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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례자(해설, 독서, 복사) 교육
1. 해설자
① 미사 해설자의 임무와 자세
② 해설자의 복장
③ 해설자의 임무
④ 해설자들의 화합
2. 독서자
① 독서자의 임무와 자세
② 세계 최초의 독서자
③ 성서는 다른 문화권의 소산
④ 독서대는 말씀의 식탁
⑤ 독서자의 자격과 임무
⑥ 독서자 교육
3. 복사
① 제단의 봉사자인 복사
② 복사의 기원
③ 소녀 복사의 허용
④ 복사는 전례직무를 수행한다
⑤ 복사의 기본임무
⑥ 복사석과 의복
⑦ 어른도 복사할 수 있다
⑧ 제단의 봉사자인 복사
⑨ 십자가를 든 복사
⑩ 촛불 복사
⑪ 향불 복사
⑫ 미사책 복사
⑬ 봉헌 때 돕는 복사
⑭ 종치는 복사
⑮ 평화의 인사를 전하는 복사
1. 해설자
① 미사 해설자의 임무와 자세
“지금으로부터 OO회의를 시작하겠습니다.”라고 일반회합의 사회자는 개회식을 선언하고 회의를 진행한다. 그런데 교회에서는 해설자가 “친애하는 형제자매 여러분, 지난 한 주간 동안 모두 안녕하셨습니까? 오늘은 OO주일입니다. 입당성가는 OO번입니다.”라고 설명한다.
교회에는 ‘사회자’ 대신 ‘해설자’라고 하는 이유는 미사를 집전하는 사제가 따로 있기 때문이다. 사제에게 속한 성찬의 전례 기도문은 미사의 중심을 이루고, 본기도와 봉헌기도, 영성체 후 기도는 그리스도를 대신하는 사제가 집회를 사회하면서 모든 교우들과 참석자들의 이름으로 하느님께 드리는 것이다. 그래서 ‘사회자의 기도’라고도 칭한다.
해설자는 다만 미사 진행 순서에 따라 참여의 정신을 일깨워 주고 그 날 축제의 의미와 깊이를 이해하도록 도와준다.
요즈음 대부분의 성당에는 제대의 한 쪽에 해설자석이 마련되어 있고 또 거의 모든 미사 즉 주일과 평일 미사에 해설자가 나와서 돕고 있다. 이 해설자에게 일부 교구 또는 본당에서는 주송자(主頌者)란 칭호를 붙여주고 있는데, 이 두 명칭이 서로 어떻게 구별되는지 잠깐 살펴보겠다. 주송(主頌)이란 단어는 최근에 나온 생소한 용어이다.
송(頌)은 ‘기리다’, ‘칭송하다’라는 뜻이다. 한마디로 찬미다. 이 찬미기도가 미사 중에 자주 나온다. 즉 입당송, 대영광송, 화답송, 연송, 영성체송 등이다. 이 기도문은 송시(頌時) 또는 송가(頌歌) 형식으로 되어 있다. 그래서 당일 미사에 제시된 이 기도를 주례사제대신 그대로 읽거나 노래하는 삶을 주송자라 한 것으로 본다. (물론 이 주송자가 미사의 해설까지 담당할 때 주송자란 칭호를 붙여도 좋겠지만 해설만 하고 시편 송가를 못한다면 주송자라 할 수 없을 것이다.) 본당 실정에 따라 역할을 분배함은 더 좋은 방법일 것이다. 어떤 본당에서는 전례 교육을 받은 부부가 해설자석에 나와 해설과 주송을 맡고 있는데 권장 할 만한 일이라고 본다. 반면에 해설이 필요없는 미사(가령 단체미사), 해설자를 원치 않는 교회나 사제도 있다. 서구에서는 신자들이 미사 순서를 다 알고 있으므로 해설자가 따로 필요없다. 그러나 우리의 경우 해설자는 주례 사제와 더불어 사전에 준비화합을 가져야 한다.
② 해설자의 복장
해설자는 신자 공동체 앞에서 미사 전례를 소개하고 인도하기 때문에 모든 사람의 시선을 받게 된다. 그런데 제단에 사복을 입은 사람이 올라가는 것은 아무래도 신자들 눈에 거슬린다. 성가대원들이 제단에 설 때 제복을 입듯이 해설자도 예복(장백의 같은 전례 의복)을 착용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이 의복을 통하여 사제나 복사와 마찬가지로 전례 행위가 그리스도와 교회의 사업이며 공공 성격을 띠고 있음을 드러낸다.
