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6일(2023. 5. 8. 월) 울루루-카타 튜타 국립공원(Uluru-Kata Tjuta National Park)
오늘은 울루루-카타 튜타 국립공원(Uluru-Kata Tjuta National Park)으로 이동하여 울룰루 베이스 워크(Uluru Base Walk), 말라 워크(Mala Walk), 무티출루 워크(Mututjulu Walk)를 답사한 후 에어즈 록 선셋(Ayers Rock Sunset Viewing)을 감상하는 일정이다.
오늘은 조금 일찍 출발하려고 아침 7시에 숙소를 출발하였다. 그런데 자동차에서 이상한 소리가 나서 살펴보니 전번에 수리하였던 차량의 왼쪽 뒷바퀴가 완전히 내려앉았다. 어제까지 아무 일 없었는데 밤사이 타이어의 바람이 모두 빠져버린 것이다.
아무도 없는 산속에서 너무나 당황스러운 상황이 된 것이다. 우선은 캠프 안내소까지 나가야 도움을 요청할 수가 있다는 생각에 타이어 상태가 더 이상 나빠지지 않도록 조심스럽게 저속으로 3km를 이동하여 캠프 안내소에 도착하였다. 새벽의 날씨가 무척 추워 두꺼운 옷으로 껴입어도 춥다.
펑크난 타이어를 교체해야 하는데 여기에는 정비사가 없다고 한다. 식당의 책임자가 렌트카 업체에 연락을 하여 1시간 만에 정비사를 물색하였는데 2일전에 숙박을 하였던 291km 떨어진 앨리스 스프링스에서 오기 때문에 오는데 4시간은 소요되고 비용도 2,000불이 된다고 한다. 그렇게 해서 타이어를 교체하더라도 시간을 많이 소비하게 되어 오늘의 관광일정은 모두 어렵게 되어 난감하다. 가장 기대하였던 울룰루 관광을 하러 가야 하는 날인데 이 지역은 오지로서 자동차를 수리하기에 가장 어려운 곳에서 사건이 생긴 것이다.
그런데 옆에 차량을 주차하고 있던 젊은 남자분이 자기가 타이어를 교체해 주겠다고 한다. 전혀 기대하지 않았던 일이라 반가우면서도 잘 될까하는 걱정도 된다. 자동차에 있는 짐을 땅바닥에 모두 내려놓고 예비 타이어를 꺼내어 교체를 시작하였다. 날씨는 추운데 바람이 세차게 부는 주차장 바닥에서 일을 하게 되니 너무 고맙고 미안한 마음이다.
30여분 만에 타이어 교체 작업은 잘 마무리되었다. 극구 사양하였지만 너무나 고마운 마음에 억지로 약간의 사례금을 드렸다. 이야기를 나누어보니 영국에서 관광을 온 관광객이었다. 세상은 정말 친절한 사람들이 많고 그래서 행복할 수가 있는가보다.
오전 9시 40분에 모두 정리를 끝내고 Kings Creek Station을 출발하였다. 친절한 영국 신사 덕분에 오늘의 관광일정을 그대로 진행할 수 있게 되었다. 에어즈 록(Ayers Rock)(Uluru)을 관광할 수 있는 울룰루 베이스 워크(Uluru Base Walk)의 시작점인 Mala Walk Car Park 까지 283km의 거리다. 도로의 상태가 별로 좋지 못해 시간이 많이 걸렸다.
오후 1시가 되어 Mala Walk Car Park에 도착하였다. 앞에 나타나는 너무나 크고 웅장한 모습의 에어즈 록을 보게 되어 큰 기대감에 마음이 부푼다. 주차장에 많은 차량들이 주차해 있고 관광객들도 무척 많아 관광지에 온 느낌이 난다.
에어즈 록(Ayers Rock)(Uluru)은 앨리스 스프링스의 남서쪽 460km 지점에 자리 잡은 울룰루 카타추타 국립공원을 대표하는 두 개의 거대한 붉은 바윗덩어리다. 길이 3.6km, 둘레 9.4km, 높이 348m(해발 863m)로 파리의 에펠탑도다 48m가 높은 거대한 바위인데 땅속에는 길이 6km 정도의 바윗덩어리가 묻혀 있는 것으로 추측된다. 에어즈 록은 시간대별로 일곱 가지 색으로 변한다고 한다. 1987년 유네스코의 세계 생물권 보호지구로 지정되었고 1994년에 세계 복합문화유산으로 등록되었다.
주차장에서 Mala Walk 방향으로 들어갔다. 산책로를 따라 10여분 들어가면 에어즈 록 베이스 워크와 말라 워크(Mala Walk)로 갈라지는 삼거리가 나온다. 여기서 오른쪽 말라 워크를 따라 들어간다. 모두 평지라 걷기에 좋다.
