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찬선의 문사철 經國富民학 14>
시청률 35.7%, 문자국민투표 773만1781건. TV조선의 <미스터트롯> 결승공연과 진선미결정에서 보여준 국민들의 반응은 역대급이었다. 코비드19 감염우려로 관중 없이 치러진 결승공연의 높은 시청률과 시스템을 혼란에 빠뜨릴 정도로 많은 문자투표 참여로 뜨거운 관심을 보여줬다. 최종 결승에 진출한 7명 가운데 진선미 등 순위를 발표하는 14일 아침부터 SNS도 ‘누가 1등을 차지할 것인가’에 대한 찬반글로 북적됐다.
우승상금 1억원과 프리미엄 SUV, 안마의자 및 조영수 작곡가의 신곡 등을 모두 차지하는 최종 1위, 진(眞)은 임영웅에게 돌아갔다. 결승 경연 중간점수에서 2위였던 그는 문자국민투표에서 압도적인 지지를 받아 역전승했다. “결승전 생방송 날이 아버지 기일이었다. 엄마 혼자 남겨 두고 미안하다고, (아버지가) 선물을 준 것”이라고 우승소감을 밝혔다. 지켜봤던 많은 사람들의 눈물샘이 솟았다.
◆코비드19 두려움에서 잠시 벗어난 <미스터트롯>
경자년이 시작되고 한국은 코비드19에 대한 불안에 휩싸였다. 2019년 하반기에 불거졌던 ‘한일무역전쟁-기해왜란’도 언제 터질지 모르는 시한폭탄처럼 초침이 째깍거릴 때였다. 이런 안타까운 현실에서 ‘노방’이 국민들의 마음을 다독거렸다. 노방은 노래방송을 줄인 말로 먹방(먹는 방송)을 빗대 붙인 말이다. 노방은 송해가 진행하는 KBS의 전국노래자랑이 뿌리다. 1980년 11월9일 처음 방송된 뒤 20년 째 이어지며, 매주 일요일 낮을 흥겹게 한다. 뜨거운 현장참여와 높은 시청률을 유지하는 장수프로그램이다. 유치원과 초등학교를 다니는 어린이부터 80, 90대 어르신까지 남녀노소는 물론 다문화가족까지 출연해 노래와 춤으로 자신들만의 멋진 끼를 보여준다.
노래자랑이 아마추어들의 한바탕 놀이마당이라면 2019년에 종편에서 본격적으로 선보인 노방은 프로들의 향연이라고 할 수 있다. TV조선이 ‘미스트롯’으로 노방의 불을 질렀다. 100명의 예선 참가자를 모집하는데 1만2000여명이 참가해 시작부터 눈길을 끌었다. 첫 오디션이 방송된 2019년 2월28일 평균시청률이 5.9%나 됐다. 석 달 뒤인 5월2일에 방송된 결승전 시청률은 16.6%으로 올랐다. 우승자는 상금 3000만원에 행사 출연 100회 이상 보장 등의 상품을 받았다.
미스트롯의 성공을 본 MBN은 보이스퀸 프로그램을 만들었다. 2019년 11월21일에 첫 방송한 보이스퀸은 80명이 참여해 1~4라운드와 준결승을 거쳐 7명이 결승전에서 맞붙었다. 2000년 1월23일 치러진 결승전에서 최고 시청률은 12.7%를 기록했다. 싱글맘 정수연이 우승을 차지하면서 5000만원의 상금을 받으며 6개월 동안의 막을 내렸다.
미스트롯과 보이스퀸에서 시청자들의 뜨거운 관심을 확인한 TV조선은 2020년 새해부터 미스터트롯을 시작했다. 미스트롯과 보이스퀸, 미스터트롯은 전국노래자랑과 대한가요제 및 강변가요제를 창조적으로 융합한 ‘노방’이라고 할 수 있다. 아마추어의 잔치인 노래자랑은 풋풋한 삶의 맛을 흠뻑 느낄 수 있다. 대학가요제(1977~2012년)와 강변가요제(1979~2001년)는 대학생과 젊은이들의 경연이다. 순수 창작곡을 갖고 나와 실력을 겨룬다. 이선희와 심수봉 같은 가수를 배출했다.
◆일본을 확실히 이긴 ‘노방’
‘노방’은 상당한 실력의 아마추어와 (준)프로들이 함께 참여한다. 현역 가수 못지않은 실력파들의 가창력을 확인할 수 있다. 미스터트롯에서 2위인 선(善)을 차지한 영탁은 데뷔한 지 15년 되는 현역가수다. 열네 살의 정동원은 매회 시청자들의 가슴을 울리며 결승까지 올랐다. 보이스퀸은 주부로 한정해 경력단절 여성들의 좌절된 꿈을 되살렸다는 평가를 받았다.