③ 해설자의 임무
해설자는 미사 전례 전체의 소개자이다. 말씀 전례와 성찬 전례 중 하느님과 인간의 만남을 유도하고 소개한다. 하느님의 말씀을 해설하며 인간의 원의를 대독하고 모두가 한마음 한뜻이 되도록 한다. 따라서 해설자는 주례사제, 복사, 성가대, 독서자, 신자 공동체가 할 일을 미리 알리며 예절을 진행하는 중대한 임무를 가지고 있다.
미사 해설자의 역할과 임무는 중요하지만 사제가 그리스도를 대신하여 집회를 주재하기 때문에 해설자가 있는지 없는지 모를 정도로 수행하여야 한다. 해설자가 서툴면 전례의 분위기가 흐트러지고, 반면 너무 수다스럽고 장황해도 미사의 중심을 잃어버리게 된다.
해설자는 미사 시작 전에 인사말, 축일의 정신, 미사 지향을 소개한다. 입당성가 번호를 알리고 합창단이 없으면 선창한다. 그리고 본기도, 독서, 복음의 해설을 하고 앉을 때와 일어설 때, 또는 무릎을 꿇을 때를 구별하여 알려준다.
해설자의 태도는 책을 보고 읽어주는 방식이 아니라, 미리 생각해 보고 내용을 모두 아는 사람이 처음 듣는 사람에게 알려주는 것처럼 친절한 안내인다워야 한다.
· 해설자는 복사의 일도 한다 : 해설자는 사제, 독서자, 시편 주송자, 성가대, 복사들이 해온 임무 중 일부를 위임받아 미사 전체를 처음부터 끝까지 당일의 축제 정신에 맞게 이끌어 간다. 사제의 많은 임무가 해설자에게 위임되었다. 따라서 해설자는 주례사제의 예절 진행을 주시하고 마음으로 일치하며 독서자나 주송자, 복사가 없을 때 대행할 준비도 해야 한다.
· 성가와 화답송을 선창 : 화답송은 원래 층계에서 시편을 노래로 하거나 낭독하였기 때문에 층계송 그리고 응답한다는 뜻으로 응송이라 하였으나 최근에 화답송이라고 바꾸었다. 신자들이 독서의 말씀을 묵항하도록 하려고 아름다운 목소리를 가진 시편 독창자가 따로 이 화답송을 노래하였다. 지금도 대축일이 되면 합창단에서 따로 화답송을 합창한다. 해설자가 독창까지 할 수 있다면 금상첨화이다. 독서 후에는 원칙적으로 화답송을 주송자가 읽고 후렴을 신자들이 합송한다.(200주년 사목회의 의안 ‘전례’ 31항 참조). 미사 중에 해설자는 여러 성가 번호를 순서에 따라 알려주고 선창해야 할 것이다.
· 미사의 영성과 침묵을 알고 있어야 : 미사 규정 밖의 덧붙인 말이나 노래는 오히려 미사를 그르치고 혼란스럽게 할수 있다. 미사의 진행과정 중 침묵도 미사 봉헌의 한 부분이다. 말씀과 노래와 침묵의 상호조화 속에서 미사의 은총과 영성을 체험할 수 있다. 가령 ‘기도합시다’ 다음의 침묵은 자기 반성이고, 독서와 강론 끝의 침묵은 들은 바의 묵상이며, 영성체 다음의 침묵은 하느님을 마음 속으로 찬미하는 뜻이다.