말라 워크(Mala Walk)는 에어즈 록 베이스의 서쪽 주차장에서 시작되는 왕복 2km의 위킹 코스로 주차장에서 시계방향으로 돌아 40분쯤 가면 깎아지른 듯한 절벽이 가로막고 있는 칸추 고지(Kantju Gorge)에 다다르고 이 막다른 곳에서 되돌아오는 코스다.
다양한 모양의 바위굴이 나타나고 그 안에 오래된 사람의 흔적인 암각화의 모습이 보인다. 보도를 따라 들어가면 다양한 모습의 암벽이 감탄을 자아내게 한다. 850m 지점에 있는 깎아지른 듯한 암벽이 가로막고 있는 막다른 곳에서 되돌아 나온다. 파리가 많아 머리에 파리망을 쓰고 등반을 한다고 하였는데 날씨가 추워져서 파리가 그렇게 많지는 않아 다행이다.
말라 워크를 둘러보고 되돌아 나와 에어즈 록 베이스 워크(Ayers Rock Base Walk)와 만나는 삼거리에서 왼쪽 방향의 베이스 워크를 걷는다.
울룰루 베이스 워크(Uluru Base Walk)는 9.4km에 이르는 에어즈 록 둘레를 완전히 한 바퀴 도는 일주 코스로 왕복 3~4시간이 소요되는 거리이지만 에어즈 록 구석구석에 숨은 아름다움을 체험할 수 있는 최상의 코스다.
에어즈 록 둘레길은 평탄한 길이라 걷기에 어려움이 없다. 다만 여름철에는 뜨거운 태양과 씨름하게 되므로 이에 대한 대책이 필요하다. 짧지 않은 거리라 다소 힘이 들기는 하지만 에어즈 록의 천의 얼굴을 볼 수 있어 흥미롭고 시간을 투자할 만한 가치가 있다.
에어즈 록의 둘레를 거의 다 돌게 되는 지점에 이르면 시원한 물웅덩이를 만나게 된다. 무티출루 워크(Mututjulu Walk)의 종점에 있는 물웅덩이다. 조그만 물웅덩이와 배경이 되는 암벽이 어울려 환상적인 아름다운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주차장에서 왕복 1km의 거리다. 주차장까지 걸으며 오후의 햇살을 받아 산뜻하게 보이는 다양한 모습의 암벽을 즐기며 에어즈 록 일주를 마친다. 큰 산 하나를 돌면서 계속 변하며 나타나는 바위벽에 새겨진 그림을 잘도 감상했다.
이곳까지 오느라고 길고 긴 일정을 보내고 어려운 일도 많았는데 에어즈 록 일주를 마치고 나니 큰일 하나를 끝마친 것처럼 홀가분한 기분이다.
Uluru Hiking Path 코스는 암벽을 올라가 실제로 에어즈 록을 느껴보는 코스인데 지금은 운영을 하지 않으므로 관광을 할 수 없어 아쉽다.
해질 녘 에어즈 록 선셋(Ayers Rock Sunset Viewing)을 감상하였다. 에어즈 록에서 7km 떨어진 선셋 뷰잉 포인트에 많은 차량이 모여들어 선셋을 보려고 기다린다. 마지막 기운을 뿜어내며 타들어 가는 태양 빛에 반사된 에어즈 록은 쇳덩어리처럼 점점 붉게 달아올랐다가 검붉은 색이 되고 끝내 푸르스름한 어둠 속으로 사라진다. 너무나 환상적인 모습에 탄성이 절로 나오고 이 아름다운 에어즈 록의 선셋 장면이 오래도록 기억에 남을 것 같다.
선셋을 즐기고 데저트 가든즈 호텔(Desert Gardens Hotel)에 도착하였다. 리조트 단지에 있는 호텔인데 이곳에는 여러 종류의 숙박시설이 있다. 오래전에 숙박을 예약하였는데 예약실이 많이 남아있지 않아 예약에 어려움이 있었다. 자생 정원의 오아시스 안에 자리 잡은 호텔의 218개의 우아한 객실은 나무 숲 속에 몇 동으로 나누어 있어 다른 숙박객의 시선을 받지 않고 편안하게 지낼 수 있어 편안한 휴식을 할 수 있었다. 아침의 어려웠던 순간을 잘 극복하고 에어즈 록의 아름다움에 묻혀 긴 하루를 잘 마친 하루였다.
첫댓글 타이어 펑크로 고생하셨네요. 승용차 타이어는 3~4회 교체해 본 적이 있기는 하지만 저도 많이 당황했을 것 같네요.
건강 유지하시면서 즐거운 여행하시고 돌아 오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