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성구 교수의 불교와 과학] 43. 직지인심 견성성불 과학, 마음 완벽히 설명해도 종교 안돼 도킨스가 말하는 종교란 인격신을 모시는 종교로서 불교와는 상관이 없을 것 같지만 불교도 도킨스의 공격밖에 있는 것이 아니다. 도킨스를 비롯해 종교를 부정하는 많은 과학자들이 신경과학적 연구결과로써 종교를 대신할 수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신경과학은 마음을 두뇌신경의 전기화학적 작용으로 설명할 수 있다고 본다. 마음이란 어떤 특정한 물질현상을 가리키는 말일 뿐이라는 것이다.
이들의 주장이 옳다면 불교가 설 땅은 없을 것이다. 마음상태와 두뇌상태 사이에 일대일의 대응관계가 있고 신경세포들의 전기화학적 반응으로 두뇌상태를 완벽하게 설명한다고 하더라도 결코 마음상태를 완벽하게 알 수 있는 것이 아니다. 그 이유는 하나의 현상 또는 사건에 대해 두 가지 의미와 이론이 있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이것에 대해 신경생물학자 맥케이(1922 ~ 1987)가 설명한 것이 있는데 요지를 말하면 다음과 같다. “반짝이는 수백 개의 모니터로 이루어진 비디오 아트의 세트를 전기 기술자가 보면 이 기술자는 전기회로의 이론에 따라 이 아트 시스템의 작동을 완벽하게 설명할 수 있다. 그렇다고 해서 이 세트를 구성하는 화면이 단순한 전기적 작동을 수행하는 전기기기의 역할로 끝나는 것은 아니다. 물론 전기에 관한 설명은 그것 자체로는 잘못 되었거나 불완전한 것이 아니다. 전기회로에 관한 이론은 완전하며 전기기술자도 완벽하게 이 이론을 알고 있다.
멕케이의 설명은 그대로 신경과학들의 주장을 반박하는 데에 적용할 수 있다. 신경세포들의 전기화학적 반응과 두뇌상태를 완벽하게 해독하고 이해한다 할지라도 마음을 알 수 있는 것은 결코 아니다. 신경차원에서 보는 것은 전기회로 이론과 같은 차원의 논리로 설명되는 현상이고 마음은 예술적 의미와 같은 차원의 논리로 설명되는 현상이기 때문이다.
꼭 같은 현상에 대해서 말한다고 하더라도 종교와 과학은 완전히 다른 차원에서 사물을 보기 있기 때문에 과학이 마음과 관련된 현상이나 사건을 완벽히 설명하고 이 설명이 과학적으로 옳다고 하더라도 과학이 종교를 대신할 수는 없다.
김성구 [출처 : 법보신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