④ 해설자들의 회합
주일미사 또는 평일 미사의 해설자가 일정한 직무를 수행하는 본당에서는 매주 또는 매월 한 번씩 해설자들의 모임을 가질 것이다. 해설자들은 본당 신부나 전례 책임자와 함께 해설자의 공통적인 임무에 대하여 논의하고 통일성을 갖추며 서로 관심을 가지고 이야기를 나누도록 한다.
a. 미사 전례를 연구하라. 해당 주일의 미사 전체 내용과 특히 특수 축일, 그리고 대림시기나 사순시기에는 전반적인 절기의 사상을 연구하고 전달할 수 있어야 한다.
b. 충분히 연습하라. 말소리가 떨리거나 더듬거리는 사람, 발음이 나쁜 사람은 해설자석에 올라가지 말고 더 연습해야할 것이다.
c. 자신을 가져라. 마치 모든 것을 다 아는 사람처럼 설명하고, 읽고, 지시하라. 그래서 사전 준비가 필요하다.
d. 불필요한 행동을 삼가라. 해설자의 앞에는 많은 신자들이 이싿. 일거일동이 눈에 띈다. 몸짓, 기침소리, 손발의 움직임이 불안정하면 신자들에게 불안감을 준다.
e. 다른 해설자의 말과 태도를 유심히 보라. 잘못은 알려주고 자기 자신도 잘못하지 않도록 배울 것이다.
2. 독서자
어떤 독서자가 사순 제 1주일 미사의 독서 낭독을 위임받았다. 그는 전에도 몇 차례 독서대에 서 본 일이 있었다. 일반적으로 고등학교 졸업자 이상이면 말씀 전례 중 제 1독서나 제 2독서를 낭독하는 데에 큰 어려움이 없다고 생각하였다. 독서대에 올라가기 전에 한차례 눈으로 읽는 묵독을 하였다. 이것이 과연 독서자의 올바른 태도인가?
① 세계 최초의 독서자
구약성서에서 느헤미야 8장을 예로 들어보자. 이스라엘 백성은 각 성읍에서 살다가 칠월이 되자 말귀를
알아들을 만한 사람은 남녀노소 가리지 않고 모두 광장에 모였다. 에즈라가 법전을 가지고 나타나 사람들에게 들려주었다. “에즈라가 높으신 하느님 야훼를 칭송하자 온 백성도 손을 쳐들고 ‘아멘 아멘’ 하고 응답하여 무릎을 꿇고 땅에 엎드려 야훼를 예배하였다. 에즈라는 백성들이 알아듣고 깨칠 수 있도록 하느님의 법전을 읽으며 풀이하여 주었다.”
이것이 최초의 말씀 전례일 것이다. 백성은 “법전의 한마디 한마디를 들으면서 울었다.”고 하였다. 반면 에즈라는 백성을 진정시켰다.
문장은 하나의 상징이요 죽어있는 글자의 모임이다. 모세 법전도 상징적 문자를 되어 있지만 에즈라가 읽어 나갈 때에 모든 사람의 심금을 울리는 공감대가 생겼다. 그래서 손을 쳐들고 “아멘”을 외치거나 울기도 하였다.
② 성서는 다른 문화권의 소산
문화권이 다른 사람들은 서로 자기의 사고 유형이나 가치관, 언어, 자기 개념, 관을 기초로 표현하기 때문에 오해와 갈등을 초래할 수 있다.
고대 중동 국가의 산물은 성서는 우리 문화권과는 전혀 다른 상황에서 기록되었다. 그래서 독서자는 우선 본문의 세계에 익숙해야 한다. 지리 역사 인물을 알아보고, 지명 인명 기타 고유명사에 대하여 성서 사전이나 지도에서 찾아보아야 한다. 또한 미사 독서 낭독자는 말씀 전례를 전체적으로 파악해야 한다. 독서와 복음의 상관관계, 제시하고자 하는 하느님 말씀의 참뜻을 깨달아야 할 것이다.
글은 말하여진 단어의 나열이다. 따라서 글로 쓰여진 성서는 말 못하는 벙어리이다. 독서자는 성서 본문을 정독, 분석하여 ‘어떻게 말할까’를 배워야 한다. 저자의 사상, 느낌, 말하고자 원한 것을 말하게 하는 연출자가 되어야 한다.
③ 독서대는 말씀의 식탁
전례헌장 7항에 보면 “교회에서 성서를 읽을 때 말씀하시는 이는 그리스도 자신이시다.”라고 하였다. 또 “그리스도께서는 교회 안에 특별히 전례행사 안에 항상 현존하신다.”고 강조하였다. 그러므로 미사나 축제행사 중 ‘하느님 말씀의 풍부한 식탁’(전례헌장 51항)을 마련하고 성서의 보고를 널리 개방하며 심화해야 할 것이다.
