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감초甘草
감초는 급박急迫을 주로 치료한다. 그러므로 이급裏急, 급통急痛, 연급攣急을 치료한다. 부수적으로 궐랭厥冷, 번조煩躁, 충역衝逆 등 여러 급박한 독을 치료한다.
• 고징考徵
작약감초탕증芍藥甘草湯證에서 “다리가 당기면서 긴장된다[脚攣急].”라고 했다.
감초건강탕증甘草乾薑湯證에서 “손발이 차가워지고[厥], 목구멍이 마르며[咽中乾], 번조하다.”라고 했다.
감초사심탕증甘草瀉心湯證에서 “심心이 번煩하여 편안하지 않다[不得安].”라고 했다.
생강감초탕증生薑甘草湯證에서 “목구멍[咽]이 마르고 갈증이 있다.”라고 했다.
계지인삼탕증桂枝人蔘湯證에서 “설사가 그치지 않는다.”라고 했다.
이상 5개 처방에는 감초가 각각 4냥兩씩 들어간다.
작약감초부자탕芍藥甘草附子湯에는 해당 증상이 보이지 않는다. (自註) 호고互考에 해설이 있다.
감맥대조탕증甘麥大棗湯證에서 “장조藏躁로 감정의 기복이 심해서 격하게 울려고 한다[喜悲傷欲哭].”라고 했다.
이상 2개 처방에는 감초가 각각 3냥씩 들어간다.
감초탕증甘草湯證에서 “목이 아픈 경우[咽痛者]”라고 했다.
길경탕桔梗湯에는 해당 증상이 보이지 않는다. (自註) 호고에 해설이 있다.
계지감초탕증桂枝甘草湯證에서 “양손으로 깍지를 끼고 심장을 누른다[叉手自冒心].”라고 했다.
계지감초용골모려탕증桂枝甘草龍骨牡蠣湯證에서 “번조하다.”라고 했다.
사역탕증四逆湯證에서 “사지四肢가 당기고 긴장되면서[拘急] 차다[厥逆].”라고 했다.
감초분밀탕증甘草粉蜜湯證에서 “(회충蚘蟲으로 인해) 환자는 거품이 섞인 침[涎沫]을 토하고, 때로 심통心痛을 일으키기도 하는데 독약毒藥으로도 치료할 수 없다.”라고 했다.
이상 6개 처방에는 감초가 각각 2냥씩 들어간다.
위의 8개 처방(작약감초부자탕증~감초분밀탕증)에는 감초가 2냥 또는 3냥 들어간다. 간혹 4냥까지 들어가는 경우도 있다.
영계감조탕증苓桂甘棗湯證에서 “제하臍下가 계悸하다.”라고 했다.
영계오미감초탕증苓桂五味甘草湯證에서 “기氣가 아랫배로부터 가슴과 목구멍 쪽으로 상충上衝한다.”라고 했다.
소건중탕증小建中湯證에서 “뱃속이 당긴다[裏急].”라고 했다.
반하사심탕증半夏瀉心湯證에서 “심하心下가 비痞하다.”라고 했다.
소시호탕증小柴胡湯證에서 “심이 번하다.”, “가슴속이 번하다.”라고 했다.
소청룡탕증小青龍湯證에서 “기침이 심해서 눕지 못하고 벽에 기대어 숨 쉰다[咳逆倚息].”라고 했다.
황련탕증黃連湯證에서 “배가 아프다.”라고 했다.
인삼탕증人蔘湯證에서 “(기가) 거꾸로 심장을 치받는다[逆搶心].”라고 했다.
선복화대자석탕증旋覆花代赭石湯證에서 “심하가 비경痞鞕하고 트림[噫氣]이 그치지 않는다.”라고 했다.
오두탕증烏頭湯證에서 “아파서 (몸을) 굽히지도 펴지도 못한다.”라고 했다. 또 “당겨서 옆으로 돌아눕지도 못한다.”라고 했다.
이상 10개 처방에는 감초가 각각 3냥씩 들어간다.
배농탕排膿湯에는 해당 증상이 보이지 않는다. (自註) 길경부桔梗部에 해설이 있다.
조위승기탕증調胃承氣湯證에서 “구토하지도 설사하지도 않으면서 심이 번하다.”라고 했다.
