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관 유감
우리는 지금 ‘한강 신드롬’을 겪고 있다. 출판계는 한강의 대표적 작품을 비롯한 많은 도서들이 한 주간 동안 100만 권 이상 팔려나갔다고 한다. 언론마다 독서 열풍이 다시 일어났다고 문화계 반응을 전하고 있다. 놀랍지 않은가.
필자가 학창시절 읽었던 “해저2만리”와 영화는 평생의 인생 좌표가 되었다.
바다 속의 생활을 동경해서가 아니라 작가의 상상력에 감동해서였다.
19세기 당시 문학 가운데서는 선구적으로 '잠수함을 타고 이루어지는 해양 모험'을 주제로 하여, 실로 파격적인 완성도를 선보였다. 이 소설은 당시 신기술이었던 잠수함에 대한 관심을 불러일으켰으며, 아직 미진했던 잠수함 기술이 발전하는 기폭제가 되었다는 설도 있다.
소설 속 잠수함 노틸러스호의 이름은 미 해군을 비롯한 여러 해군에서 잠수함의 이름으로 애용되고 있다. 북극해를 횡단한, 세계 최초의 공격원잠 USS 노틸러스 함은 미 해군에서만 두 번째 잠수함 이름이다.
한국에서 널리 알려진 '해저 2만리'는 사실 오역된 표제이며, 책의 원제는 《Vingt mille lieues sous les mers)》이다. 리외(lieue)는 야드파운드법의 거리 '리그(league)'에 대응하는 프랑스의 거리 단위로, 1리외는 1812년에서 1840년까지는 프랑스 도량형 정의에 따라 정확히 4km로 환산되었다. 따라서 이 거리를 환산하면 '해저 8만 km'이라는 뜻이고, 10리가 약 4km니 해저 20만리라고 해야 맞는 번역이 된다. 한국어 제목인 '2만리'는 사실 8천 킬로미터 정도인데, 지구 둘레가 4만 km 정도니 이는 지구 둘레 1/4도 안 되는 매우 짧은 거리인 셈이다 . 2만리는 남극과 대서양, 태평양을 누비고 다닌 노틸러스 호의 여정을 담을 수 없는 거리다.
2004년에 개봉한 투모로우(The Day After Tomorrow)는 20년이 지난 현재 더욱 실감나게 느껴지는 내용이다.
얼마 전 뉴스에 - 북극해의 얼음 섬, 기후변화로 사라져-라는 제목으로 실린 기사이다.
북극해의 얼음 섬인 메샤체프섬이 기후변화로 인해 사라졌다는 사실이 뒤늦게 확인되었습니다. 이 섬은 세계 최남단 군도인 프란츠 요제프 란트에 위치해 있었습니다.
메샤체프섬은 원래 큰 빙하와 함께 있었지만, 기후변화로 인해 빙하가 녹으면서 1985년경 떨어져 나왔습니다. 2010년 당시 면적은 여의도의 약 3분의 1 규모였지만, 지난 10년 동안 급격히 녹아 없어졌습니다. 전문가들은 2022년에는 섬이 완전히 사라질 것이라고 예상했고, 실제로 9월에 위성사진을 통해 사라진 것을 확인했습니다.
전문가들은 이번 사건을 통해 지구온난화로 인해 빙하가 녹고 해수면이 상승하면서 북극 지형이 재편될 것이라고 경고합니다. 메샤체프섬의 사례는 기후변화가 얼마나 심각한지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입니다.
투모로우의 줄거리를 요약해보면 대략 다음과 같다.