신자들은 천주의 말씀으로 육성되고 성체의 식탁에서 보양된다. 따라서 독서대는 말씀을 선포하는 장소이기에 미사 중 신자들의 시선이 집중되고 잘 들을 수 있도록 꾸며져 있다. 독서대는 공식적 봉독장소로 제대 다음으로 중요하다. 따라서 고상하고 튼튼한 재료를 사용하여 품위있게 설치, 고정시킬수록 좋다. 여기서 성서봉독, 화답송, 강론, 보편 지향 기도, 부활 찬송을 한다. 지휘나 해설은 하지 못한다.
④ 독서자의 자격과 임무
유다인들의 예배에서 어른들은 성서를 낭독하였다.(루가 4,16-18 참조). 이같은 성서봉독은 초기 교회에서도 계속되다가 점차 성직자에게 위임되고 10세기 이후부터는 사제 서품의 하급단계 품으로서 독서직이 수여되었다. 1972년부터 하급품이 없어지고 옛 평신도 독서직이 부활되었다. 우리 나라도 200주년 기념 사목회의 의안 중 전례(32항)에서 “독서를 봉독하는 평신도들을 교육시켜서 하느님 말씀을 경건하게 선포할 수 있도록 해야한다.”고 하였다.
독서자는 남녀 구별 없이 미사에 참여하는 사람들 중에서 선택된 특별한 위임자이며 성직자와 함께 ‘참된 전례 직무’(전례헌장 29항)를 수행한다. 독서자의 능력은 근본적으로 교회의 한 회원이 되는 성사(성체성사)를 통하여 받는다.
독서자는 낭독만 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교회의 선교 임무에 참여한다. 믿음 속의 임무 수행이다. 따라서 하느님 성령께 자신을 열어놓고 그 말씀을 받아 간직하며 생활 속에서 증거해야 한다. 그러므로 독서자는 그리스도를 위한 증인이고, 그 말씀은 동시에 그리스도로 채워져야 한다.
일반적으로 독서자는 신자석이나 제단 옆 의자에 앉아있다가 때가 되면 독서대 앞으로 나온다. 가능하면 전례의복도 입는다. 독서자가 제대 정면의 중앙통로를 가로질러 건너갈 때에는 제대 앞에서 절하고 제대 위에 올라서면 먼저 주례사제에게 인사한다. 가끔 인사를 감실, 제대, 사제 중 어디에 하느냐고 의문을 갖는데, 독서와 부제의 복음낭독은 주례사제의 위임사항이므로 인사를 통하여 성서 봉독을 수락하는 것이다. 읽어야 할 독서가 여럿인 경우에는 여러 독서자가 담당하는 것이 좋다.
⑤ 독서자 교육
말씀의 식탁에 대한 임무는 특정한 전제조건과 몇 가지 요구가 채워질 때에 성취될 수 있다. 그래서 독서자 교육은 불가피하다. 준비는 두 가지로 구분할 수 있다. 즉 영성적 준비(묵상, 이해, 확신)와 기술적 준비(발음, 속도, 음정, 마이크 사용 등)이다.
a. 독서자는 미사 전례 성서의 순서와 배열을 잘 알아야 한다.
적어도 가, 나, 다 해의 주일과 축일 독서, 평일과 성인 축일의 미사 전례 성서의 순서를 알고 있어야 한다. 내용은 본문 그대로 읽고 첨삭하지 말아야 한다.
b. 독서자가 연구할 성서내용 중에는 여러 가지가 있다. 즉 역사서간 예언 시 그리고 여러 가지 화법 서술 문장 고백 이야기 사건 비유 등이다.
c. 독서자는 항상 듣는 사람편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 즉 듣는 사람 중심으로 읽어야 한다. 말과 시선과 행동의 기술을 통하여 듣는 사람과 어떤 접촉을 하고 상통하여야 한다. 공동 봉독은 전통적인 가르침이 아니다. 따라서 듣는 이의 자세도 방심, 분심, 무성의, 무의미한 응답이 없도록 교육되어야 한다.
d. 마이크의 성능을 알아야 한다(20~30cm의 간격 유지). 크지 않은 소리로 분명하고 조리있게 마이크를 잡고 바로 말하여야 한다.
e. 준비가 필요하다. 집에서 큰소리로 읽어보아야 한다. 문장을 관찰하여 자기 말처럼 숙달해야 한다. 읽으면서 생각하라. 내가 이해 못하는 것을 남에게 이해시킬 수는 없다.