‘노방’은 노래를 좋아하는 배달민족의 특성을 살린 프로그램이다. 일본은 절대 따라올 수 없는 한류(韓流)의 저수지라고 할 수 있다. 노방은 한국이 일본에서 도입한 것 가운데 일본을 확실히 제겼다고 할 수 있는 분야 가운데 하나다. 가히 ‘노방 전성시대’라고 할만하다.
노방은 BTS를 이어 한류를 이끌어갈 다음세대를 키워내는 역할을 한다는 점은 매우 긍정적이다. 21세기의 부가가치는 공장에서 만들어 내는 상품은 물론 사람들의 공감을 이끌어 내는 문화에서 만들어진다는 점에서다. 노방에서 발산되는 끼는 세계무대에서 경쟁할 수 있다는 꿈을 심어준다. 꿈이 있으면 희망사항을 현실로 만들어 내는 깡도 생긴다.
그럼에도 노방에서 갖는 아쉬움과 안타까움은 적지 않다. 한국이 갖고 있는 여러 잠재력을 계발하는 데 가요에만 너무 쏠리고 있는 것 아닌가 하는 점에서다. ‘기해왜란’으로 삐걱대고 있는 한일관계는 코비드19 대응을 놓고 다시 한 번 충돌하고 있다. 일본이 ‘사전 협의나 통보 없이’ 일방적으로 한국인에 대한 입국을 제한한다고 발표했다. 한국도 상응 조치로 일본인의 한국입국을 제한하고 있다.
◆‘생방’으로 21세기형 창조적 인간 키워야
요즘 ‘사회적 거리 두기’가 한창이다. 사회적 거래는 친밀감이나 적대감 같은 인간감정을 도입해 개인과 개인, 개인과 집단, 집단과 집단 사이의 친근성 정도를 나타내기 위해 사용됐다. 코비드19를 퇴치하기 위해 가급적 만나지 말고 거리를 두자는 운동이다. 다만 물리적으로 거리를 두되 심리적, 경제적 친밀성은 유지해야 한다는 측면에서 ‘물리적 거리 두기’라는 말을 쓰는 게 낫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코비드19도 두렵지만 더 무서운 것은 따로 있다. 일용직 근로자와 자영업자들의 생계기반이 무너지고, 수출입기업들의 교역관계가 위협받고 있는 것이 더 큰 위험이다. 그런데도 정치인들의 관심은 한 달도 채 남지 않은 총선에만 쏠려있다. 국민들의 안전한 삶을 꾸리는 민생보다는 표밭 일구기가 그들에게는 발등의 불이다.
총선 이후는 전보다 더 힘들 것이란 우려가 적지 않다. 표를 얻기 위해 총선 전까지 각종 선심성 정책이 펼쳐질 것으로 예상되는데, 그것이 총선 뒤의 경제 운용에 상당한 부담이 될 것이란 걱정이다. 코비드19(우한폐렴) 한일무역전쟁 북한핵문제 글로벌경제부진 등 4각 파도에 직면한 한국 경제를 구원할 수 있는 것은 ‘일본에 대한 기술의존을 얼마나 벗어날 수 있는가’일 것이다. 기술의존에서 탈피하려면 우리가 일본인들과의 지력(知力)경쟁에서 이겨야 한다. 노방뿐만 아니라 ‘생방(생각방송)’이 활성화돼 우리들끼리 지력을 겨뤄 세계적 수준으로 이끄는 일, 그것이 정치권에서 풀지 못하는 과제를 해결하는 길이다.
노방이 일단락됐다. ‘이젠 무슨 재미로 살까’하는 한숨소리가 여기저기서 들린다. 그 허전함을 생방으로 채우면 좋겠다. 먹방과 노방을 이은 생방으로 코비드19로 위축된 경제 사회 문화 정치의 활력을 불어넣어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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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신천지발 대구페렴의 폭발적인 전국적인 지역적인 확산 과 우리 한국 사회의 패륜의 정도와 사회적 낙인찍기의 최강을 보여준 조주빈의 n번방 사건 집단 과더불어 트로트 음악의 과도한 집중등은 우리사회의 인문학적 역량의 빈천함과 물신숭배의 극참을 보여주는것이라 나름 생각하면서 이3가지 사태에 대한 일부 구성원들의 반응과 발언들을 보게되면 실망을 넘어 절망감을 느낍니다 불인인지심인 양지조차 왜곡되는데 양능이 가능하겠읍니까 3 8 목덕인 측은지심이 선지장야라는 것을 망각한 세상이 갈곳은 정해져있읍니다 호리지차 천리지유란 말이 있읍니다 물유본말 사유종시 지소선후가 되지않는 논리의 전개의결과 일부를 기해년과 경
보게됩니다 이런 상처와 아픔을 딛고 공동체적 선과 인륜이 우리의 전통윤리가 회복 되어가는 과도기적 현상이라 스스로에게 격려해봅니다 글 잘읽었으니다
좋은 말씀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