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십자가 현양 축일로 지내는 오늘은 헬레나성녀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
95년도 예루살렘으로 성지순례로 갔을 때 그곳에서 만난 헬레나성녀는 참으로 대단한
분이셨다. 이 성녀가 아니었다면 예루살렘에 있는 성전과 수도원, 그리고 예수님의
십자가가 온전히 발굴되었을까하는 생각을 했었다. 물론 하느님께서 이 성녀를 통하여
당신을 드러내셨겠지만...
여인숙 주인의 딸이었던 헬레나(250? ~ 330. 8. 18)는 콘스탄티우스 클로루스와 결혼했고,
아들을 낳았다. 헬레나의 남편은 군대에서 능력을 발휘하여 차기 황제가 될 수 있는 부제로
임명되자 아내와 이혼하고, 당시 황제였던 막시밀리아노의 의붓딸 테오도라와 결혼했다.
당시 부제로 임명되는 조건 속에 황제 혈통을 이어받은 여인과 재혼해야 한다는 조건이
있었다고 한다. 이로써 그는 로마 제국의 황제가 되었으며, 그의 뒤를 이어 306년 아들
콘스탄티우스도 황제가 되었다. 황제가 된 후 콘스탄티우스는 어머니에게 ‘고귀한 여인’
이라는 지위를 내려 각별히 공경했다. 어머니가 아버지로부터 버림을 받고 홀로 외롭게
살았던 것을 아들은 너무도 잘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남편에게 버림받은 헬레나는 당시
로마 제국 공공의 적으로 대대적이고 공개적으로 탄압받던 그리스도교를 알게 되었고,
그들에게 가해지는 박해가 부당하다고 생각해왔다.

아들이 황제에 오른 후 로마 서부를 다스리던 막센티우스와 전쟁을 하려던 전날 밤,
하늘에서 십자모양의 밝은 빛이 번쩍이며 “이 표시로 너는 승리하리라.” 라는 소리를
들었다. 황제는 문득 어머니 헬레나가 들려주었던 그리스도인들과 그들 신앙의 상징인
십자표시가 떠오르자 당장 명령을 내렸다.
"모든 군인의 투구와 방패위에 십자가를 그려 넣어라. 군기와 깃발에도!”
이 전투가 하느님의 기적으로 전해 내려오는 ‘폰테 밀비오 전투’다. 그날 군대는 크게
승리를 거두었고 후일 황제는 그리스도교에 대한 박해와 탄압을 중지시키고 교회에 자유를
주었으며, 나아가 그리스도교가 세계의 교회가 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해 주었다.
한편, 헬레나는 아들이 왕위에 오르면서 모후로서 명예와 권위를 되찾았다. 그러나 이미
그리스도인이 된 헬레나는 황제의 어머니로서 궁중에서 위엄과 권세를 누리려 하지 않고,
교회를 위하여 일하는 쪽을 선택하였다. 그 하나가 예수님께서 못 박히셨던 십자가를
발굴하는 일이었다.
헬레나 황후가 75살이 되었을 때, 진짜 십자가를 찾기 위하여 아들의 적극적인 지원 아래
예루살렘 성지 탐사 작업을 직접 이끌었다.
당시 로마 황제 하드리아누스(재위 117~138)가 유다인들의 독립 항쟁 의지를 꺾고, 예수님
무덤을 자주 찾던 유다계 그리스도인들을 흩어지게 하려고 유다 총독 안니우스 루푸스를
시켜 골고타 흔적을 없애고, 제2차 유다항쟁(132~135)이 끝나던 해에 로마 최고신인
제우스를 비롯해 헤라와 아프로디테의 신전을 세웠다.
하느님의 섭리로 이 신전 때문에 325년에 헬레나 성녀가 이곳을 순례 와서 골고타 언덕을
쉽게 찾을 수 있었다. 그녀는 326년 신전을 허물고 골고타를 발굴, 성 십자가와 예수님
빈 무덤을 찾아냈다. 그리고 바로 그 자리에 '예수님 거룩한 무덤 대성당'(예수님 부활 대성당)을 세웠다.