f. 녹음기나 카세트를 사용하여 조절한다. 말의 속도, 쉼, 강도, 고저, 구독법, 리듬, 숨억약, 문장의 멜로디, 대화체 등을 고려하여 바로 잡는다.
g. 너무 자주 강조하지 말라. 중심이 되는 말만 한 번 강조한다. 형용사, 부정 그리고 문장의 끝은 대개 강조하지 않는다. 문맥의 관계를 주시하라.
h. 중요한 대목 앞에서 잠깐 쉼은 긴장감을 준다. “... 의 말씀입니다.”(저자명과 책명)라고 한 후 잠깐 쉰다. 장절, 제목 등은 낭독할 필요가 없다.
i. 독서 수락의 표시로 주례사제에게 목례를 하고 조용히 독서대로 간다. 모든 이가 앉아 조용해 질 때까지 기다린다. 숨을 가다듬고 천천히 읽기 시작한다.
j. 끝날 때엔 조용한 소리로 마친다. 잠깐의 침묵이 흐른 다음 신자들의 응답이나 성가가 이어지도록 한다. 독서대를 떠나기 전에 주례사제에게 다시 한번 목례를 하고 자기 자리로 간다.
3. 복사
미사는 전례 거행 중에 복사들이 행할 임무와 자세에 관하여 앞에서는 일반적인 것을, 뒤에서는 구체적인 것을 이루고자 한다.
① 복사의 기원
일반적으로 미사 때 사제를 돕기 위하여 봉사하는 어린이들을 복사(服事)라 하며 보미사라고도 불렀다.(라틴어의 ministrantes에서 유래함). 복사는 9세기경 사사로운 미사에서 그 기원을 찾을 수 있다. 당시 수도원 교회에서는 수사신부들의 수가 많았기 때문에 중앙 제대뿐 아니라 측면에 세워진 여러 작은 제대에서도 성찬 전례를 집전하였다.
공동체 미사 중에서 성가대원, 오르간 반주자, 독서자 등이 각각 예절을 분담하였고, 측면 제대에서는 단 한 사람 조력자가 사제를 도와야 했다. 이러한 사적(私的)인 미사는 후에 공동체 미사로 병합되고, 미사 중 세분화된 여러 협조자들은 한 사람 또는 소수의 제대 봉사자(복사)로 줄어들었다. 우리 나라 초대교회에서는 복사가 미사 보조뿐만 아니라 외국 선교사의 길 안내, 통역, 허드렛일까지 도맡아 행하였다.
복사들이 주로 소년들 중에서 선발된 것은 역사적인 근거를 갖고 있다. 즉 청소년들은 맨 먼저 독서자로 선정되었다. 그들은 큰 목소리로 대성당 안의 모든 신자들이 잘 알아들을 수 있도록 성서를 낭독하였다. 이들을 양성하기 위하여 주로 당시의 주교관이 이용되었다.
최근의 전례개혁에서는 원래의 공동체 미사 형식을 다시 살려 한둘의 복사만이 아닌 다수의 복사들이 협조하도록 되어있다. 즉 “독서자, 성가 선창자, 하나 또는 여러 명의 복사가 함께 전례를 거행하는 것이 일반적이다.”고 미사 경본 총지침서에 제시하고 있다. 원래의 형식으로 복귀한다고 하여 복사의 임무가 많이 면제된다는 뜻이 아니라 협조자의 수나 방법은 옛날과 마찬가지로 복사로서의 봉사이며 이 봉사는 사목상으로 보아 옛날보다 더 중요한 사명을 띤다.
② 소녀 복사의 허용
교황청은 지난 94년 3월, 미사의 복사를 소녀들에게도 공식 허용한다고 발표했다. 교황은 지방 주교회의 대표들에게 보낸 서한에서 이 같은 결정을 통보하였다.
이로써 지금까지 남성들의 전유물처럼 여겨왔던 미사 복사가 여성들에게도 정식으로 허용됨으로써 실로 오랜만에 교회 내 남녀평등의 한 실례를 목격하게 되었다.
이들 소녀 (또는 부인들) 복사가 지금까지는 신자들 눈에 생소하고 다소 어색하게도 비쳐졌으나 이제부터는 복사 자신들도 떳떳하고 신자들의 인식도 달리지리라 여겨진다.
