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비스님 화엄경 강설 28】 16
<18> 금강당(金剛幢)보살이 게송을 설하다
1) 게송을 설하는 인연을 말하다
爾時에 金剛幢菩薩이 觀察十方하며 觀察衆會하며 觀察法界已하시고 入於字句甚深之義하며 修習無量廣大之心하며 以大悲心으로 普覆世間하며 長去來今佛種性心하며
그때에 금강당보살이 시방을 관찰하고, 모인 대중들을 관찰하며, 법계를 관찰하고 나서 글귀의 심히 깊은 뜻에 들어갔습니다. 무량하고 광대한 마음을 닦고, 大悲心으로 두루 세간을 덮고, 과거·미래·현재의 부처님 種性의 마음을 기르며,
入於一切諸佛功德하며 成就諸佛自在力身하며 觀諸衆生心之所樂하며 隨其善根所可成熟하며 依法性身하야 爲現色身하고 承佛神力하야 而說頌言하사대
일체 모든 부처님의 공덕에 들어가서, 모든 부처님의 자재하신 몸을 성취하며, 모든 중생들의 마음에 좋아함을 살피고, 성숙할 수 있는 선근을 따라서 법성의 몸[法性身]을 의지하여 색신(色身)을 나타내고, 부처님의 신력을 받들어 게송으로 설하였습니다.
▶강설 ; 길고 긴 제6 수순견고일체선근회향의 장문이 끝나고 금강당보살이 다시 게송으로 간추려 거듭 설하게 되었다. 모든 수행은 반복학습에서 이뤄진다. 관세음보살을 줄기차게 반복하거나 지장보살을 끝없이 반복해서 부르는 것도 그 보살들과 같이 되고자 하는 반복학습이다. “신야자 불과습자지문(神也者 不過習者之門)이라.”하였다. 즉 신묘한 경지에 이른 사람도 반복하는 사람의 문 앞을 지나가지 못한다는 뜻이다. 수천만 번을 반복함으로 신의 경지에 이른 것이다. 일체 수행이나 학문이나 어학이나 기술이나 온갖 예술들이 다 그렇다. 천재는 노력하는 사람을 이길 수 없다. 또 “천재는 99%의 노력과 1%의 영감으로 이루어진다.”고 하지 않던가. 그래서 선근을 닦고 보시하고 베풀고 나누는 일도 3권반을 통해서 수천 번을 반복해서 읽다보면 어느 정도의 보시를 알게 되기 때문이다.
게송을 설하기 전에 이 화엄경을 편집하고 결집한 經家, 즉 아난존자가 게송을 설하게 된 인연을 설하는 형식을 취하고 있다. 이 내용은 금강당보살의 말씀도 아니고 부처님의 말씀도 아니다. 다만 경가가 사이사이에 경문을 아름답게 연결하는 역할을 하는 것으로 짜여졌다. 그러나 그 내용은 모두 금강당보살이 안으로 증득한 법이다. 아난존자의 법은 아니다. 아난존자의 법은 아니면서 아난존자가 금강당보살의 깨달음을 해설하고 있다. 모두가 혼연일체기 때문이다. 누구의 설법이든 무슨 상관이랴. 법문을 듣는 사람은 오직 설법의 내용만 깨달으면 되는 것이다. 이것이 대승불교가 지향(志向)하는 바다.
2) 의지할 바의 몸을 말하다
菩薩現身作國王하야 於世位中最無等이라
福德威光勝一切하야 普爲群萌興利益이로다
보살이 몸을 나타내어 국왕이 되시니
세간의 지위에선 가장 높아 짝할 이 없고
복덕과 위엄과 광명이 모든 이를 능가하여
널리 중생들을 위해서 이익을 짓도다.
▶강설 ; 사람들의 피폐한 삶을 불쌍하게 생각하는 보살은 한 나라의 국왕이 되어 마음껏 보시를 행하고 싶어 한다. 또 많은 사람들에게 이익이 되는 법을 세워 국가의 제도로서 구제하고 싶어진다. 비록 독재자의 소리를 듣더라도 모든 국민들을 정직하고 편안하게 살도록 가르치고 싶어진다. 이것이 보살의 중생을 위한 간절한 염원이다.
其心淸淨無染着하야 於世自在咸遵敬이라
弘宣正法以訓人하야 普使衆生獲安隱이로다
그 마음 청정하여 물들지 않고
세상에 자재하여 모두 다 공경하며
바른 법을 선전하여 가르치시니
널리 중생들로 하여금 안락을 얻게 하도다.
▶강설 ; 모든 존재의 본성은 공성이며 그 공성에서 무한한 공덕이 가득히 쌓여 있어서 필요에 따라 한없이 쏟아진다는 바른 이치를 가르친다. 즉 풍부하기에는 만덕을 갖추었고[富有萬德] 텅 비어 없기로는 먼지 하나 없는[蕩無纖塵] 이치로서 중생들을 널리 안락하게 한다.
現生貴族昇王位하야 常依正敎轉法輪하니
稟性仁慈無毒虐이라 十方敬仰皆從化로다
귀족 중에 태어나 왕위에 오르시고
항상 바른 교법을 의지해 법륜을 굴리어
성품이 인자하고 해독(害毒)이 없으니
시방 중생이 우러러 교화를 따르도다.