전승에 의하면, 헬레나 성녀는 예루살렘 주교 마카리오스와 함께 골고타에서 십자가 3개를
찾아냈다. 같은 날 같은 시각에 예수님과 함께 두 강도도 같은 모양으로 처형되었기 때문이다.
이탈리아의 아레초에 있는 성 프란치스코 성당에는 15세기 르네상스 최고의 거장 중의
한 사람인 피에로 델라 프란체스카가 그린 <진짜 십자가의 전설>이라는 벽화가 있다.
이 벽화는 성당의 제대 뒤쪽을 모두 그린 것으로 예수님이 십자가에 못박혀 돌아가신
십자가가 아담의 무덤에서 자란 나무로 만든 것인데 628년 우여곡절 끝에 예루살렘으로
되돌아오게 된다는 전설을 여러 장면에 걸쳐 그린 것이다.
성녀 헬레나는 골고타 언덕에서 십자가를 세 개 찾아냈는데 그 중에서 어느 것이 그리스도를 못 박은 십자가이고 어느 것이 두 강도의 것인지 알 수 없었다.
그러자 헬레나는 세 십자가를 놓고 신의 뜻을 기다렸고, 때마침 장례 행렬이 지나가는 것을
보고 예수님이 못박혔던 십자가에 시신이 닿자 죽은 이가 다시 살아났다고 한다.
그림 오른쪽에 등을 보이고 앉아 있는 나체의 젊은이가 죽었다가 다시 살아난 사람이고,
앉아 있는 귀부인들 중에서 검은 옷에 흰 베일을 쓴 검소한 차림의 여인이 성녀 헬레나이다.
이제 우리는 해마다 9월 14일이면 공공연하게 성 십자가 현양 축일을 지낸다. 그럴 수 있도록 결정적인 기여를 한 사람, 그래서 이 축일에 가장 먼저 떠올라야 하는 이는 교회 역사상 가장 주목할 여성들 가운데 하나인 성녀 헬레나일 것이다.
참고 : • 고종희 저, 명화로 읽는 성인전 (알고 싶고 닮고 싶은 가톨릭성인 63인)
• 서울 가톨릭 출판사 김정진 편역, 가톨릭 성인전(하) (성녀 헬레 나 황후)
• 한국교회사 연구소 한국가톨릭대사전 12권 ‘헬레나’
첫댓글 헬레나 성녀께서 하신 일이 크고도 놀랍습니다. 모두 하느님의 섭리셨겠지만요.
성녀에 대해 잘 몰랐었는데... 감사합니다~^^*
저도 95년도 예루살렘에 갔을 때 성녀의 많은 수고와 노력을 보고 많이 놀랐고
그때부터 성녀와 관련된 이야기들을 주의 깊게 보았습니다.
헬레나 성녀 이야기 잘 읽고 가져갑니다.^^
감사합니다.
정리해주신 덕분에 헬레나 성녀에 대해 묵상합니다.
이 가을에 좋은 믿음의 자료를 주셨어요.
감사합니다.^^*
저도 그렇게 생각하고 계신것에 감사드려요.
십자가현양축일과 관련된 헬레나 성녀의 이야기, 고맙습니다
성녀의 영성을 묵상합니다 ~~~
저도 함께 묵상합니다. 고맙습니다.
참 오묘하신 하느님의 섭리입니다...감사합니다...^^*
시간이 흐른 후 뒤돌아보면 하느님께서 모든 일에
함계하셨던 것을 알게 됩니다. 그래서 감사합니다. 우리의 아버지이신 그분께...
십자가 현양 축일을 보내며 헬레나 성녀를 통해 드러난 십자가와 고통을 묵상합니다. 감사합니다.
십자가는 고통을 의미하지만, 기쁨과 희망을 주시는 의미로 다가오심에 감사하지요.
성녀 헬레나 잘 배웠습니다^^감사 합니다....^^
고맙습니다. 그리고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