교황청은 소녀 복사를 허용하면서 “이번 결정이 사제임명과 아무 관련이 없는 교리상의 문제이며 이를 여성사제 서품을 위한 예비조치로 해석하는 것은 잘못”이라는 논평을 달았다. 곧 소녀 복사 허용이 여성사제 서품의 예고나 그것과는 아무런 연관이 없다는 사실을 명백히 밝힌 것이다.
③ 복사는 전례직무를 수행한다
전례(典禮)는 인간의 성화와 하느님 흠숭을 위한 대사제 그리스도와 그 교회의 공동행위이다. 이러한 공동체 행위에의 참여자는 관람객이 아니라 전례적인 임무를 수행하는 사람들의 모임이다. 즉 미사에 참여한 모든 사람들은 사제직을 공동 수행하는 것이다. 이러한 관점에서 복사들도 다른 참여자와 마찬가지로 참된 전례직무를 수행한다. (전례헌장 29항 참조). 복사들이 미사 전례를 사제와 함께 공동집행한다는 것은 신부의 할 일을 한두 가지 위임받았다는 뜻에서가 아니고, 성세와 견진을 받은 신자로서 권리와 의무에 따라 전례 직무를 공동수행하는 것이다.
복사의 독특한 임무는 여러 가지 협력의 세분화에서도 나타난다. 예를 들면 빵과 포도주를 봉헌하거나 성가와 기도를 함께 하거나 행렬 때에 십자가를 들고 선두에 선다. 향을 드릴 때는 복사가 신자들에게도 분향하며 평화의 인사를 전하기도 한다.
이렇게 복사는 사제만을 돕는 것이 아니고 동공체와 긴밀한 관계를 유지하기도 한다.
④ 복사의 기본임무
미사와 관련된 복사의 여러 가지 활동 중에서 가장 기본적인 자세는 무엇보다도 먼저 그리스도의 희생제사에 참여함이다. “미사 봉헌에서 신자들은 거룩한 공동체요, 하느님이 선정한 백성이며 왕다운 사제들이다. 그래서 하느님께 감사드리고 희생제물을 바치는 것은 다만 성직자의 손으로만이 아니라 전 신자와 함께 공동으로 봉헌할 줄을 알게 된다.”(미사경본 총지침. 62항)
복사는 비록 제대 주변에서 봉사할지라도 우선 자신을 봉헌하고 기도하며 노래하는 공동체의 일원이다. 제대 중심의 복사 역할은 모든 신자들이 제사를 봉헌하는 사제직인 봉사의 확대요 연장이다. 따라서 복사를 선정할 때에는 봉사정신이 있고 첫영성체를 한 어린이를 뽑아야 할 것이다.
⑤ 복사석과 의복
복사들은 어디에 자리를 잡으며 제대 복사의 좌석은 어디인지 문제가 될 수 있다. 복사의 자리가 사제의 옆이라는 생각은 꼭 맞는 해답이 될 수 없다. 즉 사제석은 사제의 지도적인 직무를 드러내도록 하고, 복사들은 다만 복사들이 ‘쉴 곳’을 제공한다고 볼 수 있다. 그래서 복사들 좌석은 미사에 필요한 성물상자의 주변에 있는 게 더욱더 적합할 것이다. 그래서 미사 전례서 총지침(271항)은 다음과 같이 설명하고 있다. “특별한 직무를 수행하는 복사들의 좌석은 제단 주위의 적합한 장소에 두어야 자신의 직무를 어렵지 않게 수행할 수 있을 것이다.”
복사들의 복장에 대해서도 다음과 같은 설명이 있다. “복사직의 다양함은 여러 가지 다른 의복을 통하여 분명하게 된다. 의복은 특별한 직무를 행하는 사람들의 기능을 드러내고 있다. 의복의 종류에 따라서 공동체는 여러 직무와 미사의 순서, 공동체 형성을 식별하게 된다.”(미사전례서 총지침, 297항 참조). 그 밖에도 전례의복은 전례 행위가 그리스도와 교회의 사업임을 특징짓고 있다. 즉 특수의복은 전례의 공공성격을 뚜렷하게 표현한다. 복사들이 입는 옷은 주로 장백의와 중백의이다. 실상 허리를 매는 끈이 달린 장백의가 근원적인 의복이라 할 수 있다.
