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드 아웃: 슬픔이 삶을 망칠까요?
홈스쿨링 하는 아이들과 7월의 체험학습으로 디즈니와 픽사가 합심하여 만들었다는,
(디즈니가 픽사를 샀다고 하네요^^)
'인사이드 아웃'이라는 애니메이션 영화를 봤습니다.
저는 뇌과학 강의도 좋아합니다.
기억에 관한 영화로 어떤 것을 기억할 것이냐를 묻는 영화 '기억전달자',
기억을 어떻게 해석할 것이냐를 묻는 영화 '타임패러독스'도 좋아합니다.
인사이드 아웃은 감정을 의인화해서 만든 캐릭터가 주인공인데요.
뇌에서 기억장치를 어떻게 유지, 보수, 관리 하는지,
어떤 기억을 사라지게 하는지,
기억과 감정이 어떻게 연결 되어서
개인의 성격(퍼스널리티)을 형성하는지를 보여줍니다.
언어와 감정의 색깔을 애니매이션으로 형상화해서
개인의 성격이 어떻게 캐릭터화 되는지 보여주는 재미있고 감동적인 영화였습니다.
홈스쿨링하는 아이들의 영화 후기글을 모아
'인사이드 아웃' 영화평을 포스팅합니다.
1) 슬픔은 삶을 망친다?
인사이드 아웃에 나오는 주인공들은 사람이 아니라 감정들입니다.
분노(anger), 까칠(disgust), 기쁨(joy), 소심(fear), 슬픔(sadness)이 주인공들이지요. 이 이다섯가지의 감정들이 라일리라는 아이의 머리속에서 라일리의 삶을 기쁘게 만들어주려고 노력합니다. 특히, 기쁨이는 항상 라일리를 기쁘게만 하려고 합니다.
하지만 삶이 기쁠수만 있겠어요. 경제적 어려움, 이사와 가출등 라일리는 고생을 하면서 기쁨은 슬픔이 없어서는 안된다는 것을 깨닫습니다. 기쁜 것만이 무조건 좋은 것이 아니라 여러 감정들이 조화를 이루어야 된다는 것도 깨닫습니다.
초반에 영화를 보다보면 슬픔이는 항상 사고치는 감정으로 설정이 되어있습니다. 슬픔이는 계속 삶을 귀찮게 구는 설정으로 나오지만 이영화의 메시지의 중심이 있는 감정입니다. 대부분의 사람들도 슬픔이라는 것을 생각하면 안좋게 생각해서 빨리 제거및 처리해야 할 말썽꾸러기 감정으로 여깁니다.
2) 기쁨만 인정받는 사회?
슬픔이가 필요없다고 하자 슬픔이는 슬픔에 잠겨 일어나지도 못 합니다.
기쁨이는 라일리가 기쁘기만 해야한다고 생각합니다. 다른 감정은 용납하지 않습니다. 기쁨=행복 이라는 사회적 통념이 반영된 것은 아닌지 모르겠어요. 별은 어둠없이 빛날수 없고, 선은 악이 있어야 드러납니다.
기쁨도 슬픔이 있어야 존재할 수 있겠지요.
슬픔없는 행복은 빛날 수 없습니다. 라일리의 경우, 라일리의 하키팀이 시합에서 진 후 라일리가 매우 우울해 했기 때문에 가족과 친구들이 와서 위로를 해주었습니다. 그 위로받은 경험이 기쁜 기억으로 남아있는 것이었습니다. 슬픔이 있어 기쁨이 빛났던 하키시합이었던 거지요.
3) 슬픔을, 고통을 받는 것을 싫어하는 우리들
우리는 슬픔이 필요합니다
고통 속에서 행복이 나온다는 말이 있듯이 기쁨이 나오기 위해서는 슬픔이 필요합니다. 하지만 고통을 겪는 것은 우리 모두 싫어합니다. 영화를 보고 나서 어떤 아이는 예전에 본 드라마 '정도전'이 생각난다고 합니다. 정도전이 이성계에게 고통을 이겨내려면 그 고통 속에 들어가서 고통과 맞서 싸워야 한다고 말했다면서요.
슬픔이를 분필로 그린 원 안에 가둬두고 못 나오게 하는 것이 아니라, 슬픔이와 손 맞잡고 가야겠지요. 슬픔을 억압하지 않는 기쁨이는 그야말로 빛나는 기쁨이 될 것입니다. 윤리없는 쾌락이 될 수 없을거고 , 경박한 개그가 아닐 것이고 , 피하고 변명하기 위한 중독이 아닌 굳건한 기쁨일 것 입니다.
