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 알음알이로 나타난 경계를 형상화하는 장애
참선할 때 의정을 일으켜 법신도리와 상응하게 된
어떤 이들은 마치 눈앞에 어른어른하게 무엇인가가
있는 듯한 것을 보게 된다.
그리하여 이 어릿어릿한 것에다가 계속 의심을 붙여가면서
이제는 눈앞에 마주 선 말뚝처럼 확연하게 형상화한다.
그러면서 스스로
“나는 법신 도리를 터득했고 법신의 성품을 보았노라”
하며, 이러한 형상들이 괜히 자기 눈을 눌러서
나타난 헛것임을 모르고 있다.
이런 사람은 온몸 그대로 병통이지 선은 아니다.
만약 진실로 깨닫고자 하는 사람이라면 세계의 넓이가
한 장이면 고경도 한 장이듯 몸을 가로눕히면 온 우주를 덮어야 한다.
그 속에선 티끌 세계를 찾아볼래야 정말로 찾을 수 없다.
이런 데에서 무엇을 가지고 ‘자신’ 이다,‘상대’ 다 하며, 또 무엇을 가지고 ‘어떤 것’ 이니
‘어른어른하다’ 느니 하겠는가?
운문스님께서도 역시 이러한 병통을 지적하셨으니,
아직까지 많은 글이 남아 있다. 만약 이 한 가지 병만 밝혀낼 수 있으면,
다음 세 가지 병도 모두 얼음 녹듯 녹아버릴 것이다.
전에도 이렇게 납자들에게 말한 적이 있다.
“법신 가운데 병이 가장 많이 생겨나니 반드시 큰 병을 한바탕 앓고 나야 비로소 병의 원인을 알게 된다.
가령 온 누리 사람이 다 참선을 한다 해도 이 병을 앓지 않은 사람은 한 사람도 아직 없었다.
오직 눈먼 사람,
귀머거리,
벙어리만이 예외일 것이다.”