⑥ 어른도 복사할 수 있다
복사라 하면 어린이나 젊은이들을 연상케 되고 신부를 동반하여 제단에서 특정한 일을 수행한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복사직무는 어른들을 제외시키는 것이 아니다. 더구나 제대 위에서 미사를 공동봉헌 한다는 것은 보통 참여자들 이상의 역할이다. 그러기에 교회는 모든 신자가 미사 중 한 가지 특수한 직무를 수행할 태세를 갖추도록 하고 있다. “신자들은 누구나 축제행사에서 특별한 직무를 위탁받으면 기꺼이 봉사하도록 할 것이다.”(미사 전례서 총 지침, 62항)
⑦ 제단의 봉사자인 복사
복사의 행동과 동작과 태도는 미사에 참여한 신자 공동체의 표징이며, 전체가 주님께 봉사하고 주님의 만찬에 초대되었음을 드러낸다. 촛불을 밝히며 향을 드림은 축제의 기쁨과 명절의 흥을 돋구는 것이지만 마지막에는 주님 앞에 나서는 인간현실의 상연(上演)이다. 불빛과 색깔과 형태와 움직임은 아늑한 미사 분위기를 고양하고 뜻깊은 체험을 유도한다.
복사들이 축제예절 속에서 하느님과 인간 사이의 표징과 증인이 된다는 것은 옛날이나 지금이나 모두의 영광이요 책임이다. 비록 어린이들이 미사 중에 이 직무를 수행한다고 하더라도 결국 그것은 인간적인 행위가 아니라 인간구원을 위한 하느님의 배려요 작업임을 깨달아야 한다.
⑧ 십자가를 든 복사
예로부터 행렬이나 성대한 입장식을 행할 때 장대나무 끝에 꽂은 십자가를 앞에 들고 가는 것이 관례였다(기도행렬, 성체행렬 등), 교황이나 주교가 성당으로 입장할 때에도 십자가 복사는 맨 앞에 서서 나아갔다. 또한 과거의 관례에 따라 교회법규는 제대 위나 주변에 십자가를 설치하도록 하였다.
새 미사전례서는 원래의 행습을 확대시켰다. 주일과 평일의 모든 미사 입장 때 십자가를 앞세우고 가서 제대의 주변이나 적당한 장소에 세워둘 수 있게 하였다. 이 직무는 복사들 중 한 사람에게 맡겨진다. 그리고 촛불을 든 두 복사가 뒤따른다. 이러한 입장행렬은 미사 거행을 더욱 뜻깊게 해 준다. 즉 주님 스스로 그 공동체 안에서 입장하여 신자들이 주님과 더불어 죽음을 이기고 생명에로 나아간다. 장례행렬처럼 십자가 복사는 뺄 수 없는 중요한 존재가 되었다.
⑨ 촛불 복사
십자가 복사와 비슷한 의미를 주는 촛불 복사는 성대한 행렬이 있을 때 초에 불을 붙여 꽂은 촛대를 들고 간다. 아주 오래 된 이 관습은 오늘날 예절 중 제대 위나 주변에 켜 놓는 촛불로 변모하였다. 옛날 촛불 복사의 임무는 입당 행렬이 끝나면 초를 제대 주변에 올려놓고 마지막 강복 후에 다시 들고 나가는 것이었다.
새 미사경본에서 이 복사의 임무는 더욱 중요하게 되었다. 그 첫째 임무는 모든 미사의 입당식에 촛불을 들고 들어와 제대 주변 적당한 곳에 놓는 것이다. 둘째 임무는 신부나 부제가 복음성서를 낭독하기 위하여 독서대로 갈 때 수행하고, 복음낭독 중엔 옆에 서 있다가 끝나면 본래의 자리로 돌아가는 것이었다. 끝으로 촛불 복사는 모든 행렬중에 촛불을 들고 가며 특히 지극히 거룩한 성체성사의 행렬중에 빠져서는 않된다.
⑩ 향불 복사
향불과 향 그릇을 들고 주례사제를 따라 다니는 일은 복사의 전형적인 임무 중 하나였다. 미사경본에는 다름과 같은 설명이 있다.
