회관 등을 구경하려면 입장권이 있어야 한다. 전체 입장권을 입구에서 파는데 개별적으로 사가지고 와야 한다. 우리는 단체 팀이라 가이드가 알아서 처리했다. 우리 5명은 여기서 가이드와 헤어진다. 투어 참가자들이랑 헤어진다.
투어 차가자들은 씨클로를 타고 호이안 야경 투어(50달러)를 한다. 시네마처럼 흐르는 거리의 문화와 풍경을 감상하는 것이다. 형형색색 물든 연등거리의 밤 호이안 야경을 즐긴다는 내용이다. 우리는 현지 가이드 아가씨의 안내로 작은 버스를 타고 식당으로 안내되었다. 한식 뷔페 식당이다. SK Restaurant이라는 크지 않은 식당이다. 계란 후라이, 돼지고기, 두부, 가지 구이 등을 접시에 얹어 먹었다. 식사를 한 후에 작은 버스에 다시 타고 대형 버스 주차장으로 안내되었다.
여기서 1시간 동안 기다리면 된단다. 우리가 타고 다니던 버스를 확인하고 주변에 있는 Red Bean이라는 리조트에 있는 카페에서 차를 마시며 얘기를 나눴다. 조용하고 정원이 아름다운 리조트다. 커피와 술, 그리고 수박 주스 등을 주문해서 취향대로 마셨다. 바카디(Bacardi)라는 술은 75도 아니라 40도로 럼 종류다. 독한 술이라는 것을 알았다. 바카디 역사는 1862년 돈 파쿤도 바카디가 세계 최초의 라이트 럼이라 불리는 무색의 프리미엄 증류주를 만들어내면서 시작되었다.
증류소 설립 초창기, 증류소 주위에 큰 박쥐들이 많이 살고 있어서 박쥐 문양을 바카디 럼의 심볼로 사용하였다. 쿠바인들에게 박쥐는 부와 명예, 행운의 상징이므로, 바카디 럼이 '박쥐의 럼'으로 성장하는 데 일등 공신이 되었다. 바카디를 세계적으로 유명하게 만든 칵테일은 '쿠바 리브레'로, 바카디 럼, 라임주스, 콜라를 이용해 만든다. 바카디를 베이스로 한 칵테일........ 다른 세상 이야기다. 1시간 정도를 이야기하다가 버스 주차장으로 왔다. 일행과 함께 이제 다낭으로 이동한다. 잠이 들었다.
눈을 뜨니 다낭 호텔 앞이다. 내일은 아침 7시 30분에 출발한단다. 우리는 아침 6시에 식사하기로 했다. 잠시 숙소에 들렀다가 20층에 있다는 수영장을 찾아갔다. 수영장은 오후 9시에 문을 닫는데 지금이 8시 55분이다. 5분 동안만 물놀이를 했다. 약간 춥다. 그런대로 할 만 했다. 수영장에서 내려다보는 전망이 정말 좋다. 큰 수건을 준다. 대충 닦고 숙소로 돌아왔다. 이렇게 하루가 간다. 가이드와 의 신경전만 빼면 아주 즐거운 하루였다. 신짜오는 안녕하세요,
까먼은 감사, 비행기 내 멘트에서 신까먼이라는 반복되는 말이 생각났다. 다낭 인구는 120만 정도, 베트남을 놀라게 한 인물이나 사건은 김우중 대우 회장에 이어 5조원을 투자한 삼성전자, 그다음 베트남 남과 북을 하나로 묶어준 박항서 감독의 축구란다. 전에는 하노이 대학생과 호치민 대학생이 만나면 인사도 안했단다. 혈액형 A형은 소세지(소심, 세심), B형은 오이지(오만, 이기적), O형은 단무지(단순, 무식), AB형은 지지지(지랄 맞고, 지랄같이, 지랄 같은 성격)라는 우스갯소리도 기억이 난다. 자리에 누워 웃다가 잠이 들었다.
첫댓글 가이드와 신경전 ㅋㅋ 화이팅 입니다
이런 여행은 오랫만이라 무척 힘들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