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의 정치 위기와 쌀 담보 융자제도의 혼란

[수봉]

태국의 정치 위기와 쌀 담보 융자제도의 혼란

태국의 정치 위기와 쌀 담보 융자제도의 혼란

□ 2013년 정치 정세
- 2011년 8월 출범한 잉락 친나왓 정권은 당초 지지도가 높았지만 최저 임금 대폭 인상, 쌀 가격 상승 등 태국 수출 산업과 재정에 미치는 악영향이 우려되는 정책에 대해서는 많은 비판이 존재함. 2013년 탁신 전총리 귀국 문제와 관련된 수정 사면 법안이 10월 말 하원을 통과해 반탁신파 연합에 의한 반정부 시위가 급속히 확대됨.

- 2013년 잉락 정권은 어려운 정치 대립에 직면함. 반정부 데모는 더욱 격렬해져 2014년 2월 2일에 예정되었던 하원 총선거는 부재자 투표에 대한 방해 운동이 확산되는 가운데 야당 측은 선거를 보이콧함. 반정부 그룹이 선거 방해한 결과, 많은 선거구에서 선거가 이루어지지 않는 사태가 발생함. 태국 정치의 혼란은 선거 후에도 계속되고 있음.

□ 쌀 담보 융자제도의 영향과 문제점
○ 쌀 담보 융자 제도의 개요

- 담보 융자 제도 하에서 농민은 정미업자에게 수확한 벼를 들고 가서 그것을 담보로 하여 농업·농업협동조합 은행으로부터 융자를 공여 받음. 그 때의 융자 가격은 정부에 의해 실제 시장가격보다 높게 설정됨.

- 농민은 계약 기간 중에 쌀 시장 가격이 융자가격을 웃돌면 공여된 융자를 상환하고 담보로서 예탁한 쌀을 받게 되지만 보통 융자 가격은 시장 가격보다 높게 설정되어 있어 융자 가격은 사실상 정부에 의한 매수 가격이 되어 담보 융자 제도는 가격 지지 제도로서 기능하고 있음.

- 이 제도는 2011년 가을부터 시작됨. 이 제도에 기초해 농업·농업협동조합 은행으로부터 융자를 받은 농민 수는 2011년 우기작 130만 호, 2012년 건기작 약 140만 호, 2012년 우기작 약 180만 호, 2012년 건기작 약 100만 호를 기록함.

- 담보 융자 계약액은 2011/2012년도에는 3,372억 바트, 2012/2014년도에는 3,452억 바트에 이름.

- 2013년 6월 정부 관계자의 발표에 따르면 제도 실시에 따른 손실이 2011/2012년에 1,368억 바트에 달함.

- 2014년 1월 들어 농업·농업협동조합은행의 융자 자금이 고갈되어 계약 농가에 대한 융자 공여 지연이 문제시됨. 그 사이 융자 자금 공여 지연으로 인해 농민이 도로를 봉쇄했지만 정부의 지불 표명으로 인해 일단 해제됨.

○ 쌀 담보 융자 제도에 의한 영향
- 쌀 담보 융자 제도는 실질적으로는 정부에 의한 고가격 매수 제도임. 따라서 이 제도의 도입으로 쌀 국내 시장 가격은 상승할 것임. 단, 담보 융자 제도에 의해 보유한 대량의 재고를 정부가 방출했을 때에는 당연히 시장 가격이 하락할 것임.

- 이 제도로 인해 쌀의 생산자 가격과 도매 가격 모두 2011년 6월부터 급격히 상승함. 그러나 생산자 가격은 2013년 들어, 도매 가격은 2011년 11월을 피크로 감소로 돌아섬.

- 2011년 우기작부터 이 제도에 의한 생산자 가격은 생산을 자극하기 시작함. 그러나 2011년 9월 이후 중앙부에서 대규모 홍수가 발생했기 때문에 우기작 수확량은 오히려 감소할 것으로 우려되었음. 실제로는 조기 수확 등의 대응이 주효해 2011년 우기작 생산량은 전년 수준을 기록함.

