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정부가 추진하는 SMR는 일각에선 기후위기 대안으로 거론되곤 합니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기후위기를 내세워 잇속을 챙기는 원전 장사꾼들이 존재하죠. 최근 미국 연구진의 연구보고에 따르면 소형모듈원자로가 겉으로 주는 인상과 달리 일반 원전보다 훨씬 더 많은 방사성 폐기물을 배출한다고 하네요. 소형의 함정이라고 해야할까요.
원전에서 배출하는 쓰레기인 방사성 폐기물은 핵무기의 재료가 되기도 합니다만 방사능 농도가 세서 생명체에 치명적입니다. 그래서 지구상에 원전을 세운 나라들이 어디나 이 핵쓰레기장으로 골머리를 앓고 있고요. 이미 지어진 원전에서 나온 폐기물을 감당해야하니 방법을 찾긴 해야하고 핀란드나 덴마크 갖은 손에 꼽히는 몇 나라만이 부족하나마 대안을 찾아 폐기물 처리장을 지었습니다,. 폭발 위험성이 낮은 안전한 곳에 처리장을 지어야 하기 때문에 지진 가능성이 높은 단층이 있는 땅은 피해야해서 대한민국 같은 곳은 적당한 땅을 찾기 어렵습니다. 아무리 지자체에 돈을 쥐어준들 돈으로 위험가능성을 눈가리고 아웅할 수 없으니까요.
그렇기 때문에 이미 배출된 쓰레기 처리를 위해서는 다른 발상의 연구가 필요하고 폐기물을 더 쌓지 않도록 하는 게 앞으로 가장 중요할텐데요. 경제적 이익을 앞세워 친원전 정책으로 돌아선 윤석열 정부의 주장을 무턱대도 받아들이기 어려운 이유입니다.
미국에너지부의 아이다호국립연구소가 개발한 SMR 프로토타입 테스트를 준비하고 있다. 아이다호국립연구소 제공 한국과 미국을 비롯해 세계 각국이 차세대 원자력발전소로 주목받는 소형모듈원자로(SMR) 개발 경쟁을 벌이고 있는 가운데 SMR이 기존 상용 대형 원전보다 사용후핵연료를 포함한 방사성 폐기물을 더 많이 생성한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미국 스탠퍼드대와 캐나다 브리티시컬럼비아대 연구진은 현재 원자력 관련 기업들이 내놓은 SMR 설계안을 분석하고 SMR이 방사성폐기물 처리 문제를 더욱 악화할 가능성이 있다는 연구결과를 국제학술지 미국립과학원회보(PNAS) 30일자(현지시간)에 공개했다.
원자력발전소는 안정적인 전력 공급원인 동시에 수십만 년 동안 영구적으로 처리해야 하는 방사성 폐기물도 생성하는 양면성을 갖고 있다. 발전용량 1400메가와트(MW) 규모의 대형 상용 원전을 건설하는 데 수십조 원이 든다.
300MW 규모의 소규모 원자로를 의미하는 SMR은 기존 원자로와 원리가 똑같지만 규모가 작아 출력 조절이 용이하고 원자로를 식히는 데 다양한 방법을 쓸 수 있어 상대적으로 안전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 건설 비용이 상대적으로 저렴하고 방사성 폐기물도 더 적게 배출하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연구진에 따르면 전세계에서 가동중인 원자로는 약 440개로 전세계 수요 전력의 약 10%를 공급하고 있다. 미국의 경우 93개의 원자로가 미국 전역 수요 전력의 약 5분의 1을 생산한다. 일각에서는 기후변화를 억제하고 탄소중립을 달성하는 데 원자력이 필요하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문제는 원전에서 생성되는 폐기물 처리다. 미국에서만 지금까지 상용 원전에서 나온 사용후핵연료는 8만8000t 이상이다. 상당량의 중저준위 방사성 폐기물도 발생하고 있다. 고준위 방사성 폐기물인 사용후핵연료는 수십만 년 동안 지중 처분 등으로 폐기해야 하지만 미국은 물론 한국에서도 고준위 방사성 폐기물을 영구처분할 부지 선정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
스탠퍼드대와 브리티시컬럼비아대 연구진은 일본의 도시바와 미국의 뉴스케일, 캐나다의 테레스테리얼에너지가 개발중인 3가지 유형의 SMR에서 발생하는 방사성 폐기물 생성 흐름을 분석했다. 각 기업은 각기 다른 SMR 설계방식을 적용한다. 연구진은 특허 출원 자료에 공개된 설계와 핵연료 주기 사양 등을 토대로 이론적 계산과 광범위한 조사를 통해 분석을 수행했다.
원자로에서 에너지는 중성자가 원자로 노심의 우라늄 원자핵을 분열시키면서 중성자를 생성해 연쇄 핵분열 반응을 일으킬 때 생성된다. 그러나 일부 중성자는 원자로 중심부에서 튀어나올 수 있기 때문에 원자로를 둘러싼 두꺼운 강철과 콘크리트 격벽에 부딪친다. 이들 원자로 구성 물질은 중성자로 인해 방사성을 띠게 된다.
연구진의 분석 결과 SMR은 크기가 작아 기존 상용 원자로보다 핵분열 반응 과정에서 더많은 중성자가 튀어나오는 것으로 분석됐다. 중성자가 더 많이 튀어나오는 현상은 방사성 폐기물 양과 구성에 영향을 미친다. 연구진은 SMR에서 발생하는 관리·처리가 필요한 방사성 폐기물의 양이 기존 상용 원전에 비해 최소 2배에서 최대 30배 많을 수 있다는 결과를 내놨다.
특히 원자로를 둘러싸는 강철 폐기물의 경우 SMR이 기존 상용 원전에 비해 중성자에 노출된 강철 폐기물을 최소 9배 더 많이 생성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원자로를 구성하는 강철 등 방사성 물질은 처분 전 관리가 쉽지 않아 관리 비용이 많이 든다. 연구진은 “일부 SMR의 경우 처리하기 쉽지 않은 폐기물을 생성할 가능성도 제기됐다”며 “폐기하기 전 비용이 많이 드는 화학적 처리 과정이 필요하다는 사실을 암시한다”고 밝혔다.
또 SMR에서 나오는 사용후핵연료가 기존 상용 원자로에 비해 단위 에너지당 최대 5.5배에 달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연구진은 “특히 SMR에서 나오는 사용후핵연료의 방사성 독성은 기존 상용 원전에서 나오는 사용후핵연료의 방사성 독성보다 최소 50% 더 높을 것으로 추정됐다”며 “SMR에서 나오는 사용후핵연료 지중 처분을 위한 부지 선정은 더욱 신중하게 이뤄져야 한다는 의미”라고 밝혔다.
연구를 이끈 린드세이 크랄 스탠퍼드대 국제안보협력센터(CISAC) 박사후연구원은 “이번 연구는 알려진 것과는 다른 사실을 보여준다”며 “SMR에서 나오는 폐기물 관리와 처분을 분석한 연구는 현저히 적은 수준이며 사용후핵연료를 포함한 방사성 폐기물을 저장, 처분하는 데 필요한 비용이나 자원에 대한 통찰력을 제공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