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12월 31일 토요일. 12월의 생활을 매듭짓는 일기.
12월이 되면 새해의 달력이 배부되는 곳이 많다. 2023년의 탁상용 달력을 나도 2일에 신한은행과 동수원 신협에서 얻어 왔다. 어느 시인이 TV에 나와서 내일도 오늘 만 같아라가 자기의 소원이라 했다. 이유는 내일도 오늘만 같으면 죽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라 했다. 새해의 달력을 얻어 오면서 나도 내년 2023년이 금년 2022년만 같으면 좋겠다는 소원을 가져 보았다. 그러면 2023년에도 죽지 않고 살 것이기 때문이다. 죽어도 좋을 나이가 되었고, 생사는 하나님이 가지고 계신 것이기에 내 마음대로 할 수는 없지만 내년에도 금년 같이 살 수 있다면 좋겠다. 아프지 않고 여행을 많이 하며 살 수 있다면 행복할 것 같다. 꼭 살아야 하겠다는 의욕은 없다. 죽음에 대한 두려움은 없다. 살 만큼 살았다는 생각이기에 하나님이 부르신다면 기꺼이 갈 생각이다. 살아 있는 동안의 삶이 하나님의 뜻에 어긋나지 않고, 주위 사람들을 어렵지 않게 하기만을 바라면서 기도하고 있다.
5일 오후에 백수중 때 제자 신애가 좋은 소식이라며 전화를 했다. 자기 1년 선배인 동현이가 교회 장로인데, 선생님의 인도로 신앙생활을 시작했다고 하면서 혹시 선생님과 통화하면 자기 이야기도 해보라고 했다면서, 나더러 기억하느냐고 했다. 전화 통화를 하면서 어렴풋이 키가 작고 예쁘장했던 모습이 생각나서 이야기를 나누었는데, 전도한 것은 전혀 생각이 나지 않았다. 어느 토요일에 동현이가 친구들과 탁구를 치고 있는데, 선생님이 지나가다가 따라오라고 해서 따라갔더니 교회 성경공부 하는 자리였고, 그 때 교회를 처음 갔는데, 그 이후로 교회에 다니게 되었다는 것이었다. 백수중에 근무하면서 백수중앙교회에서 토요일 오후에 학생들과 성경공부를 하던 때가 있었는데, 그 때에 있었던 일인 것 같았다. 동현이의 누나인 복님이는 나를 잘 따르는 학생이어서 잘 기억하지만 동현이는 희미하게 떠오르는 기억이다. 의외의 반가운 소식이었다. 학생들을 가르치면서 성경 이야기를 많이 했고, 나름대로 씨앗을 뿌린다고 했던 것에 보람이 나타난 것 같아 기분이 좋았다. 더 많은 열매들이 있기를 소원해 보면서 감사기도를 드렸다.
18일 일요일에는 서울 동생 가족들과 강북구에 있는 육달포식당에서 회식을 했다. 제수인 용한모의 생일을 축하해 주는 모임이다. 코로나가 유행하기 전에는 12월 30일이 용한모의 생일이기에 함께 만나서 고기를 구워 먹으며 식사를 하곤 했는데 코로나 때문에 2년간 만나지 못하고 식구들끼리 식사나 하라고 축하금만 송금해 주고, 만남은 중단 했다가 이번에 3년만에 다시 만나서 함께 식사를 하고 왔다. 조카들이 내 생일도 기억하고 축하해 주는 답례이기도 한다. 모두다 잘 살고 있는 모습들을 확인하며 즐거운 대화로 시간을 보낼 수 있어 좋았다.
12월 말이 되면서 날씨가 많이 추워서 나들이가 어려웠지만 그래도 지하철 여행을 아내와 함께 7회, 혼자 2회 했다. 식물 온실이 있는 부천자연생태공원과 상동호수공원, 창경궁 대온실, 세종수목원에 가서 울창한 열대 식물숲과 희귀한 많은 꽃들을 보는 것이 좋았고, 한강길도 오랜만에 걸었으며, 석촌호수의 야경과 명동 거리도 돌아보았다. 성탄절을 앞둔 꾸밈들이 화려했다. 연말 분위기에 맞춰 노인대학에서 친밀하게 지낸 분들과 3회 식사 모임도 가졌다. 좋은 인상으로 남았던지 식사 모임을 제의해 와서 함께 응했다. 계속해서 모임을 하자는 의견도 있었다. 금년의 마지막까지 어려움 없이 즐겁게 보낸 것 같아 보람을 가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