- 담보 융자 제도에 의한 생산 증가가 현저해진 것은 2012년 건기작임. 생산량은 전년 건기작에 비해 약 20% 증가함. 2013년 건기작은 전년 건기작에 비해 12% 정도 감소했지만 2013년 우기작은 증가할 전망임.

- 이 제도의 영향이 가장 현저하게 나타나는 것은 쌀 수출 급감임. 2011년 5월에 약 130만 톤을 기록한 쌀 수출량은 월 80만 톤 이상의 수준에서 40만 톤 정도로 급감함. 한편, 제도 도입 전에 비해 수출 단가는 상승함.

- 담보 융자 제도에 의한 높은 수준의 가격 지지가 벼농가의 생산 의욕을 자극함. 가장 현저하게 나타난 것은 건기작임. 2012년 건기작은 1222만 톤에 달함. 이것은 전년보다 200만 톤 가까이 증가한 수치임.

- 건기작에서는 관개지에서 이루어지는 2기작, 3기작의 작부 확대에 의해 급속하게 생산량이 증가함.

- 한편, 우기작 쌀의 경우 생산 증가는 단수 증가에 의한 요소가 크기 때문에 급격한 생산량 증가는 보이지 않음.

○ 경제 후생 분석
- 태국의 쌀 담보 융자 제도가 실시되자 (1) 국내 가격이 별로 상승하지 않고, (2) 수출 가격이 상승하며, (3) 수출량이 격감한다는 특징을 보임.

- 높은 수준의 가격 지지에도 불구하고 국내 가격이 별로 상승하지 않았던 이유로는 제도에 참가하지 않은 쌀이 국내 수요를 충분히 만족시켰기 때문일 것임.

- 한편, 수출 가격이 상승해 수출이 격감한 것은 고가로 매입된 쌀을 저렴하게 판매한 경우 정부의 소실이 확정되는 것을 정부가 피하려고 했거나 이 제도가 사실상의 수출 보조금으로서 기능한 경우의 WTO 협정 상의 문제가 고려된 것으로 보임.

○ 정치경제학적 분석
- 태국의 쌀 정책은 장기적으로 보면, 농업 착취적 정책에서 농업 보호적 정책으로 전환해가고 있음. 태국에서는 예전부터 라이스 프리미엄이라 불리는 수출세가 존재하는 등 농업 부문에서 다른 부문으로 소득이 이전됨.

- 이런 가운데서도 담보 융자 제도는 주요 농업 보호의 수단이 됨. 수확기의 쌀 가격 하락을 방지하고 생산자의 수입을 안정시키려고 한 가격 안정화 정책으로서 운영되어 옴.

- 2013년 들어 담보 융자 제도의 재정 부담이 서서히 명확해져 채권 신용평가 기관이나 국제 기관으로부터 제도 중지를 제언 받고 있음.

- 향후 태국 쌀 정책이 재검토될 경우, 새로운 제도는 (1) 전국 일률 300바트 최저임금 제도가 도입된 노동자에 비해서도 농업 보호 정책으로서 어필할 수 있는 수준의 효과를 가질 것, (2) 부정이 적고, 정보 공개, 설명책임이 부과될 것, (3) 대규모 층이나 정비업자, 특정 수출업자 등에 이익이 편중되지 않을 것, (4) 시장 개입에 의한 효율성 손실이 작을 것 등이 요건이 될 것임.

□ 태국의 농업 및 농업 정책
○ 농업 동향
- 태국 농업의 특징으로서 비료 투입이 적은 조방적인 농업 경영이 지적되어 옴. 그러나 최근에는 토지이용형 농산물 대부분에서 토지 생산성 증가가 보임. 태국 농업이 토지 자원 확대에 의존하는 형태에서 집약적인 농업으로 변화해 가고 있음을 시사함.