도핵승기탕증桃核承氣湯證에서 “사람이 마치 미친 것 같다.”, “아랫배가 당기면서 뭉쳤다[急結].”라고 했다.
계지가계탕증桂枝加桂湯證에서 “분돈기奔豚氣가 아랫배로부터 위쪽으로 심心을 찌른다.”라고 했다.
계지거작약가촉칠용골모려탕증桂枝去芍藥加蜀漆龍骨牡蠣湯證에서 “놀라서 미친 듯[驚狂] 잠에서 깨어 불안해한다.”라고 했다.
이상 5개 처방에는 감초가 각각 2냥씩 들어간다.
위의 모든 처방을 살펴볼 때 급박이라고 말한 곳은 없으나, “아프다[痛]”, “손발이 차다[厥]”, “번하다”, “계하다”, “기침한다[咳]”, “상역上逆한다”, “놀라서 미친 것 같다[驚狂]”, “슬픔에 상하다[悲傷]”, “비경하다”, “설사한다[利下]”는 모두 감초가 치료하는 증상으로 급박한 면이 있다. 장중경이 감초를 쓸 때 급박함이 심하면 감초를 쓰는 양이 많았고, 급박함이 심하지 않으면 감초를 쓰는 양이 적었다. 이런 점에서 보면 감초가 급박을 치료하는 것이 명백하다. 옛말[古語]에 “병든 사람이 급박한 증상으로 고통 받으면 급히 단맛[甘]을 먹어서 완화시키라.”라고 했으니, 이는 감초를 말한 것이다. 장중경은 감초를 쓴 처방이 매우 많았으나, 감초를 썼던 증상이 앞에서 열거한 증상에서 벗어나지 않는다. 그러므로 낱낱이 열거하지 않는다. 증명하는 글이 많아서 (약의) 증상이 명백한 경우에는 증명하는 글을 모두 열거하지 않았다. 아래의 글에서도 이와 같다.
• 호고互考
감초탕증甘草湯證에서 “목구멍[咽]이 아픈 사람에게는 감초탕을 투여할 수 있다. 낫지 않는 경우에는 길경탕桔梗湯을 투여한다.”라고 했다. 급박하게 아픈 경우에는 감초가 그것을 치료하고, 농膿이 있는 경우에는 길경이 그것을 치료한다. 이제 급박하게 아프기 때문에 감초탕을 투여했고, 낫지 않는 경우는 이미 농이 있다는 것이기 때문에 길경탕을 투여했다. 이를 근거로 추론해 보면 감초의 주치主治를 알 수가 있다.
작약감초부자탕芍藥甘草附子湯에는 해당 증상이 보이지 않는다. 내가 살펴보니, 작약감초탕芍藥甘草湯 조문에서 “발한發汗했는데도 병이 낫지 않고 도리어 오한惡寒한다.”라고 했다. 여기에서 오한은 부자가 치료하는 것이다. 작약과 감초의 주증主證이 보이지 않는다. 그러므로 이 조문의 의미는 작약감초탕의 다리가 당기고 긴장되는 증상[脚攣急]이 (부자의) 오한 증상에 더해진 것이라고 보면 된다. 이렇게 보면 작약감초부자탕증이 비로소 완성된다.
내가 생각하기에 조위승기탕, 도핵승기탕에는 감초가 모두 들어가 있는데 대승기탕, 소승기탕, 후박삼물탕에는 모두 감초가 들어가 있지 않다. 조위승기탕증에서는 “토하지도 않고 대변이 나오지도 않으면서 심心이 번煩하다.”, “답답하면서[鬱鬱] 약간 번하다.”라고 했다. 이는 모두 독이 급박하게 만들어 낸 증상이다. 도핵승기탕증에서는 “마치 미친 것 같다[如狂]. 아랫배가 당기면서 뭉쳤다[急結].”라고 했다. 똑같이 뭉치더라도[結實] 미친 것 같거나 당기면서 뭉친 경우는 급박한 것이기 때문에 감초를 써야 한다. 대승기탕, 소승기탕, 삼물후박탕, 대황황련사심탕에서는 다만 뭉친 독[結毒]을 풀어주기만 하면 된다. 그러므로 감초가 없는 것이다. 학자들이여 이 점을 잘 살펴보라.
