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탄 예배를 드린 후, 시간이 조금 지나니 철암도서관이 아이들의 목소리로 떠들썩합니다. 재인, 지헌, 소헌, 태헌, 하음이가 모여 선물을 줍니다. 교회에서 받아온 쿠키와 소금빵, 우유, 주시쿨을 나눠줍니다. 오전에도 교회에서 받은 떡과 귤을 먹어 배부르지만, 아이들이 나눠 먹자고 주는 간식들이 소중해 함께 맛있게 먹었습니다.
주공아파트 철암시장 팀인 지헌, 소헌, 재인, 태헌이 모였습니다. 오늘은 특별히 함께하고 싶다고 임예찬 선생님이 와주셨습니다. 그림자처럼 아이들과 저희의 모습을 예쁘게 담아주시기로 했습니다.
출발하기 전, 먼저 연락드려야 할 집이 있습니다. 조다슬 선생님과 이재진 선생님께 먼저 가도 되는지 연락드리기로 했습니다. 재인이는 선생님들의 전화번호를 알아 오고, 소헌이는 대본을 작성해주었습니다.
“안녕하세요. 저 소헌인데요. 크리스마스가 되어 떡을 돌리는데 찾아가도 될까요?”
직접 펜을 들어 대본으로 정리하니, 자연스레 잘 여쭈어봅니다. 조다슬 선생님께서 기다리고 있겠다며 다정하게 전화 받아주셨습니다. 아이들과 서둘러 얼른 입고 출발하기로 했습니다.
저마다의 역할을 확인하고, 자기소개 나누고, 크리스마스 복장을 갖춰 입었습니다. 다들 신나는지 재인이는 산타할아버지의 모습을 딱 연상케 하는 복장, 지헌 소헌 태헌이는 깜찍한 머리띠로 꾸몄습니다. 다들 한껏 꾸미고 거울 앞에서 예쁘게 모습들도 담아봅니다.
예준이가 와주었습니다. 우리 팀과 함께 돌아보기로 했습니다. 첫 번째는 조다슬, 이재진 선생님 집으로 향했습니다. 떠나는 발걸음이 가볍습니다.
철암길 가운데 빨간 산타 요정들이 거리에 나타났습니다. 둘씩 짝지어 걷는 모습이 아름답습니다. 하얀 눈을 뽀드득 걸으며, 저마다 착용한 머리띠와 산타 모자들이 들썩입니다.
어느새 도착입니다. 엘리베이터에서 내리는데 현관문에 무언가 붙어있습니다.
‘산타와 루돌프 환영합니다!’
방문하는 아이들을 위해 조다슬 선생님과 이재진 선생님이 예쁘게 환영문구지를 만들어 주셨습니다.
“우와! 이것 봐!”
감탄도 잠시, 지헌이가 준비한 대로 진행합니다.
똑똑. 노크 세 번 합니다.
“누구세요?”
“하하하. 메리 크리스마스!”
선물같이 등장한 아이들 모습에 선생님들은 환히 반겨주십니다. 잠깐 들어오라고 하셔서 들어갔더니, 그림 같은 애플파이와 포도잼 파이 모과차가 준비되어있었습니다. 크리스마스 캐럴 노래도 크게 나옵니다. 방문하는 아이들을 위해 대접하고 싶어 준비한 마음을 가득 느꼈습니다.
“잘 먹겠습니다!”
“식사송 시작~”
“잘~ 먹고 잘싸 감사! 둘 셋 잘 먹겠습니다!”
조다슬 선생님 집에서 식사송 부르고 함께 맛있게 먹습니다. 지금 생각하니 또 먹고 싶습니다.
첫 번째 방문한 집부터 이리 환영받고 대접받다니. 인사하러 다닐 마음이 샘솟습니다.
“주는 것보다 받는 게 더 많아요!”
맛있게 파이 먹던 지헌이가 말합니다. 그 모습에 귀하게 대접해주시는 선생님 두 분께서 미소짓습니다. 따뜻하게 집 안에서 파이도 먹고, 다음 갈 곳도 정하고, 감사 인사 잘 드리고 나왔습니다. 이곳을 시작으로 아이들의 발자국이 곳곳에 남았습니다.
지헌이는 둘셋! 외쳐주는 진행 담당, 소헌이는 촬영 담당, 재인이와 태헌이는 길 안내 담당입니다. 함께 정한 역할이지만 함께 길을 안내하기도 하고, 소헌이는 선생님에게 휴대폰을 빌려달라고 하여 마음을 나누는 순간을 잘 담아주고, 재인이는 편지 관리해서 선물을 함께 전달해주고, 태헌이는 씩씩하게 길 걸으며 에너지 나눠주었습니다. 예준이는 알고 있는 주소를 안내해주기도 하고, 전화해서 주소를 물어봐 주기도 했습니다. 창희는 함께 해주며 든든하게 자리를 지켜주고, 아이들 옆에서 도움이 필요한지 살펴봐 주었습니다. 저마다 자신이 할 수 있는 부분 맡아서 크리스마스 행사 이끌어 줍니다.
오늘이 크리스마스 당일이라서 그런지 집에 안 계시는 가정도 많고, 바쁜 가게들도 많았습니다. 집에 안 계실 때는 어쩌면 좋을지 아이들에게 물었습니다.
“그냥 옆에 두고 가요!”
떡과 이름이 담긴 쪽지를 날아가지 않게 잘 고정해서 두고 왔습니다. 사람이 없어도 우리가 나누고 가는 이 마음을 소헌이가 예쁘게 사진으로 담아줍니다. 가게들은 손님이 많았습니다. 처음에는 다 함께 들어갔다가 사장님들이 바쁜 상황을 알게 되어, 한두 명씩 먼저 들어가서 허락을 구하고 들어가기로 했습니다.
“저희가 크리스마스여서 선물을 드리려고 하는데 들어가도 될까요?”
미리 연락드리지 않아, 영문을 모르는 사장님들은 어리둥절합니다. 무언가를 줘야 하냐고 묻는 사장님들도 종종 계셨습니다.
“호호호 메리 크리스마스~”
“행복하고 즐거운 메리 크리스마스~”
인사말과 마무리 인사도 드리고 나옵니다. 예쁘게 갖춰 입은 아이들 모습에 사장님과 손님들은 금세 미소 짓습니다. 뭐라도 챙겨주고 싶은 마음에 식당 바우 사장님은 사과도 듬뿍 챙겨주시고, 불로닭 사장님과 금은방 사장님, 역전다방 사장님, 석탄공사관리소아저씨는 고맙다는 말을 전해주셨습니다.
선물하고 인사드릴 때 아이들 보며 미소짓던 이웃분들의 얼굴이 생생합니다. 당사자와 지역사회에 인사하러 다니는 일의 중요성 직접 경험했습니다.
‘사회사업은 인사가 반이다.’
몸소 겪었습니다. 내일부터 마을 인사 다닐 생각에 두근거립니다. 잘 갖춰 입고 환한 얼굴로 인사 잘 드리고 싶습니다. 마을 인사드리며 이웃분들 정답게 잘 돕고 싶은 마음 생길 겁니다. 마을 인사도 잘 드리고 오겠습니다.
아이들과 선물과 인사 잘 드리고 만화방에 모두 모여 소감 나눴습니다.
“바쁘신데 시간 내주셔서 감사했어요.”
“반갑게 반겨주셔서 감사했어요.”
“사과 주셔서 감사했어요.”
감사 인사와 더불어 각자가 잘해준 일도 함께 나눕니다. 모두가 애써준 일을 나누니 우리가 함께한 크리스마스가 더 특별합니다. 모두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