○ 농업 정책
- 잉락 정권의 농업 정책은 쌀을 비롯한 담보 융자 제도나 신용카드 부여, 론 상환 유예를 통한 재분배 정책의 경향이 강함. 그리고 2013년에는 농민에 부여한 신용카드 용도를 농업 생산 자재 구입에 한정하지 않고 넓게 일반적인 소비에도 이용할 수 있게 하는 등 소득 재분배 정책의 성격이 한층 강해지고 있음.

- 일련의 정책은 경제 성장 속에서 격차가 확대되어 불만이 커지고 있는 태국 농민의 지지를 강하게 받아 푸어타이당 약진의 원동력 중 하나가 됨.

- 그러나 재정 부담은 증가함. 특히 담보 융자 제도에는 재정 부담, 시장 왜곡성, 관계자에 의한 부정 등 많은 비판이 있음.

□ 농산물 무역과 FTA 교섭 움직임
○ 농산물 수출 동향
- 2012년 태국 수출총액은 약 7조916억 바트에 달해 과거 최고였던 2011년보다 더욱 증가함. 그 중 농산물 수출은 약 1조3,493억 바트로 2011년에 이어 과거 두 번째로 높은 수준을 기록함.

- 상위 10개 품목의 동향을 보면, 천연고무와 쌀 수출액이 감소하고 있는 것이 주목됨. 특히, 천연고무는 1천억 바트 이상 감소함. 쌀도 담보 융자 제도의 영향으로 수출량이 대폭 감소했기 때문에 500억 바트 이상 감소함. 또한, 새우 수출액도 감소함. 수출량이 증가한 것은 설탕, 생선, 과일, 카사바, 닭고기 등임.

- 농산물 수출 상대국 구성에서는 2011년에 이어 2012년에도 중국이 최대 수출국이 됨. 단, 주요 수출품인 천연고무, 쌀 수출액 감소를 반영해 2012년에는 상위 7개국(중국, 일본, 미국,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한국, 영국) 모두 농산물 수출액이 감소한 것이 큰 특징임.

○ 무역 정책
- 무역교섭국에 따르면 태국의 무역 교섭 전략은 (1) 수출 확대, (2) 투자 확대, 93) 자원 공급 확보, (4) 인재 양성과 기술 개발임.

- 2009년부터 2013년까지 태국의 무역 교역 교섭 가이드라인으로서 (1) 도하 라운드 교섭 촉진, (2) 지역 차원에서는 아세안 전체와의 대화, 아세안 경제공동체를 우선하고, 또한 아세안 FTA 파트너와와 교섭할 것, 2국간 FTA 교섭에서는 (2) 계속되고 있는 협정에 대해 이점과 잠재적인 영향을 평가해 교섭 진행, (4) 잠재적인 대상국과 교섭할 것(GCC, 칠레, Mercosur), (5) 러시아, 남아프리카공화국 등의 국가와 무역 관계를 확립하는 것을 들 수 있음.

- 2013년에는 칠레, 인도, EU와 FTA 교섭을 진행중임.

□ 결론
- 쌀 담보 융자 제도에 대해서는 제도 설계 상의 문제로 인해 경제학적 비효율성이 크고 실제로 고액의 재정 부담이 발생함. 현재 이 제도는 생산, 유통, 가공, 수출 전반과 관련된 태국 쌀 경제의 효율성을 손상시키고 있어 재검토가 필요할 것임.

- 담보 융자 제도는 현재 태국 정치 정세에 영향을 받는 불안정 요인 중 하나가 됨. 야당은 이 제도와 관련된 재정 부담이나 부정을 정부 공세 재료로 삼음. 아울러 2013년 우기작에서는 자금 부족으로 인해 계약 농민에게 대한 융자 공여가 지연되어 데모가 발생함.

- 태국의 정치 정세는 2014년 2월 시점에 매우 불안정하여 향후 동정에 주목해야 함.

자료 출처 : http://www.maff.go.jp/primaff/koho/seika/project/pdf/cr25_1_3_thai.pdf

 

2014.05.02

산업연구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