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화국민학교를 우수한 성적(?)으로 졸업한뒤 중학교 배정을 받았는데 장안중학교가 아닌 신설학교인 중랑중학교로
진학을 하게되었다.
큰엄마와 엘리트교복을 맞추고 교과서를 사고해서 입학준비를 마치고 이윽고 3월3일이 되었다.
아직 국민학생의 수준인 갓 중학생이기에 입학식이란것이 아수선한 가운데 대충대충 끝나고는 교실을 배정하는데 나는
1학년 8반이 되어서 교실을 찾아서는 아무책상이나 골라서 앉아있었다.
잠시후 왠 산적두목이 우리교실에 들어 오더니 "에,내가 8반의 담임을 맡은 허철이다.반갑다"
우리들은 모두 서로의 얼굴을 보면서 꿀먹은 벙어리가 되어서는 아무말도 할수가 없었다.
"..........."
"자,키작은 순서대로 일렬로 쭉 서봐라?"
그렇게 번호가 매겨지고 반장과 부반장이 담임선생님의 무작위 호명으로 선출되었다.
"학생들,왜 내가 무섭나?"
".........." "...예..." 모기소리만하게 누군가가 대답을 하였다.
"선생님은 생긴것은 산적같아도 너희들이 내말만 잘 따라주면 어느반 보다도 좋은 우리반이 될거라 확신한다.알았나?"
"예" 우리는 우렁차게 대답을 하고는 선생님의 입을 주시하고 있었다.
"나는 체육담당이고 럭비 국가대표를 지냈다.그래서 조금은 무식할수도 있다."
"앵................" "캑..........."
"너희들 럭비가 뭔지 아나?"
"아니요"
"땅따먹기하는 축구라고 보면 된다.자세한것은 천천히 알려 주겠다."
우리들은 점점더 알수없는 두려움에 쪼그라들고 있었다.
"내일모래 환경미화심사가 있는데 우리반이 꼭 1등을 할수있도록 모두 열심히 해주기 바란다.알겠지?"
담임선생님은 환경미화를 잘하는 방법을 세심하게 설명하시면서 유리창 청소담당,칠판과 바닥 담당,비품담당,
책상담당,칠판담당등 분야별로 담당을 지정해 주셨다.
우리들은 첫 환경미화심사부터 담임선생님의 눈밖에 나면 1년동안 괴로울것 이기에 1등을 하려고 정말로 열심히
환경미화를 하였고 이윽고 심사날이 왔다.
교장선생님,교감선생님 그리고 생활주임선생님,육성회장 이렇게 4분이 심사를 하시고 교무실로 가셔서는
평가를 하시는데 담임선생님께서 오셨다.
"내가 다른반과 우리반을 비교해보니 우리반이 제일 잘한것 같아.아무튼 기다려보자.녀석들 고생했다"
잠시후 교실에 있는 스피커가 켜지고 교감선생님이 마이크를 잡으셨다.
"학생들 수고했어요. 3등은 1반,2등은 11반,그리고 1등은.....1등은 8반입니다. 수상을 한 3반의 반장은 교무실로
부반장과 같이 오세요?"
우리들은 너무 좋아서 펄쩍펄쩍 뛰었다.
잠시후 반장과 부반장이 낑낑거리면서 양손에 보따리를 들고 들어왔다.
"선생님 상장과 상품을 받아 왔습니다."
"응 잘했다.상장은 저기에 잘 걸어놓고 상품은 공평하게 나누어 주어라?"
공책을 3권씩 나누어 받은 우리들은 신이나서 집으로 가서는 엄마 큰엄마 아버지 사촌형께 자랑을 했습니다.
처음에 선적두목처럼 보이던 담임선생님이 사실은 여자처럼 아주 세심하신 분이셨던 겁니다.
선생님 덕분에 1학년 내내 환경미화에서 1등을 하여 공책을 2,3십권은 받은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