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이 더웠다가 추워지기를 반복하고 있다.
쑥을 캐기로 한 날, 아침에 기온이 낮아서 쌀쌀했다.
너무 추우면 다음 날로 미룰 생각이었으나
전날보다 바람이 덜 불어서 생각보다 춥지 않았다.
담양에 있는 강이 흐르는 곳에 가서 쑥이 많은 풀밭 언덕에 터를 잡았다.
쑥 캐는 시기를 놓친건지 쑥이 억세졌다는 얘기를 들었다.
보통은 5월 초순경에 캐도 좋다고 하는데
벌써 뻣뻣해졌다는건 기후 변화 때문이라고 생각된다.
쑥 캐는데 도구가 필요하지 않을까 싶어
과도랑 가위를 챙겨왔었는데 역시 손으로 뜯는 게 제일이었다.
장갑이 부족할까봐 중간에 편의점에서 사왔었으나 맨손으로 쑥을 뜯는게 편해서 마다했다.
이파리 가시에 스치면서 맨손으로 쑥을 뜯어 보고 싶었다.
자연과 가까워진다는 느낌이 들어서였다.
유준형과 이루다님은 남들이 한 개 딸 때
세 네 개씩 따와서 그 속도감에 놀랐다.
뭐가 쑥이고 잡초인지를 아는 눈과
어떻게 하면 잘 따는지 아는 지혜가 부러웠다.
그때쯤 '놀러 온 거니까 일처럼 빠듯하게 하지 말고 차분히 하자'라고 선생님이 말씀하셨다.
재작년에는 쑥이 정말 없어서 얼마 되지 않는 양에 아쉬워 했는데
올해에는 에코백 두개에 쑥이 한가득찼다.
이번 단오 때는 원없이 숙개떡 만들어 먹을 수 있을테니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