“향은 미사 중 어느 형태로나 사용할 수 있다. 즉 입당과 미사 시작 때 제대에 분향하고, 행렬과 복음낭독 때, 봉헌 때의 제물과 제대, 그리고 사제와 공동체에 분향하며, 성체축성 후 성체와 성작에 대한 흠숭의 표시로 사용할 수 있다.”(미사전례서 총지침, 235항).
교회는 미사 이외의 다른 행사 때에도 향을 사용한다. 즉 지극히 거룩한 성체현시와 성체거동 또는 장례식, 각종 강복예절과 공동 저녁 기도 때에도 분향한다. 분향을 자주 함으로써 현시대의 징표에 둔감해진 사람들의 마음을 일깨우도록 한다.
⑪ 미사책 복사
미사 중 사제는 제대, 강론대, 좌석 등을 왕래하며 다른 장소에서 임무를 수행한다. 그 위에 임무수행을 위한 여러 전례서적, 즉 미사전례서(미사경본), 미사전례성서(미사독서), 성가집, 기도서 등을 필요로 한다. 이렇게 자리의 이동에 따라 적시에 사제가 필요로 하는 책을 전할 복사를 두게 되었다.
어떤 사제는 시작예식과 본기도를 사제석에서 행한다. 그때 복사는 옆에서 미사책을 받쳐든다. 봉헌 때에는 제대로 가져가고, 사제가 사제석에서 보편 지향 기도와 미사 끝기도를 행한다면 그때마다 필요한 책을 전달한다. 입당행렬 때 복음서를 드는 것은 부제의 일이지만 부제가 없으면 복사가 대신 할 수 있다.
⑫ 봉헌 때 돕는 복사
미사의 봉헌예절 때 없어서는 안될 복사들의 임무가 있다. 미사전례서에 보면 다음과 같은 사항이 들어있다. 제대 복사는 신자들의 기도가 끝나면 성체포, 성작수건, 성작과 미사책을 제대 위로 가져간다 여기서 빵과 포도주의 봉헌에 대하여는 언급하지 않는다. 그것은 신자들 스스로 해야 할 일이기 때문이다. "성찬에 빵과 포도주 또는 다른 제물을 가져옴으로써 신자들의 참여가 뚜렷하게 되는 것은 바람직스런 일이다." 라고 미사전례서 총지침서론에서 지적하고 있다. 그래서 빵과 포도주의 봉헌장소가 눈에 잘 띄도록 신자석에 제병을 넣는 탁자와 그릇을 마련하기도 한다.
복사는 빵과 포도주를 옮겨드리고 손 씻는 물과 수건을 가져온다. 영성체 후 성작과 빈 그릇은 원래의 자리로 가져간다.
⑬ 종치는 복사
미사 중 종치는 관습은 성당 종탑에서 울려퍼지는 종소리와 밀접한 관계를 갖고 있다. 이 두 종소리는 성무집행 중일 때 신자들의 경각심을 불러일으킨다. 종각의 종소리는 공적인 미사 시간과 사적인 기도(가령 삼종) 시간을 알려준다. 또 축제의 기쁨을 표하기도 한다.
이런 뜻으로 제단에서도 12세기경부터 종소리가 울리기 시작하였다. 당시 빵과 포도주의 성변화 후 거룩한 형상을 공경하고 신자들에게 알려주는 관습이 있었는데
이를 복사들이 종을 울리게 하는 방식으로 바꾸었다. 핵심은 성체흠숭이다. 그래서 성체강복이나 성체행렬 때에도 종을 울린다.
⑭ 평화의 인사를 전하는 복사
미사 중 사제가 평화의 인사를 하고 또 서로 평화의 인사를 나누도록 할 때에 복사는 또한 가지 중요한 임무를 부여받는다. “부제나 사제는 지역적인 고나습에 따라서 평화와 속죄의 인사를 나누도록 권유할 수 있다. 이 경우 사제는 부제나 복사 중 하나에게 평화의 인사를 전하도록 한다.”
또 신자들끼리 직접 평화의 인사를 나눌 수도 있다. 평화의 인사는 제단으로부터 순서에 따라 전달되는 것으로 평화는 하느님의 은혜이며 제대에서 시작된다는 의미가 있다.
-발췌서적 : 「새 미사 해설」, 안문기, 한국천주교중앙협의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