• 변오辨誤
도홍경陶弘景은 “감초가 여러 약 가운데 으뜸이다.”라고 했다. 손사막孫思邈은 “모든 약[百藥]의 독을 풀어준다.”라고 했다. 진권甄權은 “여러 약 가운데 감초가 왕王이다. 72종류의 금석독金石毒을 치료하고, 1200여 초목독草木毒을 풀어준다. 여러 약을 조화調和시키는 데 공功이 있다.”라고 했다. 아! 이런 말이 한번 나오고 나니 천하 사람들이 다시는 감초의 진정한 주치를 알지 못하게 되었다. 또한 슬프지 아니한가? 만약 세 사람의 설명에 따른다면 독을 풀어야 할 여러 상황에 오직 감초 하나만 쓰면 족足할 것이다. 이제 만약 감초 하나로 모든 독을 푸는 것이 불가능하다면 그 설명이 잘못된 것임을 알 수 있다. 여러 약의 진정한 주치[本功]를 알고 싶으면 장중경의 처방[長沙方]을 살펴보아야 한다. 처방에 어떤 약이 있는지 없는지[有無], 어떤 약이 많이 들어갔는지 적게 들어갔는지[多少], 어떤 약을 빼고 어떤 약을 넣었는지[去加]를 꼼꼼히 살피고 증상에 맞추어 보면 약의 진정한 주치를 알 수 있다. 장중경의 처방 가운데 감초가 들어가지 않은 것이 반半이나 된다. 그러므로 “(감초가) 여러 약 가운데 으뜸[衆藥之主]”이라고 말할 수 없음을 알 수 있다. 옛말[古語]에 “독약으로 병을 공격한다[攻病痢藥].”고 했다. 약은 모두 독이고 독은 능력[能]이다. 만약에 독을 풀어 버리면 무슨 약효가 있겠는가? 제대로 생각지 않음이 심甚하다. 학자들이여 이 점을 잘 살펴보라.
도홍경과 손사막은 역대 의사 중 큰 인물이며 인격이 높은 군자君子라서 후세 사람들이 받들고 높임이 지극하다. (그분들이) “감초가 여러 약의 으뜸[衆藥之主]”이라고 했고, “모든 약의 독을 풀어준다.”라고 했다면 어찌 증거 없이 말했겠는가? 장중경의 처방 가운데서 살펴보자. 반하사심탕半夏瀉心湯에 원래 감초가 3냥兩이 들어가는데 감초사심탕甘草瀉心湯에는 감초를 1냥 더 넣었다. 약을 잘못 쓴 이후에 감초를 4냥으로 만들어 사용한 것이다. 도홍경, 손사막이 돌연히 이 조문을 보고 “약의 독을 풀어주는 작용을 한다.”라고 말했던 것 같다. 아! 사람의 허물[過]을 보면 그 사람이 어떤 사람인지[其黨]를 알 수 있다고 했다. 그러므로 두 사람의 허물을 보면 (두 사람이) 장중경을 숭상하고 믿는 정도가 지극했음을 알 수가 있다. 만약 도홍경과 손사막이 장중경이 약을 잘못 투여한 이후에 감초를 쓰거나 쓰지 않았던 이유를 알았다면 반드시 그 허물을 고쳤을 것이다. 어찌하여 그런가? 도홍경과 손사막은 진실로 큰 인물이다. 큰 인물이 어찌 자신의 잘못을 꾸미겠는가? 이러한 점에서 보면 도홍경과 손사막은 참으로 감초의 진정한 주치를 알지 못했으니 이 또한 후세의 불행이다.
이동원李東垣은 “날것으로 쓰면 비위脾胃의 부족不足을 보하고 심화心火를 크게 사瀉한다. 구워서 쓰면 삼초三焦의 원기元氣를 보하고 표한表寒을 흩어 버린다[散].”라고 했다. 이는 장중경이 말하지 않은 것이다. 오장五藏이라는 헛된 이론은 (중국의) 전국戰國시대부터 내려왔으나 이제 질의疾醫가 되고 싶다면 오장을 말해선 안 될 것이다.
• 품고品考
감초甘草는 중국산이 상품上品이다. 일본산은 쓰기에 적합하지 않다. 우리 가문에서는 꼭 썰어서 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