4) 청소년기는 감정조절이 어려운 시기라는데
라일리 엄마의 주감정은 슬픔
라일리 아빠의 주감정은 분노
라일리의 주감정은 기쁨이었고^^
청소년기는 다른 시기보다 감정 조절을 잘 못하는 시기입니다. 감정 컨트롤 본부는 기억 구슬이라고 해서 라일리의 여러 기억들을 각각 모아놓은 구슬을 만듭니다. 어떤 감정에 대한 기억이냐에 따라 기쁨은 노란색, 슬픔은 파란색, 버럭은 빨간색, 소심은 보라색, 까칠은 초록색으로 나뉩니다.
어린 시절에는 주로 노란색, 그러니까 기쁨에 대한 기억이 많았습니다. 그러나 시간이 갈수록 노란색은 줄어들고 나머지 4가지의 색이 많아집니다. 사춘기는 주로 까칠, 버럭의 색깔이 많아지겠지요.
라일리의 아빠와 엄마를 보면 5개의 감정이 크게 싸우는 것이 없이 하나로 뭉쳐 상황에 따라 적절한 감정을 보입니다. 라일리의 버럭과는 달리 아빠의 버럭은 곧바로 폭팔하지는 않습니다.
어른의 버럭과 청소년의 버럭은 스스로의 감정 조절이 보다 원활하게 이루어지느냐 아니냐에 있는 듯 합니다. 라일리가 청소년기인 만큼, 아직 다 성장하지 않은 만큼 감정들도 미숙해 보입니다.
5)슬픔과 기쁨은 어떤관계일까?
좌절한 빙봉이를 위로하는 슬픔이
슬픔과 기쁨의 감정은 서로 무슨관계일까요? 혹시 내가 느끼는 행복감은 피상적인 행복은 아닐까요? 고난과 시련이 있어야지 그것을 토대로 행복이 존재합니다. 성장을 거듭하고 진정한 행복을 알기 해서는 현재 처한 험난한 상황,낙담하는 상황을 깊히 있게 충분히 슬퍼하는 과정이 필요합니다.
낙담, 좌절한 빙봉이를 일으켜 세운 것은 이야기 들어주고 충분히 공감해주고 함께 슬퍼한 슬픔이였지요.
간지럽 피우면서 그저 빙봉이를 웃겨서 상황을 무조건 기쁘게 바꾸려는 기쁨이는 아니었습니다.
다섯가지 감정을 제어하고 조절하는 감정의 힘을 키워야겠습니다. 강신주의 '감정수업'이라는 책에서는 감정을 스피노자의 철학을 바탕으로 자그만치 49가지로 나누던데요. 우리 아이들은 인간관계에서 일단 다섯가지 감정만이라도 잘 보살펴서 상황에 맞게 활용하는 감정수업을 열심히 (기쁘게? 슬프게?^^) 해야겠습니다.
여러분의 주감정은 무엇인지요? 버럭? 소심? 까칠? 기쁨? 슬픔?
http://cafe.daum.net/myalternative/9nUl/101 기억전달자
첫댓글 저는 이제껏 피상적 행복감에만 젖어있었던 것 같아요..그 어떤 고통이나 슬픔과는 상관없는 쾌락적 행복...요즘 공부 때문에 슬플때가 많은데 이 감정을 기쁨으로 기억하겠끔 만드는게 중요한 것 같아요.슬픔 억제 말고요
5개의 감정을 컨트롤하기도 어려운데 무려 총 49가지의 감정이 있다니 정말 넓디넓네요. 죽기 전까지, 아 나이 들어 늙으면 오히려 감정 조절이 더 어려워질 것 같은데 그 전까지 이 감정들을 컨트롤 할 수 있을련지 모르겠네요. 조화를 잘 이룰 수 있도록 열심히 해보겠습니다 ㅎ
항상 고통이라는 걸 피해만 다녔었는데 그렇게 되면 될수록 초반의 슬픔이처럼 점점 무기력해질 것이라고 생각됩니다.
정도전이 했던 말처럼 지금 겪고있는 고통을 뚫고 지나가야겠습니다.
슬픔이 그렇게 좋지 않다고 생각을 했는데 이영화를 보고 슬픔이 정말 중요하다고 느껴지네요.. 슬픔을 꺼려하지 않겠습니다~
고통 안으로 들어간다. 는 말이 인상 깊은 것 같아요.
호랑이를 만나야 죽이든 말든 하지요...
저는 너무 피해다니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드네요.
슬픔의 소중함을 깨달았던 영화... 무심하거나 업신여겼던 감정들을 돌아보게 되는 계기였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