▶강설 ; 보살이 중생을 구제하려는 서원의 힘으로 한 나라의 제왕이 되고, 그 제왕은 항상 정법으로 법륜을 굴리며, 성품은 인자하여 남을 해롭게 하려는 악하거나 독한 마음은 전혀 없다. 그래서 만 중생들은 우러러 그의 교화를 따르는 것을 상상해 보자.
智慧分別常明了하고 色相才能皆具足이라
臨馭率土靡不從하니 摧伏魔軍悉令盡이로다
지혜로운 분별이 항상 명료하며
몸매와 재능이 모두 구족해
온 나라를 통치하니 모두 다 복종하여
마군을 쳐부수어 남김 없도다.
▶강설 ; 한 나라의 군주가 이와 같은 인품을 갖추고 나라를 통치한다면 복종하지 않을 백성이 어디에 있겠는가. 그렇다면 일본의 정치인들도 북한의 정치인들도 모두 감동하여 따르고 귀순할 것이다. 얼마나 기대되는 꿈인가.
堅持淨戒無違犯하며 決志堪忍不動搖하며
永願蠲除忿恚心하고 常樂修行諸佛法이로다
계율을 굳게 지키어 범하지 않고
결정한 뜻 참고 참아 흔들리지 않으며
성내고 분한 마음 영원히 없애고
모든 불법 수행하기 항상 즐기도다.
▶강설 ; 위에서부터 여기까지 제왕이 된 보살의 인품을 더욱 부연하여 설명하였다. 한 나라를 다스리는 제왕의 사람됨이 이와 같다고 상상만 해도 가슴이 뜨거워지지 않을 수 없다.
3) 상(相)을 따르는 회향을 말하다
飮食香鬘及衣服과 車騎牀褥座與燈을
菩薩悉以給濟人호대 幷及所餘無量種이로다
음식과 향과 화만(華鬘)과 의복들이며
수레와 말과 평상과 침구와 의자와 등불을
보살이 모두 다 보시하여 사람들을 구제하며
그 외에 온갖 것을 한량없이 베풀도다.
▶강설 ; 보살은 중생을 위해서 무엇이나 가리지 않고 다 나누어 준다. 음식과 향과 의복 등 중생이 필요하다면 베풀지 않는 것이 없다. 인간과 생명을 이롭게 하는 것이 불법이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진정한 불법을 수행하려면 나누고 베풀고 보시하여야 한다.
爲利益故而行施하야 令其開發廣大心호대
於尊勝處及所餘에 意皆淸淨生歡喜로다
중생을 이익케 하려고 보시를 행하며
그들에게 광대한 마음을 내게 하나니
높으신 곳이거나 다른 곳이나
생각이 청정하여 환희심을 내도다.
▶강설 ; 보살은 중생들의 이익을 위해서 넓고 큰 마음으로 높고 낮은 차별 없이 마음을 텅 비워서 보시하여 모두를 환희하게 한다.
菩薩一切皆周給하야 內外所有悉能捨하고
必使其心永淸淨하야 不令暫爾生狹劣이로다
보살이 모든 이에게 보시할 적에
안팎으로 가진 것을 모두 버리되
반드시 그 마음 항상 청정하게 하여
잠깐도 비좁고 용렬한 마음 내지 않게 하도다.
▶강설 ; 보살이 중생을 위해서 보시를 행할 때 반드시 그 마음을 청정하게 텅 비운다. 1초의 짧은 순간도 좁고 용렬한 생각을 내지 않는다. 보통의 사람들은 보시는 하되 사람을 차별하고 마음을 비우지 못한다. 주면서도 오히려 용렬한 생각을 일으킨다. 그래서 이와 같은 가르침을 억만 번이라도 반복해서 일고 또 읽으며 생각하고 또 생각해야 한다. 그것이 수행이다.
或施於頭或施眼하며 或施於手或施足하며
皮肉骨髓及餘物을 一切皆捨心無悋이로다
혹은 머리도 보시하고 혹은 눈도 빼주며
혹은 손도 주고 발도 보시하며
피부와 살과 뼈와 골수와 다른 것까지
모두 다 보시해도 인색한 마음 없도다.
▶강설 ; 보살은 중생들에게 머리, 눈, 손, 발, 피부, 살, 뼈, 골수 등 어떤 것을 주더라도 아까워하는 마음이 없다.
菩薩身居大王位하니 種族豪貴人中尊이라
開口出舌施群生호대 其心歡喜無憂戀이로다
보살의 몸이 국왕의 자리에 올라
종족도 귀하여 사람들 중에 가장 높은데
입 벌리고 혀를 내어 중생에게 보시하되
그 마음 환희하고 염려하지 않도다.
▶강설 ; 보살은 한 나라의 국왕이 되어 가장 존귀한 자리에 있더라도 혀를 뽑아 보시하며 환희한 마음뿐이다. 염려하는 생각은 눈꼽만치도 없다. 미혹하여 자기 것이라고 내려놓을 줄 모르는 중생들은 이러한 가르침을 억만 번이라도 읽어서 감동을 받아야 한다.
以彼施舌諸功德으로 廻向一切諸衆生하고
普願藉此勝因緣하야 悉得如來廣長舌이로다
저렇게 혀를 보시한 모든 공덕으로써
일체 모든 중생에게 회향하면서
이 좋은 인연으로 널리 서원하기를,
‘여래의 광장설(廣長舌)을 얻어지이다.’하느니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