기상학자인 잭 홀박사는 남극에서 빙하 코어를 탐사하던 중 지구에 이상변화가 일어날 것을 감지하고 얼마 후 국제회의에서 지구의 기온 하락에 관한 연구발표를 하게 된다. 급격한 지구 온난화로 인해 남극, 북극의 빙하가 녹고 바닷물이 차가워지면서 해류의 흐름이 바뀌게 되어 결국 지구 전체가 빙하로 뒤덮이는 거대한 재앙이 올 것이라고 경고한다. 그러나 그의 주장은 비웃음만 당하고 상사와의 갈등만 일으키게 된다. 잭은 상사와의 논쟁으로 퀴즈대회 참가를 위해 뉴욕으로 가는 아들 샘을 데려다 주는 것을 잊어버리고 만다. 얼마 후 아들이 탄 비행기가 이상난기류를 겪게 되고 일본에서는 우박으로 인한 피해가 TV를 통해 보도되는 등 지구 곳곳에 이상기후 증세가 나타나게 된다. 잭은 해양 온도가 13도나 떨어졌다는 소식을 듣게 되고 자신이 예견했던 빙하시대가 곧 닥칠 것이라는 두려움에 떨게 된다. 잭은 앞으로 일어날 재앙으로부터 아들을 구하러 가려던 중 백악관으로부터 연락을 받는다. 잭은 브리핑을 통해 현재 인류의 생존을 위해서는 지구 북부에 위치한 사람들은 이동하기 너무 늦었으므로 포기하고 우선 중부지역부터 최대한 사람들을 멕시코 국경 아래인 남쪽으로 이동시켜야 한다는 과감한 주장을 하면서 또다시 관료들과 갈등을 겪게 된다. 이동을 시작한 사람들은 일대 혼란에 휩싸이게 되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잭은 아들이 있는 북쪽 뉴욕으로 향한다. 인류를 구조할 방법을 제시한 채 아들을 구하기 위해 역진하는 잭의 운명은 어떻게 될 것인가? 또, 인류는 지구의 대재앙을 극복할 수 있을 것인가?
“부산이 좋다 (BUSAN IS GOOD)”는 부산광역시에서 내건 슬로건이다. 부산이 좋다는 마음이 어떻게 시민들 마음에서 스스로 퍼져 나올까?
제일 좋은 방법은 문학예술에서 출발한다고 믿고 있다. 필자의 학창시절에 밀양 아랑제(금년 제66회), 진주 개천 예술제(금년 73회)에 참여하여 상도 받아 현재 문인으로 활동하는 사람이 주변에 있다. 그에 비해, 부산광역시는 문인에게 야박하다는 게 필자의 생각이다.
부산 문학관 이야기를 들어보면 “부산연구원 부산공공투자관리센터가 '부산문학관 건립 타당성 조사'를 벌인 결과, 비용대비 편익분석(B/C)이 0.2로 경제성이 낮아 행정안전부 중앙투자심사 통과가 쉽지 않아 사업 규모를 절반 정도 축소하는 안을 시에 제시했다. 이런 사실이 알려지자 부산문인협회와 부산작가협회, 부산시인협회 새부산시인협회 등 문학단체들은 시청 앞에서 모여 반 토막 난 부산문학관 건립안을 철회하라고 촉구했다. 시는 중앙투자심사에 대응하기 위해 당초 계획보다 400㎡ 줄어든 3천600㎡ 규모로 건립하는 방안을 검토했으나, 사업 규모 조정 없이 원안대로 진행하기로 했다.“한다.
참으로 어처구니없는 타당성 조사다. 어떻게 문학관을 짓는데, 비용대비 편익분석의 경제성 대상으로 삼는다는 말인가.
이웃에 있는 경주 예술회관과 울산 예술회관을 객관적으로 규모나 내실투자를 비교하면 부끄러운 마음이 든다.
이럴 때 요산 김정한 선생남이 계신다면 어땠을 까?
요산 선생님은 일제시대에는 나라의 독립을 위해 힘 쓰셨고, 광복 후에는 반독재, 반민주에 저항하며 평생을 올바르게 살아오셨다. 1996년 11월 28일 오후 3시 30분경에 세상과 이별을 하셨다. 요산 선생님은 평생을 사람다운 삶을 찾기 위해 노력하신 분이다.
"사람답게 살아가라! 비록 고통스러울지라도 불의에 타협한다든가 굴복해서는 안된다. 그것은 사람이 갈 길은 아니다. " 라는 산거족에 나오는 주인공 황거칠 노인의 말이 떠오르고, <사람답게 살아가라> 펑생 올곧게 사시고, 낮은 자들의 삶에 연민을 느껴 그들의 애환을 그리신 선생님이 새삼 그립다. 아마도 시장님이 혼나지 않았을까?
첫댓글 부산시단 겨울호 권두 에세이입니다...
해저 2만리의 열풍이
잠수함 기술의 기폭제가 되었고,
한강 작가의 노벨문학상 수상은
문화계의 갑작스런 폭탄이었습니다.
“부산이 좋다 (BUSAN IS GOOD)”고 해놓고선
부산문화의 발전에 부산시 유감~~
목적지를 앞두고 재난영화처럼 뒤엉켜 드는
기상학자의 말을 외면한 관료들에게 고하노니,
온전한 부산문학관 건립이
부산문화의 발전입니다.
부산시단 2024년 겨울호의 권두에세이에
상재되심을 축하축하 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